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렘마스터] # 진실 속에 또 다른 진실[3]
영원의 어둠이라는 계획은 이러하다.
일단 지상계에 미칠 수 있는 신의 영향을 최대한 줄인다. 그
리고 지상계 존재들로 하여금 무언가 신에 도전할 수 있는 물
건을 만들 수 있도록 마족들을 시켜 협력하게 하고, 그것으로
신들에게 도전하게 하여 신성력으로 봉인을 시킨다. 물론 신
들이 파괴신의 힘으로 그것을 봉인할 것이라 예상한 뛰어난
다크니스의 예지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뒤 먼 훗날
파괴신이 다시 부활할 때 많은 적을 만들어놓아 녀석을 소멸
시키고, 신에 대항할 수 있는 물건을 봉인한 힘을 없앤 후 마
족이 그것을 탈취한다. 지상계 존재가 만든 물건이므로 신들
은 절대로 관여할 수 없다. 마족들은 그러한 제약을 발판 삼
아 지상계를 점령하고 마족의 힘을 억제하는 신의 물건들을
파괴시킨다. 그 뒤 천상계에 있는 어둠 계열의 신들과 합세하
여 그 인간들이 만든 위협적인 물건으로 천상계 정복에 나선
다.
어찌 보면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었다. 말로 설명한 부분처럼
모든 것이 술술 이루어진다면 정말로 세상은 마족에게 쉽게
넘어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속을 깊이 파고들어 생각한다면
그건 결코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기나긴 세월.
모든 것이 잊혀질 정도의 엄청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차마 말
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얘기였다.
테이란 스플랜. 결국 마의 존재들의 계획에 의해 탄생된 것
은 그것이었다. 빛의 신들과 고도의 심리전을 통해 모든 계획
을 철저히 봉했고, 지상계에서 마족을 이용하여 지상계 존재
들을 돕게 하여 만들어낸 마족과 지상계 존재들의 합작, 마도
병기 거대 골렘 테이란 스플랜. 신에 필적할 만한 힘을 부여
한 것은 마족과 어둠의 신들이었고, 그 강함에 이끌린 인간들
은 결국 마의 존재들의 계획에 따라 움직인 꼭두각시의 꼴을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인간들 덕분에 그 어마어마한 힘을 지
닌 테이란 스플랜은 천상계 존재들에 의해 봉인되었다. 물론
어둠의 신들은 훗날을 기약하기 위해 일부러 파괴신의 힘을
사용하자고 제안하여 커다란 발판까지 마련했다. 파괴신은 지
상계에 아직 존재하고 다시 녀석을 부활시켜 빛의 신들의 힘
을 빌려 녀석을 아예 소멸시킨 뒤, 테이란 스플랜을 얻을 수
있도록 준비만 하면 되도록 말이다. 파괴신의 영혼을 간직한
다이티에게 접근한 것도 마족이 암암리에 힘을 사용해 자연스
럽게 그런 상황으로 인도한 것이었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은…. 마족, 그리고 마의 신들이 원하던 그
모든 것들은 태초와 근접한 시기에서부터 계획된 치밀한 두
뇌 싸움의 결과라는 소리였다. 차마 인간이나 다른 지상계 존
재들의 상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이게 무슨 소리일까. 그러니까 결국 지상계 존재들은 예전부
터 계획된 절차에 따라 움직여온 인형에 불과하다는 얘기일
까? 아니면 지상계의 생명들이 고작 그렇게만 여겨질 정도로
하찮다는 얘기일까? 사람들은 모두 혼란에 빠졌다. 지금까지
의식을 파고들어 흘러온 목소리의 주인공 따위를 알고 싶지
도 않았다. 다만 그들의 머릿속에 자리한 한 가지 질문의 대답
을 갈구하면서 바닥에 주저앉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들의
얼굴에는 허탈감이 가득했고,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무언가
슬픈 듯한 그러한 표정.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공허함이 자
리를 맴돌며 떠나지를 않았다.
아트란 또한 막 폐하를 알현하고 거인 기사단의 출전 허락을
받고 나오던 도중, 그 엄청난 내용을 폭로하는 목소리를 듣고
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에 멈추어 움직이질 못했다. 다
른 사람이 그 모습을 보았더라면 당연히 다가와 안부를 물었
을 테지만,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그보다 더욱 심한 모습으로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상태였다.
"마왕…… 타크니스인가?"
아트란은 간신히 얼굴을 꼿꼿이 세우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의 의지와는 다르게 몸은 그의 제어를 거부하면서 흐느적거
렸다. 어느새 축축한 것이 뺨을 따라 흘러 바닥을 적시고 있음
을 알아차린 그는 얼굴을 붉히며 눈물을 훔치려 했지만 그것
조차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간신히 손에 들어간 힘도 빠져나
가는 듯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철푸덕.
그만 아트란의 얼굴이 바닥과 정면으로 출동했다. 둔탁한 소
리와 함께 그의 입에서 고통스런 소리가 새어나왔다. 정신력
이 약한 사람들은 벌써 입에 하얀 거품을 물고 실신한 상태였
기에, 아트란은 주변의 그런 사람들을 슬쩍 바라보고는 그런
몰골이 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혀를 깨물기도 하고, 살을
꼬집기도 하며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
야했다. 만약 거품을 물고 쓰러진 자들처럼 된다면 다시 제정
신으로 돌아올 자신이 없었기에.
'아무리 충격적인 얘기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이상한 증세를 보이며 쓰러질 이유가 없다. 목소리를 흘린 자
가 무언가 수작을 부린 것이다.'
아트란은 혼미해지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정신적인 힘을 차단하는 베리어를 친다면 정상적
인 모습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겠군.'
조금씩 침착함을 되 찾아가는 그의 머릿속에 그럴 사한 가능
성 하나가 떠올랐다.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여유 따위
가 없었기에, 아트란은 급히 마나를 운용하여 주변에 완벽한
구의 형태인 베리어를 형성하였다. 푸른빛의 마나가 주변으
로 뿜어지며 반투명한 빛을 발했다.
샤아앙!
작은 빛의 파공음과 함께 힘든 표정이던 아트란의 얼굴이 주
름에서 조금씩 펴졌다. 서서히 안색을 되찾은 그는 베리어의
출력을 조금 약화시키면서 계속해서 전달되는 목소리의 주인
공의 음파를 차단했고, 심호흡을 한 뒤 몸을 일으켰다. 예상대
로 몸이 훨씬 더 가뿐해졌고, 흐르던 눈물 또한 그쳤다.
"역시 그랬군. 그 목소리에 담긴 기운은 마기였어."
사실을 알아챈 아트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까운 곳
에 쓰러져 실신한 한 사내에게로 다가갔다. 입에 흰 거품을 잔
뜩 물고 쓰러진 것이 안쓰럽게 보였다. 일단 마인드 피스라는
마법으로 그의 정신을 안정시켜준 아트란은 조금이나마 평온
해지는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다음 사람에게로 건너갔
다.
"허억. 허억."
두 번째 사람은 정신조차 잃지 못하고 극도의 고통을 느끼며
단 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숨도 곧 끊어질 듯이 미약
했고, 아트란은 즉시 상태를 살핀 후 치료에 들어갔다. 8서클
골렘술사의 경우 회복 마법도 수련 신관 이상의 수준까지 오
르기 때문에, 이 정도 상태는 회복할 수 있다.
"타크니스의 힘이라면 아투와 다른 일행들은 어떻게 되었을
까…."
차례차례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치료하던 아트란이 문뜩
눈앞에 떠오른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지긋이 눈을 감았
다. 귀족. 그리고 신하라는 입장만 아니었더라면 하나밖에 없
는 자식인 아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들과 함께 갔을 것인
데. 한편으론 현실을 도피한 느낌도 들고 죄책감도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그들과 합류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으
로 떠올라 그를 안심시켰다. 자기 합리화에 이은 안도라 할까
나?
아트란 이제 어느 정도 주변이 정리되고 사람들의 평온한 모
습을 되찾자, 그나마 몸을 움직일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는 어
린 꼬마 한 명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두려움에 떨며 자신을 바
라보는 그 아이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찬찬히 목소리를 흘렸
다.
"꼬마야. 나는 급한 일이 있어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수가 없구나. 그러니 이 아저씨를 대신하여 네가 나의 말을 누
군가에게 전해주겠니? 부탁이란다."
지금은 급히 성을 나온 터라 아이에게 사례를 할 수 있는 입
장이 아니었다. 아무 것도 지니지 않고 그저 몸만 급히 빠져나
왔기 때문이다.
절실한 그의 목소리에 꼬마 아이는 두려움이 짙던 표정을 조
금 풀고 귀를 기울였다. 아직 승낙하지는 않았지만, 거절하지
도 않았으니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한 아트란은 꼬마 아이를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살짝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럼 잘 듣거라. 내가 지금 하는 말을 저기 보이는 성 있지?
그 성의 문 앞을 지키는 병사에게 전하면 된단다."
"하지만 아저씨. 여기 있는 사람들처럼 거기 있는 아저씨도
쓰러져 있으면 어떡해요?"
순진한 남자아이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아트란의 급한 마음
을 진정시켰다.
"아, 그렇구나. 하마터면 실수를 할 뻔했는데, 네 덕분에 알
게 됐다. 자, 일단 성까지 가거라. 그리고 성 입구의 병사가 쓰
러져 있다면 성안으로 들어가서 너처럼 움직이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내가 지금부터 할 말을 그대로 전해주
기만 하면 된단다. 할 수 있겠니?"
다시 한번 아트란이 다그치듯 물었다. 조금은 진지한 표정 때
문에 보통 아이라면 금새 울음을 터뜨릴만 했으나, 다행이 아
이는 울지 않았다. 다만 강한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반짝일 뿐
이다. 그리고 곧 아이의 고개가 크게 끄덕여지는 것을 본 아트
란은 환한 웃음으로 답례를 했다.
"자 그럼 성으로 가서 마법사들에게 시 주변으로 강력한 방어
막을 형성하라고 전해주렴. 이 아저씨의 부탁이란다. 만약 시
키는 대로만 한다면 너는 이 도시를 구하는 영웅이 되니 너도
손해볼 건 없겠지?"
"네, 알았어요. 대신…."
"대신?"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다는 표정으로 빨리 말하라고 재촉하
는 아트란의 눈빛과 표정. 아이는 당돌한 태도로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고, 한 가지 요구를 했다. 물론 그 또래의 아
이다운 평범함이 묻어나는 것이었다.
"나중에 만나면 사탕 사줘요. 약속해요."
"하하하. 알았다, 꼬마야. 나중에 만나면 꼭 네가 먹고 싶은
사탕을 사 줄게. 여기 약속."
아이가 작은 손을 내밀어 새끼손가락을 펴 보이자, 아트란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그 또한 손을 내밀어 아이의 손가락에
걸었다. 이제 계약은 성립된 것이다. 아이는 곧 그에게서 멀어
지면서 뒷걸음질쳤다. 그리고 거의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
었을 때쯤 다시 한번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와 아트란을 환하
게 만들었다.
"아저씨! 나는 꼬마가 아니라고요! 흥!"
쿡.
웃음이 새어나온다. 이런 전시 상황에서도 웃는 것이 과연 정
상일까? 하지만 큰 걱정은 아니다. 다만 저런 해맑고 아무것
도 모르는,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꼭 가야겠
다고 생각한 그는 마나를 운용하여 몸을 띄웠고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아 도시 상공에서 사라졌다.
푸른 신록이 울창한… 문명의 손길이 거의 닫지 않은 듯한 그
런 순수한 숲이다. 풀도, 나무도, 꽃도, 그리고 그들과 함께 숨
쉬는 작은 동물들 역시 해맑은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
만 하늘을 시커먼 먹구름으로 드리워졌고 갑자기 불지 않던
삭풍이 사방에서 몰아닥쳐 숲의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들의 잎
사귀들을 후려쳤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잔뜩 흐린 하늘에서
는 벼락이 쳤고, 우르릉 천둥까지 일었다.
물론 그런 기후 변화로 인해 숲이 갑자기 어찌 된 것은 아니
다. 다만 그 전에 있었던 엄청난 일. 바로 의식 속을 파고든 음
성을 듣고 심각한 표정이 되어버린 숲의 생명들은 한곳에 모
인 채 다른 지역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실신하거나 쓰러졌
다.
"이럴 수가 있습니까? 갑작스럽게 왜 이런 일이 연이어 생기
는 것인지…."
빛의 종족을 대표하는 생명. 그들은 바로 숲의 요정이라 불리
는 엘프들이었다. 악마와 마족에게 영혼을 팔아 검은 빛을 물
려받으며 강한 힘을 소유하게 됐다는 다크 엘프들과는 정반대
의 삶을 살아가는 종족. 그들이 바로 그러했지만, 지금은 그들
에게서 빛을 대변하는 자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
만 무엇인가에 잔뜩 지친 듯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이미 거품
을 물고 실신하거나, 모든 힘을 잃고 무너져 내린 엘프가 여럿
이다. 그나마 정신을 유지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존재들은 엘
프족에서 장로라 불리는, 그리고 대장로라 불리는 자들밖엔
없었다.
"갑자기 저런 얘기를 꺼내는 이유가 뭘까요? 정신적 충격으
로 지상계를 파멸로 몰고 가려는 생각일까요?"
빛의 장로 중 한 명이 백발의 머리칼을 찰랑이며 풀썩 고개
를 떨궜다. 이제 그 역시 힘이 다한 듯 거친 숨이 다른 이들에
게까지 전달됐다.
"타크니스. 어둠의 마왕. 신들과 직접적으로 닿아 무언가를
이끌어 가는 마계의 최고 권위자. 그의 속셈을 우리가 알 수
는 없습니다. 다만 테이란 스플랜이란 마도 병기를 이용하여
그들의 궁극적인 목포를 이루려 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다른 엘프 장로가 어울리지 않게 자라난 길다란 수염을 만지
작거리면서 풀썩 나무 밑 둥에 걸터앉았다. 엘프의 그 고귀한
자존심을 드러내듯 솟아있던 길다란 귀마저 지금은 힘을 잃
고 아래쪽으로 늘어졌다.
"우리들은 항상 지상계에서 관찰자였어요. 그리고 지금도 그
러한 우리의 삶의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영원히 말입
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믿어야 합니다. 다른 생명들의 의지
를. 그리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을 빛의 사도들을 말입니
다. 우리 모두 그들을 위해 정령들께 기도를 올립시다."
현 엘프족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실권이 있는 대 장로. 무한
한 생명이 허락된 그들 중에서도 히끗히끗 흰머리가 있고, 주
름이 진 얼굴을 가진 여성 엘프가 작은 나무 지팡이에 몸을 의
지한 채, 타크니스의 힘에 굴복하지 않고 버텼다. 하지만 기도
를 올리기 위해 곧 그녀는 지팡이를 버리고 대지의 축복을 받
은 흙이 덮은 땅을 무릎으로 짚었다. 대 장로인 그녀의 행동
에 다른 장로들과 정신을 차리고 있는 다른 엘프들도 똑같이
행동을 함께 했다.
"모든 자연에 스며든 그분들의 의지. 의지를 대변하는 자연
의 힘. 그리고 그 힘을 관리하는 정령들이시여. 우리 빛의 종
족의 간절한 소망을 받아들이시어, 이뤄지게 해주시옵소서."
대 장로의 첫 기도문에 이어 다른 장로들도 간절한 마음을 담
아 한 마디씩의 기도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 행동은 엘프들의
서열에 따라 이어져갔고, 어둠의 힘이 물러갈 때까지 그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미스티는 불안한 눈빛으로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파괴신
의 소멸이라는 아주 기쁜 승전보가 울리는 것도 잠시, 갑자기
스산한 기운이 퓨티아 제국, 아니 클라미디 대륙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도인 에리아 시는 신관들이 밀집하여 있
는 지역이기에 별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다른 지역의 사람들
은 현재 원인을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거품을 물고 실신을 했
다고 한다. 그래서 미스티는 혼자만 편히 다리를 펴고 서있다
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지만, 그보다 더한 고통이 그녀의 마음
에 자리했다. 바로 아투의 안위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싹 튼
것이다.
"아투…."
하얀 발코니에 서서 하얀 유령처럼 창백해진 얼굴로 하늘로
고개를 들어올렸던 그녀가 다시 슬픈 듯이 고개를 아래로 떨
궜다.
----
즐독하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