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골렘마스터-63화 (63/244)

[골렘마스터]  # 미스티의 정체[7]

"화이엘의 말이 맞아. 아마도 마법사들은 샤우드 백작가에서

키워낸 자들인 것 같은데, 뒤쪽에 있는 세 명의 마력이 제일

강하게 느껴져. 아마 4서클 골렘술사인 나보다 더 상위 마법사

들일 거야."

"자, 잠깐 아투. 지금 4서클이라고 했어? 내가 느끼기에는 아

투의 마력이 최소 5서클 마스터 이상 같은데?"

화이엘이 정색을 하면서 손을 휘저었다. 몇 번을 시도해봐도

분명 아투의 마력을 탐지한 결과는 5서클 마스터 이상이라는

결론밖엔 나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

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픽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하하. 말도 안 돼. 난 아직 4서클 초보인걸."

"피! 내 말을 못 믿겠다면 직접 가이트리아에게 실험을 해보

면 되잖아? 내가 알기론 5서클 골렘술사부터 매직 아머가 가

능할 텐데 말이야?"

아무래도 말로는 믿지 않을 것 같은 아투의 표정을 보며 확신

의 빛을 담아 말하는 그녀였다. 물론 아직까지도 그녀의 말을

믿지 못하던 아투는 확실히 확인을 해볼 수 있는 방법을 듣고

는 곧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력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츠르르르릇!

막 아투가 마력을 끌어올리는 그때, 갑자기 뒤쪽에서 강력한

마력의 기운이 감지됨과 동시에 짜릿한 무언가가 날아오는

게 느껴졌다. 강력한 뇌전 계열의 마법. 매직 아머 중 가장 간

단한 1서클 마법을 형상화 해보려던 아투는 극도의 마력을 끌

어올려 베리어를 전개시켰다.

치지지직! 콰광!

순간 엄청난 소리와 함께 노란 광채가 폭발했다. 다행히 베리

어를 전개한 아투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았지만, 상대방의 마

법 실력이 예상 밖으로 뛰어났기 때문에 잔뜩 긴장한 상태였

다.

"저쪽이 먼저 공격하기 전까진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데, 왜

그랬나!"

나이츠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아투 일행의 뒤쪽 바위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와 마법을 날린 마법사를 향해 나

무라는 어조로 외쳤다. 방금 뇌전 마법을 날린 마법사는 초록

색의 햇을 깊게 눌러쓰고 고목 나무 지팡이를 들고 있었는데,

의외로 담담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저들이 마력을 끌어올려 무슨 짓을 하려 했습니다. 저

는 혹시나 나이츠님이 위험하실 까봐, 염려되는 마음에 공격

한 것뿐입니다."

"뭐 설명은 나중에 듣기로 한다! 어쨌든 저들은 우리에게 적

의를 표시했으니, 사정 봐주지 말고 공격하라! 필요시엔 내가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할 테니 살상도 허용하겠다."

아투는 강한 카리스마를 발하며 부하들을 다스리는 나이츠

란 인물을 새삼 다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그의 손

에 들린 검에 맺힌 푸르스름한 검기를 보고는 입을 굳게 다물

었다. 아직 완벽한 소드 마스터의 그것은 아니었지만, 골렘술

사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되는 검기의 수준이었던 것이다.

"화이엘. 상대는 우리보다 수가 많아. 더구나 마법사와 검사

들의 조합이야.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키는 게 좋을 것 같은

데…, 괜찮겠어?"

아투는 화이엘과 등을 마주 댄 뒤, 잔뜩 살기를 풍기며 포위

망을 좁혀드는 백작가의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마법사들만으

로 상당히 벅찬 상대들 같은데, 거기다가 소드 마스터에 근접

한 나이츠를 비롯하여 검을 든 자들이 다섯이니….

"호호호. 걱정하지마. 난 아투가 더 걱정되니까."

"푸풋. 하하. 상황이 이런데도 막 웃음이 나오려고 하네. 좋

아. 어쨌든 상황 좀 정리하고 얘기하자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는 그녀 덕분에 어느 정도 책임감을

떨쳐낸 아투는 곧 자신과 가이트리아에게만 정신을 집중했

다. 꽤 오랜만에 정식으로 하는 골렘술 전투. 과연 그의 뜻대

로 잘 될지 걱정을 하던 아투는 곧 바짝 다가온 검사들을 향

해 시선을 돌렸다.

『하찮은 것들이 아주 눈을 어지럽게 하는군. 주인이여. 빨

리 끝내도록 하자.』

거대한 두 주먹을 굳게 쥔 가이트리아는 접근해오는 간 큰 인

간 검사들을 보며 귀찮다는 듯 움직였다. 아투는 잠시 골렘도

눈이 어지러운가 하는 의문을 가지다가 목까지 날아든 검날

을 보고는 흠칫하여 땅을 박차고 물러섰다.

"이런…! 어택 모드 오픈!"

꾸오오오오오!

순간 아투를 위협하던 검사의 머리 위로 골렘의 거대한 주먹

이 떨어졌다. 하지만 꽤나 단련을 한 솜씨인 듯, 그 자는 가죽

갑옷의 특성을 살려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어림없다!"

하지만 아투의 눈을 벗어날 정도로 뛰어난 실력자는 되질 못

했다. 마력을 운용하던 그가 급히 손을 움직이자, 허공을 내려

치던 골렘의 주먹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그 자의 그림자를

쫓았다.

퍼버벅!

"크어억!"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녀석이 입고 있던 가죽 갑옷이 터져 나

갔다. 입에선 하얀 액체가 흘렀고, 고통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

아하니, 상당한 타격을 입은 듯 보였다.

한 녀석이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버리자, 나이츠는 예상 밖의

강적이라도 만난 표정을 짓고는 조심스럽게 검을 고쳐 쥐었

고, 나머지 검사들도 쉽사리 달려들지 못하고 골렘 주변을 맴

돌았다.

『시시하군.』

"맞아. 생각보단 별로 위험한 사람 같지도 않고 말이야."

한 명을 쉽게 제압해서일까. 아투는 언제 긴장하고 있었냐는

듯이 상당히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다. 이제는 아예 골렘과 함

께 싸울 생각은 뒤 전으로 접어두고 마나 애로우를 꺼내든 그

는 활시위가 있어야할 자리에 손을 가져갔다.

샤아앙!

손을 가져가고 탄력을 가하자, 순간 공명음이 발생하며 푸른

빛으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기운이 뿜어졌다. 그것은 대담하게

도 허공을 가르며 나이츠에게로 날아갔다.

"우리 편 한 명이 쓰러졌다고 해도 그렇지, 날 완전 허수아비

로 보고 있는 것 같군!"

나이츠는 어떠한 속임수도 없이 정면으로 날아드는 마력 화

살을 보면서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의 자신

감에 가득 찬 태도는 말뿐만이 아닌지, 어느새 차가운 검날이

푸른 기운을 가르고 있었다.

거기다 나이츠의 주변으로 자리를 잡고 움직이지 않고 있던

나머지 검사들도 아투가 방금 전 쓰러뜨렸던 자와는 질적으

로 달라 보였다. 하나같이 날카로운 눈매가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냈고, 검을 잡은 자세 또한 심상치가 않았다.

또한 그들은 나이츠를 중심으로 일정한 진이라도 짠 것처럼

방위를 밟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심상치가 않다. 저들은 개인 행동으로 공격하는 훈련을 쌓

은 자들이 아닌 것 같다.』

가이트리아가 경고음을 전달했다. 물론 아투 또한 눈이 있었

기에 그들의 낌새 정도는 예전에 파악한 뒤였다. 흩어져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그들의 분위기. 그리고 그들 주변으로

피어나는 알 수 없는 기운. 서서히 그들을 중심으로 땅이 갈라

지기 시작했고, 엄청난 기류의 바람이 솟구쳤다.

슈아아아!

"뭐, 뭐지!?"

마법은 아니었다. 마력이 느껴지질 않았다. 그저 자연풍으로

느껴지는 그러한 힘. 아투는 일단 날카로운 바람이 몸을 갈기

갈기 찢어놓기 전에, 베리어를 형성하여 몸을 보호하려 했다.

"이것이 우리 샤우드 백작 가문 사람들에게만 전수되는 풍검

술이다!"

"고요한 바람의 힘을, 풍살진!"

"정적 뒤에 찾아오는 폭풍, 풍살진!"

"정화하는 힘을 가진 청결한 바람, 풍살진!"

나이츠를 비롯한 그들은 동시에 각기 다른 말을 내뱉으면서

땅에서 솟구친 바람을 타고 날아올랐다. 마법 스카이 플라이

를 사용한 것도 아니었고, 신력을 이용한 것도 아닌… 그저 자

연의 힘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로 날아오른 그들은 각

기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아투를 향해 쇄도했고 시린 빛

을 발하는 검날에도 또한 강력한 풍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이런! 몇 몇 귀족 가문에게만 전해지고 있다는 그 밀가의 법

술인가!"

아투는 낭패의 빛이 역력하게 표현되는 얼굴을 감추지 못하

며 급히 자신의 몸에 헤이스트 마법을 걸었다. 잠시 초록색의

빛이 그의 몸에 서리는 가 싶더니, 잠시 후에는 눈 깜짝할 사

이에 그의 신형이 몇 베타 뒤로 물러나 있었다.

채쟁챙!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아투의 물러선 자리에는 누구의 것

이라 구분할 필요 없이 바람을 타고 날아든 존재들의 검이 박

혀들었고, 대리석 바닥이 그대로 맨땅을 드러냈다. 전투 상황

에서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귀찮게 여기던 가이트리아가

급히 아투를 보호하려 몸을 날릴 정도도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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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빨리 몇 편 더 올리고 뭐 좀 먹으러 가야 할 듯. 꼬르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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