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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마스터-219화 (219/244)

[골렘마스터]  # 빛의 사도들[2]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스카이 터널을 통해 천공섬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드래곤들의 마나가 크나큰 제약을 받게 되

는 것이었는데, 다행히 그것은 어제 신들과 드래곤의 협약 과

정에서 말끔히 해결되었다고 한다. 아투가 새벽에 들었던 바

로는 창조신들이 드래곤들의 능력 발휘를 위해 천공섬에 가

득 찬 신성력 대기를 일시적으로 흩어버릴 예정이라고 했다.

신들로서는 크나큰 결정을 내린 것이다.

'후우. 그나저나 분위기 때문에 아빠한테 말도 못 걸겠네.'

아투는 다시 한번 헐렁한 로브 차림의 아빠를 돌아보고는 속

으로 한숨을 내쉬며 골렘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가이트리

아는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앞을 주시한 채, 걸음을 늦추지 않

았다. 골렘이 대꾸도 해주지 않자, 대화 상대가 없어진 아투

는 하는 수 없이 침묵을 지키며 조금은 긴장한 얼굴로 돌아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우우우웅!

그런데 갑자기 스카이 터널의 공간 자체가 크게 공명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거의 출구에 다다른 기분으로 걷고 있던

인물들은 갑작스런 변화에 크게 당황하면서 나름대로의 능력

을 끌어올렸고, 터널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앞 장 서 걷고 있던 천상계 존재들과 지상계 최강 종족 드래곤

들은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갑자기 터널의 변화가 생

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히 능력을 사용하는 중이었다.

물론 당황한 것은 아투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의 반사적인 동

작으로 몸을 보호하기 위해 가이트리아의 어깨로 오른 그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터널이 혹시나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하

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신성력으로 이뤄진 터널이 무너지

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떠올라 안심한 뒤, 태연하게 대처하

고 있는 위대한 천상계 존재와 드래곤을 바라보면서 새삼 존

경의 빛을 띄었다.

"큰일입니다. 천공섬에 이미 올라 있던 파괴신과 타천사, 그

리고 어둠의 종족들이 스카이 터널이 열렸음을 파악한 모양입

니다. 입구 쪽에서부터 강한 신성력을 뿜어 현재 공간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햇빛도 보지 못하고 이

백색의 공간에 갇혀 소멸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

니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저희들을 따라오길 바랍니

다."

샤이트리아가 곧 원인을 파악하고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렸

다. 그러자 당황하던 사람들이 흠칫하면서 따라오라고 손짓

을 하며 앞장 서 날아가는 창조 3대신들의 뒤를 빠르게 쫓았

다. 능력자들의 지휘를 맡은 두 드래곤은 멋진 리더쉽을 발휘

하여 낙오하는 사람 없이 모두를 챙겨 신들의 인도를 따르고

있었다.

"싸워보기도 전에 여기서 소멸할 수는 없지! 가이트리아! 그

림자 보법!"

소멸이라는 단어에 누구보다도 얼굴이 하얗게 질렸던 아투

가 크게 마나장을 팽창시키면서 골렘에게 명령했다. 그러자

가이트리아의 두 눈에서 노란 광채가 한 차례 쏟아지더니 잔

상만을 남기며 대지를 무섭게 밟기 시작했다. 잔상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어느새 그 잔상의 가장 앞쪽 형상은 다른 모

든 존재들을 재치고 신들의 바로 뒤를 쫓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엄청난 파공음이 울리며 눈을 강하게 자

극하는 백색의 빛이 저 끝에서부터 터져 나와 사람들을 덮쳤

다. 그 빛에 담긴 무시 못할 힘을 감지한 신들과 드래곤들은

지상계 능력자들을 급히 보호하려 힘을 끌어올렸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뒤였다.

빛에 의해 스카이 터널이 둘로 갈라지기 시작했고, 공간도 크

게 일그러지며 신성력으로 형성된 아공간이 사라지고 있었

다. 그리고 무서운 폭주를 시작한 의지를 가진 듯한 백색의 아

공간이 당황한 채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는 능력자들을 그

대로 집어삼켜 강제적인 반탄력으로 스카이 터널에서 밀어내

버렸다.

'크, 큰일이다! 샤이트리아님의 말씀처럼 정말 소멸하는 건

가? 크윽. 이대로 소멸한다면 너무 허무하잖아.'

다른 자들과 마찬가지로 아공간에 휩쓸려 다른 곳으로 튕겨

나가는 느낌을 받은 아투가 크게 흔들리는 공간에서 간신히

골렘의 어깨 손잡이를 부여잡고는 충격을 버텨냈다. 하지만

타천사들이 발한 듯한 강력한 권능의 힘은 인간의 힘으로 어

찌 거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신들의 당황하는

모습을 눈에 담은 아투는 아득해지는 정신을 애써 붙잡으려

노력하면서도 서서히 의식을 잃어갔다.

까악. 까악.

'으음? 이게 무슨 소리지? 내가 살아있는 건가? 아니면 여기

가 천국이라도 되는 건가?'

아투는 괴상한 울음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한쪽 손으로 띵한

머리를 짚으며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맑

게 개인 푸른 하늘이었다. 지상계에서 보던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하늘에 어느 정도 안심한 아투는 일단 관심을 자신의

몸 상태로 돌렸다. 스카이 터널이라는 아공간에서 튕겨나온

것은 맞는 것 같지만, 다행히 몸에는 이상이 없었다. 다만 체

내의 마나 운용이 쉽지가 않았는데, 무언가가 꽉 틀어막고 있

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제야 아투는 정신을 바짝 차리면

서 급히 누운 자세를 고쳐 몸을 일으켰다. 아무래도 아공간에

서 튕겨나와 다다른 곳이 놀랍게도 천공섬 이카루스인 모양이

다.

"조심해라. 주변에서 강력한 존재감이 여럿 감지된다."

건조한 어조로 잔뜩 긴장한 아투에게 말을 해오는 존재가 있

었다. 귀신처럼 다가와 차가운 목소리를 흘리던 존재. 바로 키

메라 바주크 때문에 다시 한번 정신을 확 차리게 된 아투는 알

았다는 듯이 손을 까닥이면서 허리에 찬 마나 보우를 뽑아들

고 장승처럼 옆에 버텨선 가이트리아의 어깨로 다시 올랐다.

주변을 둘러보니 무슨 호수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녹색의

푸른 잎을 자랑하는 나무. 그것들이 빽빽이 들어선 숲. 그리

고 그 숲의 중앙 정도에 위치한 듯한 커다란 수정 호수. 하지

만 지상계에서 보아왔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나무들도 생

명력도 강하게 느껴졌고, 그 잎의 빛깔이나 나무 기둥의 빛깔

등등. 그리고 그 나무들이 자라온 세월을 알려주듯 높다랗게

뻗은 가지 등은 아투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호수 또한 그저 맑고 깨끗하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

을 정도로 아주 아름다웠다. 수정처럼 맑게 빛나는 호수는 바

닥까지 환희 들여다보일 정도였고, 호수에서 사는 각종 수중

생물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도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무

언가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면, 수중 생물들의 모습이 지상계

의 것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이었으니….

샤아아아앙!

그때였다. 주변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져 넋을 잃고 감상하던

아투의 바로 옆으로 강렬한 회색의 빛이 터져 나오면서 멀리

느껴졌던 엄청난 존재감이 강하게 뿜어졌다. 숨이 턱턱 막혀

올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감지한 바주크는 등에 매고 있던 검

을 풀어 대검을 양손에 쥐고는 회색의 빛이 일정한 형태를 갖

추기도 전에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후우웅!

회색의 빛이 거대한 대검의 날에 의해 깨끗이 두 갈래로 갈라

졌다. 하지만 이내 다시 빛을 발한 그 기운은 하나로 합쳐지면

서 인간과 비슷한 형상을 갖춰갔다. 드워프들의 정교한 조각

상을 떠올리게 하는 신성하면서도 아름다운 얼굴이 곧 완벽

히 갖춰졌고, 가녀린 여성의 몸 뒤쪽으로 회색으로 물든 깃털

날개가 촤르르 펼쳐졌다.

"타천사!"

바주크는 그렇게 소리지르면서 다시 한번 대검으로 대기를

갈랐다. 기이한 파공음이 울리며 검날이 횡으로 그어져 타천

사의 허리를 가를 듯 파고들었지만, 순간적으로 뻗어 나온 길

다란 빛의 막대기에 의해 검이 퉁겨졌다.

"역시 천공섬이 맞는 모양이군."

꾸오오오오!

『그런 것 같다. 타천사가 우릴 마중 나온 것 보니.』

가이트리아의 긴장된 목소리가 아투의 의식을 파고들었다.

이상하게 전에 없이 긴장한 골렘의 음성 때문에 타천사가 등

장하는 순간보다 더 당황한 빛을 띈 그는 모든 주의를 집중하

여 타천사를 경계하면서 마음 속으로 물었다.

'너도 긴장을 할 때가 있네?'

『그러니까 넌 나에게 바보 소리를 듣는 거다. 생각을 해봐

라. 지금은 마나 운용에 제약이 따라 너나 나나 완벽한 힘을

낼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마력과 극상의 힘을 사용하는 타천

사를 당해낼 수 있을 것 같으냐? 마나로 이루어진 몸을 갖고

있는 바주크 또한 그 점을 생각하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이

다.』

골렘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서야 상황을 파악한 아투도 그제

야 어두운 표정을 짓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호수와 숲이요, 바주크 밖에 없으니, 다른 사람들과 창조신

들, 그리고 드래곤들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들 또한 자기

와 마찬가지로 천공섬에 떨어졌을지, 아니면 운이 나빠 지상

계로 추락했을지 상상하기 나름인 상황이었다.

"파괴신이 부활할 때까지 그냥 지상계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될 것을, 여기까지 올라오다니 어리석군요."

타천사가 가볍게 하늘을 날아 아투에게 조금 다가오면서 차

가운 목소리를 흘렸다. 그녀의 손에 들린 광선검이 길게 늘어

지면서 순식간에 아투의 목 언저리까지 와 닿았고, 이에 당황

한 바주크가 급히 타천사의 검을 쳐냈다. 그러자 흥미롭다는

듯이 타천사가 바주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곳에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고 왔나요? 이곳은 신성력으

로 가득 찬 곳이라 그 어떤 힘으로도 감지가 불가능했을 텐

데."

"그런 것까지 말해줄 필요는 없다. 아투의 안전을 위해서 너

를 죽여야겠다!"

바주크는 타천사를 보면서도 주눅이 드는 기색은 전혀 없었

다. 대검을 꼬나 쥐고 달려나간 바주크가 밑에서부터 검을 치

켜들면서 역베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타천사는 상식을 벗어나

는 그 공격에도 당황하지 않고 광선검의 길이를 조절하며 대

검의 넓은 검날을 차단했다. 그리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이점

을 살려 잠시 높이 솟아오른 뒤, 빠르게 하강하면서 순간적으

로 검의 길이를 아주 길게 늘였다.

슈우우우웅!

카강!

늘어난 빛의 검과 바주크의 검날이 부딪히면서 마찰음이 울

렸다. 다행히 바주크의 검 또한 아주 좋은 재질이라서 부러지

지는 않았다. 타천사는 의외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아

투를 무시한 채, 바주크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예 무시하는군. 마나 운용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

문에 골렘술사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건가?』

가이트리아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을 하면서 바주크를 돕기

위해 제멋대로 움직이려 했다. 아투는 급히 골렘을 저지하면

서 입가에 미소를 띄웠고, 뽑아든 마나 보우를 끌어당겨 시위

를 늘였다.

"잠깐만. 내가 먼저 한 방을 먹이고 싶은데?"

『마음대로.』

골렘이 알았다는 듯이 대답을 하자 아투는 용기를 얻어 제약

을 받는 마나로 화살을 형성시켰다. 그리고 그 끝을 정확히 타

천사의 심장에 겨냥하고는 시위를 재빨리 놓았다. 하지만 그

런 단순한 공격이 끝은 아니었다.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며 마

음을 가다듬은 그의 손이 퉁겨진 시위에 또 한번 걸렸고, 동시

에 주문을 읊으며 서서히 시위를 당겼다.

"이쪽 계열 주문도 스승님께 간단히 배우긴 했지만, 진짜로

쓸 때가 올 줄은 몰랐는걸? 어둠보다 강한 빛. 하지만 빛보다

강한 어둠으로 모든 것들을 꿰뚫는다. 강함에서 태어나고 강

함으로 소멸하는 한 줄기의 심연. 다크 애로우!"

슈슈슈슉!

보통의 마나 애로우에 뒤이어 마기를 잔뜩 머금은 다크 애로

우가 연이어 쏘아졌다. 한창 신이 나서 바주크를 상대로 검술

을 뽐내던 타천사도 급소를 노리고 날아드는 화살을 확인하고

는 피할 생각도 없이 빛의 검을 팽창시켜 대응해왔다.

퍼버벙!

첫 번째 보통의 마나 애로우가 빛의 검과 부딪혀 허무하게 폭

발해버렸다. 동시에 의기양양한 표정이 타천사의 얼굴에 떠올

랐지만, 아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슈슈슈슉!

뒤이어 날아드는 검은 화살 또한 타천사는 아무 생각 없이 빛

의 검으로 막으려 했다. 하지만 마나가 응축된 보통 화살과는

다르게 그 어둠 속성의 마법 화살인 다크 애로우는 빛의 검과

부딪혀 음양의 공명 반응을 보이며 얘기치 못한 거센 폭발을

일으켰다.

콰과과과과광!

바주크는 다행히 아투의 신호를 받고 뒤로 몸을 빼냈지만, 타

천사는 무시하지 못했다. 음양의 공명 반응에 의해 발생된 엄

청난 익스플로션 폭풍은 주변을 휩쓸며 하늘까지 치솟았고 처

절한 여성의 비명 소리가 주변을 가득 매웠지만, 그것도 잠시

였을 뿐 곧 주변이 잠잠해졌다.

꾸오오오오!

『네가 어쩐 일이지? 인간으로선 결코 상대할 수 없는 타천사

를 단 한 방의 공격으로 끝내버리다니. 저번에 나를 이겼던 실

력이 우연은 아니었다는 건가?』

"하하하하. 나도 너만큼이나 강해지기 위해서 많은 공부를 했

다고. 능력이 안 되면 머리라도 써야하지 않겠어? 그리고 물

론 이번 공격은 상대가 방심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마나도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렵게 되었

을 지도 모르지."

아투는 가이트리아의 칭찬에 어깨를 세우며 웃음을 터뜨렸

다. 바주크도 새삼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검을 회수하고 망

토에 묻은 먼지를 털며 다가와 격려의 말을 건넸다. 물론 그

특유의 건조하고 차가운 말투로.

쿠구구구궁!

겨우 타천사 하나를 잡고 바주크와 함께 한 숨 돌리려던 참

에, 아투는 다시 한번 엄청난 폭음을 듣고는 긴장하게 됐다.

급히 주변을 둘러보니 왼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흙 기둥이 치솟고 있는 게 보였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적

과 싸우고 있는 것만 같았다.

"가이트리아, 바주크. 저쪽에서도 싸움이 시작된 것 같아. 아

마 나처럼 천공섬에 떨어진 사람들인 것 같은데, 가서 도와줘

야겠어. 대충 살펴봐도 하늘에 떠 있는 타천사가 셋이나 된다

고."

『내가 확인하기에도 역시 그렇다. 빨리 가보는 게 좋겠다.』

가이트리아 또한 동의했고, 바주크는 아투의 말이라면 지옥

이라도 따를 듯한 표정이었다. 어쨌든 재빨리 결정을 본 아투

는 그 둘을 이끌고 흙 기둥이 솟아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왼

쪽 숲으로 접어들어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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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은 안 받았지만,,,

그래도 한 편 올렸습니다. ㅜ_ㅜ

즐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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