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렘마스터] # 대륙연합군의 진격[1]
대륙연합군의 진격
연합군에 가담하기 위해 마법 왕국이라 불리는 메션 왕국에
서 출발한 부대는 거의 수도의 절반 전력에 가까울 정도로 그
수가 대단했다.
일단 메션 왕국 수도 전력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거인 기
사단, 즉 골렘술사들로 구성이 된 부대가 그들의 리더인 아트
란 백작의 통솔 하에 현재 긴프네 왕국으로 급히 이동 중이었
다. 메션 왕국의 국왕이 가장 신임하고 있는 존재이기도 한 아
트란은 현재 연합군에 가담하기 위해 편성된 모든 부대에 사
령관을 맡은 상태였다. 그리고 일반 기사단도 그의 통솔 하에
놓여진 채, 진군 중이었다. 물론 일반 기사단이라고는 하지
만, 전 대륙에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매어리즈 나이트 기사단
의 정예이기 때문에 거인 기사단과 동등한 전력으로 평가될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아트란이 맡은 부대에 후방에는 마법사단이 하
나 추가되어 있었다. 서클은 그리 높지 않은 마법사들로 이루
어진 사단이지만, 전문적으로 전쟁에 대비하여, 전투에 대비
하여 훈련을 받아 텔레포트와 순간 공격 마법을 극도로 활용
할 수 있는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전력으로 평가되어
현재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무리들이었다. 게다가 이
번 연합군에 투입함으로서 그 능력을 평가해보고자 하는 것
이 메션 왕국 국왕과 고위급 대신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주 전력이 수도에서 대거 빠져나감으로서 수도 자체
의 경비는 허술해질 수밖에 없었다. 남아있는 병력이라고는
거인 기사단 소속의 몇 명과 하급으로 취급되는 메션 기사단,
그리고 궁중 마법사와 그의 제자들. 마지막으로 수도와 왕성
수비대 몇 부대가 전부였다. 만약 이렇게 경비와 전력이 허술
할 때에 중급, 상급 마물들의 습격이라도 받게 된다면……. 사
실 파괴의 신의 부활이라는 엄청난 일을 앞두고 있는 대륙의
모든 국가들은 이 메션 왕국의 처지와 크게 다를 바 없이, 대
부분의 병력을 아낌없이 연합군의 전력으로 합류시켰기에, 실
상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 * *
메션 왕국의 수도 디트리아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이
로 백 여명의 존재가 모두 말을 탄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제각기 옷차림이나 방어구, 무기 등이 일관되지 못하고 각각
달랐는데, 아마도 용병 무리들인 듯 싶었다. 용병들은 하나 같
이 반쯤 입을 벌리고 있었고, 또한 반쯤 풀린 멍한 눈을 하고
는 쾡한 표정으로 정적이 감도는 언덕 아래의 도시를 바라보
았다. 보통의 인간들은 결코 느낄 수 없는 상당한 마기가 그들
의 몸을 완전히 뒤덮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 용병의 무리들 앞에서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디
트리아를 눈에 담은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섀도우 나이트
에게 몸을 빼앗긴 나이츠. 그 나이츠의 육체에 스며든 중급 마
족이었다. 용병들이 모두 말을 타고 기마전을 준비한 반면에,
그는 특이하게 상급 마물인 켈베로스의 등에 올라타 있었다.
켈베로스. 지옥을 지키는 개로 알려진 무서운 존재. 지능도
상당하고 마족들의 말에도 잘 따르지 않는 그런 자부심을 가
진 존재로 알려진 생명체이다. 비록 마기로 가득 찬 육체를 지
녔지만, 화속성의 기운이 강해 말 정도 크기가 되는 몸 바깥
은 항상 그 누구도 꺼뜨릴 수 없는 불에 휩싸여 약한 자들의
접근을 막는 존재였다. 중급 마족들도 상대하기를 꺼려하고
그 등에 올라타는 것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할 존재가 지옥
개 켈베로스. 섀도우 나이트도 녀석을 상당히 싫어하긴 했지
만, 현재는 타크니스에게 건네 받았던 켈베로스의 구슬을 이
용해 녀석을 완전히 노예로 만들어버렸기에 말처럼 등에 타
고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바보 같은 놈들. 파괴의 신에 대해 신경을 쓰느라, 아예 수도
는 비워놓다시피 했군."
섀도우 나이트는 얼굴에 조소를 띄우며 주 전력이 다 빠져나
가고 텅 비어버린 메션 왕국의 수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마기에 취해 반노예가 되 버린 자들을 돌아보며 살짝 손
짓을 했다. 손짓을 보고 반응을 한 용병 노예들은 천천히 말
을 몰아 앞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한 섀도우 나이트와 켈베
로스의 뒤를 따랐다.
"으음?"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수도로 향하던 섀도우가 막 성문을
열고 몰려나오는 한 기사단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냥 평범한
용병들로서 일자리를 찾으러 왔다고 말을 한 뒤, 안으로 편히
들어갈까? 그는 잠시 그런 인간적인 방법을 떠올렸지만, 이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건 자신과 같은 마족
에게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것을 생각한 것이다. 그는 기사
단을 속이기보다는 오히려 녀석들의 피를 보고 싶었다. 섀도
우는 뒤따라 내려오는 용병들에게 전투 태세를 갖추라고 명령
한 뒤, 자신도 타크니스에게 선물 받은 흑색의 세검을 뽑아들
었다.
"워어어어어. 당신들은 누구요?"
말을 타고 몰려온 기사 십 여명. 하지만 그들은 말을 멈춰 서
고서도 쉽게 다가오지 못하고 멀찌감치 떨어져 소리쳤다. 상
대가 자신들보다 열 배에 가까운 수였기 때문에, 만약에 사태
에 대비하여 미리 퇴로를 확보해두려는 생각인 듯 했다.
"큭큭큭큭큭. 그러니는 네 녀석들은 누구기에 길을 막느냐?"
섀도우는 겁쟁이 기사들을 잔뜩 비웃으면서 그들의 행동을
비꼬는 듯이 말했다. 순간 은빛 갑옷을 차려입은 기사들 모두
가 얼굴을 구기며 버럭 화를 내려 했지만, 이내 자신들의 수
적 열세 때문인지 화를 삭이며 정중히 답해왔다.
"우리들은 메션 기사단 소속 수비대원들이오. 요즘은 마물들
의 득세 현상 때문에 도시 안으로 아무나 출입할 수 없소. 다
른 도시에서 가져온 시장의 허가증이나, 신분은 확실히 증명
할 수 있는 것을 제시하시오. 그러면 확인 후 출입을 허가해
주겠소."
"큭큭큭큭큭. 허가증이나 신분증 따윈 없는데 어떡하지?"
섀도우는 정중한 상대의 태도에 더욱 녀석들을 도발시키기
위해 끝까지 반말로 나갔다. 결국 그의 무례함을 보고 참지 못
한 기사 한 명이 울그락불그락한 얼굴로 검을 뽑아들고는 다
짜고짜 말을 몰아 섀도우에게 달려들었다.
"이 녀석! 우리는 정식 기사에 임명된 자들이다. 그런 우리에
게 고작 용병들이 반말을 사용하다니. 오늘 네 녀석의 그 버릇
을 고쳐놓겠다!"
그 기사는 아마도 섀도우의 뒤를 따르는 용병 무리를 보고 섀
도우조차 한낱 용병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의 착각은 곧 뼈저린 후회로 막을 내렸다. 섀도우가 순식간
에 켈베로스를 몰아 달려들던 기사의 목을 단칼에 쳐버린 것
이다.
"저, 적이다!"
동료 기사가 단칼에 목을 잃고 쓰러지자 당황한 다른 수도 경
비대 기사들이 목이 터져라 '적이다'를 외치면서 황급히 말을
몰아 성문으로 달려갔다. 상급 마물인 켈베로스를 타고 있는
엄청난 존재. 그것을 보고서도 빨리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그
들의 무능력함 때문에 어이없이 한 명의 기사가 희생되고 나
서야 사태의 심각성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큭큭. 재미있군. 인간들의 저런 반응이 정말 재미있어."
섀도우는 허둥지둥 성문을 닫히고 급히 궁수들이 배치되는
성벽 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대로 용병들을 몰아 공격
을 할 것인가, 아니면 마족의 권능으로 성벽을 파괴하고 성에
진입할 것인가.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하기 위해 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는 이내 마족의 권능을 사용해 쓸어버리기로 결정했
다. 성안에 들어가도 귀찮은 존재를 많이 만나게 될 것이 분명
하니, 그 때의 소모품으로 용병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너희들은 잠깐 여기서 기다려라. 큭큭큭큭."
그는 용병들을 잠시 멈춰 서게 한 뒤, 그대로 켈베로스를 몰
아 디트리아의 외성으로 다가갔다. 겁도 없이 홀로 다가오는
존재의 모습을 보고 궁수들이 무수히 많은 화살을 날려 그를
공격했다. 하지만 켈베로스가 입을 쫙 벌리고 한 차례의 화염
을 내뿜자, 날아오던 화살이 모두 푸른 염화에 휩싸여 중간 지
점에서 타버리고 말았다. 궁수들의 화살 세례가 소용없게 되
자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절실히 느낀 기사 한 명이 성벽위로
올라 켈베로스에 타고 있는 인물을 내려다보며 말을 걸었다.
본진에서 도착할 지원병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 생각인 것 같
았다.
물론 섀도우도 녀석들의 생각을 뻔히 읽고 있었다. 그리고 속
으로 '인간들이란…….' 그렇게 중얼거리며 히죽거렸다.
"당신이 디트리아를 공격하는 이유가 뭐요? 이곳은 많은 기사
단과 마법사들이 모여 있는 메션 왕국. 그것도 모든 것이 집결
된 왕성 아크로드가 있는 수도 디트리아인데, 이런 짓을 하고
도 무사할 것 같소? 지금이라도 용병들을 데리고 물러가 준다
면 눈감아 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도 별 수 없이
무력을 행사해야겠소."
제법 말의 앞뒤를 맞춰 말하는 것을 보니, 수비대를 책임지
고 있는 지휘관쯤 되는 모양이었다. 압력을 넣으면서도 은근
히 회유를 유도하는 말투. 무관보다는 문관 쪽에 가까운 인물
인 듯 하여 오히려 섀도우 나이트의 심기를 건드렸다.
'똑똑한 척 하는 녀석들은 질색이야.'
그러면서 그는 그대로 켈베로스에게 걸어둔 고삐를 잡아당
겨 녀석을 몰고 성벽 쪽으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궁수들은 모두 강노를 쏘아라! 불에 타지 않은 금속 화살이
라면 저 녀석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성벽 위에서 지휘관 기사의 명령이 들려왔다. 하지만 섀도우
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깟 화살이 중급 마족의 권능
을 가진 자신이 몸을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알기 때
문에 그는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슈슈슈슈슈슉!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하늘을 뒤덮으며 섀도우
를 향해 날아들었다. 안 그래도 그랜드 서클의 영향으로 검은
구름과 함께 기이하게 변한 하늘과 더불어 보통의 화살보다
훨씬 더 커다란 것들이 기분 나쁜 파공음을 자아냈다.
"켈베로스, 뛰어라!"
고삐를 한 차례 거세게 잡아당기자 민감하게 반응한 켈베로
스가 허공에 화염을 토해내며 그대로 멋진 포즈로 땅을 박차
고 성벽에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는 믿기 어려운 모습으로 직
각의 경사를 순식간에 타고 올라갔다.
"마, 말도 안 된다! 아무리 켈베로스를 길들인 자라고는 하지
만!"
지휘관에게 섀도우가 다가서자 그는 도망도 치지 못하고 계
속 부질없이 뒷걸음질만 쳤다. 하지만 사악한 마족 섀도우가
증오하는 종류의 인간 중 하나인 그 기사를 놓칠 리가 없었
다. 순간 켈베로스의 등에서 뛰어내린 그가 한 차례 빠르게 움
직이는 가 싶더니 이내 기사의 목이 몸통에서 떨어져 나와 피
를 흩뿌리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지, 지휘관님이 당했다! 전군 후퇴하라!"
지휘관이 어이없이 죽어버리자 수비대는 큰 혼란에 휩싸였
다. 수적으로는 상당히 우세하다는 사실도 까마득하게 잊어버
린 모양인지, 부지휘관으로 보이는 나이 어린 기사는 최대한
병력을 보존하며 후퇴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큭큭. 확실히 주 전력이 전부 빠져나간 모양이군. 이런 풋내
기 녀석들만 있다니. 솔직히 조금은 시시하군."
곧 부지휘관을 보다가 흥미를 잃은 섀도우는 관심을 성벽 중
앙에 자리잡은 성문으로 돌렸다. 두껍게 제조된 강철 문. 과
연 얼마나 나의 공격으로부터 버텨낼 것인가. 섀도우는 흑색
의 세검을 한 손에 쥐고 성문 쪽을 향해 검을 한 차례 그었다.
쿠아아아앙!
아직 풍검술도 발동시키지 않았고, 오로지 마기만을 내뿜은
것인데도 검에서부터 엄청난 기가 방출되어 대기를 갈가리 찢
으며 성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 두꺼운 강철 문을 단 한번
의 공격으로 형체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박살을 내버렸다.
"큭큭큭. 역시 이것도 싱겁군. 자의 노예들아, 이제 너희들이
나설 차례다!"
섀두우는 용병 노예들을 향해 소리치면서 크게 손동작으로
명령을 내렸다. 그에 반응한 반쯤 눈이 풀린 용병 노예들이 마
치 좀비처럼 부정확한 자세를 취하며 말을 몰아 부셔진 성문
의 파편들을 밟고 디트리아 시로 진입했다.
섀도우는 용병들에게 이제 마음껏 본능대로 날 뛰어도 된다
는 명령을 내려놓은 뒤, 홀로 왕성 아크 로드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에게로 접근하는 엄청난 존재감
을 하나 감지하고는 얼굴에 잃어버렸던 흥미를 띄웠다.
"괜찮은 녀석이 하나 오는군. 그렇다면……."
섀도우가 손에 힘을 주자 쥐어져 있던 흑색의 세검에서부터
강렬한 녹색의 기류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마치 이제부터 대
륙을 휩쓸게 될 파멸의 소용돌이처럼….
* * *
긴프네 왕국 변두리에 자리잡고 있는 넓은 나무숲. 잘 알려지
지 않은 곳이기는 하나, 그 엄청난 규모는 실로 그곳을 처음
보게되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대단했다. 자신들의 영
토에 그런 숲이 있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던 긴프네 왕국 소
속의 기사들과 병사들은, 현재 그 숲의 바깥 부분에서부터 천
천히 안쪽으로 포위망을 좁히며 들어가면서 입을 다물지 못하
고 연신 오래된 고목들과 생소한 식물들을 바라보며 작은 탄
성을 내질렀다.
물론 숲의 규모와 아름다움에 놀라고 있는 것은 긴프네의 사
람들만이 아니었다. 어느새 집결된 각 나라의 기사단과 병사,
그리고 마법사들. 고위 귀족들과 대표들 모두 이런 곳에 다이
티 세력이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
다.
"훗. 솔직히 안타깝긴 하네요. 이런 아름다운 숲이 곧 일어날
전투로 인해 파괴될 수밖에 없다니."
미스티는 그림자처럼 자신에게 따라붙은 아투를 돌아보며 긴
장감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 퓨티아 제국의 연합군 세력
도 긴프네 왕국에 도착해 있었던 것이었다.
"흐음. 그렇긴 하지만 대륙의 미래가 달린 일이니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없지 뭐."
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내 주변 이들의 관심이 모두 숲에
쏠려있음을 확인하고는 친근한 어조로 답을 했다. 그의 뒤로
는 언제나 그를 따르는 키메라 바주크와 다크 바스타드를 어
깨에 짊어진 우드 골렘 가이트리아가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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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이 프랑스를 이겼습니다.
후후. 솔직히 저는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프랑스 홈 경기에만 강할 뿐이죠.
물론 한국도 홈 경기에 강합니다.
고로...-_-;; 우리가 우승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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