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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신-87화 (87/427)

건축의 신 87화

여우와 개(05)

“오, 김 비서가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시오?”

-황 전무님.

“뭔데? 말해봐요.”

-이번 일로 사장님께서 상심이 크십니다.

“헉. 벌써 알고 계시다는 말씀이오?”

황 전무의 고개가 저도 모르게 숙여졌다.

김 비서의 말이 바로, 사장의 말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그래서 사장님께서 뭐라고 하셨나?”

말은 놓지만 그 말투는 지극히 겸손했다.

-아무 말씀 없으셨습니다. 제가 그분의 깊은 속내를 알 수 있겠습니까?

“설마. 이런 일로 알래스카를 보낸다거나…….”

-가시고 싶으신 겁니까?

“에이, 에이. 김 비서는 무슨 그런 소름 끼치는 소리를 하십니까?”

-빨리 결과 가져오시길 기다리고 계십니다. 조급해지시지 않도록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는 있습니다만…….

“고맙소. 김 비서. 내 이 은혜 잊지 않으리다.”

-저도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금주 내로 결과를 보이겠으니 이번 주만 좀.”

-일단 해보기는 하겠습니다. 장담은 못 하지만.

“알겠소. 바쁘신 용건이 없다면, 내 다음에 전화해도 되겠소?”

-네, 수고하십시오.

수화기를 놓기도 전에 여비서에게 버럭 고함을 질렀다.

“내 밑으로 다 모이라 그래! 한 시간 내로 집합 안 하면 다 죽을 줄 알라고 하고!”

***

사장이 물었다.

“뭐래? 김 비서.”

“전화 끊기도 전에 이사들 소집하는데요? 발등에 불 떨어졌다는 걸 이제야 인식했나 봅니다.”

“아휴, 우리 이사님들 정말 느긋해. 어떡해야 저 인간들을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게 하냐?”

“본보기로 한 분 더 알래스카로…….”

“참. 이 사람도. 그건 한 번이면 충분해! 이사들 몽땅 해외로 보낼 일 있어?”

사장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신의 마음을 미리 알고 이사들을 압박하는 김 비서가 고마웠다.

일일이 나서서 이사들을 압박하면 자신의 꼴이 뭐가 되겠는가?

김 비서에게 물었다.

“참! 서 전무는 어떻게 지낸데?”

“추워서 죽겠답니다. 돌려만 보내주면 사장님께 충성을 다한다고 전해 달랍니다.”

“거기 가을이지? 아직 정신 못 차렸구만. 한 한 달쯤 있다가 다시 전화해 봐. 뭐라고 하는지.”

“네, 알겠습니다.”

***

곽 이사가 울산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황 전무는 비서의 전화를 끊자마자 이사들을 집합시킨 자리에서 ‘대가리 박아!’를 시켰다.

10분 동안의 얼차려가 지날 때 즈음, 황 전무가 말했었다.

“니가 가라. 곽 이사!”

콕 찍어서 내리는 명령에 거부할 수도 없었다.

머리에 피가 몰린 고참이사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나 고혈압으로 쓰러지면 곽 이사 너부터 죽인다. 얼른 대답 안 해!”

명령과 협박에 못 이겨 마침내 수락하고야 말았다.

“아이구, 대가리야. 아직도 아프네. 다들 나이 들어 골골한데, 대가리 박아를 시키면 어쩌자고!”

그의 원망은 ‘미친개’ 최 이사에게로 향했다.

“미련한 놈. 상대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돌진만 하면 어쩌자는 거냐?”

그의 목적지는 성훈이 있는 대학교가 아니었다.

여러 정황과 정보를 확인했을 때, 안전모라 불리는 사람은 김성훈이라는 일개 학생이었다.

창밖을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기숙사 현장에서 사장님하고 무슨 일이 있었어. 분명히!”

당연히 이어지는 고리였다.

사장의 불호령 후에 기숙사를 제 집 드나들 듯하며, 보고서를 올려야 했으니 말이다.

매번 결재 서류에 사인이나 하다가 워드를 치려고 하니 얼마나 힘들었던가?

그나마도 손으로 휘갈겨 쓰고, 부하 직원에게 타이핑하라고 맡겼지만 말이다.

“문 소장도 뭔가를 알고 있는 눈치고. 그렇지 않다면 일개 소장이 그렇게 뻣뻣할 수가 없어! 절대로.”

삼천 세대를 관리하는 소장도 고개를 못 드는데, 고작 30세대의 소장이 그렇게 행동한다?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그럴 수 있는 거야. 그럼 당연히 안전모와 연관이 있을 수밖에.’

속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취합하는 동안, 어느새 톨게이트를 지나고 있었다.

그는 현재건설 이사들을 봉으로 여기는 기숙사 문 소장을 먼저 찾았다.

곽 이사는 자신보다 한참이나 젊은 소장에게 인사를 꾸벅하며 두 손으로 악수를 청했다.

“아이고. 문 소장님. 잘 지내셨습니까?”

“워매. 워쩐 일이시대요. 연통두 읍시.”

문 소장은 자리에서 업무를 보다가 곽 이사를 보고는 벌떡 일어나 그의 손을 맞잡았다.

“울산에 오는 길에 들렀습니다. 이 동네 터줏대감인 문 소장님을 안 뵙고, 어딜 간단 말입니까?”

“으헤헤. 터줏대감은 무신! 그런 말씀 마시랑게요. 남사시럽구만유.”

빈말인 걸 뻔히 알면서도 가오 잡기 좋아하는 문 소장은 기분이 좋았다.

여태 방문한 이사들 중에서 가장 여우 같은 곽 이사를 경계하면서도, 항상 그의 혓바닥에 놀아나는 문 소장이었다.

“실은 오늘 대학을 들러야 하는데…….”

“아! 거시기. 성훈 씨 만나러 오셨구만이라.”

“알고 계시는군요.”

“알다마다요. 접때 최 이사님 오셔가지구 월매나 사정을 허시는지, 방법이 있어야지 말유. 그 친구는 한 번 아니라면 죽어두 아니랑께요. 찍히믄 끝나능겨! 아주 기냥.”

곽 이사의 눈이 번쩍 빛났다.

“안전, 아니, 성훈 군하고 친하신가 봅니다.”

“아이구. 친하다 뿐여유. 지가 그 친구 땀시 소장 자리에 앉았는디유.”

눈치 빠른 곽 이사는 문 소장의 말을 100% 신뢰하지는 않았다.

반의 반 정도 신뢰할까 말까 한 정도였다.

‘이 인간이 가오 잡기를 좋아해서 그렇지. 거짓말할 위인은 아니지. 문 소장 말을 반만 걸러듣는다고 해도, 접근할 방법이 충분히 있다는 말이군.’

잘되었다는 듯 손뼉을 치면서 맞장구쳤다.

“아이구. 그럼. 정말 보통 사이가 아니겠군요.”

“그람유. 그 친구도 내 부탁이라믄, 꼼짝을 못 한당께요.”

그런 관계를 아니까, 최 이사도 문 소장을 닦달했겠지. 결국은 실패했지만.

‘이놈을 잘 구슬리면,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야.’

“문 소장님. 혹시 방법이 없을까요? 다음에 좋은 곳에서 술 한잔 사겠습니다.”

“지는 그런디 가믄 술이 안 넘어가유.”

“그럼 어디로…….”

“기냥 고기나 사주셔유.”

“그래도 되겠습니까?”

‘일만 잘 성사된다면야, 그깟 고기 몇 근이 문제겠냐!’

“되지유. 성훈 씨 부를 텡게 기다리셔유.”

“예? 지금 말입니까?”

‘괜히 오라 가라 해서 기분만 나빠지는 거 아냐?’

곽 이사는 살짝 걱정이 들었다.

문 소장은 그의 걱정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양이었다.

“그라믄 지금 불러야지, 언제 부른데유? 고기 사준다고 허믄, 총알같이 올 거구만이라.”

‘지금 당장 사달라는 말이었냐?. 이익.’

차라리 룸을 가자고 하지, 이 인간은 항상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그것도 현장 직원들을 다 데리고.

짜증이 나려고 하다가 생각이 바뀌었다.

‘가만 보자. 아무래도 딱딱한 분위기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타깃이 젊으니, 룸살롱보다는 건전한 분위기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약발이 잘 먹힐 것 같았다.

슬쩍 옆을 보니 문 소장은 벌써 술 한잔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달달한 소고기 한 점에다가 두꺼비 한 잔을 따악!’ 하는 표정.

눈치 백단 곽 이사가 문 소장 속을 모를 리가 있나!

‘불러놓으면, 좋은 분위기는 이놈이 책임질 테고, 안전모 그 친구도 이 인간 얼굴을 봐서라도 좋게 넘어가겠구나! 이놈을 부추겨서 계약할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

곽 이사가 문 소장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소장님. 울산에서 가장 좋은 데로 가시죠. 제 능력 닿는 데까지 쏘겠습니다.”

“참말로 다 불러도 될랑가 몰것구만유!”

고개를 끄덕이는 곽 이사의 얼굴에 성공을 예감하는 진한 미소가 어렸다.

***

곽 이사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런 개새끼가…….”

지게차 소장을 비롯해서 제 놈이 아는 사람은 다 부른 것 같았다.

“문 소장. 한동안 잘 사더니 요즘은 왜 이리 뜸해?”

턱턱 들어와서는 소장에게만 인사하고, 자리를 찾아 앉는다.

“회 사준다믄서, 여그는 왜 불러싸! 여그가 횟집이여?”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서 호통을 친다.

“장씨! 쬐매만 기다리믄, 참치회랑 다금바리 온다고 했응께, 그동안 한우나 잡숫고 계시오잉!”

“은제부텀 여그가 한우집이었당가?”

“아따. 그 양반! 씅질머리 하고는. 언양에서 소 한 마리 잡아온다 했당께. 쬐매만 기다리쇼.”

문 소장은 마을 회관을 통째로 빌려놓고, 한우집, 횟집 할 것 없이 자기가 먹어본 최고로 맛있는 집에다가 몽땅 전화를 돌렸다.

‘아예 뽕을 뽑을 참인가?’

문 소장 인생에 최고의 봉으로 자리 잡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곽 이사였다.

“우째? 이사님 안색이 쪼까…….”

“아, 아닙니다.”

‘이거 아무래도 천만 원 나오겠는데.’

“이사님. 쪼매 있다가 성훈 씨 오믄 말여유.”

‘엥?’

자신의 타깃인 성훈의 이야기가 나오자, 곽 이사의 귀가 절로 문 소장에게로 향했다.

“지가 쩝때 최 이사님 말씀을 들었잔여유. 그려서 미리 귀띔해 드리는 건디유.”

눈썹을 꿈쩍이며 문 소장의 다음 말을 재촉했다.

“성훈 씨 그 양반이 눈치가 보통 눈치가 아니구만이라.”

‘이 인간아! 말 끌지 말고 본론을 말하라고. 쫌!’

곽 이사는 짜증을 감추기 위해 더 환하게 웃었다.

“저작권이 문제더구만요. 그래서 물어봤지유. 성훈 씨잔테.”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음엔?

“최 이사님이 잘못하셨드만유. 성훈 씨가 어느 정도 양보할라구 했는디, 최 이사 그 양반이 씅질이 급하셔 가지고.”

양보라는 말에 귀가 확 트였지만, 결론을 미루는 문 소장 덕에 곽 이사는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내 부하 같았으면, 저 튼실한 종아리를 반쪽으로 만들어 놓았을 텐데.’

아쉽지만, 오늘의 협상 분위기는 눈앞의 이놈에게 달려 있었다.

“저작권은 성훈 씨가 가지고, 만약에 다른 회사에 팔라고 하믄, 50%이상은 바꿔야 딴 데다가 도면을 파는 걸루다가 할라구 했다드만유.”

“그게…… 양보랍니까?”

보통 양보란, 가격을 낮춰준다든지 혹은 다른 뭔가를 준다든지 하는 거 아닌가?

문 소장에게 물었다.

“혹시…….”

문 소장이 눈을 꿈뻑거렸다.

“가격을 낮춰준다든가? 혹은 다른 뭔가를 양보…….”

“에이, 꿈도 꾸지 마시랑께요. 그 친구는 안 팔아도 그만 이지라!”

“예? 금액이 몇 억인데…….”

“하이고. 이사님도 소식이 어둡기는 매 한가지시구먼유.”

곽 이사의 광대가 꿈틀거린다.

‘지방 핫바리 소장 놈이 지금 어따 대고…….’

“저그 거시기, 쿠웨이트에 몰딩 팔려 나간 거 있쥬?”

“그 얘기가 왜 여기서 나옵니까?”

뜬금없는 문 소장의 말에 곽 이사는 어이가 없었다.

“그 디자인 의장권 40%는 성훈 씨거랑께요. 이사님만 알고 계셔유. 성훈 씨 알믄 나 모가징께.”

‘그놈이 뭔데, 현장 소장 모가지를 좌우한다는 거지? 혹시 내가 모르…… 헉! 로열패밀리?’

로열패밀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우디에 팔려 나간 몰딩 금액이…… 억!

곽 이사의 빠른 머리로 계산은 금방 끝났다.

“그럼 나머지 60%는 누가…….”

뜨끔한 문 소장이 다급히 곽 이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실라구 허덜 마셔유. 다치셔유.”

“그럼 혹시 높은 분의…….”

“어허이! 거기까지만 하시랑께유. 다치신대니께.”

“네, 알겠습니다.”

문 소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워매…… 나가 돈 있는 거 알믄, 나보고 돈 내라고 지랄헐 거 아녀. 휴. 클날 뻔혔네. 그랴.’

문 소장이 제 입을 치며 스스로를 타박했다.

“하이고. 요놈의 주둥이가 문제랑께. 이사님! 절대로 못 들은 걸로 해주쇼잉!”

고개를 끄덕이던 곽 이사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럼. 성훈 학생한테는 이 정도 돈 가지고는 간에 기별도…….”

“지 말이 그 말이랑께요. 돈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되는 인간이랑께요.”

뭐가 되었든 문 소장은 성훈의 편이었다.

‘처음서부터 돈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 언질을 해놔야제! 헉. 그란디 이 인간이 눈치 없이 깎자 그러믄 우짠데? 성훈이 지럴헐 텐디.’

퍼뜩 걱정이 들었다. 손해 보는 것을 지지리도 싫어하는 성훈이 아니던가?

“그란디 말이시. 이것은 명심을 하셔야 하실거구만유.”

“뭘 말입니까?”

“거시기. 성훈 씨가 말여유. 제 돈 한 푼 손해 보는 걸 싫어하는 구만유.”

“그렇게 돈이 많다면서?”

“그건 성격이지라. 성격! 지독시리 구두쇠랑께요. 절대 깎자 그러지 마셔유. 그 말 나오는 순간 파토나유.”

“파토라니?”

“안 한다 그 말이쥬. 그럼 곽 이사님도 끽!”

그 말과 함께 문 소장는 제 목에 손을 대고 슥 그었다.

문 소장의 조용한 손동작에 곽 이사는 목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진짜인가? 하는 의문을 품기 이전에 소름이 쫙 끼쳤다.

계약을 못 해가도 욕먹고 찍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것뿐이면 다행이게, 탄탄대로 앞길에 장애물이 된다.

왜 이렇게 거대 그룹의 이사가 중소기업 말단 소장에게 기를 못 펴는 것일까?

왜 안전모에 관계된 일만 보면 피하려고 드는 것일까?

얼굴도 모르는 일개 학생 때문에, 현재건설의 실세인 서 전무가 알래스카로 쫓겨났다.

업무를 봐도 모자랄 시간에 울산으로 내려와 현장견학을 해야 했다. 이사가 말이다.

그뿐이랴!

몇몇의 이사는 이 현장에 목에 힘주다가, 사장에게 욕먹고 목이 날아갈 뻔도 했다.

미친개 최 이사가 이빨을 드러내지 않고, 꼬리를 흔드는 현장은 여기! 기숙사 현장뿐이었다.

곽 이사는 이번 일을 잘 해결함으로써, 황 전무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을 계획이었다.

서 전무 라인은 꺾였고, 황 전무 라인이 득세를 했으니, 그동안 줄만 잘 잡아도 자리보전에 문제가 없었다.

곽 이사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공(功). 세우지 말자. 그냥 따가기만 해도 된다. 괜히 몇 푼 깎아서 공 세우려다가 개피 보겠다.’

어차피 안전모에 관련된 일이었고, 폭탄제거반으로 내려온 거였다.

설계도를 가져만 가면 된다. 그래도 최소한 최 이사처럼 박살 나지는 않을 것이다.

사장의 명령은 설계도를 가져오라는 거였지, 저작권 따위가 아니었다.

그걸 가져다 어디 쓰게?

‘안 되면 황 전무한테 미루지. 뭐!’

그와 동시에 머리를 스쳐 간 생각!

‘잘 보여야 되겠는데.’

눈치 하나로 30년을 중역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어설픈 공을 세우려다 오버해서, 모가지 날아가는 선배들을 수도 없이 봐왔다.

안전제일!

‘눈앞의 공로보다는 미래의 안전을 도모해야지! 암’

***

성훈을 포함한 그의 후배들이 마을 회관으로 들어왔다.

구석에 있는 문 소장을 발견한 모양이다.

“소장님, 저희 왔어요.”

“어. 성훈 씨 오셨능가. 일로 오쇼. 퍼뜩!”

문 소장이 벌떡 일어나서, 성훈을 향해 손짓했다.

“여그 이분은…….”

문 소장이 소개를 마치기도 전에, 곽 이사가 정중하게 두 손으로 명함을 내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현재건설 곽순일 이사라 합니다. 편하게 곽 이사라 부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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