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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마스터-112화 (112/244)

[골렘마스터]  #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7]

"다, 다들 와주셨군요!"

일단 반가운 마음에 아투가 소리쳤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간

에 일단 9서클 대마도사까지 와주었고, 또 풍검술을 정식으로

전수 받은 샤우드 백작과 뛰어난 전투술을 발휘하는 와이번

나이트. 게다가 팔찌의 정령을 부리는 미스티까지 함께 한다

면 언덴드 드래곤쯤은 쉽게 해치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

이 샘솟았다.

"허허허허. 이놈아. 이런 괴물 녀석을 너 혼자 상대할 생각이

었냐?"

실피스가 어느새 다가와서는 아투의 뒤통수를 지팡이로 한

대 툭 치며 말했다. 바로 옆에서 모든 것을 파괴할 듯한 기세

로 씩씩대는 마룡이 버티고 있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

평한 모습이었다. 샤우드 백작도 날이 잘 선 검 한 자루를 손

에 든 채, 아투에게 다가왔다.

"공주님을 보호해드리기 위해 함께 왔네. 원래는 후방에서 모

셔야 했는데, 막무가내로 가시겠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다네."

"뭐 이제 와서 돌려보낼 수도 없습니다. 일단은 그다지 위험

하지 않는 곳으로 미스티…… 공주님과 함께 피해 계십시오."

아투는 그렇게 백작에게 말하면서 미스티에게 모든 것을 설

명하는 눈빛을 보냈다. 처음에는 절대 아투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마룡과의 전투를 함께 할 것만 같던 그녀도 이내 아투의

심정을 이해하고는 잔뜩 긴장한 모습의 샤우드 백작과 함께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멀어졌다.

"아투! 저 마룡은 언덴드 괴물이야. 우리 와이번 나이트들도

어쩔 도리가 없겠지만, 일단 녀석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에

주력할게. 그동안 실피스 대마도사님과 함께 마룡을 물리칠

방법을 강구 해줘."

와이번 나이트들의 지휘관. 보통의 와이번들과는 크기부터

가 상당히 다른 녀석을 타고 있는 디트가 아투에게 말했다. 확

실히 비병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갑주도 가볍게 차려입은

모습이었는데, 디트의 호리호리한 체구와 아주 잘 어울렸다.

아투는 꽤나 친해진 사이가 된 디트과 와이번 나이트들을 둘

러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우리는 상승한다. 와이번 나이트 고도를 높여라!"

디트의 명령 아래 와이번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상공으로 질

서정연하게 날아올랐다. 잠깐 팔찌의 정령에 의해 브레스가

막혔던 마룡은 아투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와이번들을 쫓아 목

을 돌렸다. 거대한 드래곤과 그와 비교해 파리 만한 크기의 와

이번들이 공방전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야 이놈아! 지금 저 작은 갈색 파충류에게 정신을 팔고 있을

때냐? 어째서 이런 언덴드 드래곤이 나타났는지 설명이나 좀

해주거라. 그리고… 지금 저기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골렘,

네 것 아니더냐?"

아차! 아투는 스승님의 말을 듣고 깜빡 잊고 마법을 풀었던

존재를 떠올렸다. 아마 잠깐 동안 강제 비행 마법의 반발력으

로 더 높은 하늘로 치솟았었던 가이트리아가 이제 거의 지면

가까이까지 떨어졌을 텐데.

콰과과과광!

갑자기 아투의 등뒤에서 엄청난 굉음이 울리며 작게 대지가

진동했다. 그 엄청난 소리에 정신을 차린 그는 이제야 강제 비

행 마법이 어느 사이 풀려버렸다는 것을 깨닫고는 얼굴색이

확 바뀌었다. 그 정도 높이에서 자유 낙하했다는 소리는 가이

트리아가 지면에 그대로 박혀버렸다는 말이 되는 것이니….

뒤를 돌아본 아투의 눈에 땅에 반쯤 얼굴을 묻고 있는 골렘

의 처참한 모습이 들어왔다. 아마도 얼굴부터 떨어진 듯, 상당

히 힘겹게 얼굴을 빼내고 있었다.

"아, 저기 그러니까 가이트리아. 갑자기 다른 사람들이 나타

나는 바람에 놀라서 그만 신경을 쓰지 못 했어."

애써 변명을 하며 아투는 슬슬 뒷걸음질쳤다. 솔직히 당장 적

이 될 수도 있는 가이트리아가 막연한 적인 마룡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

『크크크크크. 주인이여.』

골렘이 기괴한 웃음을 흘리며 겨우 땅속에 박힌 머리를 빼냈

다. 과연 그 충격이 대단했었던 듯, 얼굴 부근에 달린 코가 납

작해진 느낌이 들었다. 만약 자신의 망가진 얼굴을 가이트리

아가 보게 된다면 어떤 태도를 보일까? 드래곤 하트 때문에 자

부심하나로 버티는 골렘인데 말이다. 아투는 그 점을 염려하

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양손 양발 모든 동작을 동원하여 사

과를 하기 시작했다.

"아, 정말 미안하다니까. 그러니까 한 번만 봐 줘. 너의 주인

인 내가 이렇게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하잖아."

"그래. 이 드래곤의 썩어빠진 정신만 배워먹은 골렘아. 지금

은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닌 듯 하다. 그 일은 저

언덴드 드래곤부터 좀 잡고 나서 해결해도 늦지 않을 것이니,

진정 해라."

웬 일로 실피스가 아투를 돕고 나서나 했더니, 역시 마룡을

의식해서였다. 순간 제자를 구하기 위해 말을 꺼낸 줄 착각하

여 존경의 눈빛을 가지던 아투는 이내 조금 삐친 표정으로 고

개를 획 돌려버렸다.

『크으…. 고작 인간이… 크으.』

가이트리아는 실피스의 말에 투덜거리면서도 이내 반대편으

로 돌아서서는 몸체에 묻은 흙과 돌 부스러기들을 털어 냈다.

와이번 나이트의 지휘관 디트가 편대를 이끌고 마룡의 시선

을 잘 집중시키고 있었지만, 언제 녀석이 관심을 돌릴지 모르

는 일이었기 때문에, 몸을 정리한 가이트리아가 방어 자세를

취해 아투의 정면을 보호하고 나섰다.

"자, 이제 골렘은 진정된 것 같으니 자초지종을 좀 말해보거

라. 루미니의 급한 전갈을 받고 날아오느라, 어떤 일이 벌어

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구나."

톡.

실피스는 다시 제자의 머리를 지팡이로 두드리며 말했다. 반

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던 아투는 눈물을 찔끔거리며 머리를 만

지작거리더니 혼자 궁시렁 거리며 대답했다.

'으으…. 그래도 명색이 공주를 호위하는 직속 가디언 나이트

인데, 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하다니. 나중에라도 꼭 단단히 따

지고 지나가야겠어.'

"스승님. 짧게 말씀드리자면 이러합니다. 교황인 다이티라는

자가 신이 되려는 무서운 음모를 꾸몄습니다. 마족과 손을 잡

고 고대 마도 제국의 서적까지 훔쳐냈고, 이제는 모든 일을 마

무리하기 위해 이곳을 떠났습니다. 게다가 가기 전에 이곳 지

하에 잠들어있던 옛 마룡의 시체까지 언덴드로 만들어놓았고

말입니다."

"허허허허허. 고대 마도 제국에서 신이 되는 방법까지 알아냈

었다는 말이냐? 그건 듣지도 못했던 얘기인데…. 뭐 어쨌든 좋

다. 일단 저 언덴드 드래곤부터 해결하고 그나마 남은 수도의

건물들을 보호하도록 하자꾸나."

실피스는 간단한 제자의 설명을 듣고는 몸을 돌려 거대한 몸

체를 지탱하고 서있는 마룡의 드래곤 하트 부분을 바라보았

다. 일단 언덴드라도 그 움직임을 총괄하는 힘의 원천이 있기

마련. 상당한 마력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저 검은 드래곤

하트만 공격하여 파괴할 수 있다면 승부는 쉽게 결정나리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 점은 아투가

먼저 생각하고 있었던 바였지만,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해 성공

시키지 못하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스승님. 아무리 스승님이 9서클 마도사라 해도 전설상에서부

터 엄청난 악명을 떨쳤던 마룡의 언덴드화 된 존재를 해치울

수 있을 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단 시간 끄는 일은 와이

번 나이트들이 잘 하고 있으니, 좀 더 전력을 보충하여 신관이

라도 대거 동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투는 살짝 굽혀진 가이트리아의 무릎을 밟고 어깨위로 올

라가며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실피스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

르고 있구나 라는 식으로 손가락을 휘저으며 반박했다.

"이 녀석아. 원래 드래곤은 수적 우세로 이길 수 있는 생명체

가 아니다. 더구나 언덴드 괴물은 죽음을 불사하는 파괴의 존

재일 뿐이다. 병사들이나 신관 다수를 동원한다면 물론 저 괴

물 녀석은 죽일 수 있겠지. 하지만 아군의 피해도 커지게 될

것이다."

"그래도 언덴드 괴물은 신관들의 신성력이 쥐약과 마찬가지

인데…."

"바보 녀석아! 지금은 교황의 음흉한 계획으로 인해 거의 대

부분의 신관들이 지방으로 파견된 상태다. 그나마 남아있는

신관들마저도 지금은 전투에 휘말려 신성력을 발휘할 수 없

는 상태라는 것도 다 알아보고 왔다. 그리고 넌 내 가르침을

잊었느냐!? 언덴드 괴물은 화염 마법 앞에선 짚더미와 다를 바

가 없다."

실피스는 답답한 듯 다시 한번 지팡이로 제자의 머리를 쥐어

박은 뒤, 주문도 외우지 않고 가볍게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9

서클의 충만한 마나를 가진 사람에게는 그 정도의 일은 마법

으로도 여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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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힘들군... 팔 아프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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