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단 앞 - [3] >
유드문터스는 롤랑을 잘 알고 있었다. 거인 소환물로서 힘을 빌려주던 기억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대련 당시 패배한 기억, 그리고 자기 분신이 몇 번이고 죽어나갈 만큼 위험한 전투에서 저 기사가 미친 듯이 싸워대던 기억도 선명했다.
유드문터스가 보기에도 분명했다. 거인인 자신보다 저 큰난쟁이 기사가 강력했다. 그런데 왜 굳이 일 대 일 결투 따위를 받아들였는가?
감상적인 이유였다. 수치를 씻기 위해서.
말로는 부정했지만 유드문터스는 저들을 염탐했다. 신전에 소환된 발할라의 전사들이 몇 놈인지, 현재 저들의 군세는 어느 수준이며 얼마나 세계수 정벌에 적극적인지 등을 살피는 우트가르트의 군주에게 고해바쳤다.
필요한 일이라는 것은 이해했다. 전쟁이 닥쳐올지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누군가는 간자 노릇을 해야 했다.
악신 로키와 그 자식인 괴물들이 풀려났다. 천상의 신들은 그것을 라그나뢰크의 전조로 해석하고는 신경이 곤두섰으며, 닥쳐올 멸망의 날 우트가르트의 거인들이 천상에 진군해 오리라고 믿었다.
그리하여 신들은 지상을 점령한 큰난쟁이들을 꼬드겨 세계수를 오르도록 만들었다. 세계수의 괴물들, 더 나아가 거인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은 유드문터스가 보기에도 정신 나간 짓이었다. 예언을 피하기 위해 벌인 짓이 결과적으로 예언을 실현시킨다던가?
딱 그런 짓거리였다. 거인들은 요툰헤임에서 커다란 위장을 채우기 바쁠 뿐인데, 그 평화에다 찬물을 끼얹는 수작질이야말로 거인들이 천상으로 진격하게 만들 도발행위 아닌가.
어쩌면 신들은 거인들이 너무 우둔한 나머지 자기네가 무슨 수작을 부리던 알아차리지 못하리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틀렸다. 우트가르트의 왕 로키는 같은 이름을 가진 악신만큼이나 교활했고 정보 수집을 결코 게을리 하지 않았다.
유드문터스는 그 뜻에 따랐을 뿐이었다. 그러니 수치를 느낀다면 거인 동족들 보기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저 한때 함께 싸웠던 저 큰난쟁이들 보기가 조금 낯 뜨거울 뿐.
그러니 더 이상 부끄러울 상대가 없도록, 죽여 버릴 것이다. 제 손으로 그리 한다면 수치스러울 상대는 사라지고 거인 전사만이 남게 될 테니.
그러나 역시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광전사가 덮쳐왔다. 그 포효 앞에서 유드문터스는 몸이 굳지 않도록 애썼다.
“오딘이여, 피를 받으소서—!”
광전사가 외치면서 칼을 휘둘러왔는데, 철을 통과하는 그 요술적인 룬검은 아니었다. 최근에야 알게 된 그 룬검의 마법을 우트가르트에 고해바친 보람이 없게도.
그러나 그런 룬검이 없어도 광전사의 모든 일격은 끔찍하게 예리했다.
“오딘, 오—딘 말고 닥—쳐!”
유드문터스가 도끼를 휘둘렀다. 자기 눈에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휘둘렀건만, 광전사의 눈에는 느려터진 모양이었다.
광전사가 도끼 자루를 후려쳐 공격을 도중에 끊어버렸다. 그리고 역습.
유드문터스는 당황했다. 광전사가 칼을 뻗어오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순식간에 옆구리가 베였다. 덮쳐온 통증에 이를 악물고 견뎠다.
용의 피를 뒤집어써 돋아난 비늘 덕에 칼날로 베이더라도 치명상은 못 된다. 그러나 피가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끔찍하게 고통스럽다.
“난쟁—이—!”
유드문터스는 고함지르며 도끼를 전력으로 휘둘러 거대한 곡선을 그렸다. 그 도끼가 그리는 궤적이 거대하기 그지없었다.
피하려거든 허리를 숙일 수밖에 없을 터였다. 그러느라 생길 빈틈을 노리려했건만, 광전사는 피하지 않았다.
반격. 오로지 반격.
도끼가 그리던 강맹한 곡선은 광전사가 도중에 칼을 휘저은 순간 지저분한 점이 되어 멈췄다.
일순 멈춰버린 거인의 손등에다 광전사가 연달아 칼을 휘둘렀다.
두 번의 타격을 고스란히 맞아버렸다. 손등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피가 도끼 자루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대로는 안 된다. 그것을 직감한 유드문터스는 나름 침착하게, 머리를 써서 도발을 시도했다.
“너, 오딘 그 늙은—이에게 조잡한 짓이나 배워가—지—고! 앞에서 후려치면 무서워—서 제대로 맞서지도 못하—느냐—!”
저 미친 머리에 과연 도발이 먹힐까 싶었는데, 다행히 먹혔다. 이미 야수처럼 일그러져 있던 광전사의 입매가 더욱 뒤틀리는 것이 보였다.
“트롤, 닥쳐!”
광전사가 외쳤고 유드문터스도 마주 고함질렀다.
“그럼 받아—봐—라!”
유드문터스가 도끼를 높이 들어올렸다. 상단 자세, 빈틈이 크지만 위력은 큰 법이다.
유드문터스는 자신의 모든 힘과 무게를 실어 도끼를 아래로 내리찍었다.
그리고 광전사는 그 일격에 정면으로 맞섰다. 광전사가 아래에서 위로 칼을 휘둘렀다.
당연히 저쪽이 불리한 구도였다. 그래서 저 칼과 자기 도끼가 충돌한 순간, 광전사가 밀려나지 않고 흉흉하게 버티는 것을 본 유드문터스는 충격을 받았다.
충돌의 충격이 팔로 전해져왔다. 이미 잔뜩 베여버린 그 손등이 불타는 듯 얼얼했다.
아, 그래. 저 큰난쟁이는 힘도 세지.
결국 어느 면에서도 저 큰난쟁이는 강자였다. 그리고 약자가 강자를 상대하려면 승부를 질질 끌다가 약점을 노려야하건만, 지금 이대로는 어림도 없었다. 계속 피가 흘러나오는 마당에 장기전은 불가능한 것이다.
유드문터스는 이기려면 최대한 빨리 끝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광포하게 도끼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그래서 생긴 빈틈은 더욱 컸으며 광전사는 미친 와중에도 틈이 보일 때마다 거인의 단단한 몸에 칼집을 내주었다.
그리하여 십오 분이 흘렀을 때, 유드문터스는 헐떡거리고 있었다. 체력이 다해서가 아니라 출혈로 인해서.
어지러웠다. 가뜩이나 보이지 않던 광전사의 칼은 이제 희뿌연 연기처럼 보일 뿐이었다.
유드문터스는 이제 유령을 상대하듯 발악했다. 그저 미친 듯이 도끼를 휘둘렀고 끊임없이 베였다.
당장 쓰러질 것 같은 와중에도 어찌어찌 외쳤다.
“우—트가—르트—!”
그리고 그 무릎에 묵직한 충격이 가해졌다. 광전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육안으로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발이 쭉 뻗은 것을 보니 무릎을 걷어차인 모양이었다.
유드문터스는 무릎에서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도저히 큰난쟁이에게 걷어차였다고 믿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시야가 내려가던 순간 유드문터스는 생각했다.
‘안 돼.’
동족들의 눈앞 아닌가. 무릎 꿇고 싶지 않았던 유드문터스는 다리에 힘을 주어 버텼다. 그리 다리를 뻣뻣하게 만들었기에 다시 한 번 걷어차인 순간, 이번에는 무릎 꿇다 못해 아예 쓰러지고 말았다.
유드문터스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 얼굴이 지면에 처박혔다. 헐떡거리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덮쳐온 현기증이 그 몸을 중력처럼 짓눌렀다.
패배. 유드문터스는 죽음을 느꼈다.
전투를 앞둔 결투가 끝났으니, 이제 그 동족 거인들은 복수하고자 돌진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다 끝날 것이다······.
그리 생각하고 눈감았기에 유드문터스는 정신이 든 순간 혼란스러웠다.
몸은 뜨거웠고 머리는 어지러웠지만 그래도 살아있었다. 출혈이 계속되었을 텐데 어째서?
흐릿하던 시야가 또렷해졌을 때, 유드문터스는 자기 몸에서 피가 더 흘러나오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누워있던 자기 머리에 웬 돌이 베개처럼 받쳐져 있다는 사실도.
잠시 후에는 동족들이 그래준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눈앞에 롤랑이, 그 광전사가 보였던 것이다.
저 기사가 동정을 베푼 것이다.
몸을 일으킨 유드문터스는 아직 전투가 개시되지 않았음을, 그 동족들이 돌격하지 않고 저 자리에 기다리고 있음을 보았다. 물론 큰난쟁이들도 저기 계단 앞에 그대로 있었다.
롤랑과 유드문터스는 양 군의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유드문터스는 일순 분노했다. 이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이 싸움에서 죽거나 죽이려 했더니 이 망할 기사가 자비를 베푸는 여유를 보이게 만들었다.
화내고자 유드문터스는 롤랑을 노려보았다. 그러느라 롤랑의 눈과 마주쳤다.
롤랑의 눈은 여전히 충혈되어 있었다. 그래도 이성이 느껴졌다. 질질 끈 싸움이다 보니 시간이 너무 흘러 광기가 빠져나간 것이다.
그리고 그 눈에는 이성만 드러난 것이 아니었다.
피곤함, 절망감 따위가 저 눈에 보였다. 패자의 눈에나 깃들어야 할 감정들이 왜 승자의 눈에?
유드문터스는 힘겹게 입을 열어 물어보았다.
“왜 울상이냐, 롤—랑—?”
“피곤해서.”
“그래서 다 집어치우—고 싶—은가?”
롤랑은 대답이 없었지만 유드문터스는 그 침묵이 긍정임을 깨달았다. 지겨운 짓거리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 변경 수비 임무를 맡은 거인 유드문터스가 종종 느끼던 그 감정이 저 큰난쟁이에게서 보였다.
유드문터스가 물었다.
“왜 살려줬—나? 기사도인지 뭔진—가?”
“아니.”
“그—럼?”
“군세에서 밀리는 와중에 적 지휘관을 살해해봤자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적들에게서 자비를 바라야 할 판이니 먼저 자비를 베풀었다 이거로군. 유드문터스는 목소리에 분노를 담아 물었다.
“그래서 살려줬다—고? 덩치값 못하고 큰난쟁이에게 진 데다 동정까지 받게 됐는데? 그이 상황에 내가 막 감동하리라고 기대했—나?”
“껄끄러운가? 그렇다면 한때 동료였던 자에게 정을 베푼 것으로 해두지.”
“이제 나도 그 온정 뭐시기를 베풀—어라 이거—고?”
“그래. 물러가줄 텐가?”
유드문터스는 허탈하게 웃었다. 헛소리. 저게 뭔 개소리인가.
“미친, 왜 물러—가? 데려온 저놈들 다 헛걸음 하라고? 나 하나 졌다는 이유—로?”
“그럼 기어이······”
롤랑이 입술을 깨물던 차, 유드문터스가 말했다.
“물러나진 않는다. 대신 너희는 돌려보내주—지. 어—떠—냐?”
그 말에 롤랑은 갈등했다. 영웅에게 패배 따위가 있어서는 안 되는데. 사수하던 거점을 잃고 귀환하는 전설의 기사라니 꼴 사납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러나 결국 롤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사 퇴각을 보장해준다면 기꺼이.”
“그래. 돌아—가. 그리고 성전인지 뭔지는 집어—쳐.”
롤랑은 표정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그런 맹세를 해야만 돌려보내주겠단 건가?”
“아—니. 강요가 아니라 권고이자 충고—다. 묻겠는데 대체 왜 세계수에 오르냐? 뭘 위해서? 신들이 그리 시켰으니—까? 그 새끼들한테 말—해! 우트가르트는 그냥 거기 있을 뿐이고 라그나뢰크 뭔지에 관심이 없—다—고!”
“악신 로키가 풀려나자 거인들도 따른 걸로 알고 있다마는.”
“따른 놈들도 있—지! 그런데 거인들이라고 다 한 덩이—냐! 수르트랑 그 추종자—들, 유별난 새끼들만 그러고 논—다—! 다시 한 번 말하건대 우트가르트는 그냥 그 자리에 있다. 언제나 그—랬—듯! 내 감히 왕을 욕하자—면, 우리 왕 로키는 전사가 아니라 마술쟁—이—다! 아스가르드에 동족을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진군할 작자가 아—냐—!”
로키라는 이름에 롤랑은 일순 헷갈렸다. 이내 저 로키‘’가 이름만 같은 거인의 왕 이름임을 파악하고는 말했다.
“우트가르트의 로키는 평화주의자라 이건가?”
“쉬운 말로 겁쟁이다 이—거—지! 그러니까 그걸 너희 신들—에게 전—해! 신탁 따위 내려서 헛수작질 말고 그냥 잠자코 있—으라—고—!”
그리 외치더니 유드문터스는 자기가 데려온 거인들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 명령을 내린바, 거인들은 돌격해오지 않았다.
거인들이 그저 지켜보고만 있는 가운데 롤랑도 자기 병사들에게 돌아왔다.
승리자가 돌아왔다. 바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롤랑, 롤랑!”
“거인사냥꾼 롤랑!”
롤랑은 씁쓸하게 웃었다. 이 무슨 좋은 상황이라고.
하기야 흥분할 만도 했다. 자기네 지휘관이 거인을 압도하여 이겨놓고는 우월하게도 자비까지 베푼 것이니.
‘자비는 이쪽이 받았는데.’
롤랑은 겨우 입술을 떼었다.
“결투를 끝내고 온 지휘관이 말하리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진격이 아니라 퇴각이오.”
“무슨 소립니까?”
“퇴각을 보장해주겠다고 하더군.”
그리 말한 뒤 롤랑은 눈을 감을 뻔했다. 실망의 눈초리와 비난이 터져 나올까 걱정되었기에.
그러나 그런 말은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문득 롤랑은 저 기사와 병사들이 살며시 웃는 것을 발견하고 내심 놀랐다. 병사들이야 싸움을 피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뻐한다고 해도 싸움에 미친 것 같던 기사들까지 왜?
조금 생각해 보고는 납득했다. 어차피 모두들 두려웠으리라. 질 것이 뻔한 싸움이었으니까.
그러나 체면이 있어 모두들 대놓고 웃지는 않았다. 그저 아쉽다느니, 다음에 만나면 설욕해주겠다느니 허세를 지껄이다가 계단을 내려왔다.
세계수를 내려가던 와중이었다. 웬 기사가 말을 건넸다.
“어두운 표정이시군요. 롤랑 경.”
“왜 아니겠소?”
“실망하실 것 없습니다. 롤랑 경 책임이 아니란 걸 다 아니까.”
“그럼 누구 책임이란 말인가?”
“보어조아놈이죠. 그 개자식이 지원군 데리고 오겠다더니 그러질 않고 있잖습니까?”
그럴 듯했다. 또한 사방에서 옳소, 옳소 하는 함성이 터져나옴으로써 기사들과 병사들 모두 같은 생각임이 곧 드러났다.
그리하여 롤랑은 생각했다. 돌아가서 보어조아를 추궁해야겠다고. 혹시 지원을 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이 아닌가?
그러나 그런 의심은 헛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세계수를 내려간 끝에 롤랑은 오십 층 거점에서 보어조아와 마주쳤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군세, 용병들뿐이 아닌 그 이상의 병력을 보게 되었다.
롤랑이 보어조아에게 말했다.
“수비는 실패했소. 거인들이 아예 군대를 데려와······”
그 순간 롤랑은 놀랐다. 보어조아가 모두의 눈앞에서 무릎 꿇더니 외친 것이다.
“용서하십시오, 롤랑 경. 다 제 탓입니다!”
그리 굽히고 나오니 롤랑도 더 추궁할 수 없었다.
이후로는 정보를 교환했다. 말은 길었지만 결국 보어조아가 전한 소식은 간단했다.
비프로스트에 원정대가 도착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올 것이라고. 대오공국에서 온 함선들이 항구를 가득 채운 마당이라고 했다.
그리고 보어조아는 자신 있게 말했다.
“트롤들과 거인들이 다시 한 편이 될 거라고요? 아쉬운 일이지만 이제는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후방에 괴물들을 남겨두기는 불안했잖습니까? 이번에야말로 싹 다 쓸어버리면 됩니다! 차라리 그게 더 낫지요. 원정대에게 대뜸 거인들과 싸우라는 것보다 트롤들과 싸우라는 것이 더 할 만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은 그저 헛소리가 아니었다.
이후로도 비프로스트에 순례자들이 도착했다. 트롤들과의 임시 휴전은 곧 정식으로 파기되었으며, 롤랑은 다시금 비프로스트를 가득 채운 전사들을 이끌고 세계수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적이 된 트롤들을 토벌하기 시작했다.
그리 트롤들을 죽이고 또 죽인바 백 층에서 다시 일대결전을 벌이게 되었다.
이번에는 원정대가 승리했다.
그렇게 인간 원정대는 다시금 거인들의 영역에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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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 앞 -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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