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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요상한 판타지-101화 (101/103)

00101  그녀의 요상한 판타지 (完)  =========================================================================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 막 도착한 성준과 수화.

"아직도 안 받아?" 의아한 표정으로 성준을 바라보는 수화.

"응… 무슨 일 있는 건가……" 계속해서 다시 전화를 걸어보는 성준.

"그럼 그 동생이 있는 병실에 찾아가볼까?"

"아… 사실은… 나… 그 동생이 몇호실에 있는 지 몰라. 동생네 할머니께서 낯선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거 같더라구." 머리를 긁적이는 성준.

수화는 "그렇구나." 대답했지만 조금 석연치않은 듯한 표정이었다.

"아참, 그동안 할머니께서 우리 수화 고생 안 시키시구, 예뻐해주셔서 감사하다구 나 뭐라도 좀 사와야겠어." 수화가 대답하기도 전에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성준이었다.

그런 성준을 이내 흐뭇한 미소로 보는 수화였다.

주옥의 병실을 노크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수화.

그러자 수화를 반기며 환하게 웃는 솔아였다.

"수화씨. 다시 온 거예요?"

"아, 네… 저… 할머니께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왔어요……." 조금은 수줍은 듯한 수화.

"감사하긴… 수화 학생이 더 고생많았지. 정말 고마웠어." 솔아의 눈치를 살피며 조금은 사무적으로 대답하고는 다시 고개를 창 밖으로 돌리는 주옥.

"수화씨, 그러지 말구…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건데 같이가요. 사실 감사해서 뭐라도 보답해드리고 싶었는데 다시 와서 정말 다행이예요." 수화의 손을 잡으며 미소 짓는 솔아.

"아… 저… 근데…" 주옥의 눈치가 계속 신경쓰이는 수화였다. 주옥의 표정은 수화가 같이 가는 것에 대해 별로 달갑지 않아하는 표정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냥 바쁜 일이 있어 가봐야한다고 말을 꺼내려던 수화였다.

그런데 그때 병실문이 벌컥 열렸다.

"김주옥 할머니! 안녕하……" 아무것도 모른 채 병실로 들어선 진아는 솔아와 수화의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 아가씨. 어서와. 안 그래도 수화 학생도 다시 왔구만 잘 됐네." 진아의 모습에 그제서야 다시 웃음을 찾는 주옥이었다.

"…아가씨…? 할머니… 이 여자… 아는 사람이예요?" 황당한 표정으로 주옥과 진아를 번갈아보는 솔아.

"응. 내가 말했던, 수화 학생 소개시켜준 우리 봉사 담당 정수진 아가씨야. 거기 서서 뭐해? 여기 와서 앉으라니깐."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 채 진아를 반기는 주옥.

"정… 수진…? 정진아… 너 대체……" 어이없는 표정의 수화.

"이젠 가명까지 쓰고 다니셨다? 정진아씨… 사람 이용해먹으니까… 즐거웠어요?" 성난 표정으로 진아에게 바짝 다가가는 솔아.

"아니, 얘네 대체 뭐라는거여? 왜 우리 담당자 아가씨한테 뭐라그러는거여?? 그리고 왜 또 틀리게 이름을 부르는 거여??!!"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주옥.

"잠깐만, 잠깐만요. 다들 진정 좀 하세요. 가명을 쓴 이유는요, 봉사활동 하다보면… 우리 김주옥 할머니처럼 절실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 있을 때, 담당자 한 이름으로는 신청이 하나밖에 안 되니깐. 선의로 이름 하나를 더 만드는거예요."

진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는 천진난만한 주옥. 그리고 어이없는 표정의 솔아와 수화.

'훗. 역시' 하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다시 말을 잇는 진아였다.

"참, 솔아씨… 솔아씨가 모르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한수화 저 여자… 솔아씨랑 할머니의 관계 다 알고 있었어요. 근데도… 저 여잔 솔아씨가 질투나서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사람이라구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수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진아.

그러자 수화를 의심하는 듯한 눈길로 바라보는 솔아였다.

"솔아씨. 아니예요. 정진아!! 너 뭐라는 거야 대체!!?? 난 몰랐어… 그 사실은 나도 오늘 알았다구!!" 답답하고 어이없는 표정의 수화.

복잡한 듯 심각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을 정리하던 솔아는 이내 기억의 한 부분을 찾아내었고 이내 망설임없이 진아의 따귀를 강하게 때렸다.

"최솔아씨……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예요…!!!" 볼을 부여잡은 억울한 표정의 진아.

"그때 커피숍에서… 기억 안 나? 내 지갑속에 있던 우리 가족사진 똑똑히 봤잖아……!! 당신… 사람이 어쩌면 그럴 수 있어? 내가 그토록… 아니 우리 가족이 그토록!! 할머니를 찾고 있었다는 걸 알면서도 대체 왜 얘기해주지 않았던 거야!!?!" 눈물흘리며 진아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솔아.

"솔아야. 지금 무슨 얘기하는거냐, 응?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구우…!!!" 황당한 표정의 주옥. 떨리는 입술을 깨물며 그런 주옥의 어깨를 감싸주는 수화였다.

그때 병실 문이 열리고 성준이 과일 바구니를 들고 웃으며 병실로 들어왔다.

"솔아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어…? 이거 수진이 아냐??!!" 재빨리 솔아의 손에서 진아를 자유롭게 해주는 성준이었다.

"……수진? 하……" 어이없는 표정의 솔아.

"수진아, 너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았어. 근데… 여긴 어쩐 일이야? 솔아랑은 대체 무슨 사이길래 이래?"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진아와 솔아를 번갈아보는 성준.

"…성준아. 혹시 이 사람이… 병원에서 친해졌다던… 그 동생이니?" 설마하며 조심스레 묻는 수화.

수화의 말에 "응, 맞아." 대답하는 성준. 그러자 무너지는 마음을 가다듬고 성준의 옆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수화.

"성준아. 놀라지말고 잘 들어… 이 사람… 정수진이 아니라… 정진아야."

"수진이가 정진아…라니…? 수화 너 무슨 소리 하는……"

조금 황당한 표정의 성준은 곧 어떤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조금씩 새록새록 피어나기 시작했다.

현승이 병문안을 왔을 때, 대박 사건이 있었다며 성준의 앞에서 한국대 커뮤니티에 올라왔었던 뉴스를 읽어준 적이 있었다. 그때 성준은 단번에 수화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지만 행여나 자신의 말로 나중에 수화가 상처를 입을 지도 몰라 자신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침묵을 지켰었다. 그리고 현승은 이 불륜 사건의 주인공 이름이 '정진아'이며 이미 한국대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까지 다 소문이 났다고 말해주었었는데 성준은 수화 생각에 정진아라는 이름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았었다.

그동안 진아가 자신에게 접근을 해온 방법부터, 할머니의 호실을 알려주기 꺼려했던 것, 그리고 고민상담을 해준답시고 수화와 자신을 멀어지게끔 이간질을 했던 것, 그리고 솔아와 관련된 일들까지. 이 모든 게 조각났던 퍼즐처럼 전부 딱 맞아떨어져 충격에 휩싸인 성준이었다.

"정수진… 아니, 정진아!!!!! 너… 수화에 대해서 고민상담 해줬던 거… 다 알고 그랬던 거야?" 어이없고 황당한 표정으로 진아를 보는 성준.

온 몸을 바르르 떨던 진아는 이내 병실을 뛰쳐나가버린다.

"정진아!! 너 어디가!!!!!" 진아를 쫓아나가는 솔아.

"솔아씨. 제가 쫓아갈게요. 솔아씨는 할머니 좀 진정시켜주세요." 솔아를 말리고는 곧장 진아를 쫓아나가는 수화였다.

그러자 성준 역시 수화를 뒤쫓아 나간다.

***

교도소 안에서 초췌한 모습으로 무릎을 감싸고 앉아 있는 창호.

"윤창호. 편지 왔다." 쇠창살 사이로 편지를 전해주고 가는 교도관.

창호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열어본다. 하지만 이내 창호의 표정은 충격으로 가득찼다.

[선배. 이제 모든 게 다 끝났어요. 이제 전… 한수화랑 같이 죽을거예요. 이렇게 저만 무너지는 건 너무 억울한 일이잖아요? …제가 그랬죠? 선배가 했던 그 결정… 반드시 후회하게 될거라고. 이제 그 약속 지키는 일만 남았네요. 그 약속…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꼭 지킬게요.]

"으아아아아악!!!!!!!!!!!!" 편지를 읽는 창호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고, 이내 편지를 구겨 바닥에 팽개치며 소리지르는 창호였다.

***

병원 밖을 뛰며 진아를 찾는 수화와 성준.

"이미 병원 밖으로 나간 게 틀림없어." 심각한 표정으로 성준을 보는 수화.

"그러게. 전화해보니까 핸드폰도 꺼놨어. 일단 지금 당장은 못 찾을 것 같으니까…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수화 너… 지금 많이 힘들어보여." 걱정스러운 눈빛의 성준.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고 있는 수화였다. 그때, 저 멀리서 휠체어에 탄 주옥을 데리고 나오는 솔아가 보인다.

"할머니. 날씨도 추운데… 왜 나오셨어요." 이내 걱정스럽게 주옥을 보는 수화.

"수화 학생. 내가 오해했네… 이렇게 착한 학생을… 내가 오해하다니… 나 인생 헛 살았네, 헛 살았어……." 수화의 손을 부여잡고는 눈물흘리는 주옥.

솔아는 수화에게 그동안 진아가 봉사 담당자를 사칭하며 주옥에게 수화에 대한 나쁜 말을 했었던 것, 그리고 성준과의 관계를 오해했었던 것까지 모두 다 얘기해주었고, 수화는 '그래서 할머니가 그러셨던거였어…'하며 이제야 모든 걸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수화야… 그동안 차갑게 대해서 미안했다… 이 무지한 늙은이를 용서해다오…응…?"

슬피우는 주옥을 아프게 바라보던 수화는 이내 무릎을 꿇고 주옥의 눈을 보며 말했다.

"할머니… 전 괜찮아요…… 할머니도 일부러 그러셨던 건 아니었잖아요. 이건, 할머니 잘못이 아니예요. …전 그동안 할머니를 옆에서 보살펴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할머니가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그래서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났어요. 그리고… 그렇게 아끼시던 손녀분도 찾게되어서 너무 다행이구요." 환하게 웃는 수화.

그러자 수화를 붙잡고 더욱 크게 우는 주옥.

"할머니께서 저랑 콘서트가는 게 소원이라고 하셨었거든요. …할머니께 들었어요. 수화씨가 할머니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콘서트를 열어주셨다구… 죽어서도… 잊지 않을거라구… 수화씨…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않을게요." 수화를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솔아.

수화 역시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화야. 우리 손녀… 다시 만나게해줘서 정말 고맙다. 그리고… 네가 나한테 베풀었던 모든 일들…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고 고마워할게." 이내 눈물을 훔치고는 아기같은 미소를 지으며 수화를 보는 주옥이었다.

멀어져가는 주옥과 솔아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수화와 성준.

"우리 수화는… 정말이지… 천사가 따로없다니까? 난 전생에 뭐였길래 대체 이런 훌륭한 여자를 곁에 뒀지? 우리 수화. 내가 하늘로 날아가지 못하게 꽉 잡고 있어야겠다." 수화를 품에 안아주는 성준.

"치……." 그런 성준의 품에서 유치한 듯 웃지만 행복해 보이는 수화.

그때 수화의 핸드폰 벨소리 울린다. 서연이었다.

"잠깐만"하고는 성준의 품에서 나와 전화를 받는 수화.

"응. 서연아."

[…수화언니… 큰일났어요……. ] 충격에 빠진 서연의 목소리였다.

========== 작품 후기 ==========

〈여포 봉선 독자님〉 출석체크 감사드립니다!!

100화 축하 감사드립니다 (__) 말씀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마지막 회 후기 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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