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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마스터-6화 (6/244)

[골렘마스터]  # 기억을 잃어버린 소녀[2]

"자, 이 정도면 하루 숙박비로는 충분할 것 같은데요?"

주머니를 뒤적이던 그가 뭔가를 꺼내 카운터 위로 탁 집어던

지며 말했다. 밝게 빛나는 금색을 지닌 물건. 다름 아닌 금화

라는 것을 확인한 카운터 소녀는 갑자기 당황하며 얼른 금화

를 챙기며 방금 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미소를 띠었다.

"저기 손님? 거스름돈은…."

팁으로 달라는 말투였다. 그럴 줄 알았지. 아투는 피식 웃음

을 터뜨리며 긍정적 반응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뭔가

를 생각한 듯 낮은 톤의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거의 명령조

였다.

"거스름돈 따윈 필요 없고, 대신 밖에 있는 내 골렘에게나 좀

신경을 써주시길. 나에겐 너무도 특별한 존재니까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손님. 저희 숙소에서 편히 쉬세요."

어느새 아투의 말투는 존대어에서 평어로 바뀌었지만, 이미

금화 하나를 받아든 종업원은 의식조차 하지 못했다. 그것이

바로 물질적 부가 가진, 즉 가진 자의 힘이었다.

"쩝…쩝…. 후루룩…. 으아. 배부르다."

해는 사라지고, 이제는 불그스름한 빛에 온 세상이 휩싸인 저

녁 무렵. 아투는 '요정의 샘' 1층에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

었다. 물론 이 가게의 음식 중 어떤 것이 가장 맛이 좋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투는 가장 무난한 음식이라 생각되는 '레이

프' 고기 스테이크와 와인 한 병을 시켜 별 무리 없이 맛좋은

식사를 했다. 다만 스테이크를 주기 전 입맛을 돋우기 위한 수

프는 그 빛깔이 조금 맘에 들지 않았다. 시커먼 색이라니….

솔직히 누구나 그 빛깔만 봐서는 전혀 먹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하하. 뭐 빛깔이 어찌 되었건 간에, 맛만 좋았으면 된 거지.

잠깐 방금 전 먹었던 수프의 맛을 떠올리던 아투의 입에선 다

시금 식욕이 돌며 군침이 흘렀다. 그만큼 그 수프의 맛이 특이

하면서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검은색 수프를 먹고 난 뒤,

그 진정한 맛을 알았을 때 이런 문장을 떠올렸다.

'음식은 역시 빛깔로 판단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뛰어난 솜

씨의 산물이다.'

라는 명언.

깔끔하고 커다랗고 서비스 좋은 여관 겸 식당, 요정의 샘. 그

1층에 자리잡은 식당에는 늦은 시간이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

이 테이블에 앉아 식사 중이었다. 다들 이곳에 묵는 여행자들

인 것 같았는데, 그 행색이 제각기 특이한 느낌을 풍겼다.

'흐음. 저 사람은…?'

물 컵을 입으로 가져가 내용물을 입안으로 흘리던 아투는 그

의 맞은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한 여행객 무리들과

시선이 마주쳤다. 모두 세 명이었는데, 가장 왼쪽에 앉은 사람

은 길다란 장검을 허리에 차고 망토를 두르고 있는 전형적인

전사 스타일이었고, 가운에 앉은 사람은 백금발의 머리칼을

지니고 귀가 뾰족한 것으로 보아 숲의 종족이라는 '엘프'인

듯 싶었다.

하지만 아투가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던 사람은 그 일행들 중

가장 오른쪽에 앉아있는 존재였다. 검은색의 두건을 깊게 눌

러쓰고 있는 그는 헐렁헐렁한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

히 왜소한 체격으로 보였는데, 그 외형보다는 그에게서 풍겨

나오는 무시 못할 힘 때문이었다.

'역시 골렘술사인 듯 싶은데…. 이렇게 강력한 기운을 풍길

정도라면 최소한 5서클 이상인 것 같아.'

순간 5서클 골렘술사라는 단어를 떠올린 그의 마음 한 구석에

선 그 깡마른 자에 대한 부러운 감정이 일었다. 5서클 이상의

골렘술사라면 그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분명 그가 지닌

골렘은 '매직 아머'를 입고 있을 것이고, 더 좋은 여건이라면

골렘 전용 무기까지 소유했을 것이다. 이런 쪽으로 생각이 미

치자 한편으론 부러운 마음이 일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론 '꼭

나도 열심히 해서 최강의 골렘술사가 되어주지. 하하.' 이런

자신감도 생겨났다.

그때 검은 두건의 골렘술사가 쇠를 긁는 듯한 날카로운 음성

을 흘렸다.

"나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 겐가?"

"네? 아, 아니요. 죄송합니다. 잠깐 아는 사람이랑 착각을 했

어요."

"흠. 그런가."

그 골렘술사는 아투의 싱거운 대답에 왠지 아쉬운 듯한 말을

남기며 다시 식사에 열중했다. 그 일행들끼리 뭐라 자신에 대

해 얘기를 나누는 듯 보였지만, 아투가 앉은 테이블까지 그 자

세한 내용은 들려오지 않았다.

'으흠. 뭐 나도 열심히만 하면 저분을 능가할 수 있을 거야.

흠흠. 그럼 식사도 마쳤겠다, 가이트리아나 보러 가볼까?'

그는 무의식중에 손에 계속 들고있던 물 컵을 내려놓으며 의

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반쯤 열려져 있는 가게  문

을 향해 걸어나갔다.

"아, 손님. 이미 늦은 시각인데 어디 가세요? 이곳은 큰 도시

이긴 하지만, 의외로 불량배들도 많답니다."

아투가 막 카운터를 지나려는 순간, 잠시 앉아서 돈 계산을

하던 종업원이 벌떡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자기 딴에는 최대

한 친절하게 대해주려는 듯 했다. 물론 돈 많은 사람들에게만

나오는 모습일 테지만. 괜히 친절하게 대해주는 태도가 못 마

땅해 보였던 아투는 무표정한 얼굴로 종업원을 쏘아보았다.

"내 골렘을 잠시 살피러 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 대한 지

나친 친절은 필요 없어. 가식인 걸 알고 있으니까."

마치 돈과 부모의 권력만 믿고 설쳐대는 귀족의 아들 입에서

나 나올 듯한 대사가 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 살벌한 모습

에 종업원은 뭐라 말을 하려다가 입을 굳게 다물며 고개를 끄

덕였다. 주변에서 식사를 하던 투숙객들 중, 불쾌하다는 시선

을 던지는 자들도 몇 있었지만, 다행히 직접 나서서 뭐라 꾸중

하진 않았다.

'하하. 이 정도 연기 실력이라면 골렘술사가 아니라 연극배우

가 될 걸 그랬나?'

다들 자신이 꾸며낸 모습에 속아넘어가는 걸 확인한 아투는

기분 좋은 미소를 몰래 지으면서 여관을 나섰다. 그의 가벼운

발걸음은 요정의 샘 옆에 지어진 작은 나무 건물로 향했다.

골렘 보관소 - 무료

그 건물의 큰 입구에는 그런 글귀가 적혀있었다. 역시 골렘

이 드나드는 건물이라 그런지 인간의 기준이 아닌, 꼭 거인이

살 것만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아투는 살짝 손을 들어 문을

밀쳐낸 뒤, 안쪽으로 고개를 살짝 들이밀었다.

"가이트리아. 건물 밖으로 나와."

그는 가장 안쪽 칸막이에 사이로 언뜻 비춰지는 가이트리아

의 얼굴 부분을 확인하고는 오른손을 이용해 마나를 운용했

다. 그의 검지와 중지 사이에 푸른 마나구가 떠오르는가 싶더

니 이내, 작은 마나장이 되어 저 안쪽에 세워진 우드 골렘에게

로 퍼졌다.

쿠웅. 쿠웅.

마나에 의해 명령을 확인한 가이트리아가 천천히 발을 움직

였다. 비록 프로토 타입 골렘 중 가장 신장이 작아 4베타에 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무게가 상당해 지면이 미세하게 울

렸다.

"가이트리아. 나 여관 안에서 5서클 이상으로 보이는 골렘술

사를 봤어."

아투는 고개를 들어 가이트리아의 얼굴 부분의 눈을 바라보

았다. 마치 절친한 친구를 대하는 태도와 눈빛이었다.

"하하. 분명 그 분의 골렘은 매직 아머도 착용하고 의지 마력

도 지녔겠지. 어쩌면 굉장한 무기를 소유했을지도 모르고, '아

공간'이라는 골렘만의 차원문을 열었을 지도 몰라. 아공간 정

도에 넣어두고 다닐 정도라면, 그 크기도 한 10베타는 넘겠

지…."

아투의 말은 이런 식으로 시작을 했다. 그가 자신의 골렘과

한번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 비록 상대가 말도 할 수 없고 자

유로운 의지를 지닌 것도 아니지만, 거의 한 시간은 지속되었

다. 게다가 지금 그는 검은 두건의 골렘술사에 대한 부러운 감

정이 쌓여있었기에 더 오래 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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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볼 시험에 대비해 공부 좀 하고 비축분 오늘 올릴 수 있

을 만큼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즐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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