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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요상한 판타지-103화 (완결) (103/103)

00103  그녀의 요상한 판타지 (完)  =========================================================================

"바보 등신같은 한수화!! 너야말로… 이 세상에서 빨리 없어져야 하는 존재야!! 알아?!"

진아의 강한 밀침에 아래로 떨어지려다 가까스로 난간을 붙잡은 수화.

"…으윽…… 정진아… 너… 설마 이러려고 나 부른거야…? 널 구하러 온 사람한테… 어쩜 이렇게 끝까지 잔인할 수 있어…??" 세게 부딪친 탓에 팔을 감싸며 진아를 보는 수화.

"그럼 내가 진짜, '언니 정말 미안했어요, 절 용서해주세요' 이럴 줄 알았어? 이 여우같은 년아… 니가 새로운 남자를 만나고 있다고 선배한테 얘기했건만… 선배는 그래도 널 평생 잊지 않을거라더라? 이 불여시같은 년… 도대체 어떻게 홀렸길래 나만 바라보던 창호 선배를 빼앗아 가? 너같은 건… 없어져야 해!!! 그래야지 선배도 자신이 얼마나 틀린 결정을 했는지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나한테 다시 돌아올테니까." 미소를 머금으며 수화를 보는 진아의 눈엔 살기가 가득하다.

"정진아…!!! 정신차려!!! 너 잘못생각하고 있는거야… 난!! 너한테서 윤창호 빼앗아 간 적 없어. 너야말로 나한테서 윤창호를 빼앗아 간 거잖아!! 네가 그동안 나한테 했던 짓 생각하면… 나야말로 피가 거꾸로 솟아. 너한테 큰소리 쳐야할 사람은 바로 나라구!!!" 울분을 토하는 수화였다.

"이제와서 발뺌하시겠다…? 왜…? 내가 이렇게 나오니까 무서운거야…?" 미소지으며 수화에게 한 발자국씩 천천히 다가가는 진아였다.

그러자 점점 다시 난간쪽으로 밀려나는 수화. 하지만 겁내지 않고 진아의 눈을 분명히 바라보는 수화.

"정진아… 창호오빠가 마음 변한 건… 네가 못생겼거나, 매력이 없어서가 아냐… 창호오빠가 원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너를… 아니 우리를 그토록 힘들게 만든거였어… 나도 처음에… 창호 오빠랑 그렇게 되고 나서… 남자를 영원히 믿지 않으려고 했어. 근데… 모든 남자가 다 똑같은 건 아니더라…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주고… 누군가를 위해 진심을 다해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 분명 있어… 진아 너두… 이제 그만 창호오빠 잊구… 더 좋은 사람 만나… 너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응?" 성준을 떠올리며 울먹이던 수화는 이내 진아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수화의 말에 정곡을 찔린 것 같은 표정의 진아,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긴가 싶더니 이내 다시 수화의 멱살을 잡아 난간쪽으로 강하게 밀어붙인다. 그러자 난간 바깥쪽으로 몸이 기울어져 아슬아슬한 수화.

"…한수화… 착한 척 좀 그만해!!!!!! 너 따위가 대체 뭘 안다고 지껄여…? 네가 창호선배와 나의 관계를 알기나 해…?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 선배와 난… 아무 문제 없었어!!!! 다 네가 꾸민 짓이야… 네가 선배를 꼬시러 동아리에 가입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거야… …잘 가, 한수화…" 수화의 몸을 점점 강하게 밀쳐내는 진아의 눈빛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

신화여대 음대 건물로 바쁘게 들어가는 수화의 뒤를 쫓는 창호.

'수화가 왜… 저기로 들어가는거지…?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그 자리에 멈춰서 심각한 얼굴로 잠시 생각하던 창호는 이내 공중전화부스로 뛰어가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

"…진아…야… 제…발…… 살려…줘……"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진아의 손을 붙잡고 애원하는 수화, 조금만 더 밀어내면 곧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다.

그때였다.

옥상문이 강하게 열리며 모자를 눌러쓴 남자 들어온다. 그러자 놀라서 뒤를 돌아보는 진아.

"당신 뭐야?!!" 남자를 째려보는 진아.

그러자 모자를 벗는 남자, 창호의 모습에 당황한 진아다.

"진아야… 이제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이제 수화 놔 줘… 응?" 진아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창호.

창호의 말에 울먹이기 시작하는 진아.

"아니요…? 선배 왜 이제와서 그래요…? …내가… 마지막으로 따뜻하게 한 마디만 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때 그 부탁 들어줬으면… 나… 여기까진 안 왔을 거야……." 이내 다시 수화의 멱살을 강하게 잡는 진아, 그리고 숨을 쉴 수 없어 고통스러운 수화.

"진아야… 수화는 아무 잘못없어… 그래… 내가 그때 미친놈이었나봐… 그 한 마디… 이제라도 해줄게. 진아야… 나도 너 많이 좋아했었어. 내가 너한테 실망시키고… 상처줘서 미안해… 하지만 나한테 한 번만 기회를 줘. 이제라도 우리… 다시 잘해보자… 내가 잘 할게, 응?" 진아의 행동에 그 자리에 멈춰서며 설득하는 창호였다.

"하… 선배는 끝까지… 한수화 챙기기 바쁘네요… 선배 여기 온 거… 내가 걱정된 게 아니라… 한수화가 걱정되서 온 거지?! 잘 됐네!! 나!!!!! 선배가 나한테 얼마나 잔인하고 이기적이었는지… 약속한 대로… 선배 앞에서 보여줄게요!!!!!" 창호를 보며 울먹이던 진아는 이내 잔인한 표정으로 다시 수화를 끝까지 떨어뜨리려고 작정한다.

그러자 재빨리 달려와 떨어지는 수화를 잡아주는 창호.

"…진아야…!! 내 말… 이번엔 진심이야…!!!! 제발 이거 놔!!!! 그러다 진짜 죽어!!!" 끝까지 수화를 잡고 늘어지는 진아를 말리는 창호.

"이거 놔!!!!!!"

그런 창호가 걸리적 거린다는 듯 밀쳐버리는 진아.

그러자 난간 밖으로 떨어져버리는 창호였다.

순간 잠시 멍해진 표정의 진아. 이내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며 소리친다.

"선배!!!! 선배!!!!!!!!!! 으아아아악!!!!!!!!!!!!!!!!!!!!!!!"

그때 갑자기 옥상으로 경찰들 들이닥친다.

경찰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수화를 부축하고,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며 한 없이 절규하는 진아를 체포한다.

창호는 수화가 음대 건물에 들어갈 때부터 뭔가 큰 일이 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자신이 뒤따라가기 전에 미리 경찰서에 전화해 탈옥수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는 자신이 왜 탈옥을 했는지에 대해서 상황을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진아에게서 수화를 구해내고난 뒤 당당히 자수하여 감옥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경찰에게 끌려가는 진아는 창호가 서 있던 난간쪽을 자꾸 돌아보며 "선배"를 한 없이 외친다.

- 한 달 뒤 -

신화여대 앞 카페에 모여 있는 산책동아리원들. 바로 옆 세미나실에서는 임원 회의가 한창 진행중이다.

그때 수화가 카페로 들어오고 세미나실에서 계속 힐끔힐끔 밖을 주시하던 루리가 수화를 보자마자 밖으로 나온다.

"수화야." 동아리 사람들에게 가려는 수화를 부르는 루리. 그러자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는 수화.

"아, 언니…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셨죠?"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수화.

"여기 올 때… 많이 망설였을텐데… 와 줘서 고마워… 수화야… 내가 그동안 너를 오해하고… 괴롭혀서 정말 미안했어… 내가 너보다 나이도 많고… 게다가… 동아리 임원이란 사람이… 앞 뒤 사정 알지도 못하면서 남이 하는 말은 곧이곧대로 믿고… …정말 너한테 부끄럽다……."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는 루리.

"괜찮아요 언니.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잖아요… 근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잘못을 똑바로 인정하고… 상처준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거예요. 언니의 진심… 저한테 잘 전해졌어요." 미소지으며 루리를 위로해주는 수화였다.

그러자 고개를 들고 눈물흘리며 수화를 와락 껴안는 루리였다.

"엉엉…… 수화야…… 미안해…… 진짜진짜… 미안해…… 흑……."

루리의 소란스러움에 저 멀리 앉아있던 동아리 사람들과 카페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이쪽을 쳐다보기 시작했고, 수화는 따가운 시선에 조금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그때 세미나실에 있던 민주도 밖으로 나와 수화에게 사과를 하며 울었고, 수화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눈물을 그친 루리와 민주는 회의를 마저 끝내기 위해 다시 세미나실에 들어갔고, 수화는 다시 동아리원들에게 다가가던 참이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수화에게 약한 꿀밤을 때린다. 뒤를 돌아보면 종현이가 웃으며 서 있다.

"신종현." 종현을 보며 '피' 웃는 수화.

"차 뭐 마실래? 캐모마일? 아님 쟈스민? 페퍼민트?" 씨익 웃어보이는 종현.

"다 좋아하지만… 오늘은 나 금방가봐야해. 인사만 하러 온거야. 참, 종현이 너 이번에 동아리 회장 됐다며? 축하해." 웃으며 종현을 보는 수화.

"고마워. 수화 너도 계속 같이 동아리 활동하면 좋을텐데… 아쉽다. 그러지말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안 돼?" 아쉬운 표정의 종현. 그러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수화.

"나 이제 4학년이니까 공부 열심히 해서… 내가 꼭 들어가고 싶은 곳에 취직할거야. 사실 아직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하지만 앞으로 계속 알아갈거야 내가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이 뭔지 알기 위해서. 그래서 나 이번에 수업 여러 개 청강신청해뒀어."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수화.

"그래… 잘했어. 아… 있잖아… 나… 너한테 하고 싶은 말 있는데……" 머뭇거리며 말을 꺼내는 종현.

그때 종소리 울리며 카페로 성준 들어오고 성준을 알아보고는 웃으며 손을 흔드는 수화.

그런 수화의 모습을 아프게 바라보는 종현.

"아, 미안 종현아.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그냥… 건강하게… 잘 지내라고… 그리고 심심하면 동아리도 꼭 놀러오고." 이내 말을 돌리는 종현.

그때 성준이 웃으며 수화 옆으로 다가와서는 종현에게 눈인사를 건넨다.

"종현아, 나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 종현이 너라면 동아리 잘 이끌 수 있을거야. 멀리서 꼭 응원할게."

자신을 향해 웃으며 떠나가는 수화를 보며 그저 말 없이 손을 흔들어주는 종현.

'…수화야… 나한테 난생 처음 설렘이라는 선물을 줘서 고마웠어… 그 사람도 너에게 그런 설렘을 주는 사람이겠지…? 내가 너로 인해 행복했던 만큼… 수화 너도 그보다 더 많이 행복하길 바랄게….'

수화의 뒷모습을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던 종현은 이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동아리 부원들에게로 향했다.

***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편의점에서 간단히 마실 거리를 사서 차로 돌아오는 성준.

성준이 차에 타자마자 전화를 끊는 수화의 표정이 심각하다.

"수화야… 표정이 왜그래? 누구한테 온 전환데?" 걱정스런 표정으로 수화를 보는 성준.

"사실은…… 김주옥 할머니. 가족들이랑 화해하시구 오늘 집으로 돌아가셨대." 이내 장난스럽게 활짝 웃는 수화.

"한수화! 놀랬잖아!! 난 또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으휴!! 이 개구쟁이 같으니라구!!" 수화의 볼을 꼬집는 성준.

그러자 '꺄악'하며 소리를 지르는 수화, 발버둥치고 있는데 성준이 수화를 확 품에 안는다. 그러자 멈칫하며 놀란 표정의 수화.

"바보야… 놀래키지 좀 마. 나… 네가 하는 표정, 행동, 말 하나하나까지 다 가슴으로 새긴단 말야……." 수화를 꼭 안으며 눈을 감는 성준.

수화는 성준의 말에 감동받은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때 주유소 직원이 유리창을 두드렸고, 성준과 수화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주유소를 떠났다.

***

교도소에서 밥을 먹고 있는 죄수들과 진아.

진아는 창호의 웃고 있는 사진을 든 채로 밥을 먹고 있다.

"선배… 왜 이렇게 밥을 안 먹어요… 그러니까 계속 핼쓱해지시잖아요……" 사진 속 창호에게 밥과 반찬을 먹여주는 진아. 그러나 음식들은 자꾸만 흘러내린다.

"선배 영 입맛이 없으신거죠? 제가 나중에 이것보다 더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줄게요. 알았죠?" 사진 속 창호를 보며 활짝 웃는 진아였다.

그런 진아를 보며 뒤에 있던 죄수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미친년" "돌은년" 등등의 욕을 하기 시작했다.

진아는 그 사건이후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수화도 사건에 대한 용의자로 지목을 받긴 했지만, 창호의 옷 주머니에서 진아의 편지가 발견되자 사건의 용의자는 자연스럽게 밝혀지게 되었다.

"선배… 저 선배랑 이렇게 계속 붙어있으니깐… 정말 너무너무 행복해요… 선배도 행복하죠? 이제 영원히 함께해요… 사랑해요……" 창호의 사진을 품에 안으며 행복한 표정의 진아였다.

***

어느덧 밤이 깊었다.

바닷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마친 성준과 수화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 성준의 가족 별장에 잠시 들렀다.

"아… 진짜 아쉽다… 이제 서울로 돌아가면 다시 또 수업에, 과제에 장난 아니겠다. 그치?" 별장 테라스에서 썬베드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보던 성준이 아쉬워하며 말했다.

"그러게…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갔는지 모르겠어……." 성준 옆 썬베드에 누운 채 함께 아쉬워하는 수화였다.

성준은 수화의 말에 장난으로 "하루 더 있다가 가자."라고 말했고 수화는 그런 성준에게 "장난치지마."하며 받아쳤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이제 돌아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기러 가는 성준이었다.

"…성준아. 우리… 진짜 하루 더 있다 갈까?" 그런 성준의 뒷모습에 조심스레 외치는 수화였다.

***

다음 날 아침.

밝은 햇살을 받으며 조금은 찡그린 얼굴로 잠에서 깨는 수화.

고개를 들어보면 자신을 포근히 안은 채 잠 자고 있는 성준의 모습보인다.

이내 어젯밤 일이 생각나 얼굴이 발그레 달아오르는 수화였다.

어젯밤 수화는 성준과의 관계를 맺기 전에 많이 망설이고 떨렸다. 혹시나 예전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수화는 성준을 믿고 눈을 꼭 감았고, 성준은 그런 수화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비록 성준은 어제 수화의 성적 취향인, '덮치듯이, 수컷처럼, 강하게' 하지 않고 부드럽게 그녀와 사랑을 나누었지만 수화는 왠지 자신이 품고 있던 성적 취향보다 더 큰 흥분감과 행복감을 느꼈고 곧 관계에서는 성적 취향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는 상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적 판타지는 마음 속 어딘가에 고이 접어두기로 했다.

아침에 잠에서 깰 때까지 자신을 꼭 안아주고 있는 성준의 모습에 진정으로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준다는 느낌을 받은 수화였다.

수화는 성준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테라스로 향했다.

창문을 열자 하얀 커튼이 바람에 휘날리기 시작했고, 푸른 하늘과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기지개를 켜던 수화는 바로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며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첫경험에 집착하며 자기 스스로를 힘겹게 했었던 과거의 자신을 돌이켜보며 첫경험이 아닌 바로 지금,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숨을 쉬고 있는 지금의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이 세상 그 어느것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걸 마음에 새겼다.

눈을 감은 채 아직 조금 차가운 공기를 가슴 속 깊이 들이마시고 숨을 내쉰 수화는 뒤죽박죽 엉켜있던 무거웠던 마음 속 짐들이 모두 바람에 씻겨 나간 기분이 들었고 그제서야 수화는 진정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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