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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마스터-64화 (64/244)

[골렘마스터]  # 미스티의 정체[8]

『이 힘은 자연계 자체의 능력을 빌려오고 있다. 마법과는 개

념이나 운용 방식에서부터 달라. 이치를 깨닫고 그 수법을 완

벽히 익힌 자들만이 바람을 다스릴 수 있으니. 주인이여. 나이

츠라는 인물은 그 개인의 능력보다는 이런 풍검술이라는 진법

을 사용함으로서 발휘되는 합동 공격으로 승부를 낼 셈이다.

저들의 공격에 말려든다면 승산은 없다.』

"괜찮아. 내가 방심했던 것 뿐이야. 이제부터 제대로 상대해

주지."

이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어찌 방금 전까지 목숨이

위험했던 사람이라 생각하겠는가. 그는 마나 애로우를 들지

않은 손을 하늘로 치켜올렸고 손바닥을 쫙 폈다. 그러자 푸른

안개의 형을 한 마나장이 더욱 더 짙어졌고, 그와 상반되게 상

대의 풍검술이란 진법의 힘이 약해져 갈라진 틈 사이로 솟구

치던 바람도 점차 사라져갔다. 그 때문에 하늘로 날아올랐던

나이츠를 비롯한 검사들이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타이밍!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을 부릅뜬 아투가

한쪽 손으론 마나 애로우의 시위를 퉁겼고, 다른 한 손으론 가

이트리아에게 신호를 주었다.

"이때야! 이 절묘한 순간을 놓쳐선 안 돼!"

『나도 알고 있다!』

슈슈슈슉!

거대한 갈색의 그림자가 바람보다 더, 아투의 손에서 떠나간

마력 화살보다도 더 빠르게 쇄도하여 잔형을 남기면서 움직이

기 시작했다. 나이츠는 흉흉한 기세로 달려드는 골렘의 움직

임을 눈으로 쫓으면서 재빨리 균형을 잡고 방어 자세를 취하

려 노력했지만, 다른 검사들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대처할 생

각을 하지 못하는 행동들이었다.

꾸오오오!

엄청난 포효가 터졌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귓가를 스칠 정

도였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접근한 골렘은 막 지면을

밟으려고 허우적거리는 검사들 중, 가까운 두 명을 향해 양 주

먹을 날렸다.

"크어억!"

"쿨럭쿨럭!"

둔탁한 타격음이 또다시 울려 퍼졌다. 거대한 주먹 공격에 가

슴을 직격 당한 그들은 하나 같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가슴을

움켜쥐며 쓰러져 버렸다. 잠깐 동안 풍검술로 기선을 제압했

던 자들의 결말치고는 너무 황당할 정도였다.

탓!

그때였다. 슉슉 바람이 갈리는 소리가 아투의 눈앞까지 당도

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는 멍한 눈으로 그 형체

를 바라보았고, 곧 균형을 잡은 나이츠가 풍검술을 이용하여

날아온 것임을 파악하고는 입을 딱 벌렸다.

『이런 바보 같으니! 방심은 금물이다, 주인이여!』

그림자 보법. 예전 붉은 화염 기사단의 단장과 결투를 할 때

자연스레 익히게 된 보법술. 가이트리아는 아투의 명령 없이

스스로의 의지를 이용하여 아투의 앞을 막아서며 양팔을 교차

시켰다.

푸슈슉!

"가이트리아!"

다행히 아투는 무사했다. 하지만 나이츠의 검을 대신 맞은 가

이트리아의 팔은 그다지 무사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놀랍

게도 가이트리아가 마력과 합성된 단단한 나무 재질의 골렘임

에도 불구하고, 나이츠의 길다란 장검이 팔 깊숙이 박혀든 것

이다.

『감히 나에게…. 하찮은 인간이 감히!』

팔에 박혀있던 검날을 급히 회수하여 뒤로 몸을 빼내는 나이

츠의 행동을 본 가이트리아는 엄청난 분노로 인하여 양발을

굴려 지면을 밟았다. 나이츠는 안전하다 생각되는 거리를 유

지하면서 다시 남은 인원 몇으로 풍검술의 진법을 짜기 시작

했다.

"다시 한번 풍검술이다! 저 자들이 우리의 진법을 한번 깨버

렸으니, 이제는 더욱 강력하게 힘을 끌어내야 한다!"

콰광!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골렘의 거대한 발이 지면에서 1베타 정

도가 묻혀버렸다. 하지만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모양인지

음파 공격을 방불케 하는 포효소리와 함께 주인 아투 에게 따

지고 들었다.

『이 머저리 같은 놈! 네 녀석은 골렘과 함께 싸우느니 어쩌

니 하면서 아예 모든 전투는 나에게 맡겨두고 있군!』

"하…. 미안. 솔직히 너무 오랜만에 너랑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 같아서 말이야. 자, 이제부턴 집중을 해볼게."

잡아먹어버릴 듯한 무서운 기세 때문인지 아투는 자신이 주

인이라는 점도 까마득하게 잊고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

다. 물론 진짜 사실인 점도 있었다. 2주 정도를 골렘과 함께 싸

우지 않고 평화롭게 보냈으니까 말이다. 물론 다른 골렘술사

들은 연습을 통해서 성장하지만, 아투는 실전 경험을 통해 성

장하는 약간은 이상한 체질이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공백은 지

금 전투에 있어서 많은 불이익을 주고 있었다. 더구나 자신의

상태를 제일 잘 알고 있는 아투는 어떻게든 잡생각을 떨쳐버

리고 정신을 집중하려 노력했다.

'그래. 골렘술은 술사의 정신력과 집중력에 달려있지. 만약

지금 내가 무너지게 된다면, 화이엘까지 나쁜 일을 당하게 될

지도 몰라. 물론 목숨을 빼앗는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

도 빨리 싸움을 끝내고 미스티를 구해야 해.'

심(心).

아투는 그 단어 하나만을 머리 속에 서서히 각인시켜갔다. 그

리고 어느 정도 무아지경의 상태까지 도달하자, 거의 반사적

으로 마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편 아투의 등뒤를 지키면서 숨어 있다가 모습을 드러낸 마

법사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던 화이엘은 아투쪽의 상황과는 다

르게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력 소모가

극히 적은 소규모의 마법들과 기본적인 마법을 조합하여 마법

사들을 상대했고, 오히려 그것이 중급 마법사들에게는 큰 위

협이 되었던 것이다. 자신의 높은 서클만을 믿고 중서클의 마

법들을 난무했으니, 상대적으로 저들이 지쳐 가는 것이 당연

한 결과였다.

"플레임 월!"

"파이어 허리케인!"

다시 한번 화이엘의 오른편에서부터 화염 계열의 중급 마법

들이 난무하여 날아들었다. 다행히 그녀의 몸 주변에는 알 수

없는 장막. 즉 베리어가 형성되어 모든 마법을 차단하고 있었

는데, 사실 그 장막은 마력으로 형성된 힘이 아니라 그녀 본

존재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것이었다. 역시나 이번에

도 그 장막은 발 밑에서 솟아오르는 거대한 불기둥도 막아냈

고, 무섭게 회전하며 날아드는 불 회오리 또한 완벽히 빗겨냈

다.

…….

평소의 그녀와 지금의 모습과는 상당히 달랐다. 언제나 쾌활

하면서도 걱정이 될 정도로 말이 많았던 그녀가 이번 전투에

서는 묵묵히 저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더구나 전력을 다하는 것도 아닌, 그저 성의 없이 싸우는 그러

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상대 마법사들은 속으로 은근히 흥분하

고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치잇! 우리 5서클 마법사들 혼자서 상대하면서도 동작에 여

유가 흘러 넘치는군!"

푸른 로브를 입고 그 위에 푸른색의 갑주를 덧입은 중년 나이

의 잘 생긴 마법사가 기가 차다는 듯 외쳤다. 긴 로브 자락 밖

으로 빠져나온 한쪽 손에는 작은 수정구가 들려있었는데, 잠

깐 섬광이 작렬함과 동시에 강력한 뇌전이 쏟아졌다.

빠지지지직!

5서클 뇌전 계열의 썬더 볼트. 일단 그것을 맞으면 죽는 것은

아니었지만, 심각한 마비 상태를 일으켜 전투 불능으로 만드

는 보조 효과가 뛰어난 마법이다. 특히 마법사들은 썬더 볼트

에 당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이었는데, 그 이유는 몸 안을 맴돌

고 있는 마나와 그 자기장이 서로 반발하여 내상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만약 아투에게 썬더 볼트가 날아갔다면 그는 크

게 놀라며 몸을 굴리거나 골렘을 이용해 대신 막았을 것이다.

스르르.

하지만 놀랍게도 화이엘은 그녀 자신이 마법사임에도 불구하

고 아주 당당한 자세로 자리를 지켰다. 대신 그녀 주변의 무

형 무체의 막이 엄청난 뇌전과 부딪혔다.

폭발은 없었다. 그녀 주변의 막도 소멸되지 않았다. 다만 상

대 마법사가 쏘아낸 썬더 볼트만 완벽히 무마되어버렸다. 더

구나 방금 마법을 쏜 사람은 백작가가 키워낸 본 저택 마법사

들 몇 명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게 평가되는 자였기 때문에 그

자의 공격이 허무하게 끝나버리자 다른 마법사들까지 사기가

뚝 떨어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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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0- 밥 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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