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골렘마스터-47화 (47/244)

[골렘마스터]  2권 # 마신들의 에이전트[1]

마신들의 에이전트

세상의 모든 만물을 창조한 유, 무한인 것들의 어머니 창조

주. 사람들은 그 위대한 신들을 창조 6신이라 칭하고 있다. 창

조 6신은 갖가지 세상에 존재하는 마음을 관장하는 신들로 여

러 가지 만물을 창조해냈으며, 자연의 순리대로 세상이 돌아

갈 수 있도록 신계라는 곳에서 암암리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게

지상에 알려진 진리였다. 실제로 자연은 미약하지만, 자체 회

복 능력을 지니고 있고 또 지상계가 그 열악한 상황에서도 멸

망하지 않고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신들, 신계의 유

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신들. 그 중에서도 창조 6신이라고 해서 모두들 선하

고 밝은 존재들만은 아니다. 창조 6신 중에서도 3명의 신들은

어둡고 배타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데 다크니스, 디스페어,

데자이어 바로 어둠과 절망과 욕망의 신들이 그들이었다. 그

들이 존재함으로서 지상계에는 선한 존재들만이 아닌, 악인들

이 나타나게 되었고 그들의 신력을 받고 태어난 생물들은 마

물이 되고 마족이 되어 모든 것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었다. 더

욱이 지상의 생명을 지닌 존재들의 마음속에선 마신들이 힘

의 원천으로 사용하는 어둠과 절망, 욕망이 피어나게 되어 버

렸다.

이로서 지상계도 혼란에 빠지게 된다. 생명들은 자신 내부의

어둠, 절망, 그리고 욕망에 이기지 못해 다른 것들을 빼앗고

죽이고 망가뜨렸다. 쾌락이 몸에 익숙해질수록 점점 더 악의

구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로서 서서히

지상계는 멸망의 징조를 나타내게 되고 그 모습을 가엽게 여

긴 창조 3신 빛의 계열을 대표하는 3대 신들은 어둠 계열의 나

머지 3대 창조신들과 합의 후, 결국 신들의 힘을 지상계에 미

치지 못하도록 결정하였다. 처음에는 어둠이 3대 신들이 절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자신들을 제외한 신들

이 연합 세력을 형성하는 것을 보고는 대세를 따르기로 한 것

이다.

이에 지상계에 강력한 힘을 퍼뜨려 멸망 직전까지 이끈 뒤,

힘을 강화시키던 어둠의 3대 신은 곧장 자신들의 신력을 거두

어들였고 나머지 빛의 3대 창조신들은 신계와 지상계를 연결

하던 가드 로드를 봉인시켰다. 그리고 그 어떠한 신도 지상계

에 직접적인 힘과 압력 행사를 할 수 없도록 새로운 신들의 규

칙을 만들어 공포했다. 물론 반대하는 신들은 없었고 그렇게

신들의 세계는 정리되어갔다. 약간의 부작용으로 빛의 계열

파와 어둠 계열의 파가 나뉘어졌다는 부분만 제외하고는 신들

의 역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합의로만 보여졌다.

한편 신들의 영향이 완전 차단되어진 지상계는 잠시 크나큰

혼란에 빠져버렸다. 마신들의 힘을 받고 지상계를 주름잡던

마족과 마물.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던 녀석들도 결국 신들이

힘을 거두자, 십 분의 일 정도로 그 능력이 줄어버렸고 지성

을 지닌 종족들이 서서히 그들을 제압해갔다. 그 과정에서 뭉

쳐진 인간이라는 종족은 나라와 도시들을 건립하였으며, 여

려 거대한 유적들을 세워 자신들을 위해 배려해준 신들을 받

들었다. 그 뜻이 가장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곳이 지금 클라미

디 대륙에서 가장 큰 세력을 떨치고 있는 신성 제국 퓨티아.

빛의 신 샤이트리아를 주신으로 인정하는 종교 국가였다. 나

머지 소수의 종족들도 각기 마족들과 마물들을 궁지로 몰아붙

이며 자신들만의 영지를 지정하고는 그렇게 지상계의 혼란이

잠잠해짐과 동시에 자유를 만끽하며 평화로운 생활에 빠져들

었다.

그러면 마족과 마물들. 한동안 강력한 힘을 발휘하다가 갑자

기 힘을 잃고 버림받은 존재가 된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들은 마신들에게서 물려받은 본성을 버릴 수가 없었다. 지상

계에서 힘을 잃은 그들은 선한 존재들의 손이 닿지 않는 미궁

과 동굴 어두운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모습을 감추었고,

마족들은 그나마 남아있는 마신의 신력을 이용해 거대한 세

상 하나를 창조해냈다. 바로 그곳이 지금 마계라 불리는 어둠

의 세상인 것이다. 물론 지상계와 비교했을 때 아주 작고 협소

한 공간이라 할 수 있지만, 일단 공간 하나를 창조해냈다는 의

미는 엄청난 힘을 지녔음을 반증하는 것과 같았다.

자신들이 창조해낸 생명체. 마족과 마물들이 완전히 세상에

설 입지를 잃자, 마신들은 상당히 분노했다. 하지만 신들의 협

정을 깨버리고 힘을 더해줄 능력이 있지도 못했다. 그래서 어

둠의 3대 창조신은 자신을 따르는 어둠 계열의 신들과 함께 힘

을 합쳐 세상에 자신들의 힘을 전달해줄 생명체를 하나씩 창

조해냈다. 물론 자신들만이 그러한 행동을 해버린다면, 의심

받을 것이 분명하니 빛의 신들을 꼬드겨 자신들을 대변하는

에이전트-신의 대변자-를 지상계에 전파하자고 권했던 것이

다.

물론 빛의 신들은 반대하지 않았다. 지상계 그곳은 신들이 창

조해낸 세계인만큼 애착이 대단했고 또 지상계의 생명들로만

세상을 유지하게 한다면 머지 않아 마신들이 원하는 혼란이

올 것이 뻔함을 예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신들

은 각기 하나의 존재를 선택하여 에이전트의 운명을 지니게

한 뒤, 지상계에서 살아가게 했다. 에이전트 그 1대 생명들이

죽어도 그 피를 잇는 후세의 존재가 자격을 잇게 하는 피의 맹

약을 사용하여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했다. 물론 신들이 선택

한 존재인 만큼, 쉽게 소멸하는 일은 없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사라지거나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렇게 세상은 에이전트의 보호 아래 서서히 안정을 찾았고 신

들도 에이전트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며, 소중히 여겼다. 마신

들이 먼 훗날을 내다보고 만들어낸 음모인 줄도 모르고 말이

다.

그리고…지금 이 현세에서도 신들의 맹약을 이어받은 존재.

빛과 어둠의 에이전트가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불그스름한 안개에 뒤덮여 그 스산한 기운을 더하는 기분 나

쁜 공간. 바로 현재 실존하는 세 개의 마계 중, 하나인 욕망의

마계의 실체였다. 하늘로 생각되는 곳은 짙은 색기를 풍기는,

붉은 석양과도 같은 빛깔로 빛났고, 땅으로 생각되는 곳은 온

통 공통의 교환 수단으로 사용되는 황금 덩어리들과 보석들

이 즐비하게 널려 있었다. 더욱이 그 공간에는 자신의 아름다

운 몸을 절반 가까이나 드러낸 미녀들이 곳곳에 서있기 때문

에 정신적으로 미숙한 존재가 이곳에 들어온다면 쉽게 욕망

에 빠져버리기 십상이었다.

허나 일단 순수한, 아니 강력한 능력자가 그 여인들과 욕망

의 마계를 보게 된다면 모든 것이 무의 형상임을 발견한다. 여

인들은 나약한 존재가 마음 속에 그리는 모습이 형상화된 것

이며, 그 어떤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것과 욕망의 마계

그 자체가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는 욕망의 공간임을 말이다.

막 욕망의 마계, 그 불그스름한 차원으로 들어서던 타크니스

는 자신의 눈에 잠시 비춰진 욕망의 정체를 보면서 고개를 절

레절레 저었다.

'테자이어. 상당히 공간 관리를 잘한 모양이군. 잠깐이지만,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하다니.'

하지만 다시 정신을 차린 그의 눈에는 아무리 강한 욕망 속

실체를 끌어내는 공간일 지라도 그저 무의 공간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어느새 차갑게 냉소를 지은 타크니스는 보이지 않

는 무형의 기로 가려진 장막을 손으로 가둬내며 그 안으로 들

어섰다.

---

이번 챕터는 분량이 약간 어설픈 양입니다.

적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 그건 세 파트로 나눠 올리려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