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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신-391화 (391/427)

건축의 신 391화

초빙(06)

낯간지러운 내 말에 손 부채질이라도 한 것일까?

잠시 후, 압둘은 무안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후. 이거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는군.

“왜요?”

-자네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줄도 모르고, 나 혼자 속 좁은 짓을 했으니.

숙연한 분위기의 그에게 물었다.

“실패할 거란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아니, 전혀 생각해 본 적 없네!

그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자네의 첫 작품인 몰딩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어. 난 자네가 진정 알라께서 인도한 사람이라 믿네.

묵직한 음성에는 나에 대한 신뢰가 듬뿍 담겨 있었다.

슬슬 부탁을 꺼내도 될 타이밍!

‘괜히 입바른 소리로 분위기를 띄웠겠어?’

압둘이 강한 왕이 되도록 돕는 건, 내게도 이득인 건 맞지만.

‘그건 한참 뒤에나 거둘 수확이라고.’

그럼 지금은?

그때까지 손가락 빨고 있으라고?

‘나도 얻는 게 있어야, 균형이 맞지 않겠어?’

마침 골치 아픈 문제가 있거든!

신소재 연구자.

이민호는 어떻게 비비고 들어간다 해도, 독일인 연구자는 사실 막막했었거든!

독일의 인맥이라고 해봐야, 마이어가 고작!

‘하지만 압둘은 다르지.’

유럽 건축협회 부회장인 마이어를 후원하고 있었고, 그 외에도 투자 중인 곳이 여러 군데였다.

‘날 약 올린 대가는 치르셔야죠!’

“압둘.”

-응. 왜 그러나? 성훈.

“공모전을 급히 준비하다 보니…….”

말꼬리를 흐리자, 압둘이 말했다.

-곤란한 일이라도 생긴 건가?

“아뇨. 곤란하다기보다는…….”

-기탄없이 말하게. 날 위한 일이 아닌가? 내 뭐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겠네.

분위기 탓일까?

평소라면 ‘내 사전에 공짜는 없다’면서, 대가를 바랄 압둘이건만, 지금은 지극히 협조적이었다.

“사람 하나를 데려오고 싶습니다.”

-응? 사람? 자네가 고작 그걸 못 찾아서?

의아해하는 그에게 말했다.

“독일 쪽의 연구소에 있지 않을까 예상되는데, 그쪽으로는 저보다 당신이 더 잘 알잖아요.”

-아! 그런가? 독일이라면 그렇지. 누군가?

그는 당장에라도 구해줄 것처럼 굴었다.

“사람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다고 쳐도, 나중에 특허 분쟁이 생길까 봐서 염려하는 겁니다.”

-특허 분쟁?

“유럽 쪽은 특허에 대해 상당히 완고한 입장이죠.”

이해가 간다는 듯, 압둘이 말을 이었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품이라면 그냥 구매하는 게 더 편하지, 기술을 빼 오는 건…….

그의 말을 잘랐다.

“아뇨! 아직 개발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도 특허 분쟁을 벌인다고?

그는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었지만, 내가 뭐라 말하겠는가?

“완료되었을 때, 파장이 클 수 있는 연구라 분쟁을 걱정하는 거죠. 압둘도 유럽 쪽 과학자가 어떤 줄 잘 알잖아요.”

-훗. 제 놈들이 모든 과학의 시작이라 믿는 작자들이지.

손대지 않은 분야가 없고, 실제로도 과학의 발전을 주도하는 유럽이었으니, 그런 생각을 할 만하지 않은가?

“그래서 염려되는 겁니다. 지금은 단지 제 촉입니다만.”

-어떤 연구인데 그러나?

“강철합금입니다. 현재 나온 제품들의 최소 4배 강도를 가지는…….”

-흠. 그러면 그 작자들이 난리를 칠만도 하지.

개발에 성공하면, 공업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연구!

잠시 생각 중이었는지, 압둘은 말이 없었다.

-그럼 그쪽 관련 연구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조사를 선행해야겠군. 나중에 시비에 걸리지 않으려면.

“그럼 더 확실하겠죠.”

-그쪽은 내가 아는 사람이 많으니, 알아서 하겠네. 그런데 누군가?

아직은 이름은 모르니, 적당히 얼버무렸다.

“적당한 사람을 찾아보는 중입니다. 우리 쪽 개발자를 보조할 연구자. 아무래도 이론은 유럽이 강하니까요.”

-정해지면 말해주게. 공모전 마감이 석 달밖에 안 남았으니, 그 전에 끝장을 보려는 거겠지?

그는 상황의 다급함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됐어! 약속을 받아냈어!’

국제 특허 소송?

누구든 소송을 걸어오면, 압둘을 앞세워야지.

권력과 금력을 겸비한 방패!

‘이만하면 든든하지 않아?’

느긋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맞습니다.”

내 목적을 눈치챈 압둘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이러니 더더욱 궁금하군. 4배 강도 강철합금을 써야 하는 건축물이라…….

‘궁금’ 하니, 박 과장의 부탁이 떠올랐다.

“참. 그것 때문에 박 과장이 곤란해 하더라고요. 내부적으로도 기밀로 붙이는 사항이라, 박 과장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꾸 물어보신다고.”

압둘이 멋쩍은 음성으로 말했다.

-성훈, 아까 들었다시피, 내 신경이 좀 곤두섰던 것 같네. 자네만 믿으면 되는 것을.

그가 말을 이었다.

-친구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 부디 내 과오는 잊어주게.

“충분히 이해합니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여드릴 테니, 믿고 기다려 주세요.”

-그러도록 하지. 그리고 박 과장한테는…….

“제가 대신 말씀드릴게요.”

-고맙군. 자네 작품을 보는 즐거움은 공모전 때까지 미뤄두도록 함세.

“감사합니다, 압둘.”

이제는 통화를 마쳐야 할 시간이었다.

-성훈,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하게.

“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자네도 수고하게.

전화기를 접었다.

원하는 것은 얻었지만,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이 공모전에 얹힌 게 생각보다 많군!’

소파로 더욱 몸을 밀어 넣었다.

‘그의 미망을 떨쳐주면서, 대신들에게 그의 안목을 확인시켜 줄 작품이라?’

고민도 잠시, 이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미 정해졌잖아! 언제부터 고민했다고!”

***

이틀 후.

옵션 설계 진행을 점검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니, 곽 부사장이 결재판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옵션 설계는 잘 되고 있습니까?”

“이제 서로에게 적응해 가고 있더군요.”

“다행입니다. 걱정 많이 하셨는데.”

웃음기를 띤 그였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인가 보군.’

어두운 표정이 협상 결과를 말하고 있었다.

“잘 다녀오셨습니까?”

“네, 잘 다녀왔습니다.”

“현재철강에 다녀오셨죠? 그게 그건가요?”

내 시선이 결재판에 머무르자, 부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파를 가리키며, 간이주방으로 향했다.

“금세 끝날 얘기는 아닌 것 같네요. 차나 한잔 하시죠.”

“감사합니다.”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부으며 물었다.

“별로 협조적이지 않았나 보죠?”

그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현재철강과의 1차 협상은 결렬되었습니다.”

“그래요? 괜찮습니다. 그럴 거라 예상했으니까.”

씁쓸한 표정의 그에게 대수롭지 않은 듯, 차를 내밀며 소파에 앉았다.

“잘 마시겠습니다. 팀장님.”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그는 말을 이었다.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팀장님.”

곽 부사장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었다.

그를 보며 눈을 일그러뜨렸다.

“예? 이제 겨우 첫 번째 협상인데요?”

그런데도 이런 말씀을 하신다?

그는 입술을 지그시 깨문 채, 고개를 조아렸다.

“제시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불렀습니다만.”

“그래도 퇴짜라…….”

협상에는 한도라는 게 있다.

적어도 서로가 손해 보지 않는 선.

또한, 상품에는 적정가격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 경계를 넘어서 버리면 협상은 결렬.

그는 그 소식을 내게 전하고 있었다.

서류를 뒤적이다,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만하면 됐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부사장님.”

“하지만 팀장님. 그, 그게 없으면…….”

협상을 종료하라는 내게, 그는 양손을 들며 만류했다.

하지만 어쩌랴?

더 물러나면 손해가 되는데.

그가 다급히 말을 이었다.

“실은 좀 더 물러나는 게 어떤지를 여쭤보려고 온 겁니다.”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부사장님 권한으로 최대한 양보했는데도 안 된다면서요?”

“그러니…… 팀장님께서.”

내 권한으로 협상의 여지를 더 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최고를 제시했는데, 안 된다면서요?”

“결과적으로는 그랬습니다만, 팀장님께서 나서시면…….”

“부사장님 말씀이 제 말입니다.”

번복할 생각은 없었다.

KT 팀의 안살림을 총괄하는 곽 부사장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협상 결렬의 보고서를 집어 들며 물었다.

“사장과 직접 얘기 나누셨나요?”

“아니요. 박 전무와 독대했습니다.”

“아! 그때 사장 뒤에 있던 사람 말이죠?”

“네, 맞습니다.”

같잖은 수작에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때 둘이 쑥덕거리는 걸 봤거든!’

거기서 뭔가 의견이 오가며, 수작이 완성되었으리라.

기분이 좋을 리가 있나?

입맛을 다시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쩝. 왕회장님 막내는 뭐 하고, 전무 나부랭이를 내보냈답니까? 우리 쪽은 무려 부사장님께서 몸소 행차하셨는데. 맨발로 영접해도 시원찮을 판에. 안 그렇습니까?”

대놓고 철강 사장을 무시하는 말에, 그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전무를 만났을 때 기분이 좋지는 않았으리라.

격이라는 게 있지 않나?

얼굴 맞대고 협상할 수 있는 격!

여기 수장이 갔으면, 그쪽도 격에 어울리는 상대가 나오는 게 예의!

명목상일지언정, KT 팀의 수장은 그였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연구원들과 일정 조율 중이랍니다.”

절로 코웃음이 나왔다.

하나를 보면 열이 보이는 법이라고!

전무를 눈짓으로 부리는 걸 보지 않았던가?

“그 사람, 원래 그렇게 일하는 타입인가요? 일반 사원들과는 겸상도 안 할 것 같던데?”

“역시 팀장님 안목은 알아줘야겠습니다.”

“그런 인물이! KT 팀 대표가 갔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전무와 협상 자리로 밀었다?”

지금 내 작품이 공모전에 당선될 경우, KT 팀은 명실공히 현재철강의 최대고객이었다.

어중간한 건설사에서는 사용하지도 않을 거고, 규모로 보나 물량으로 보나 우리 이상 가는 소비처는 없을 터!

그런데도 이렇게 푸대접을 한다?

엄지로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

“배짱 좋은데요? 그 양반.”

“일단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걸 아니, 저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 기분이 상하는 건, 손에 들려있는 보고서의 내용이었다.

다 읽은 서류를 손으로 정리하며 소파에 등을 기댔다.

“이건 뭐 우리보고 아무것도 결정하지 말라는 말이네요. 그쵸?”

“그, 그런 셈이죠.”

자신의 손으로 들고 온 협상 결과에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들이 억지 쓰는 거지, 그의 잘못은 아니잖아?

그들의 요구를 요약해서 읊었다.

“연구 완료가 언제 될지 모르니, 공장 설비도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 그러니 당신네 일정에 맞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부사장은 대답 대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서 생산 라인이 완전히 갖춰질 때까지 제품 납기 일정을 자기네 생산 스케줄에 맞춰 달라. 이거잖아요.”

“정확히 보셨습니다.”

“혹시 못 지킬 수도 있지만, 양해를 구해달라. 하지만 할 수 있는 한의 최선은 다하겠다?”

“그것도 맞는 말씀입니다.”

“게다가 자기들이 약속 불이행으로 인한 현장 차질에 대한 보상은 일언반구도 없네요!”

부사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일정을 몽땅 자기네 생산에 맞추라고? 이게 말이야, 방구야. 이것들이 돌았나?”

나도 모르게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건물의 뼈대를 올리는데 가장 중요한 강철을 쥐고 내놓지 않으면, 건물을 언제 올리라고!

‘쌓아놓고 써도 물량이 부족할까 봐 겁나는 판국에 뭐가 어쩌고 어째?’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터뜨렸다.

“허 참! 속이 훤히 보이네요.”

“그렇지요. 물건으로 우리를 흔들겠다는 거죠.”

부사장의 대꾸에, 예상되는 그들의 시나리오를 읊었다.

“제가 가서도 안 된다고 하면, 양보한다고 엄살떨면서 별거 아닌 보상 조건 몇 개 적어넣겠죠. 그것도 자기들 사정 봐달라고 하면서요.”

투덜거리며 말을 이었다.

“수가 빤히 보이는데요?”

내 말에 그가 소리 없이 피식 웃었다.

“지금으로써는 선택의 여지가…….”

부사장이라고 그들의 속셈을 모르랴?

다만 그게 없으면 작업 진행에 큰 차질을 빚을 게 눈에 보이니, 내게 최대한 양보하자고 설득하려는 거겠지.

‘저 만나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부사장님도.’

소파에 등을 기대며 천정을 쳐다봤다.

‘이 인간들, 아직 물건도 안 보여주고 너무 많은 걸 원하는데? 다른 꿍꿍이가 있나?’

다른 속셈이라고 해봐야, 형제들 간의 우열 싸움에 나를 끼워 넣겠다는 거, 그거 말고는 없지.

‘내가 자기편을 들어주면?’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건설 사장이 날 특별 취급하니, 날 쥐고 흔들면 자기가 우위에 설 수 있겠다는, 얄팍한 판단?

‘지금 상황만 본다면, 가능해 보이겠지.’

하지만 지저분한 싸움에 발 들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

부사장이 내게 타이르듯 말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아쉬운 건 우리인데요.”

뚱한 얼굴로 심통을 부렸다.

“안 한다고 집어 던지고 오시지 그러셨어요?”

내 농담에 곽 부사장이 실소를 흘렸다.

“어찌 그럽니까? 제 일이나 마찬가지인 것을.”

소파에서 등을 떼며, 곽 부사장과 시선을 맞췄다.

“부사장님, 정말로 아직 완성이 안 되었다고 믿는 건 아니시죠?”

그는 눈썹을 으쓱하며, 입맛을 다셨다.

“믿든 안 믿든 관계없겠지요. 그 합금이 없으면, 우리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게 중요하죠.”

“그건 대안이 없을 때고요. 있으면요?”

내 짐작으로는 완성 단계임이 확실했고, 어쩌면 이미 완성되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저렇게 강짜를 놓는 거라고. 확신이 있으니까!’

그들의 말대로 완료될 기미가 없다면, 이렇게 배짱부릴 여유가 있을까?

그는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팀장님. 저라고 놈들이 연락 올 때까지 손 놓고 기다렸겠습니까?”

“흠…….”

‘호오. 미리 움직이셨다? 느낌 좋은데.’

적극적인 움직임이 아닌가?

부사장이 다르게 보였다.

어깨를 으쓱하며 그의 다음 말을 종용했다.

“인맥을 총동원해서 세계를 다 훑어봤습니다.”

자세를 바로 하며, 부사장을 직시했다.

‘그래도 선방하셨는데요? 부사장님!’

그래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겠지. 아직은 시기상조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자연스레 눈매가 좁아졌다.

“그런데요? 전혀 대안이 없던가요?”

그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가능성 있는 곳은 있습니다. 하지만 대안이 될 정도는…….”

“어디입니까?”

“라이프니츠 연구소라는 곳인데…….”

“아! 거기 되게 유명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 라이프니츠!

그 이름이 뇌리를 번쩍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 라이프니츠! 거기서 소송을 걸었지!’

딱!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튕겼다.

‘이 돌대가리! 왜 그걸 생각 못 했지?’

연관이 있으니, 소송을 걸었겠지.

안타깝게도 연구자의 이름은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거야 연구원 이름을 뒤져보면 나오겠지.’

그래도 기억이 안 나면 몽땅 데려다 달라고 하지. 뭐!

‘압둘이 조금만 더 고생하면 되는 거라고!’

의도치 않게 슬슬 실마리가 풀려가고 있었다.

현재와의 인연 때문에 그걸 써주려고 했던 거지. 나도 2배 강도 보다는 4배 강도가 좋다고!

‘감히 일을 가지고, 장난을 쳐?’

영문도 모른 채 내 행동을 주시하는 부사장의 양어깨를 토닥였다.

“고생하셨습니다, 부사장님. 정말!”

“네? 아무것도 된 게 없는데, 무슨 말씀을?”

그는 이유를 모르는 눈치!

‘모르셔도 됩니다.’

“팀장님, 2차 협상은 언제쯤으로…….”

부사장이 물었지만, 그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퍼즐의 시작은 이민호가 될 터!

“이제 그런 재미도 없는 얘기는 그만하시죠.”

“그래도…….”

“그만! 이민호는 찾았습니까?”

다른 곳으로 화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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