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란의 트롤랑-158화 (158/164)

< 세계수 가지 - [4] >

광전사가 날뛰는 가운데 흑기사가 그 옆을 지킨다. 헤임달 신은 조금 거리를 두고 싸운다.

푸른 야수는 두 기사의 후방을 지키는 벽이다. 야수는 비명 지르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 위에서 발키리는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화살을 피하느라 조심스럽다.

영웅적인 분투. 이미 화염거인들은 전멸했고, 거대한 늑대들과 혼령들만이 남아 영웅들을 둘러싼 채 공격했다.

소리 없는 함성.

늑대 위에 올라탄 혼령들이 창을 찔러 넣었다. 늑대가 워낙 큰지라 한 마리당 혼령 다섯이 올라타 있었다.

광전사 한 명에게만 창날 스무 개가 뻗어나가 그 몸을 노렸다. 광전사는 그 창날들을 베거나 피했지만, 모두 피할 수는 없었다.

기어이 두 개의 창날이 광전사의 어깨와 옆구리를 찔렀다.

둔탁한 소리. 창날은 그 피부를 뚫지 못하고 튕겨 나왔다. 그러나 그 몸에 충격은 주었을 것이다. 예사 혼령들이 아닌, 고대 전사들의 혼령이었다. 옛날 전투에서 세계수에 속박된 혼령들. 꽤나 강력한 것들이라 로키는 저들을 호위병 삼아 데리고 다니곤 했다.

“꺼, 져!”

광전사가 포효하며 칼을 휘둘러 늑대의 두개골을 갈라놓았다. 거기 올라탄 혼령들은 떨어져 내리면서도 무기를 휘둘렀다.

이번에 광전사는 그 어깨에 도끼를 맞고 말았다. 그러나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포효하며 발뭉을 휘둘렀다.

발뭉은 혼령의 팔에 명중했지만, 그 몸 전체를 불살랐다. 혼령을 이루던 영체는 하얗고 찬란하게 불타올랐다······.

자기 졸개들의 사이에서 로키는 저들의 분투를 지켜보았다.

‘잘 싸우네. 내 졸개 놈도 많이 죽겠고.’

그리 생각했지만 로키는 그저 관망했다. 자기도 칼을 휘두르면 저들에게 압박이 되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내버려두면 다 끝날 테니.

저들은 영웅적인 분투 끝에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그 사실이 로키로서는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역시 처음 생각한 전개와는 너무 달라졌다.

끼야아아아아아악, 푸른 야수가 비명 지르더니 불타오르며 소멸했다. 푸른 야수가 가로막고 있던 사이로 혼령들이 덮쳐왔다.

그 사실을 눈치 챈 광전사는 충혈 된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 오딘이 있었다. 지켜야 했다. 바로 달려 나가려던 차, 한참 자기 앞의 혼령을 부수기 바쁘던 헤임달이 뿔피리를 들어올렸다.

그 유명한 걀라르호른은 아니었다. 아스톨포의 마법적인 뿔피리였다.

‘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뿔피리를 헤임달이 힘껏 분 순간, 괴물과 혼령들은 일순 몸이 굳었다.

로키를 지켜선 혼령들마저 정지해버렸다.

그 순간 로키와 광전사의 눈이 마주쳤다. 로키는 광전사가 바로 덮쳐올까봐 긴장했다. 로키가 칼을 움켜쥐었지만, 대비한 보람이 없었다.

광전사는 으르렁거리더니 로키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오딘의 근처에 있던 혼령들에게 달려 나가 해치우기 시작했다.

이내 뿔피리의 마법이 끝났다. 혼령들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포위는 굳건했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

악마의 품에 안긴 채 모지는 헬의 허공을 비행했다.

헬은 니플헤임의 일부다. 더없이 차갑기로 유명한 세계. 아래를 내려다 보면 온통 어둠과 얼음뿐이었다.

거대한 피막의 날개로 활공하던 아스타로트는, 자기가 끌어안고 있던 모지를 흘긋 보았다.

방금까지는 발악하듯 버둥거렸지만 지금은 얌전했다. 그래서 모지를 감싸던 팔 중 하나를 뻗어 저기 있는 궁전을 가리킬 수 있었다.

“내 궁전이야, 앞으로 네가 거할 곳.”

아스타로트가 가리킨 궁전은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모지가 보기에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곳을 둘러싼 도시 또한.

어둠 속에서 차갑게 번쩍이는 도시, 장관이었다.

“아름답지? 흔히 생각하는 헬의 풍경과는 다를걸.”

아스타로트가 물었고 모지는 중얼거렸다.

“돌려보내라.”

“여기서 내 백성들······ 망자들은 느긋하게들 지내지. 당신도 앞으로는 그러면 돼.”

“날 돌려보내라.”

“지루할 것 같으면 마법을 연구하면 돼. 헬의 마법은 위쪽보다 발전했지. 당신은 한동안 여기 수준을 따라잡기도 벅찰걸?”

“제발, 날 돌려보내라. 아스타로트.”

아스타로트는 계속 자기 할 말만 할까 생각했지만, 이내 먼저 굽혀주기로 했다. 어쨌건 사랑에 빠진 것은 자신이므로.

아스타로트는 한숨을 쉬듯 말했다.

“못 돌아가, 마우그리스. 지금 당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 안 보이나?”

모지의 몸은 잘게 부서져 흩어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허공을 떠돌던 무언가가 달라붙어 모지의 몸을 다시 이루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당신 몸은 영혼으로 변해 흩어지고 있어. 그리 빠져나간 만큼 이곳의 영혼들이 당신에게 달라붙고 있지. 그래서 지금 당신은 존재할 수 있는 거야. 돌아가면 당신은 죽어. 아니, 사라져. 그저 허망하게 숨만 몇 번 쉬다가.”

모지는 다시 돌려 보내달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아스타로트의 말이 헛소리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모지는 입 다물었고 아스타로트는 만족했다. 그 머리에 입 맞추더니, 저기 있는 궁전을 향해 활공해서 날아갔다.

예상보다 더 오래 날아야 했다. 어둠속이라 거리감이 상실된 마당이었다. 궁전은 보기보다 멀리 있었고 그만큼 거대했다. 그만큼 궁전의 여주인 아스타로트의 권세도······.

그 품에 안긴 채 모지가 물었다.

“왜 날 원하는 건가, 아스타로트? 내가 진짜가 아님을 알고 있을 텐데. 난 그저 마우그리스의 그림자에 불과해.”

“그거면 족해.”

“어쩌면 그림자만 못할지도 모르지. 내 정신은 오염되어 원래의 마우그리스처럼 고결치 못하니······.”

“뭐 어떠나? 적어도 영적으로 보기에 당신은 청결한 것을. 전에 달라붙어 있던 괴상망측한 영혼도 사라졌는걸.”

“달라붙어 있던 영혼?”

“그래. 처음에는 그저 당신 그림자의 일부인 줄 알고 그마저 사랑하려 했는데, 떨어지고 나서야 다른 걸 알겠어.”

문득 모지는 한 여자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왕은지.”

그것이 누군가의 이름이라는 것을 아스타로트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노래를 부르며 얼음 위에 펼쳐진 자신의 영토 위를 날아갔다.

그 얼음속으로 삼켜질 것만 같았다. 모지는 다시금 중얼거렸다.

“날 돌려보내라.”

그러나 아스타로트가 무시했기에, 모지는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돌려보내 달라고.

계속 궁전을 향해 날아가는 와중이었다. 니플헤임의 빙산 너머로 거대한 비행체 둘이 보였다.

하나의 형체는 분명했다. 거대한 용, 니드호그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비행체는?

모지의 시선을 본 아스타로트가 말해주었다.

“저게 바로 나글파르야. 망자들의 손발톱으로 엮은 배. 저 안에는 생전에 고강했지만 싸우다 죽지 못한 전사들이 가득 찼지. 헬의 명에 따라 그 아비 로키를 도우러 출항할 거야. 용 니드호그는 산자를 포식할 기회라 생각하여 뒤따를 테고······ 이제 미드가르드와 아스가르드는 끝나, 마우그리스. 여기가 나아. 저 나글파르에는 저승의 여왕 헬이 올라탔으니 어쩌면 신들과 싸우다 전사할지도 모르지. 그러면 내가 저승의 여왕이 돼. 당신은 저승의 왕이 될 테고.”

“네가 그토록 권세 있는 악마였나?”

모지의 질문에 아스타로트는 낭랑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생전에 나는 여신이었어. 여신 아프로디테.”

“그런 여신을 들어보지 못했······”

“아틀란티스의 여신이었지. 사랑의 여신.”

“다른 대륙의 여신이 왜 여기에? 아틀란티스의 저승은 하데스 아닌가.”

“육 잃은 영혼은 고향과는 상관없이 아무 데로나 향하더군. 이곳 헬에는 아틀란티스의 영혼들도 많고, 출처 모를 영혼들마저 가끔 보여. 당신에게 덧씌워져 있던 영혼도 그 중 하나 아니었을까?”

그 말을 증명하듯 모지의 몸에 달라붙는 영혼들은 그 색이 모두 달랐다. 시커먼 영, 붉은 영과 푸른 영 등이 허공에서 흩날리며 빛났다.

“그런 영혼이 내 옆의 다른 그림자들에게도 붙어있었나?”

“아니, 그것들은 그저 황금빛으로 빛날 뿐이었지. 천상에 가 닿은 영혼들답게.”

그 말에 모지는 생각했다. 그저 빛났다고?

롤랑은 현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지가 세계수 가지 위에서 사라져갈 적에 롤랑의 몸은 사라지지 않고 멀쩡했다.

어쩌면······.

모지가 생각에 잠긴 가운데 악마가 계속 말했다.

“당신의 영혼은 희미한 금빛이었지. 신들이 천상의 혼들을 뭉쳐 당신의 그림자를 빚어냈을 테니. 그런데 거기 달라붙어 있던 회색 영이 하나 있었어. 우중충한 영혼. 그게 떼어지니까 당신답게 돌아왔지. 그래서 기뻐, 고결한 마우그리스.”

마침내 궁전이 눈앞에 보였다. 산보다도 거대한 궁전, 그 대문의 크기가 예사 궁전보다 웅장했다.

그 앞에 아스타로트가 내려섰다.

궁전의 대문을 지키고 서있던 망자들이 크게 절해 예를 표했다. 수많은 망자들. 그들을 향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스타로트가 말했다.

“저들은 당신에게도 절할 거야. 이제, 들어갈까?”

아스타로트가 손잡고 들어가자는 듯 손을 내밀었다. 궁전의 빛을 받아 새하얗게 빛나는 손.

아름다웠고, 모지는 잠시 멈칫했다.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무심결에 손을 내밀었다.

악마가 아름답게 미소 지은 가운데, 모지는 손을 내렸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돌려보내라.”

아스타로트는 눈살을 찌푸렸다.

“언제까지 그럴 거야?”

“계속. 어쩌면 영원히.”

“반항해봤자 소용없어, 마우그리스. 강제로 들여보낼 수도 있어.”

“사랑한다 해놓고, 죄수 취급 하겠다 이건가?”

“사랑의 포로란 게 있잖나?”

악마가 내민 손을 보며 모지는 다른 여자를 떠올렸다. 그 여자는 저 악마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왕은지. 나약했던 여자.

만약 지금 모지가 추측한 대로, 롤랑이 정말 롤랑이라면, 왕은지는 범속한 영혼인 주제에 발할라의 전사와 함께 다닌 것이리라.

그러다가 롤랑을 위해 죽음을 맞이했다. 그 순간 왕은지의 영혼은 떨어져나가고, 환영에 가까운 그 기억만이 남겨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때 죽음을 맞이한 것은 모지가 아니라 왕은지일지도 모른다.

그 나약한 여자는 싸우다가 죽은 것이다.

이 순간 모지는 왕은지의 위대함을, 그녀가 희생했음을 깨달았다.

눈을 감았다가 떴다. 전사한 한국인 유저에게 경의를 바치며, 악마에게 말했다.

“난 싸우다가 죽어야 한다.”

“다시 발할라에 가려고? 못 가. 당신은 죽는 게 아니라 사라질 테니.”

“그렇다면 싸우다가 사라져야지. 그림자든 뭐든, 마법사 모지라면 마땅히 그래야해. 아녀자도 그랬는데 나만 그러지 않을 수 없다. 제발, 날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라. 아스타로트.”

“난 당신을 살리려는 거야.”

“난 영웅답게 굴려는 것이다. 한낱 그림자가 아닌, 마우그리스로서. 여신이 사랑할 만큼 고결한 마법사라면 당연히 그래야 해.”

“고결하든 아니든, 그림자든 아니든 난 당신을 사랑하는데.”

“내가 날 사랑하지 못해. 날 한낱 그림자로서 존재하게 하지 말아라. 고결한 마우그리스로서 끝나게 해줘, 아스타로트.”

*******

혼령과 늑대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제이슨은 숨을 헐떡거리며 로키를 노려보았다.

로키는 싸움구경하는 동안 뒷짐 지고 서있지만은 않았다. 비록 거인의 혈통이라지만 그 역시 신성을 지닌 존재였다.

사제가 기도하면 끊어진 숨을 이어붙일 수 있다. 로키도 물론 그럴 수 있었다. 사제보다 훨씬 더 잘 그럴 수 있었다.

그 손길이 죽은 괴물에 닿은 순간, 꺼져버린 그 심장이 펄떡거리더니 상처에 새 살이 돋아났다.

계속해서 로키는 자기 졸개들에게 소생을 베풀어나갔다.

방금 전 로키는 롤랑이 살해했던 용마저 살려냈다. 지금은 다시 그 용 위에 올라타 이곳을 내려다 보는 중이었다.

로키와 그 용에게 발키리가 덮쳤다. 룬창에서 방출한 번개, 섬뜩했지만 로키는 주문의 대가이기도 했다.

로키가 입술을 달싹인 순간 발키리의 번개는 공기 중에서 흩어졌다. 당황한 발키리에게, 로키가 품에서 단검을 휙 하고 던졌다.

발키리는 추락했다.

‘씹할.’

얼른 다시 불러내야 했다. 제이슨이 필사적으로 소환 주문을 읊는 가운데, 로키는 한가로이 중얼거렸다.

“이놈의 영웅적인 분투, 언제쯤 끝나나?”

뜨거운 열기. 제이슨은 주문을 외우다 말고 기겁하여 뒷걸음질 쳤다.

되살아난 화염 거인이 불타오르는 몽둥이를 휘둘러왔다. 롤랑과 맞붙을 때는 그저 잡몹이려니 했건만, 막상 그 앞에 선 지금은 온몸에서 땀이 흘러내린다. 도저히 맞설 수 없을 것 같다.

공포에 질린 제이슨은 고함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씹할 새끼, 뒈져!”

울분을 담아 내찌른 검이 불타오르는 몽둥이와 충돌했다. 제이슨은 피를 토했다.

끔찍한 통증이 덮쳐오더니, 충격의 여파가 덮쳐왔다.

힘에서 밀렸다. 제이슨은 뒤로 나가떨어졌다. 그러나 적들에게 둘러싸인 와중인지라 나가떨어질 공간마저 부족했다.

제이슨은 조금 뒤에 있던 헤임달의 등에 부딪쳐 엉덩방아를 찧었다. 욕설을 지껄이며 일어서려다가, 문득 로키 너머에 있는 것을 보았다.

세계수 가지 너머에서, 그러니까 요툰헤임에서 일단의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요툰헤임에서 오는 자들이라면 그 정체는 뻔했다.

서리거인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트가르트 공방전에 참전하러 온 지원군이리라. 물론 거인들이 지나가던 길에 있는 큰난쟁이들을 내버려둘 리 없었다.

로키의 미세한 미소가 제이슨을 무너뜨렸다. 제이슨은 일어서려다 말고 다리에서 힘이 풀렸다.

그리 주저앉은 순간, 저 위에서 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간이, 싸움 중에 뭐하나?”

무심결에 고개를 들어 올린 제이슨은 눈을 크게 떴다. 분명 사라진 줄 알았던 모지가 보였다. 악마의 품에 안긴 채.

“일어서려다 미끄러졌어, 새꺄.”

제이슨은 일어섰다. 그 순간 악마는 허공에서 사라졌고 모지만 남아 내려왔다.

그 몸은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제이슨과 달리.

모지가 시선을 주더니 물어왔다.

“넌 왜 남아있나, 이아손?”

“몰라, 새꺄!”

“설마 너도 그림자가 아니라 이건가? 황당하군. 다른 영에 씌워져 천둥벌거숭이가 된 줄 알았더니 원래부터 그 모양이었단 말이지. 그것 참 이아손다운 일이군.”

이아손은 욕하려다 말았다. 어쩐지 모지의 목소리에서 웃음기가 묻어나왔기에.

모지가 지팡이를 들었다. 그리고 주문을 외운 동시에 그 몸은 흩어져 사라졌다. 다른 유저들과 마찬가지로.

그러나 모지는 주문을 외우고 사라졌다. 그 효력으로써, 허공에 그 그림자가 형체를 이루었다.

생겨난 모지의 분신이 지팡이를 쥐었다. 그리고 그 몸마저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모지는 산산이 부서져 흩날렸다. 하지만 모지는, 그 분신은 신경 쓰지 않았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주문을 외웠다. 그리하여 또 다른 분신을 만들어냈고, 그마저 사라져갔다.

*******

< 세계수 가지 - [4] > 끝

ⓒ 검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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