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란의 트롤랑-50화 (50/164)

< 승강기 - [2] >

트랜스 상태에 빠지며 롤랑은 속으로 외쳐댔다.

‘저 룬검을 빼앗아.’

자기 자신을 향한 고함이었다.

발리사다를 빼앗아라.

그 룬검은 걸려있는 주문의 힘만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날부터가 마법적으로 예리하며 쉬이 부러지지 않는다. 그 전설적인 무기라면 괴물의 두꺼운 가죽에도 먹힐 것이다.

그 무기를 얼른 강탈하기만 해도 훨씬 더 많은 괴물들을 죽일 수 있으리라.

그러나 과연 가능할 것인가? 광전사가 그런 전술적 판단으로 행동하는 것이?

물론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자기암시를 걸었다.

발리사다를 빼앗아라, 발리사다를 빼앗아.

자기암시가 통할지 통하지 않을지도 물론 알 수 없었다. 괜히 룬검을 빼앗겠다고 날뛰다가 오히려 비명횡사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것도 물론 알 수 없었다. 당장에는 올바르다 여겨지는 것을 시도할 뿐이었다.

의식이 붉게 물드는 동안 계속해서 암송했다.

발리사다를 빼앗아.

******

괴물들 한 가운데에서 눈 뜬 광전사가 포효했다.

“발리사—다!”

******

승강기는 꾸준히, 느릿하게 올랐다. 그 느긋함은 탑승객들의 심정과는 정 반대였다.

모두들 초조하기 그지없었다.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애당초 이 승강기는 언제 무슨 이유로 추락할지 모르는 탑승물 아닌가. 설령 용이 기다리고 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좌석에 걸터앉은 채 제이슨은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좌석에 무릎을 올리고 경계를 취하고 있는 그들.

맘 같아서는 꼴값 떤다고 쏘아붙이고 싶었다. 제이슨이 보기에 경계고 뭐고 다 쓸데없는 짓이었으니까.

‘이 하늘에서 용이 덮쳐오면 조기 발견한들 뭘 어쩔 거냐? 그냥 뒈지는 거지.’

그리 생각하여 제이슨은 그저 좌석에 얌전히 앉아있었는데, 체력이나 보존하자는 건전한 이유가 아니었다.

그 머릿속에 무력감이 밀어닥치고 있었다. 그리고 후회 또한.

‘승강기에 오르는 것이 아니었어. 롤랑에게 합류한들 뭘 어째?’

애초에 도와줄 필요가 있기나 한가? 롤랑이 알아서 제 임무를 완수했다면 위에서는 철수가 한창일 것이다. 그러면 굳이 도와줄 필요가 없다.

혹여 임무를 실패하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 그래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면, 그래서 뭘 어쩐단 말인가?

전쟁이다. 평소 하던 싸움과는 규모부터가 다른 것이다. 거기에 영웅 둘에 찌꺼기 몇 딸려간들 뭔 도움이 되나?

‘애초에 롤랑 새끼는 왜 그따위로 긴장감 조성한 거야? 별로 중요한 상황도 아니었는데. 유야무야 적당한 핑계 대서 그냥 돌아올 것이지.’

제이슨은 무력감을 지우기 위해 동료까지 원망해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온몸에 힘이 없었다.

다리가 떨리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랬으면 상당히 꼴불견이었을 것이다.

나병환자들이 지금 그랬는데, 제이슨 보기에 심히 좋지 않았다.

어쨌건 다행히도 승강기는 별 탈 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몇 번이고 심하게 덜렁거려 모두를 겁먹게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절벽이 보였다.

‘됐······’

제이슨이 안도하는 차, 승강기 밖을 경계하고 있던 아말릭이 고함질렀다.

“아!”

제이슨이 흠칫했다. 아말릭은 계속해서 고함질렀다.

“아아, 아아아!”

제이슨도 승강기 밖을 바라보았다.

절벽 위에 웬 까마귀가 있었다. 그 날짐승이 이쪽을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었다.

제발, 아니겠지. 제이슨은 놈이 그저 호기심 많은 날짐승이기를 바랐다.

물론 아니었다.

까마귀가 두 날개를 활짝 폈고, 이내 절벽 위에는 거대한 용이 자리 잡았다.

방금 전 까마귀가 그러했듯 용은 이쪽을 바라보았다. 분명 파충류의 안면근육은 인간의 것과 다를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용은 활짝 웃었다.

용이 인사했다.

“오늘 자주 보네?”

승강기는 아래에서 뿐만 아니라  절벽 위에서도 도르래를 움직여야 하는 구조였다. 그 도르래는 조합원들이 작동하는 것이었는데, 절벽에서 일하던 조합원들 역시 용의 출현을 보고 말았다.

도르래에 붙어있던 조합원들이 굳었다. 이내 그들은 도르래에서 손을 떼었다.

결국 조합원들은 아예 달아나버렸다.

가뜩이나 느릿하던 승강기가 더욱 굼뜨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저 씹할 새끼들이······”

제이슨이 중얼거렸고 모두 같은 심정이었다. 돌아가면 바로 조합에다, 아니 백작에게 직접 고해바치리라. 그리하여 저 의무를 방기한 놈들을 아주······.

돌아가기만 하면······.

문득 모지가 말했다.

“빗장 치워.”

아말릭이 중얼거렸다.

“네?”

당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빗장이라면 승강기 문을 막은 빗장? 그것을 왜?

모지가 계속 고함질렀다.

“빗장 치우라고!”

빗장 좀 치우는 것이 수고스럽지도 않을 텐데 직접 하지 않는 이유는 또 뭔가? 그 역시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건 아말릭은 시키는 대로 따랐다.

아말릭이 승강기 문의 빗장을 걷어냈다. 바람에 휘날려 문이 마구 덜렁거리기 시작했다.

더욱 불안해지는 차, 모지가 위를 향해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입술을 달싹인 순간, 그 지팡이에 열(熱)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내 지팡이 끝에 불이 피었다.

불이 커져가며 주변 공기를 집어삼킴에 따라 숨쉬기가 어려워졌다. 아말릭이 가슴을 부여잡는 차, 모지는 주문을 다 외워냈다.

지팡이에서 화염구가 발사되었다. 승강기 천장을 향해서.

작은 폭발, 그리고 파괴가 벌어졌다.

분쇄된 승강기 천장이 파편을 휘날렸다. 그 파편에 맞아 제이슨은 볼에 피가 튀었다. 물론 지금 그 사실을 유감스러워 할 수 없었다.

이내 승강기가 크게 기우뚱했다.

중력을 느끼며 아말릭은 비명 질렀다.

“뭐하는······”

이내 승강기와 탑승객들은 낙하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비명질렀다.

다음 순간, 방금 전까지 승강기가 있던 자리로 거대한 불줄기가 휩쓸고 지나갔다. 용의 불꽃이었다.

아말릭은 떨어지면서 여자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와, 잽싸네.”

*******

광전사는 자기 손에 왜 칼 한 자루만 들려있는지 알 수 없었다. 손은 두 개니 무기도 두 개여야 할 것 아닌가? 검이든 방패든 간에.

그래서 나머지 한 자루도 뽑았다. 쌍검술, 정신 나간 짓이었다. 그러나 광전사가 할 만한 짓다웠다.

광전사는 양 손에 쥔 검을 늘어뜨린 채 사냥감을 찾았다.

물론 너무 많았다. 그래서 더욱 찾기 힘들었다.

발리사다. 옛 전우의 칼을 쥔 괴물 놈. 어디 있나?

주변 덩치들에 가려져 당장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그 커다란 장애물들부터 치워나가기로 했다.

광전사는 괴물들 사이에서 전장을 살폈다.

고목과도 같은 거대한 다리들이 주변 시야를 가렸다. 그 거대한 기둥이 땅에 닿을 때마다 주변에 자갈 따위가 튀는데 그것이 또 맞았다가는 치명적일 것이다.

그래서 뭐 어떻다고?

광전사는 그저 돌진했다. 그 옆으로 거대한 다리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갔지만 전혀 거리끼지 않았다. 그 사이에 파고들었다.

위에 거대한 배가 보였다.

거기에다 장검을 쑤셔 넣었다. 물론 잘 박히지 않았다. 그래서 우격다짐으로, 콱 찔러 넣었다.

찔러 넣은 검에다 계속 힘을 주었다. 그와 동시에 나머지 한 손에 들린 염동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난도질했다.

그 끔찍한 고통에 괴물의 몸이 거세게 요동쳤다. 괴물은 다리로 주변을 마구 밟아댔다. 그러면서 코와 꼬리로 배 아래를 마구 치고자 했다.

그 기다란 코가 자신을 노리고 뻗어온 순간, 광전사는 양 칼을 휘둘렀다. 그리하여 자신에게 덮쳐온 코를 양 옆에서 찔렀다.

코끼리는 이제 거의 미친 듯이 발광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코를 회수하고자 잡아당겼지만, 롤랑은 놓아주지 않았다.

“너무 길어.”

중얼거리더니, 광전사가 힘을 주었다.

그리고 코가 동강났다.

떨어진 코의 아랫부분이 바닥에서 펄떡 튀었다.

고통에 못 이겨 괴물이 무릎 꿇었다. 그와 동시에 광전사는 얼른 그 배 아래에서 빠져나왔다.

이내 무릎 꿇은 괴물의 코를 붙잡고 빠르게 올라갔다.

괴물의 몸 위에 올라가자 경치부터가 달라졌다. 좀 더 많은 사냥감들이 더욱 정확하게 보였다. 그 사실이 기쁜 나머지 광전사가 포효했다.

“발—리—사—다—!”

그 외침에 주변 괴물들이 잠시 움찔했다. 이내 괴물들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나름 고지대에 올라선 광전사는 놈들을 훑었다. 이제야말로 보이려나? 칼 쥔 코끼리놈?

언뜻 보였다. 가장 거대한 코끼리가 제 크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칼을 바늘처럼 쥔 채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나 놈은 당장 달려오지 않았다. 놈은 무리의 중심에서 천천히 주변 괴물들을 향해 무언가 코로 신호를 내리고 있었다.

지휘관인 모양인데? 그 위치상 바로 노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어쨌건 포효하며 롤랑이 도약했다.

바로 옆에 있던 괴물들은 그 포효에 위축된 나머지 그저 경직돼 있었다. 결국 그 도약을 제지한 것은 좀 떨어져있던 괴물 코끼리들이었다.

괴물들의 코가 위로 뻗어 광전사를 낚아채려 했다.

사방에서 덮쳐오는 길쭉한 기둥들을 보며 광전사는 양 칼을 옆으로 늘어뜨렸다. 그와 동시에 정신을 집중했다. 자신의 다리 사이에.

그리하여 염동력 발판이 만들어졌다.

발판을 밟아 축으로 하고, 광전사는 두 칼을 뻗은 채 제 자리에서 회전했다.

칼날을 날개로 한 회전이었다. 거기에 썰린 코가 잘려나갔다.

토막 난 코가 떨어져내렸다. 그리고 비명소리.

이제 발판을 옮겨야겠지.

광전사는 고통에 못 이겨 발버둥치는 괴물의 위에 뛰어올랐다. 괴물이 요동치며 위에 있는 악적을 떼어내려 했지만 광전사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변변한 저항은 하지 못할 것이다. 광전사는 자기가 밟고 있는 괴물이 전사는커녕 병사조차 아님을 알고 있었다.

코끼리란 짐승이 원래 그렇다. 놈들은 초식동물이다. 육식동물보다 위험하고 강력하지만, 그래도 투쟁에 가치를 두는 짐승들이 아니다.

광전사가 보기에 코끼리란 큰 양에 불과했다. 놈들에게 당해 죽는 것은 사실 양에 받혀도 죽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일 뿐이었다.

양털을 만지는 심정으로 광전사는 올라탄 괴물의 목을 쓰다듬었다. 가죽 자체가 너무 두꺼웠지만 어느 자리에서 맥박이 느껴졌다.

아래에 핏줄이 있다. 거기에다 칼을 꽂아 넣었다. 주변 괴물들이 놀라라고 대뜸 고함지르며.

“죽어—!”

피분수가 치솟았고 괴물은 죽었다.

이후로도 광전사는 비슷한 짓을 반복했다. 거대한 괴물 코끼리들의 위를 뛰어넘으며, 놈들의 코를 잘라 내거나 목에 칼을 찔러 넣은 다음에 포효했다.

모두가 자신을 바라봐야 한다는 듯 요란하게 그리 굴었다.

실제로도 그런 의도였다. 으레 전사라면 주목받고 싶어 하는 법이다.

“날 봐라—!”

광전사는 계속해서 포효했고, 칼을 휘둘렀다.

또 다시 만들어낸 시체를 밟고 펄쩍 뛰었다. 낙하하는 힘으로 다른 괴물의 목에다 칼을 꽂아 넣었다.

그리 날뛴 바, 이 거대한 전투에서도 광전사는 눈에 띄었다.

마침내 이쪽을 주시하던, 칼을 쥔 코끼리가 발걸음을 옮겼다. 놈은 원래 지휘관 역이지만 우선 저 악적부터 처리하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한 것일까.

그 거체가 다가오는 동안 주변 괴물들이 비켜섰다. 마치 전사에게 자리를 내주는 농부들처럼.

밟고 선 괴물의 시체 위에서 광전사는 괴물들의 우두머리를 바라 보았다.

슬프게도 광전사로서는 놈을 내려다 볼 수가 없었다. 자신이 밟은 놈은 시체인지라 무릎이 꺾인 마당이었고 애당초 저 거대한 괴물의 몸뚱이가 너무 높았다.

그래서 룬검을 쥔 괴물이 광전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광전사는 그 사실이 마음에 안 들었다. 무척이나.

게다가 저놈의 코에 들린 저것. 저 역시 매우 어울리지 않았다.

룬검 발리사다.

“내—놔—!”

시체를 언덕 삼아 미끄러지며 광전사가 뛰쳐나갔다.

룬검을 쥔 괴물은 미리 준비했던 염동력을 발현했다. 놈이 천천히 주변에 사물을 띄웠다. 수많은 자갈과 육편들. 그 하나라도 맞았다가는 머리가 날아갈 터였다.

그러나 광전사는 그저 달려 나갔다.

수십 줄기 선이 광전사의 앞을 가로막았다. 어찌 쳐내기에는 너무나 많은 궤적들. 어쩔 수 없이 광전사는 맴돌듯 그 옆을 달렸다.

룬검을 쥔 괴물은 이 수수하지만 효과 있는 공격을 반복했다. 주변 사물을 염동력으로 띄운 채 꾸준히 날려댔다.

광전사는 그저 달렸다. 그러던 순간, 저 앞에서 함성이 들려왔다.

“롤랑을 위하여!”

그리고 뭔가 박히는 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기병들이 또 다시 돌격을 감행한 모양이었다.

옆구리에 창날이 박힌 괴물들이 쓰러졌다. 룬검을 쥔 괴물은 그 사실을 무시하지 못했다.

한 괴물이 신음하며 비틀거렸다. 이내 놈이 쓰러지자 룬검을 쥔 괴물의 입이 살짝 열렸다가 닫혔다.

일순 놈이 흘린 사념파를 광전사는 읽을 수 있었다.

‘사멘, 안 돼.’

저 괴물의 동료 이름일까? 아니면 가족이나 애인?

어쨌건 빈틈이었다. 광전사가 놓치기에는 너무 먹음직한 빈틈.

광전사가 돌진했고 그 속도는 너무나도 빨랐다. 룬검을 쥔 괴물은 광전사가 눈앞까지 다가온 뒤에야 겨우 반응했다.

그 거대한 괴물이 콧잔등을 부풀리더니, 이내 룬검을 쥔 코를 휘둘렀다.

허공에 푸른 궤적을 그리며 발리사다가 빛났다.

룬이 빛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막아낼 수 없었다. 검의 방어를 무시하고 그대로 관통될 테니까.

막아낼 수 없는 공격이라니, 반칙 같은 일이지만 광전사는 동요하지 않았다. 원래 광전사가 상대하던 상대들의 공격은 늘 그랬다. 정면에서 막아내면 안 되거나, 아예 막아선 안 되었다.

지금 또한 그럴 뿐이었다.

광전사는 검례를 취하고 괴물이 펼치는 해괴망측한 검술을 주시했다.

워낙 긴 코로 휙휙 휘두르고 있다 보니 어디에서 어떻게 공격해올지 당최 읽어낼 수가 없었다. 병신 같다 못해 위험했다. 초보자의 멍청한 일격이 달인의 허를 찌르는 일은 허다한 법이다.

그러나 광전사는 계속해서 놈의 공격을 바라보았다. 마치 읽어내려면 읽어낼 수 있다는 듯이.

그리고 마침내 읽어낼 수 있었다.

괴물이 룬검을 뻗어왔다. 놈이 그린 궤적은 꽤 치명적이고도 정확했다. 목과 가슴 그리고 배 전체를 노리는 일격이었다. 얼핏 피하려다가는 코에 채일 터였다.

그리고 광전사는 사람의 신체로 치면 손가락 관절에 해당할 부분을 노렸다.

룬검이 뻗어왔고 당연히도 광전사는 거기 맞서려 하지 않았다. 옆으로 뛰어 피하는 동시에 역수로 쥔 검을 뻗었다.

그리하여 괴물의 콧구멍 안속을 찔렀다.

괴물의 염동력 탓인지 잘 박히지 않았다. 그러나 광전사는 이내 놈의 콧구멍을 찌른 자기 장검을 걷어찼다. 정확하게 지레의 손잡이 부분에 해당할 위치를.

마침내 놈의 코에 장검이 박혔다. 이제 회수할 수 없겠지만 광전사는 신경 쓰지 않았다. 곧 다른 무기가 손에 들어올 터였으므로.

과연 기대대로였다. 코 안속에 날이 박힌 고통, 분명 끔찍할 터였다.

괴물은 제법 전사다운지 신음하지 않았지만, 그 코에 힘이 풀리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의도한 대로 룬검이 떨어져내렸다. 광전사는 빠르게 내달려 그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그 자리에 괴물의 염동력 탄환이 발사되었지만 비웃듯이 계속 달려나가 피해냈다.

이내 괴물과 거리를 두고 광전사가 자세를 취했다.

그 손에 들린 발리사다가 빛났다.

< 승강기 - [2] > 끝

ⓒ 검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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