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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마스터-56화 (56/244)

[골렘마스터]  # 신성제국 퓨티아의 세력가[4]

"아, 아투. 무슨 일이에요?"

행동이 돌변한 일행을 보며 미스티가 불안한 듯 떨리는 어조

로 물었다. 반사적으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은색의 팔찌를

만지고 있는 그녀였다.

"누군가 우리를 미행하고 있는 것 같아. 가이트리아가 지금

그런 얘길 했어."

"아투! 지금 우리들의 행동을 보고 직접 나설 모양인가 봐!

저 앞을 봐!"

주변을 탐색하던 화이엘이 지상으로 내려서며 다급하게 소리

쳤다.

정말이었다. 평범해 보였던 사람들 사이로 몇 몇의 무리들이

반 무장을 한 채 걸어나왔다. 헐렁한 옷을 입고 있긴 했지만,

사실은 속으로 두터운 가죽 갑옷을 껴입은 것이었고 손에 들

린 지팡이 또한 사실은 그 나무 속으로 날카로운 검날이 숨겨

져 있을 것이다.

'또 미스티를 노리는 존재들인가? 하긴 퓨티아 영토로 들어

온 것 자체가 이미 적진 한 가운데로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

이니.'

아투와 화이엘이 어려운 싸움을 예상하고 잔뜩 힘을 끌어올

렸다. 예전 드워프 마을에서 선물 받았던 푸른 금속 디테일 마

나 애로우를 꺼내든 아투였고, 양손에 강력한 마력구를 형성

한 화이엘이었다.

하지만 모습을 드러낸 상대방 무리들은 아투 일행에게 품은

적의는 없어 보였다. 대신 아주 반가운 얼굴을 하고는 그들의

무리 선두로 나선 자가 일행을 향해 다가갔다.

*  *  *

나이츠 카샤.

뛰어난 외모와 말솜씨. 웬만한 자에게는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발군의 검술 실력. 더구나 대륙 최강국이라 불리는 선

성 제국 퓨티아의 세력가 중 하나인 샤우드 백작의 충신인 그

는 세상에서 남부러울 게 없는 사내였다. 물론 왕이나 황제.

나아가 전 대륙을 손아귀에 쥐는 그러한 야심 찬 계획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나이츠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

의 만족감과 행복을 끌어내 생활하는 아주 생활력이 강한 사

람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샤우드 백작 가문에서 일하는 하인으로 자

라났다. 그의 부모님 또한 샤우드 백작 가문에 충성하는 성실

한 하인들이었고, 그 또한 부모의 업보를 안고 태어나 처음부

터 남의 종노릇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이츠는 자신이 처

한 상황에서도 전혀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는 않았

다. 틈틈이 일하는 사이사이에 학문을 갈고 닦았고, 그가 노력

하는 모습이 현 샤우드 백작의 아버지인 샤른스트 백작의 눈

에 들게 되어 그의 아들 샤우드와 함께 검술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특혜를 누렸다.

어릴 적부터 샤우드는 나이츠를 형제나 친구처럼 스스럼없

이 대했고, 나이츠 또한 그를 형이라 부르며 잘 따랐다. 그리

고… 세월이 흘러 인생에 대해 조금씩 생각을 할 나이가 되었

을 때, 나이츠는 자신의 목숨을 걸며 샤우드 백작을 주군으로

모시려 맹세했다. 백작은 자신의 영지에서 편히 생활할 수 있

게 그에게 작위를 내려주려 했지만, 결코 나이츠는 받아들이

지 않았고 지금까지 백작에게 신임을 얻어 여러 가지 귀족 세

력의 뒷일을 맡아 해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제 샤우드 백작에게 제국의 공주인 헬레니아님을

찾아오라는 명을 받고 출발한 그는 샤유라에서 가장 가까운

자그마한 도시에 도착했다.

"자.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움직이면서 헬레니아 공주님

을 찾아라. 해가 지기 전까지 북쪽 문으로 모이면 된다. 그럼

해산."

나이츠는 영지로부터 데려온 믿을 만한 수하들을 도시 전 지

역으로 퍼뜨린 뒤, 자신도 그를 따르는 수행원 몇 명과 함께

샤우드 백작에게 들은 단서를 토대로 수색에 나서기 시작했

다.

'공주님이 처음 발견된 장소는 그 도시의 여관. 가장 크다고

하는 여관일세.'

단서는 오직 여관에 투숙하셨다는 점. 나이츠는 일단 도시 사

람들에게 물어물어 그 여관을 쉽사리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로 공주님이라 예상되는 인물과 함께 한 소년 소녀가 투

숙하고 있다는 것을 여관 주인을 통해 알아내고는 기뻐했다.

천만 다행히도 아직 여관에 투숙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공

주님 일행들과 길이 엇갈릴 지도 모르는 일이니 그는 일단 주

인장에게 돈을 건네며 그들을 잘 붙들어 놓으라고 부탁하고

는 다시 여관을 나섰다.

여관을 나온 뒤로 나이츠의 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일

단은 여관 주변으로 열려진 가게에 들려 그 상인들에게 공주

일행의 행방을 물은 결과, 그들이 향한 곳이 도시 중앙에 있다

는 신전임을 알아냈다.

"자, 늦기 전에 어서 신전으로!"

나이츠는 이제 샤우드 백작님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겠다고

기분 좋게 생각하며 나는 듯한 동작으로 수행원들과 함께 도

시의 중앙. 그 곳에 자리잡은 석조 건물인 신전으로 달려갔

다. 꽤 먼 거리이긴 했지만, 이미 많은 수행을 쌓은 그와 부하

들에겐 숨이 찰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단 시간 내에 신전에 도착한 그들. 하지만….

"어머머. 어쩌면 좋죠? 그 어린 방문객들은 이미 돌아가셨는

걸요."

신전 앞에 도착한 나이츠 일행이 처음 들어야 하는 건 절망적

인 안내 신관 엘렉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다녀간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니,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나이츠는 일단 신관에

게 예를 갖춰 감사의 말을 전한 뒤, 어떻게든 공주님 일행이

이 도시를 빠져나가기 전에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다시

황급히 그 분들이 묵고 있는 여관으로 향하는 길을 내달렸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나이츠 옆으로 달려가던 수행원 한 명이 눈이 동그랗

게 커져서는 앞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나이츠님! 저기, 저기 공주님이 계십니다!"

"쉿. 조용히 해. 그렇게 떠들다가 어디 있을지 모르는 교황의

첩자들에게 들키면 끝장이니까."

일단 나이츠는 침착하게 부하가 실수로 입을 연 것을 제지한

뒤,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

눈부신 금발이 허리까지 늘어진 청순한 머리 모양. 그리고 보

석처럼 빛나는 맑은 눈동자. 크게는 얼굴의 형태에서부터 작

게는 그녀의 입술 모양까지 확인한 나이츠는 공주님을 찾아냈

다는 생각에 지금까지의 고생이 싹 씻겨 내려가듯 사리지는

걸 느꼈다. 비록 옷차림은 예전부터 보아왔던 아름다운 드레

스는 아닐 지라도, 귀나 팔목에 걸린 악세사리가 아주 초라해

보일 지라도 나이츠는 분명 저 소녀가 공주님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부터 백작을 따라다니며 뵈었던 공주님의

모습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으니 말이다.

"준. 레인. 너희들은 일단 흩어져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북문

에 집합시켜라. 난 공주님과 함께 가겠다."

비록 흥분을 한 상태이긴 했지만, 냉철하게 일과 감정을 분리

시킨 나이츠는 목소리를 낮춰 부하들에게 명령한 뒤, 아주 가

벼운 발걸음으로 그를 바라보는 공주 일행에게로 걸어갔다.

감정을 절제한다고는 하지만, 얼굴이 밝게 펴지는 것까진 조

절하지 못했다.

나이브즈.

이곳은 샤우드 백작의 영지 나이브즈 안에 자리잡고 있는 거

대한 저택의 비밀스런 공간. 비록 고리타분한 형태이긴 했지

만, 백작은 아직까지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품처럼 여기고 있

는 서재 뒤에 숨겨진 비밀의 방이었다.

지금 커다란 등불 하나로 비춰지고 있는 그 공간 안에는 이곳

의 주인인 샤우드 백작이 깔끔한 차림새와 함께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게 정말인가? 정말… 공주님을 찾아냈다고 하던가?"

그는 자신이 신뢰하던 나이츠와 함께 떠났다가 홀로 돌아온

준이라는 사내를 보며 아직까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네. 분명 얼마 전 사라지셔서 행방이 묘연했던 헬레니아 공

주님이 확실하십니다. 지금 나이츠님과 그 분과 함께 떠났던

사람들이 그 분을 보호하며 모셔오고 있습니다. 저는 나이츠

님의 명을 받고 하루 빨리 이 기쁜 소식을 알리려 달려온 것입

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깊게 숙인 준은 자신의 주군인 백

작에게 성실히 답한 뒤, 입을 닫았다. 하지만 백작은 아직까지

도 궁금하고 묻고 싶은 점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 헬레니아 공주님께서는 황제 페하께서 돌아가셨다는

걸 알고 계시나? 아, 그리고 그 분의 건강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높은 위치의 귀족이라는 점도 잊은 모양

이었다. 샤우드 백작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준이라

는 수하에게 이것저것 많은 것을 묻고 있었다. 역시 비교적 나

이가 젊다는 것 때문에 감정 표현이 활발한 것일 테다.

하지만 그에게 충성한 부하로서 준은 백작의 질문이 부담스

럽기만 했다. 공주님에 대해선 사실 잘 아는 게 없는 자였으

며, 또 나이츠의 명령으로 곧장 이곳으로 달려온 곳이기 때문

에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크게 기대하고 있는 백작님께 실

망을 드리긴 싫었지만, 준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그저 공주

님을 찾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말씀드렸다.

"험. 하긴 그렇지. 급히 달려온 사람에게 내가 너무 몰아 부

친 모양이네. 빨리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그럼 가서 쉬게. 자

네에겐 합당한 보수를 내려주겠네."

"네.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물러가 쉬도록 하겠습니다."

준은 백작에게 인사를 함을 마지막으로 비밀의 방에서 사라

졌다. 그가 사라지고 나서도 샤우드 백작은 밝은 표정을 감추

지 못하고 연신 양손을 깍지 낀 채, 만지작거렸다.

'흠. 루미니 공작님과 레브로스 공작님. 그리고 빈츠 백작에

게 이 사실을 알려드려야겠군.'

그는 앞으로 퓨티아 제국의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갈 것을 예

상하면서 귀족 세력가인 그들에게 회신을 보내기 위해 미안하

지만 다시 한번 준을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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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일단 여기까지 올려요.

하지만 토요일 일요일이 있으니, 그 때 많이 올리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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