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신 255화
갑돌이(02)
“쓰리…… 투…… 원…….”
한 인물의 미간에 조준된 빔.
그리고 카운트다운.
남은 것은…….
‘꺼져 버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고,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한다 했던가!
각양각색의 언어가 총알이 되어 날아갔다.
“빵야!”
“퐈이아!”
“붐!”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짜증의 대폭발!
그 순간만큼은 인종과 국적을 초월하여 한마음이 되었다.
무릎이 풀린 걸까?
그는 실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바닥에 허물어졌다.
털썩!
자리에 주저앉은 채, 주변을 경계하며 눈동자를 굴렸다.
‘꺼지라니까, 왜 주저앉는 거야.’
갑돌이의 레이저는 아직도 그의 미간을 겨누고 있었다.
제 발로 꺼질 때까지는 그의 레이저 또한 꺼질 수 없다는 듯!
***
그가 자신의 이마를 손으로 비볐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하지 않은가?
포인터는 포인터일 뿐, 아무런 해가 되지 못한다.
제풀에 주저앉은 것일 뿐.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에게 무례한 행동이 될 수도 있었지만, 뭐 어떤가?
아무리 돈 많은 고객이라도 팔고 싶지 않을 때가 있지 않던가?
그것도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거라면 말이다.
내 대답은 이거였다.
‘당신 같은 사람이 내 작품 안 봐줘도 돼. 꺼져!’
그가 벌떡 일어나서, 어눌한 영어로 말했다.
“깝또리, 당신이 저 굴 안에 들어갔을 때의 영상들은 실시간 영상이 아니오. 다른 영상을 대체한 거요.”
어이없는 주장에 코웃음이 피식 나왔다.
그에게 한 걸음 다가가면서 말했다.
“성함이…….”
“마에다다.”
“마에다 씨, 어떤 영상 말입니까?”
“실제로 가서 찍어 왔겠지.”
“석굴암에서 말이죠?”
“당연하지!”
“혹시 석굴암에 가 보셨습니까?”
“내가 그런 데를 왜 가나?”
관중들을 향해 물었다.
“혹시 석굴암에 가 보신 분 계십니까?”
여자 한 명이 손을 들었다.
“네, 제가 가 봤어요. 갑돌이 씨.”
“저 안쪽까지 들어가 보셨습니까?”
“글쎄요. 오래전 일이라…….”
“그럼 혹시 본존불 앞에 유리벽이 있지 않던가요?”
그제야 생각이 났던 모양이다.
“아! 맞아요. 그랬어요.”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입니다.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죠.”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대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마에다 씨, 저 같은 학생을 위해 석굴암에서 유리벽을 치워 줬을까요?”
“끄응, 어쨌든 저건 조작이요.”
말이 통하지 않는 자였다.
자신의 주장밖에 할 줄 모르는.
그리고 자신의 실책을 인정할 줄 모르는.
“마에다 씨, 왜 조작이라고 생각하셨습니까?”
“형편없는 한국의 영상 기술로 그렇게 디테일하게 찍을 수 있을 리가 없어. 물론 실제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고!”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극단적으로 지나치면, 듣는 사람의 속이 거북해진다는 건 모르는 걸까?
“한국은 왜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은 우리 일본의 아류이기 때문이지. 아류가 진짜를 이긴다는 것은 말이 안 돼.”
끝까지 일관된 주장!
한국은 일본에 안 돼!
왜?
안 되기 때문에 안 돼!
끊임없이 반복되는 도돌이표.
“마에다 씨,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일본도 미국의 아류죠. 미국의 산업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장이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일부분에서 일본은 미국을 앞질렀죠. 그것도 조작이었던 겁니까?”
자신들이 아류라는 말은 듣기가 싫었던가?
그의 얼굴이 시뻘게지며 반박했다.
“그건 다르지. 우리는 스스로 노력을 했다고.”
그럼 우리는 앉아서 돈 벌었냐?
“방금 보셨다시피, 지금의 영상은 실시간으로 보이는 겁니다. 당신의 이마에 찍힌 붉은 점처럼.”
그의 이마에 찍힌 포인터로 장난스럽게 동그라미를 그렸다.
모니터에 비친 마에다의 인상이 험상궂게 변했다.
“일본인 양반, 괜히 갑도리 씨한테 시비 걸지 말고 가셔. 보기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지. 갑도리 씨 말처럼 근거를 가져오든가?”
아까 석굴암의 입구를 확인했던 백인이었다.
그가 말을 이었다.
“내가 그런 쪽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까 확인했을 때는 진짜 같았소. 아니, 확신할 수 있소. 저 영상은 진짜요!”
“당신이 나보다 전문가요?”
마에다는 백인에게 삿대질을 하며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물론 일본어로.
무슨 말인지 몰라 백인이 멍하게 있었다.
“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성훈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음…… 대충 의역하겠습니다.”
좋은 말이 아닌 것은 알아들었다.
그 내용을 못 알아들은 것일 뿐.
“마에다 씨가 자신은 전문가랍니다. 주변에 권위자인 친구들도 많이 있고요.”
마에다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설마 그렇게 속사포로 쏘아 댄 일본어를 알아듣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을 못했던 모양이다.
성훈이 일본어로 물었다.
“아까 들은 그대로 통역을 할까요? 좆도 모르면서 아는 척 나대지 말라고?”
눈썹을 추켜올리며 그의 의향을 물었다.
“으으으.”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 그것도 대사관의 관계자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남의 나라 말로 모욕을 받았다고 가만히 있을까?
‘당연히 인격 모독으로 고소감이지.’
마에다의 직책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당연히 물러나야 할 것이다.
천박한 행동으로 국격을 더럽힌 외무공무원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옷을 벗는 것.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게 싫으시다면 정중하게 사과하시죠. 나와 여기 계신 모든 분께.”
기회를 주었음에도 그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할복하라는 것도 아니고, 고개 한 번 숙이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내가 잘못한 게 없다면 몰라도, 그는 큰 잘못을 하지 않았나?
아까의 백인에게 말했다.
“마에다 씨는…….”
“죄송합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는 허리를 직각으로 꺾으며 사죄했다.
백인의 눈은 나의 입을 향해 있었다.
그 눈은 ‘뭐라고 했는지 말을 해주시오’라고 묻고 있었다.
“사실은 일본어가 너무 빨라서 못 알아들었습니다. 아직은 서툴러서요.”
백인이 뱁새눈을 뜨며 물었다.
“정말이오, 갑도리 씨?”
“조금 모르면 알 수 없다? 뭐 그런 의미였는데.”
성훈이 머쓱하게 뒤통수를 긁었다.
“역시 남의 나라 말은 어렵네요.”
미심쩍은 느낌이 남았지만, 진위 확인을 할 수 없었다.
성훈과 마에다, 둘 외에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백인이 말했다.
“알겠소, 불쾌하기는 하지만, 의미도 모르는 말로 분쟁을 만들고 싶지는 않소. 하지만 마에다 씨, 당신 얼굴은 분명히 기억해 두고 있겠소.”
“죄송합니다.”
다시 고개를 숙이는 그에게 말했다.
“마에다 씨, 이제 돌아가시죠? 어차피 제 설명에는 별로 관심도 없으신 것 같은데.”
그가 고개를 들더니, 나를 노려보았다.
아직 승복할 수 없다는 듯이.
하지만 나도 이미 뱉은 말을 가지고, 약점을 잡을 생각은 없었다.
지금 이대로도 꿇릴 것이 없는데, 약점은 뭐 하러 잡아?
그와 눈을 마주쳤다.
‘당신! 운 좋은 줄 알아. 이 자리만 아니었다면, 박살이 났을 테니까.’
그가 돌아서며 말했다.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반드시 증명하겠다.”
“네,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확실한 근거를 가져와야 할 겁니다. 그때는 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테니까.”
그가 관람객들 사이를 지나 사라졌다.
내가 싸움을 확산시키고 싶지 않았던 이유는 단지, 첫 번째 관람을 이런 해프닝으로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액땜은 마에다라는 인간 하나로 충분했으니까!
***
그는 홀에서 관람객들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씩씩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갑도뤼! 다음 장면 계속 보여주세요, 플리즈.”
“고고!”
“이제 방해꾼이 사라졌으니, 갑도리의 말에 몰입할 수 있겠군. 너무 짜증 났었어!”
“갑도리! 정말 레이저를 쏴 버리지 그랬어요? 너무 착했어!”
당연한 말이지만, 포인트 빔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리가 없다.
죽일 놈을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관람객들은 내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이, 내 행동에 동참했다.
‘어지간히 꼴 보기 싫었나 보군!’
하지만 내게는 이득이었다.
관객들 모두가 갑돌이의 편이 되었으니까!
‘잘 가! 고마워! 일본 친구!’
성훈이 피식 웃으며, 다음 멘트를 이었다.
“나중에 석굴암에 가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성질 급한 한 여자가 물었다.
“갑도리의 설명을 들으니, 꼭 가 보고 싶어요. 갑도리 씨! 주소를 가르쳐 줄 수 있나요?”
“그건…… 나중에 영상에 뜨니까, 적어 가시기 바랍니다.”
시선 집중이 되었던 탓에 기분이 좋았던지, 평소에는 하지 않던 애교까지 섞여 있었다.
“계속 설명하자면 본존불이 있는 주실을 여기서는 들어가서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유리벽으로 가로막혀 입장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저런!”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그리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 이유가 일본인들이 석굴암을 해체 및 보수 공사를 하면서, 시멘트를 접합제로 사용함으로써 석굴암의 자연통기 시스템을 훼손하는 만행을 저지른 데 있었다.
우리 민족이 일본에게 식민지 지배를 받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하나 역사에 가정이란 무의미한 것.
또한 이들에게는 상관도 없는 역사적 지식을 강요할 이유도, 과거 역사에 대한 피해 의식으로 민족 감정을 드러낼 필요가 있으랴!
‘우리가 힘이 없었으니, 당한 거지!’
석굴암의 구조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이었다.
“모니터 하단에 있는 이미지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석굴암이 어떤 기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설계되었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갑돌이의 설명에 따라 사람들의 눈이 모니터에 집중되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도형 몇 개가 설득력이 있지.’
수학 시간도 아닐진대, 좌대의 원을 기준으로 해서, 그 지름의 두 배가 석굴암 내경과 동일하며, 전체 길이는 그 네 배가 된다.
이런 설명이 필요하리?
그림 한 장으로 모든 것이 보이는데.
“지금 제가 서 있는 위치가 실제 석굴암에서 참배자들이 본존불을 보는 시각입니다. 부처님 뒤에 연꽃 광배가 보이시죠. 그럼 실제로 볼 수 없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직접 들어가서 보시죠.”
하나하나가 생소한 그들에게는 말만으로는 이해가 어려울 것이다.
본존불이 뭔지, 연꽃 광배가 뭔지 이들이 어떻게 알 수 있으랴!
하지만 내게는 악인을 벌하는 레이저 포인터가 있었다.
설명이 필요한 곳은 하나하나 포인터로 짚어가며.
“저게 연꽃 광배입니다. 부처님 뒤에 있으니, 후광처럼 보이죠? 그리고 부처님 주위로 열 명의 제자가 있네요. 하나, 둘…… 열.”
그 외에 갑돌이의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설명했다.
관람객들은 숨을 죽이고 갑돌이의 말에 집중했다.
내가 정말 보여 주고 싶은 건 이것이 아니었다.
석굴암의 보이지 않는 부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고 지나가는 부분.
‘왜 내가 석굴암을 선택했는지, 그 뚜껑을 열어서 보여 주지.’
그 시대 사람들이 불교 문화를 어떻게 건축으로 승화시켰는지 보여 주고 싶었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도 좋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말로만 우수하다 강조한다면 나도 마에다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연신 감탄사를 발하며 갑돌이의 눈길을 따라가는 그들을 보며, 성훈은 각오를 굳혔다.
‘이제부터가 본론이라고요. 애피타이저에 배가 불러서는 곤란하죠.’
다시 기합을 넣으려는 찰나, 누군가가 말했다.
“갑도리 씨! 잠깐만 쉬었다 갑시다.”
“그래요, 너무 집중했더니, 다리 아픈 줄도 몰랐네.”
“삼십 분이나 시간이 지났네. 이러다가 하루 종일 꼼짝없이 서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내가 계획한 시간과는 동떨어진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집중도가 높아서 나쁘지 않았지만!
엉뚱한 녀석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된 데다, 단순한 설명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거야 원.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았을까?’
쏟아지는 질문에 숨이 다 찰 지경이었다.
‘리허설을 했을 때는 한 작품당 5분이면 충분했다고.’
거기서 난 외국인들이 직설적이란 걸 간과한 거지.
직설적 감탄과 질문.
원래는 작품 전체를 관람하는 데 삼십 분으로 예상했던 건데, 한 작품에 걸리는 시간이 이러하다면 전반적인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그럼 십 분 후에 다시 재개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주에게 말했다.
“현주 씨도 힘들 텐데, 잠시 쉬다 와요.”
그녀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전 괜찮아요.”
“시키는 대로 해요. 지금은 피곤한 거 못 느끼겠죠. 하지만 내일 골병 들어서 못 나오면 곤란하다고요.”
“헤, 전 몸이 부서져도 할 수 있는데…….”
혀를 삐죽 내밀며, 히죽 웃었다.
‘어?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지?’
보통 때라면 누가 팔짱을 끼면 충분히 자각할 수 있었지만, 삼십 분 동안 조이스틱에만 집중을 하다 보니,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슬그머니 팔을 빼내며 말했다.
“저도 좀 쉬어야겠어요. 이따가 봐요.”
*작가주*
원래의 석굴암은 숨 쉬는 동굴이었다고 한다.
인공적인 동력이 없어도, 스스로 호흡하며, 부식되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라는 말이다.
그 원리는 석굴암 하부의 지하수와 외벽을 둘러싼 지름 5자 옥석의 2중 배치에 있었다.
신라 혜공왕 10년(774)에 완성되어 그 모습을 유지했다 하며, 전란의 역사 속에 그 모습을 감추었다가 1907년에 황폐한 채로 발견되었다 한다.
1913년, 일본인들의 주도로 해체 재보수하는 과정에서 석굴암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
애초의 설계 원리를 깡그리 무시되었고, 불필요해 보이는 지하수를 밖으로 흘려보냈고, 옥석은 버려졌다.
그리고 당시의 최신 공법인 시멘트를 사용했다.
석굴암 외벽에 3자의 석재를 두르고, 그 위에 2m의 콘크리트로 덮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리라.
이때 사용한 시멘트가 석굴암 주재료인 화강석을 부식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고, 이제는 인공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그 원형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어쩌면 일본인들의 자만,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문명 국가가 된 일본이 앞으로 조선을 영원히 지배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뛰어난 문명을 보여 주자. 미개한 나라의 문화재를 우리 손으로 고쳐 줌으로써 일본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그들 스스로 우리에게 복종하게 하자!’라는 그들의 자만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을.
한국의 것은 당연히 미개한 것이라 예단했기에, 왜 이렇게 지었을까 하는 고려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 불필요해 보이는-하지만 그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지하수와 옥석을 제거하고, 시멘트로 덮었다.
겉으로 보이는 외형은 살렸을지 모르나, 그 속은 썩어문드러져 가는 영원히 병든 석굴암을 만들어 냈다.
그들 일본인들에게 석굴암이란, 부처를 모시는 법당이 아니라, 그저 전쟁의 전리품일 뿐이었기에, 그런 만행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천 년 문화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면, 우리 민족이 그들의 간섭을 받지 않을 힘이 있었더라면, 지금과는 좀 다르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또한 무의미한 가정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