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르르쾅!
번개가 내리친다.
땅마저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굉음.
그 소리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 같았다.
그리고 곧.
하늘은 거친 물줄기를 세상에 뿌려댔다.
연달아 허공에 터지는 빛은 신이 노해 세상을 향해 호통을 치는 것 같았다.
그런 악천후 속.
짙은 어둠을 뚫고 산속을 헤매는 사람들.
그들은 애타게 누군가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성우야!!!”
“유성우! 아빠 목소리 들려?”
“성우야 어딨니...”
하지만 그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그들이 찾는 것은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어린아이였다. 먼저 텐트에 들어가 잠자고 있었던 아이가 사라진 것이었다. 뒤늦게 그것을 알아차린 부모는 그 실수를 자책하느라 바빴다. 그런 둘에게 마을 주민들이 다가와 소리쳤다.
“더는 안 될 거 같은데요. 날씨가 너무 안 좋아요.”
“하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 없어요.”
“그러다 부모님이 먼저 잘못되실 수 있어요. 이 근처가 낮아 보여도 산세가 꽤 험해요!”
“그래요. 경찰에서도 추가 인력이 올 테니 조금만 더 기다리죠. 지금 랜턴도 부족하잖아요.”
“아니! 아이가 저 어딘가에서 벌벌 떨고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해요?”
아버지의 외침.
그것은 공허하게 허공에 퍼졌다.
제아무리 안쓰러워도 지금 상황은 너무 안 좋았다. 어린 아이가 사라졌다는 이야기에 부모 못지않게 찾아 나서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럴 여력이 안 되었다.
“아악!”
“최 씨 괜찮아?”
“접질렸나 봐. 빗물 때문에 너무 미끄러워. 보이는 것도 없고.”
“제길! 다들 조심해.”
수색은 결국 멈출 수밖에 없었다.
곳곳에서 상처를 입는 사람이 속출했다.
그 모습에 결국 두 부모는 눈물을 흘리며 산기슭은 내려가야 했다.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산 위는 포기하고 캠핑장 아래의 마을 주변을 다시 살피기로 한 것이었다.
그 시각.
산 너머 강이 보이는 둔덕 위.
그곳에서 작은 그림자 하나가 꿈틀거렸다.
“엄마······무서워.”
초등학생 정도 되는 몸집.
그 앙증맞은 몸 위로는 굵은 빗방울이 내리꽂히고 있었다. 성인이라도 버티기 어려운 폭우 속이었다. 그 주변은 암흑천지가 되어 코앞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아이의 주변은 다른 곳에 비해 밝았다.
아이의 주변을 맴도는 푸스름한 불빛.
그것은 한동안 불규칙적으로 날아다녔다.
그러더니 그 가냘픈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빗방울은 아이 있는 곳에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신기한 일이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우산을 씌워준 것 같았다. 아이는 따뜻한 느낌에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날 이후.
성우와 정체불명의 존재.
그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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