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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요상한 판타지-6화 (6/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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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경험을 치룬 수화는 며칠 간 뛰어다닐 수 없었다. 아니, 걷는 것도 힘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까봐 괜찮은 척 의식하며 걸어 다녀야 했다.

수화는 학교에 가기 전에 붉은 립스틱을 발라보았다. 그 위에 반짝이는 투명 립글로스도 덧 발랐다. 그동안에는 썬크림 하나만 바르고 다녔던 수화였다. 썬크림만 발라도 선한 쌍커풀 없는 눈매가 아름다운 수수한 제비꽃 느낌의 수화였다. 수화는 성인이 된 지는 몇 년 되었지만, 자신이 정말로 성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창호와 수업이 끝난 후 만나기로 약속이 되있던 수화는 마음이 설렜다. 창호와 수화의 관계는 아직 이렇다 저렇다 정의할 수 없었다. 아직 수화는 창호에게 고백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첫경험 후 며칠동안 간간히 메세지를 주고 받았지만 창호가 바쁜 관계로 얼굴은 보지 못했다. 수화는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안달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러고 있는데 창호가 수업 끝난 후 보자고 했던 것이다.

[오늘 수업 끝나고 신화여대 후문에서 기다릴게]

매일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던 수화는 수업 시간에 창호 생각에 수업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교수님의 눈에 띄지 않는 뒷자리의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서도 계속해서 노크에 창호 이름만 쓰는 수화였다.

수화의 머릿속에서는 자꾸 그 날의 뜨거운 놀이만 되풀이되고 있었다.

"한수화. 한수화 학생?"

멍 때리고 있던 수화가 교수님의 호명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네! 저요!"

"이 그래프에 대해서 설명 좀 해 보세요"

"아... 아..." 수화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그래프에 대해 아무 설명도 할 수 없었다.

"수화 학생은 원래 앞자리에 앉던 학생 아니었나?... 왜 갑자기 뒤로 갔죠?"

".........."

수화는 뭔가 큰일이 났음을 직감했다. 수화는 뭔가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쉽게 중독 되지는 않지만 무언가에 꽂히면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성격이랄까...

수업이 끝나고 수화는 강의실에서 빠져나온 후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을 보며 다시 화장을 고쳐댔다. 그리고 활짝 웃어보였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학교 후문에 가고 있었는데 한 남자가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창호가 틀림 없었다.

"창호 오빠!"

"잘 지냈어?" 씨익 웃으며 수화를 반겨주는 창호.

둘은 나란히 학교 후문쪽 골목을 걷고 있었다. 아무 말 없는 두 사람.

그때 창호가 손을 내밀었다. 수화는 잠깐 고민을 했다.

'이 손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는 건가...? 아냐아냐. 아직 고백도 못 받았는 걸. 이 상태에서 이 손을 잡아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설마... 엔조이 상대로 남는 건 아니겠지?'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수화는 창호가 내미는 손을 잡았다. 손을 마주잡고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은 누가봐도 연인이 분명 하였다. 수화는 창호에 대한 의심없이 그저 창호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 날.. 괜찮았어?"

"아... 조금 아팠어요... 근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수화는 창호에게 괜찮은 척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표현하기로 했다.

"그 날 이후에 또... 하고 싶거나 그러지 않았어?"  창호의 돌직구였다.

"아...아하하..." 수화는 부끄러웠다. 그러나 이내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 날 아프긴 했는데... 그래도 좋았어요. 그 날 이후로 계속 오빠 생각만 났구요... 자꾸 그 날의 일들이 떠올라서... 제가 너무 서투르기도 했구요...... 알 수 없는 기분이었는데... 그래도 오빠랑 꼭 껴안고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창호는 수화의 만족스러움에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배고픈데 뭐 먹으러 갈까?"

"네... 그래요. 오빠"

둘은 학교 앞 밥집에서 간단히 밥을 먹었다. 그리고 함께 손을 잡고 길을 걷고 또 걸었다. 어느새 수화의 집앞이었다.

창호는 자연스럽게 수화와 함께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수화는 창호가 좋긴 하지만 쉬운 여자가 되기는 싫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사실은 이렇게 놀이 파트너보다는 마음의 안정을 주는 사람이 더 수화와 어울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화는 이미 창호에게 첫경험을 허락한 상태였고 첫경험의 상대때문이라서 그런지 무언가 거부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여기서 창호를 거부해버리면 자신을 완전히 떠나버릴 것 같은 불안함도 가지고 있었다.

비밀번호 키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온 어색한 두 사람은 좁은 방에서 티비도 없었을 뿐더러 놀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야기를 나누는 것 뿐이었는데 창호는 수화의 집에 들어올 때면 다른 생각으로 아무런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 그저 그가 탐하는 건 수화의 몸 뿐이었다.

수화는 어색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수화의 몸에 밀착을 하고 있는 창호였다. 창호는 자연스레 수화와 같이 침대에 누워서 서로를 바라보다 키스를 하고 수화의 옷을 벗기고 창호 자신의 옷도 훌렁훌렁 벗어제끼기 시작했다.

수화는 쑥쓰러웠다. 자신의 몸을 이렇게 다 본 사람은 남자중에는 창호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창호는 수화의 입술을 애무하더니 부드러운 입술 사이로 자신의 혀를 넣어 부드럽게 굴리기 시작했다. 수화는 순간 자신이 엔조이 상대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조금 있었다. 여자의 감이란 어느 정도 맞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남자를 만나보지 못했던 수화는 그저 첫경험 상대인 창호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 있었다.

창호는 수화의 입술, 가슴, 그리고 수화의 아래 쪽을 입술과 혀로 탐하기 시작했다. 수화는 강의가 끝난 후 창호와의 만남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아래 쪽에 장미향이 나는 향수를 살짝 뿌린 상태였다.

수화의 아래를 정신없이 탐하자 목석 같이 그대로 누워있던 수화의 머릿속이 또다시 정신 없어지기 시작했다.

"아...."

신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내려 애썼다.

"괜찮아. 소리 내도 돼."

창호는 수줍어하는 수화를 안심시키며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공략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화의 아래가 액체가 흘러나올만큼 촉촉해질 무렵, 창호는 천천히 수화의 양 다리를 자신의 무릎으로 벌려 놓고는 수화의 아래에 자신의 페니스를 부드럽게 문질렀다. 그리고 창호는 수화와 마주본 상태로 자신의 페니스를 수화의 아래에 천천히. 그리고 깊숙히 집어넣었다.

"아.... 아.... "

창호는 첫경험 한 지 얼마 안 된 수화를 배려하며 천천히 넣고 있었다. 수화는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려온 것만 같았다. 창호와 첫경험을 한 후 며칠 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을 때, 수화는 애가 탔다.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창호와의 관계만 생각이 났다. 그때는 조금 아팠지만 두 번째인 지금은 아프지 않고 뭔가 점점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수화는 자신이 진정한 성인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화는 자신을 이렇게 사랑해주는 창호에게 몸과 마음을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움직이고 있는 창호의 엉덩이를 살며시 감쌌다. 사실 남자의 엉덩이를 감싸며 관계를 가지는 것을 야동에서 언젠가 봤던 지라 그 장면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수화의 머릿 속에 남았었다. 수화는 순간 자신도 그 야동의 여자처럼 있는 힘껏 상대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창호는 수화의 다리가 자신의 엉덩이를 감싸는 것에 흥분이 됐는지 점점 강도를 쎄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천천히. 퍽. 천천히. 퍽'

수화는 이제 천천히 넣어줄 때보다 '퍽' 하며 강하게 넣어주는 것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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