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수 가지 - [3] >
거꾸러지는 롤랑에게 로키는 침을 뱉었다. 그리고 시체에 눈독 들이던 늑대에게 사과했다.
“아, 미안. 고기에 침 뱉다니.”
그러고는 롤랑의 발목을 잡아다가 휙, 하고 집어던졌다. 신답게 로키의 힘은 성인남자를 부메랑처럼 날려보냈다.
알론소가 비명질렀다.
“안 돼!”
롤랑의 몸이 회전하며 공중을 날았다. 그리고 거대한 늑대가 펄쩍 뛰어 낚아채더니, 대충 씹고는 집어삼켰다.
늑대의 아가리 속으로 사라지는 롤랑을 로키는 착잡하게 바라보았다.
직접 칼을 휘둘러야 할 줄은 몰랐다. 그저 계약서 한 번 흔들면 다 끝나리라 생각했는데.
뭐 이제라도 그러면 될 일이었다.
로키는 계약서를 흘긋 보았다. 계약서가 그림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기아스뿐만이 아니었다. 프레이는 제 후손이 소환된 그림자들을 안전하게 부릴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한 수단을 잔뜩 준비해놓았다······.
“프레이의 이름으로 고한다.”
중얼거리며 로키는 계약서를 공중으로 날렸다.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계약서를 노려보자 그 끄트머리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계약서가 불타오르는 가운데 로키가 말했다.
“오스마 여왕이 황금사과를 취했으니, 계약은 이행되었다. 이제 전사들의 임무는 끝났음을 고한다.”
계약서는 불과 룬으로 빛났다.
그리하여 발할라의 그림자들이 걱정하던 그것은 진실이었음이 드러났다. 임무를 마친 일꾼들은 남을 생각 말고 썩 꺼져야 한다는 조항은 계약서에 명기되어 있었다.
이 조항은 기아스보다 강력하고 신속했다. 일꾼은 고용주의 명령을 무시할 수 있겠지만, 고용주가 더 이상 봉급과 식사를 주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소환 계약의 경우, 그 봉급과 식사에 해당되는 것은 영혼이었다. 계약이 종료되었음이 선언된 지금, 그림자들을 이루고 있던 영혼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희미해지는 자기 몸을 보며 아서는 당황했다.
“어, 어······”
갑옷은 남겨진 가운데 몸이 입자로 변해 흩어져갔다. 언제 이런 현상을 봤던가?
방금도 보았더랬다. 소환사들이 정신을 잃은 뒤 그 소환물들이 이렇게 되었다······.
아서는 란슬롯 또한 마찬가지임을 보았다. 그 역시 싸우는 와중에도 사라져가고 있었다.
모지도 마찬가지였다. 더 이상 모지는 기아스의 명령에 저항하느라 힘겨워 하고 있지는 않았다. 명령할 계약서가 사라졌으니. 그러나 동료들에게 합류하고자 달려나가다 말고 사라져가는 자기 몸을 보며 당황하고 있었다.
“오딘이시여, 도와주소서!”
아서가 외쳤지만 오딘은 이쪽을 슬쩍 보더니 고개만 내저을 뿐이었다.
아서는 필사적으로 부르짖었다.
“도와달라고!”
아말릭이 허겁지겁 다가와 아서에게 치유의 기도를 올렸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희미해져가는 피부를 마구 긁으며 아서는 비명 질렀다. 그 귓가에 대고 모지가 윽박질렀다.
“닥쳐, 아서.”
“도와줘!”
“못 도와. 아무도. 입 다물고 발버둥이나 쳐라.”
어떻게? 아서가 묻기 전, 모지는 자기부터 그 말을 실천했다.
모지가 입술을 달싹여 주문을 읊어나갔다. 악마 소환 주문.
마지막으로 소환의 대가가 될 제물을 선언했다.
“······봉사의 대가로 내 모든 피와 살과 뼈를 주리라. 내 모든 것을 주니 충실히 봉사하라, 악마 아스타로트.”
그리고 악마가 부름에 응했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악마는 자기 소환자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했다.
악마는 모지의 영혼을 보았다. 척 보기에도 정상이 아니었다. 내버려두면 사라질 것이다.
아스타로트는 모지의 앞에 점멸하여 다가왔다.
아무런 전조 없는 순간이동, 그 세련된 악마의 마법을 보며 모지는 만족했다. 대가를 제대로 내준 만큼 악마도 제대로 된 힘을 보여주게 되었다······.
이제 악마에게 명령을 내리려던 차, 모지의 말문이 막혔다. 아스타로트가 입맞춤하여 그 입을 틀어막았기에.
우물거리지도 못하도록, 아스타로트는 모지의 입 안에 혀까지 집어넣었다. 양쪽의 혀뿌리를 강제로 얽어버렸다.
모지가 버둥거리는 가운데, 아스타로트는 모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모지와 함께 사라졌다.
저 어둠 속으로.
헬로.
어둠 너머로 악마의 목소리만이 들려왔다.
“이젠 영원히 내 거야, 마우그리스.”
그렇게 뭔가 해보려던 마법사 동료가 납치당했다. 허망한 상황, 그러나 아서는 거기 신경 쓰지 못했다.
아서는 지금 모지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 눈은 저기서 웃고 있는 로키를 노려보고 있었다.
다만 귀는 열려있었으므로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모지의 주문 구절이 뭐였던가?
자신의 모든 걸 내준다고?
성기사에게도 비슷한 주문이 있었음을 아서는 기억했다. 주문 이름이 뭐였던가?
모지를 흉내 내어, 아서가 고함질렀다.
“내 모든 것을 드립니다! 임하소서, 발두르여!”
신 내림 주문. 흩어져가던 아서의 몸이 찬란하게 빛나더니, 이내 소용돌이치듯 하나의 에너지가 되기 시작했다.
신이 내려오기 위한 통로가 형성되는 것이다.
*******
신성한 통로로 변해가는 아서를 보며 오딘은 외눈을 부릅떴다.
발두르?
혹시 그가 와서 도와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조금도 하지 않았다.
오딘이 생각하기에 발두르는 로키와 한패였다. 발두르가 강림한다면 지금 남아있는 희망마저 사라질 것이 분명했다······.
오딘은 눈 감은 채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저기서 사라져가며 싸우고 있는 광전사의 내면에 속삭였다.
‘와서 이자를 죽여.’
그러면서 명령이 무시당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 발할라의 전사들 사이에 카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니.
그러나 광전사는 그 말에 복종했다. 거부하기는커녕, 히죽 웃으면서 대답했다.
‘기꺼이 그러겠나이다, 주여.’
그리고 오딘은 눈을 떴다.
괴물들과 싸우기 바쁘던 란슬롯이 이쪽에 고개를 휙 돌렸다. 이미 유령처럼 변해버린 그 모습으로, 갑주를 덜컹거리며 달려왔다.
증오스러운 왕을 향해서.
“아아아아아, 서어어어어어어!”
“뭐야, 미친 새꺄?”
갑자기 함께 싸우던 광전사가 뒤로 달려가는 상황이었다. 그 동료, 알론소와 제이슨은 그 뒤를 허겁지겁 뒤따라 달렸다.
제이슨의 소환물들까지 괴물들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며 따라오는 판이었지만, 란슬롯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아서 왕을 향해 달렸다.
아론다이트를 휘둘렀다. 그 칼날이 신성한 문으로 변해가던 왕의 목을 베었다.
아론다이트는 과연 명검이었다. 영혼째로 베여나간 아서는 끝내 통로를 완성시키지 못하고 죽었다.
빛나는 왕의 시체를 씩 웃으며 바라보더니, 광전사 란슬롯은 그 팔을 늘어뜨렸다.
희미하던 몸이 완전히 흩어졌다.
그렇게 란슬롯은 사라졌다. 갑주와 무기만을 남기고서.
갑주가 먼저 떨어져 덜컹거렸고, 그 위에 명검 아론다이트가 떨어졌다.
*******
갑자기 광전사가 아군을 죽이는 장면을 로키는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발두르를 부르려고 한 모양인데 그걸 왜 방해했나?
덕분에 상황은 나아질 길 없이 절망적인 채 그대로였다. 오딘 옆에 인간들이 넋 잃은 가운데, 괴물들은 포위망을 완성했다.
이내 오딘과 나머지는 괴물들에게 둘러싸였다. 도망칠 길 따위는 없었다.
로키는 느긋하게 물었다.
“네가 한 거야, 의형제?”
오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대전사를 집어삼킨 늑대를 묵묵히 바라볼 뿐.
절망일까? 아니면 체념?
로키는 오딘의 표정을 읽기 어려웠다. 목 졸린 마당이라 원래부터 그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이 로키는 못내 아쉬웠다. 이래서야 괴롭히는 맛이 없다.
그래도 물론, 로키는 괴롭히기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우트가르트의 거인 왕이 널 왜 죽이지 않았는지 알아?”
오딘은 눈을 감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우둔한 거인 생각을 내 어찌 알겠나.”
심드렁한 대답이었지만 로키는 기뻤다. 무시당하는데 혼자 놀려먹느니 보다는 말 섞으며 놀려먹는 게 더 재미난 법 아닌가.
로키는 신이 나서 주절거렸다.
“진짜 우둔한 거인 놈이었지! 글쎄, 자칫 오딘을 죽이면 그 영혼이 천상으로 날아가 부활할지 모른다는 거야. 내가 몇 번이고 그럴 리 없으니 그냥 죽이라 했는데 말을 안 들어 처먹더군. 천하의 오딘이라면 분명히 죽음마저 이겨낼 수 있을 거라나? 실제론 어떨 거 같나, 의형제?”
“죽어봐야 알겠지.”
“그렇다면 자넨 그 거인 왕보다도 우둔한 게로군! 뭐 축하하네. 그 의문은 곧 풀릴 게야. 늑대 밥이 된 자네 대전사 보았나? 자네는 그보다 좀 나은 처지가 될 거야. 다시 말해서 더 큰 늑대 밥이 될 거라 이거지. 내가 자넬 내 아들한테 줄 거거든.”
“펜리르 늑대 말인가?”
“그래. 뭐 사실 자네 대전사도 살려뒀다가 주인이랑 같이 던져주려 했는데, 정말 그러지는 않기로 했지. 왜냐하면 자네 대전사, 영 맛이 간 게 오염 되어도 너무 오염됐더라고. 자넨 모르겠지만 난 놈 행적을 몰래 지켜봤는데 말이야. 내가 뭘 봤는지 아나?
몇 달 전에 천하의 롤랑이 자기 방에 틀어박혀서 어쨌는지 알아? 글쎄, 이불 속에 파묻힌 채로 훌쩍이는 거 있지? 그 몸이 달달 떨리는 걸 보니 잔뜩 겁먹은 모양새였는데, 대체 뭐가 두려워 그런가 싶어서 봤더니······ 다음 날에 웬 갑옷 입은 거인들이랑 맞붙는 거야. 거인이랑 싸우는 게 무서워서 그랬던 게지. 그게 자네 희망이었나, 의형제?”
“그렇다. 왜, 그 겁먹은 모습이 우스꽝스럽던가?”
“우스꽝스럽다 못해 진절머리가 나더군. 완전 썩은 고기였으니까 말이지. 영웅의 몸에 머저리의 영혼! 딱 그 꼴이었어······.”
“그게 뭐 놀라운 일인 양 떠벌리는군, 로키. 미안하지만 롤랑은 원래 그랬다네.”
“원래?”
“그래. 옛날, 그 큰난쟁이 기사는 흉측한 괴물이며 거인들과 싸워야 했다. 그 조그만 녀석이 얼마나 무서웠겠나? 그가 망신창이가 되어 기도할 때마다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오더군. 두려움을 덮도록, 광기를 선물해주니 좀 나아졌나 싶었지만, 그래도 맨 정신일 때는 늘 속으로 질질 짜더군. 맞붙어야 할 적들이 너무 크고 강력했으니.”
“원래부터 병신이었다 이건가? 그러니 새삼 놀랄 것도 없다? 자네 하나 구하려고 여기까지 달려온 대전사에게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의형제?”
“아니, 난 지극한 찬사를 보내는 중이다, 로키. 적이 뭐가 됐건 위풍당당한 것은 토르의 용기지. 하지만 나 오딘은 전쟁신 아닌가? 무릇 전쟁이라 하면 적의 강대함을 파악하고, 어찌 맞설 수 있으려나 두려워하면서도 일단 싸움을 피할 수 없으면 칼을 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롤랑은 내 대전사인 게지.”
로키는 질린 얼굴로 오딘을 비웃었다. 목 졸려서 말하기 힘들 텐데, 말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끝까지 나불대다니.
오딘은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그렇기에 영웅이고 말이다, 로키. 넌 알 수 없겠지만······”
그 말을 비웃어주려다 말고 로키는 문득 오딘을 보았다. 여전히 그 외눈은 감겨있었다. 어째서? 방금까지는 체념했기 때문이라 여겼다. 하지만 말하는 걸 보니 절망한 모양새가 아닌데······.
등 뒤에서 늑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로키는 흘긋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피를 뒤집어쓴 채 달려오는 기사를 보고 기겁했다. 기사의 뒤에서는 배가 갈린 늑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늑대의 피에 물든 롤랑은 눈을 빼놓고 온통 붉었다. 그 사실이 아쉬운지 롤랑은 질주해오며 고함질렀다.
“이 전쟁을—”
오딘이 속삭였다.
“언제나 두려움 속에서 승리했다네. 나의 대전사답게.”
“—오딘께 바친다—!”
그리고 광전사는 완전히 붉게 물들었다.
로키가 허겁지겁 들어 올린 칼이 그 목숨을 건지게 했다. 충돌, 묵직했다. 로키의 몸은 저 뒤로 튕겨나갔다.
쓰러졌다가 일어선 로키는 더 맞붙고 싶지 않았다. 광전사를 피해 내빼려던 차, 웬 흑기사가 쿵쿵거리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로키는 괴물들 사이로 도망치며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저 소환물이 왜 아직 남아있나? 소환사가 사라졌는데 왜 함께 사라지지 않고?
언뜻 보니 그 의문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소환사 제이슨은 사라지지 않았다.
로키는 거대한 늑대 뒤로 몸을 숨겼다. 늑대는 제대로 된 벽이 되어주지 못했다. 바로 달려온 광전사가 칼을 휘두른 즉시 죽어 널브러졌기에.
그 시체를 밟고서 흑기사가 덮쳐왔다.
로키는 미스틸테인을 들어 그 공격을 가로막았는데, 그 흉악한 마검에 부딪친 흑기사의 칼은 조금도 상하지 않았다.
흑기사의 손에서 명검 아론다이트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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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는 자기 후손들을 보우코자 황금사과를 내려주려 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신들의 왕 발두르가 직접 그것을 금지했다. 귀중한 황금사과의 반출을 금한다는 규율을 들먹이며.
그래서 프레이는 물어보았다. 그렇다면 간접적으로나마 가능케 하는 것은 어떠냐? 발할라 궁전의 전사들을 그 그림자로나마 내려, 사과를 획득하라 명하는 것은?
발두르는 이번에도 금지했다. 위대한 자들의 그림자를 만들려면 영혼을 꽤나 써야할 터인데 지금 영혼을 낭비할 상황이 못 되므로.
발두르는 아스가르드가 전쟁 중임을 새삼 상기시켰다. 그 말에 프레이는 되레 당당하게 우겼다.
지금 전쟁 중이니까 더욱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전사들의 그림자를 내려 보내 세계수를 오르게 하면, 일종의 양동작전이 되는 게 아니냐고.
이내 발두르는 허가했고 프레이는 발할라 궁전의 전사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그림자 좀 내줄 전사 어디 없나?
하지만 대부분 거부했는데, 그림자를 제공하는 것은 전사 본인의 힘을 깎아먹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 손실을 보상할 능력은 프레이에게도 없었다.
프레이가 울컥한 가운데 발할라의 전사, 롤랑이 나섰다.
‘내가 직접 내려가겠소.’
프레이는 반색하며 말했다.
‘그림자가 아니라 직접? 만용을 삼가게나, 롤랑. 반신이 지상에 내려가는 건 힘든 일이네. 멀쩡히 내려갈 수는 없어. 강림하는 과정에서 자네가 얻어냈던 룬은 빠져나갈 것이며, 자네는 힘을 잃을 거야. 나서주겠다면 그림자로 충분해.’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이오. 그 모험에서 내 신을 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야. 또한 힘을 잃은들 다시 얻어내면 될 일 아닌가?’
롤랑이 그리 말하자, 그 벗이며 동료들까지 나섰다. 카를 대제는 물론 그 동료 성기사들과 추종자들까지 자기 그림자를 내주겠노라 제안한 것이다.
그리하여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가 생겼다. 심지어 롤랑은 프레이의 후손이 원했던 영웅이기도 했다. 프레이는 행복해졌고, 지원자들에게 자기 노예를 딸려 보내기로 했다. 영웅들의 시중이나 들라고.
그림자가 아니라 노예 본신을 내려 보냈다. 노예 또한 반신인지라 강림 과정에서 힘을 잃을 터였지만, 프레이는 전혀 미안하지 않았다.
프레이는 자기 노예가 정말 싫었던 것이다. 누구라도 그 증오를 이해하리라 여겼다.
옛날 자기 아내와 관계 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를 버리기까지 한 이아손에게 무얼 시킨들, 뭐 그리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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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수 가지 -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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