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골렘마스터-173화 (173/244)

[골렘마스터]  # 절대 마법진 마이브레드[2]

꾸오오오오!

가이트리아가 날아오는 은빛의 칼날 같은 기운을 피하지 않

고 그대로 마법이 걸린 왼쪽 주먹을 내질러 막아내려 했다. 녹

색의 기류가 은빛의 기운과 부딪히며 엄청난 힘 싸움을 시작

하였다. 하지만 상급 마족의 힘은 결코 아투의 마법보다 아래

가 아니었다. 일순 주춤하는가 싶던 마족의 기운이 윈드 마법

을 깨부수고는 가이트리아의 왼쪽 주먹을 타고 올라 팔에 길

쭉한 상처를 남기고 뒤편으로 날아가 소멸했다.

"가, 가이트리아, 괜찮아?"

아투는 허무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골렘 걱정이 태산

이었다. 은빛 기운이 얼마나 강력한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최

소한 마나와 결합된 우드 골렘의 본체 피부를 상하게 하고 또

깊숙이 상처를 낼 정도라면 어느 정도 실감이 가는 일이었다.

『이 정도는 괜찮다. 나중에 네가 다시 복구를 시켜주면 되

는 일이니까. 하지만 정말 상급 마족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

을 정도로 엄청난 능력을 지녔다.』

가이트리아가 웬일로 상대를 칭찬한다. 평소 같았으면 웃음

을 터뜨렸을 아투였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데스

크라이가 살기 어린 미소로 일행을 노려보고 있으니 말이다.

『크크크크. 놀랍구나. 골렘의 몸 속에 드래곤 하트. 그것도

4000년이나 된 것이 들어가 있다니. 어째 풍기는 기운이 심상

치 않다 했었다.』

그러면서 녀석은 다시 한번 허공에 대고 죽음의 낫을 휘둘렀

다. 하지만 이번에는 엄청난 속도로 휘두르는 횟수를 더했고,

곧이어 촘촘한 그물을 연상시키는 은빛의 칼날들이 무수히 쏟

아져 나와 아투 일행. 그들의 앞을 막아선 골렘에게로 쇄도해

들었다. 하나도 막지 못하는 마당에, 그물을 형성하여 날아오

는 기운을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아투는 급히 옆으

로 피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미스티와 화이엘의 가느다란 허리

를 끌어안고 자신 또한 옆으로 몸을 날렸다.

콰과과과과과광!

엄청난 폭열음이 아투의 귀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뒤를 돌

아보자 방금 까지 그가 서있던 마계의 공간이 크게 파괴되어

있었다. 몇 십 베타 범위를 기준으로 크게 파괴된 공간은 곧

마계의 충만한 마기의 도움으로 회복되었지만, 아투 일행이

데스 크라이에게서 느끼는 공포감은 어느새 배로 증가되어 있

었다. 게다가….

"콜록. 콜록. 이보게. 아투 군. 미안하지만 좀 버텨줄 수 없겠

나? 이러다가는 유일하게 마법진을 사용할 수 있는 내가 먼저

쓰러져버리겠네."

녀석의 은빛 기운이 폭발할 때 발생한 마나 임팩트에 휘말린

소울드가 자욱한 연기 속에서 기침을 해댔다. 그때서야 실수

를 깨달은 아투는 일단 가이트리아를 다시 그의 앞에 세우고

는 잔뜩 긴장한 채, 데스 크라이를 막아섰다.

『그 마법진이 완성하게 내버려 둘 순 없지.』

"소울드님을 방해하게 내버려둘 수도 없다! 에잇!"

아투는 급한 김에 마나 애로우를 손에 쥐고는 그냥 생각나는

공격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그의 입이 빠르게 들썩이는가 싶

더니, 이내 뇌전이 뭉쳐져 퉁겨나갔다. 동시에 그의 옆쪽을 스

치듯 지나가서 마족에게 날아가는 또 하나의 기운이 존재했

다. 바로 팔찌의 영혼체로 힘을 사용한 미스티였다.

『가소롭군.』

전혀 거리낌없는 표정이던 녀석은 가볍게 낫을 한번 휘두름

으로서 뇌전 화살과 영혼체의 무형의 기운을 막아냈다. 그리

고 녀석의 형체가 잠시 흔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아투와 미스

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온다. 조심해라!』

가이트리아는 일순 긴장하여 사람들의 앞을 막아섰다. 간발

의 차로 어두운 공간에서 날아든 은빛 칼날이 가이트리아의

어깨에 팔과 같은 깊숙한 상처를 남기고 사라졌다.

『크으윽. 이 정도로 나 가이트리아를 쓰러뜨릴 수 없지.』

"가이트리아……. 좋아.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마

법진이 완성될 때까지 어떻게 버텨보자!"

스스로의 힘을 북돋기 위해 소리친 아투의 손이 위쪽으로 들

어올려졌다. 이내 그의 양손에 푸른 마나가 맺혀갔고, 마지막

으로 짧은 캐스팅과 함께 시동어를 외쳤다.

"가이트리아 매직 아머, 베리어!"

매직 아머 장착 주문. 베리어의 힘이 그대로 실린 반투명한

백색의 갑옷이 순간 가이트리아의 몸 위에 생성되더니 완벽

히 달라붙었다. 이제 어느 정도 마족의 은빛 칼날 공격에 대비

가 됐다고 생각한 골렘이 그림자 보법을 시전하면서 잔상만

을 남기고 달려나갔다.

"3시 방향이야."

누군가 녀석의 위치를 일러주었다. 골렘은 기다릴 것도 없다

는 듯이 아투의 마나를 받아들이고는 어느새 녹색의 기류로

둘러싸인 양손을 맞잡고 그대로 3시 방향을 향해 힘껏 휘둘렀

다.

후우우우웅! 퍼버버버버벙!

오직 어둠만이 존재하는 공간인 듯 싶었던 그곳에서 갑자기

무언가 크게 박살이 나는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존재가 주르르 밀려나왔다. 바로 죽음의 낫을 들고 있는

핸섬한 마족, 데스 크라이였다.

『재미있군.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춘 나를 찾아내는 존재

라….』

"호호호호호."

과장된 웃음을 터뜨리며 입을 가리고 있는 소녀에게 데스 크

라이의 시선이 고정됐다. 처음에는 그냥 상당한 실력을 가졌

다고 생각하던 그였지만, 이내 상대의 모습을 살펴보고는 그

녀에게서 풍겨지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소멸의 위협조차 느

끼게 하는 그 기운을 감지하고는 죽음의 낫을 쥔 손에 크게 힘

을 주었다. 그의 마기가 막힘 없이 흘러든 낫의 칼날 부근은

주변의 마계와 공명 반응을 일으키며, 미세하게 떨렸고, 은회

색의 기가 크게 뿜어져 공격 범위를 넓혔다.

『천상계 존재가 이곳까지 행차하시고, 이거 정말 영광이

군.』

데스 크라이가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동시에 화이엘 또한 허

공으로 날아올라 그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서서히 그녀의 몸

에서 백색의 광채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뭐 이제는 마계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허락을 받았으니

까."

『허락? 타크니스님에게 허락을 받지는 않았을 텐데, 감히 마

계의 출입을 누가 허락했다는 말이지? 사실은 내 역소환의 기

운이 너무 강해 딸려온 것이 아닌가?』

데스 크라이는 살짝 그녀를 비꼬는 말투로 동요를 시켜보려

하는 수작이었다. 마계라고는 하지만, 그가 그 정도로 경계할

만큼 엔젤이라는 존재의 능력은 대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녀

석의 의도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화이엘은 다시 한번 과장

된 웃음으로 여유롭게 표정을 포장하며 답했다.

"이거 어쩌지? 허락을 내려주신 분은 바로 빛의 신 샤이트리

아님이신데. 게다가 타크니스가 요즘 꾸미고 있는 심상치 않

은 일 때문에, 지상계에서 발현할 수 있는 우리 엔젤들의 힘

이 늘어나게 됐어. 아마 천상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힘의 오분

의 일 정도는 끌어올릴 수 있을 듯 싶은데? 호호호호호."

그녀는 말을 마친 후, 서서히 몸 안에 갈무리했던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그녀의 가녀린 등에서부터 밝은 빛이 새

어나왔고, 이내 한 차례의 섬광과 함께 총 두 쌍의 하얀 깃털

로 뒤덮인 날개가 뻗어 나왔다. 어두운 마계를 백색의 빛으로

반쯤 물들인 날개, 그리고 그 날개를 지닌 화이엘의 얼굴에선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스러움이 느껴졌다.

『네가 나를 공격할 수 있다면 나도 너를 공격해도 되겠지.

자, 받아라! 신의 인형 같은 존재여!』

데스 크라이가 순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이엘도 대

꾸 없이 살짝 구겨진 표정으로 날개를 이용하여 빠르게 날아

갔다. 아투가 급히 그들의 싸움이 끼어 들어 화이엘을 도우려

했지만, 당사자인 그녀가 그에게 끼어 들지 말라고 외쳤다.

"그래도……. 위험하지 않을까?"

곧 엄청난 권능의 소유자들끼리의 싸움이 시작됐다. 밝은 빛

의 기둥과 어둠의 기둥. 그 둘이 한번씩 부딪힐 때마다 엄청

난 마나 임팩트가 발생하여 주변에 피해를 입혔다. 나약한 영

혼 상태의 것들은 그 임팩트 현상에 휘말려 허무하게 소멸했

고, 아투와 미스티는 힘겹게 가진 능력을 이용해 베리어를 형

성한 뒤, 뒤에서 마법진을 그리고 있는 소울드에게 영향이 가

지 않게 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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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으로 치닫는 건가?

하지만 아직 4권!

6권 완결 예정인 관계로 여기서 절정이 될 순 없다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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