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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마스터-54화 (54/244)

[골렘마스터]  # 신성제국 퓨티아의 세력가[2]

"부르셨습니까. 백작님."

"그래. 나이츠. 자네에게 부탁할 게 있어서 불렀네."

비밀스런 공간이라 해도 필요한 가구들은 준비되어 있었다.

한쪽 공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있던 샤우드 백작은 빙그르

르 몸을 돌려 나이츠에게 말했다.

"자네 헬레니아 공주님을 보게 된다면 알아볼 수 있지?"

"네, 그렇습니다."

나이츠는 갑자기 행방이 묘연해진 공주님의 얘기를 꺼내는

백작을 향해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자신의 주인과도

같은 존재에게는 토를 달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을 떠올리며

평정을 되찾았다. 다만 고개를 약간 숙이고 예를 갖출 뿐이었

다.

"험. 그렇다면 일단 공주님을 딱 보면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

들로 여럿 불러다가 지금 당장 메션 왕국 사유라와 근접해 있

는 영토 도시들을 샅샅이 뒤지도록 하게나."

"공주님을 찾으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네. 물론 이 일은 비밀스럽게 행해야 하네. 특히 교황

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하게나."

샤우드 백작은 나이츠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책상 서랍을 열

어 무언가를 꺼내주었다. 지저분한 끈으로 묶여진 작은 천 주

머니였는데, 책상에 내려놓는 순간 달그랑 하는 금화 소리가

울렸다. 주인의 뜻을 파악한 나이츠는 천천히 주머니를 품속

에 챙겨 넣으며 말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자네의 일 처리 능력을 믿겠네."

나이츠가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샤우드 백작은 혼자만이 들

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중얼거렸다.

사람들은 나약하다. 그래서 그런 자신들을 위해 신이 존재한

다고 믿어왔다. 사람들은 풍족한 삶을 누리게 해주는 고마운

신들을 경배했고, 또 위대한 존재를 위한 신전을 지었다. 신

의 말씀을 한 마디라도 들어보려 하는 독실한 신자들은 신의

사자. 즉 프리스트가 되는 것을 영광으로 삼았고, 대륙에서도

프리스트는 어디서나 환영받는 직업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신들을 경배하는 신전은 프리스트들의 소유로

넘어가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통해 자신의 뜻을 신들에

게 전달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프리스트는 성심 성의껏 그들

의 기도를 대신했다.

때문에 창조 주신인 빛의 신 샤이트리아를 숭배하며 건국된

퓨티아 제국에는 신전이 수도 없이 많았다. 수도인 에리아에

는 빛의 창조 3대신인 샤이트리아, 브레이브(용기), 러브샤(사

랑)의 신전들이 모여있는 가드 존이라는 곳이 존재할 정도였

고 다른 커다란 도시 어디에서도 신관들의 모습과 신전의 모

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신전은 거대한 도시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작은

이름 없는 도시. 심지어 작은 마을 하나에까지도 신들의 뜻이

전파되었고, 거대한 석조 건물은 아니었지만 신전 역할을 할

수 있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지금 아투 일행이 머물고 있는 퓨티아 외곽 지역의 작은 이

름 없는 도시에도 물론 수도에 있는 대 신전에 비할 바는 아니

지만, 그 역할을 확실히 수행할 수 있는 건물이 존재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아투는 미스티의 기억 봉인에 관한 얘

기도 물어볼 겸, 아버지가 마족에게 당한 저주에 관해서도 물

어볼 겸해서 그 작은 신전을 찾았다.

"어린 손님들이시군요. 안녕하세요. 저는 신자들을 인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랑의 프리스트 엘렉입니다."

신전에서 아투 일행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엘렉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수수한 신관복을 입고 있긴 했지만, 그

특유의 화사함은 사라지지 않아 상당한 미를 자랑했다.

"안녕하세요? 이곳에 최고 신관님을 만나 뵙고 싶은데요?"

멀뚱멀뚱 인사도 하지 않고 서있는 일행을 흘겨보며 미스티

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서 예를 갖췄다. 퓨티아. 신성제국인

만큼 이곳에서의 신관의 위치는 감히 귀족도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높았던 것이다. 그 점을 뒤늦게 눈치 챈 아투도 화이엘

의 머리를 지긋이 누르며 인사를 함께 했다.

"후훗. 재미있는 분들이군요. 자 대신관님을 만나 뵈러 오셨

다니 따라오세요."

엘렉 신관은 표정이 생명력 있게 표현되는 신전의 방문객들

을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지었다. 하지만 아투의 뒤쪽으로 서

있는 거대한 그림자를 보고는 잠깐 고개를 기우뚱했다. 아무

래도 거대한 골렘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따르

기 때문이다. 엘렉 신관의 생각을 읽은 아투는 잠깐 머쓱하게

뒤통수를 긁으며 마인드 스피커를 사용했다.

『가이트리아. 잠깐만 밖에서 기다려줄래?』

『흠.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다. 상관말고 다녀와라, 주인이

여.』

시큰둥하게 대답을 한 가이트리아는 땅에 철썩 앉으며 스르

르 눈을 감았다. 우드 골렘. 재질이 나무이니 만큼 마치 거대

한 조각상을 연출시키는 모습이었다.

"자, 이제 들어가자."

아투는 미스티와 화이엘을 잠깐 돌아보며 신전 안으로 들어

섰다.

친절히 안내를 해주는 신관을 따라 들어가며 보게 된 신전의

모습은 정말 대단했다. 비록 귀족의 저택이나 성처럼 화려한

느낌은 없었지만, 뭔가 엄숙하면서도 고귀한 그러한 느낌을

자아내는 거대한 석조 건물이었다.-아투는 퓨티아의 수도에

는 이것보다 더 큰 신전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기절할 뻔했

었다.-

외관으로 드러난 건물을 지나서 보게 된 것은 거대한 광장이

었다. 알고 보니 신전 건물은 돌 벽으로 둘러 쌓인, 한 마디로

성곽에 둘러 쌓인 내성과 같은 곳이라 한다. 광장에는 많은 신

관들이 차분한 모습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펼쳐졌다.

한쪽에선 신관들이 익히는 무예를 연습하는 모습이었고, 다

른 쪽에선 신관들이 부르는 성가. 또 신성 주문을 연습하는 모

습들도 자연스럽게 연출되었다. 신기한 구경이라도 하는 듯

한 아투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미스티와 화이엘도 신관들의 생

소한 모습에 넋이 빠져 버렸다.

똑똑똑.

"대신관님. 대신관님을 뵈러 오신 손님 분들을 모시고 왔습니

다."

엘렉 신관이 아투 일행을 인도한 곳은 신전 광장에서도 한참

을 걸어 들어가 보게된 자그마한 건물이었다. 주변은 아름다

운 꽃들과 나무들이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듯 자라나 있었고,

먼지 하나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다.

엘렉이 노크를 하자, 안쪽에서 온화한 품성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들어오세요."

목소리를 들어보니 대신관이라는 분 또한 엘렉과 마찬가지

로 여성인 것 같았다. 그리고 보니, 광장에서 본 신관들 역시

대부분이 다 여성이었는데. 아투는 약간 의아한 생각에 고개

를 갸우뚱했다.

"자, 이제 들어가셔도 되요. 제 역할은 여기까지이니 그럼 물

러가겠습니다."

"네. 네."

아투는 천천히 멀어지는 엘렉에게 인사를 한 뒤, 조심스럽게

건물의 문손잡이로 손을 가져갔다.

철컥. 스르르.

천천히 손잡이를 돌리고 문을 열은 뒤, 건물 안으로 들어선

아투와 일행은 건물 안에서 그들을 맡는 작은 존재를 발견했

다. 온화하고 인자한 인상. 나이를 속일 수는 없어 비록 얼굴

이 주름지긴 했지만, 그런 세월을 거부하는 듯 꼿꼿이 선 허

리. 그리고 생기 있는 작은 눈동자가 그들을 따스하게 마주했

다.

"어서들 오세요. 제가 이곳 신전의 책임자인 대신관 아이린느

입니다."

일행을 반갑게 마주하며 푹신한 소파를 권하는 대신관 아이

린느를 본 아투는 대신관님 마저 여성이라는 생각을 하며 아

무래도 이상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대신관이라는 자리까지 오

른 그녀에게 무례한 행동을 해서는 안될 것 같아 그저 입을

꾹 다물 뿐이었다.

"그래. 왜 저를 찾아 오셨나요?"

"여쭤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 대신관님."

"그냥 편하게 아이린느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하, 하지만 그래도 대신관이라는 자리에 계신 분인데 어찌

저희들이…."

아투는 갑작스런 그녀의 말에 당황하여 두 손을 한없이 휘저

었다. 하지만 잠자코 있질 못하는 화이엘이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호호호. 아이린느, 역시 대신관님답게 인자하신 분이네

요."

"이 소녀처럼 그냥 절 편히 부르시면 됩니다. 잘은 알 수 없으

나, 여러분들은 각기 다른 계층에서 뛰어난, 그리고 넘볼 수

없는 자리를 가지고 계신 것 같군요."

"하, 하, 하하. 그럼 편히 부르겠습니다, 아이린느."

무슨 속마음을 읽는 능력이라도 신에게 부여받은 것일까? 아

투는 모든 사실을 꿰뚫어 보는 듯 말하는 그녀를 보며 속으로

뜨끔했지만, 어색한 웃음으로 무마했다. 그러니까 그 자신은

메션 왕국의 군사력 반을 소유한 막강한 백작 가문의 아들.

또 미스티는 잘은 알 수 없지만, 하는 행동이나 언행으로 봐서

는 기억을 잃기 전 무슨 귀족 가문의 딸인 듯 싶었다. 그리고

화이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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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까지 올리고 글 좀 쓰고 와서 또 올리겠습니다.

비축분은 아직도 쭈우우욱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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