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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신-66화 (66/427)

건축의 신 66화

현장 수업(6)

기숙사 현장 앞에 고급세단이 멈춰 섰다.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내려서 현장을 주시했다.

그를 수행하는 비서로 보이는 자가 말했다.

“사장님, 장 실장이 현장에 연락해 뒀답니다. 들어가시면 되십니다.”

“장 실장 입단속은 잘했겠지?”

“염려 마십시오, 사장님.”

“그래, 가보지.”

그는 현재그룹의 삼남, 현재건설 사장이었다.

둘째 형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 최대한 조심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현장 앞에서는 문 소장이 오늘 방문한다는 귀빈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문자들의 정체도 모른 채.

“저녁 시간이 다 되가는고만. 왜 여지꺼지 안 오고 지랄이랴!”

현장에서 자기보다 높은 사람이 없는데, 난데없는 안내양을 하게 생겼으니 기분 좋을 리가 없었다.

오늘 점심을 먹고 기분 좋게 배 두드리고 있는데, 느닷없이 귀빈이 방문할 거라는 장 실장의 통보를 받았다.

소장이 기분 좋게 OK를 할 리가 없었다. 당연히 소장은 따지고 들었다.

“뭔 현장이 아그들 놀이터인 줄 안다요? 어제 미리 연통을 헌 것도 아니고! 누군디 나가 그래야 하는 거여? 당신네 사장님이라도 된당가요?”

현장에 귀빈이 온다고 하면 할 일이 많았다.

소장의 입장에서 현재 중공업 사장이 온다고 해보라.

집주인이 잘 지어지는지 보러오는데, 얼마나 신경 쓰일 일이 많겠는가?

하던 공사를 멈추고라도 꽃단장을 해야 한다.

현장 더럽다고 기성을 적게 푼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공사가 난항을 겪게 된다.

기성(***1)이란, 공정률에 따라서 원청업체에서 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론상으로 현장의 공정이 80% 진행되었다면, 총계약금액의 80%를 원청에게 청구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보통 기성은 현장 담당자의 재량에 달려 있지만, 최종 결제자가 기성을 반으로 줄이라고 하면 줄일 수 있다.

이유는 많았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공사가 아직 완벽하게 마무리 되지 않았으니, 기성지급을 보류하겠다.’

물론 완벽함의 기준은 담당자의 주관에 달려 있다.

시공업체가 아무리 항변해도 먹히지 않는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곳은 없으니까!

‘그런 귀빈 방문을 하루 전도 아니고, 몇 시간 전에 통보를 혀? 것두 일방적으로다가? 이건 상도의가 아니잔여!’

물론! 소장의 말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장 실장에게 경고의 한마디를 들었을 뿐이다.

“누군지 알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묻는 말에만 답하세요.”

“걱정이랑 허덜 마셔. 나가 그렇게 눈치 없는 사람이 아닝께로, 현장…….”

“됐구요! 혹시라도 불편하셨다는 말이 들리면 아시죠!”

‘이런! 싸가지 없는 자슥이, 워매 으른 말씀을 싹둑 잘라묵어야!’

소장이 인상을 쓰면서 수화기에 말했다.

“분부대로 하겠구만이라, 실장님!”

그 귀빈이 현장에 도착했다.

“아이고, 먼 길 오시느라 불편하시지는 않으셨어라.”

소장은 현재건설 사장에게 허리를 꾸벅 숙였다.

사장이 말했다.

“그러지 마십시오. 오히려 귀찮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 편하게 대해 주세요.”

“그래도 되까나잉? 한데 뉘신…….”

문 소장이 고개를 들며 물어보는데, 사장의 뒤로 고리눈을 뜨고 있는 비서가 눈에 들어왔다.

“소장님, 당신은 이분께서 물으시는 말씀에만 대답하시면 됩니다.”

“어허. 이 사람이. 편하게 하십시오.”

사장은 점잖게 괜찮다고 했지만 문 소장은 잽싸게 말을 바꿨다.

“그래도 그럴 수는 없지라. 손님이신디. 안내해 드릴텡게, 이쪽으루다가.”

문 소장은 두 팔을 현장 쪽으로 향하며 현장 가이드를 시작했다.

사장을 만난 뒤, 소장의 허리가 펴질 시간이 있을까?

권력 앞에 약한 자여!

그 이름은 ‘월급쟁이’였다.

현장으로 막 들어서는데, 고성이 들려왔다.

“지금 우리더러! 모든 천정 몰딩 귀퉁이 마감을 주먹장 맞춤으로 하라는 거요? 그것도 크라운 몰딩을!”

“네, 맞습니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요? 20년 내장 목수하면서 그런 소리는 처음 듣네!”

내장 목수로 보이는 사람이 젊은 사람을 상대로 항변하고 있었다.

사장이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거시기. 그거시 인테리어 담당이 쪼까 까탈스러워서. 신경 안 쓰셔도 된당께요. 이리…….”

하지만 이미 사장은 그쪽으로 몸을 돌리고 있었다.

“한번 가봅시다.”

“네.”

“네.”

비서와 소장이 동시에 허리를 굽히며 그를 뒤에서 수행했다.

“나가 가서 말려야 쓰겠구만이라. 신경들 쓰지 마시고…….”

“놔두시오. 궁금해서 그러니.”

“그려도…… 쪼까 거시기…….”

비서가 말했다.

“소장님은 물으시는 말씀에만 대답하시면 됩니다.”

‘니미. 지랄 염병! 나가 자동 응답기여?’

비서의 하는 꼴이 꼴사나웠지만, 문 소장은 속내를 꿀꺽 삼켰다.

20m쯤 떨어진 곳에서도 그들의 대화는 잘 들렸다.

귀빈에게 화목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소장은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거시기 우리 인테리어 담당이 쪼까 거시기 하당께요.”

사장이 물었다.

“젊은 친구는 감리 안전모를 쓰고 있는데요?”

“거시기 사정이 좀 있지라.”

“물어보시잖소. 대답하시오.”

“어허, 이 사람이 사정이 있다잖나. 그만 하게.”

“네! 알겠습니다.”

‘썅! 아주 지랄 염병을 바가지로 해쌓네.’

고함을 치던 목수는 어이가 없었는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허허, 이 사람아. 그렇게 까지 하는데, 하자가 어떻게 나와! 손으로 당겨도 안 빠질 텐데.”

“그러니까요! 이미 알고 계시네요.”

“그래도 하자가 나오면?”

“그럼 공사를 제대로 안 하신 거죠. 하자보수신청을 해야겠죠.”

“에라이! 내가 더러워서. 한다. 해!”

목수가 부하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 양반이 하는 말 잘들 들었지. 하자 나면 내가 직접 대가리에 망치질 할 테니까. 제대로 해.”

젊은 감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됐소? 내가 책임지고 감독하지. 하자 나온 데가 있으면 내가 직접 조질 테니, 나한테 말하쇼.”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었는지 감리는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목수들 중 누군가가 말했다.

“팀장님, 그냥 사장님께 가서 못 한다고 하시죠? 이렇게 깐깐한데, 무슨 일을 해요?”

“네가 가서 말할래? 왜? 싫으냐? 그럼 내가 가서 말하랴? 저번처럼 또 대패에 찍히라고. 난 못 해. 새끼들아!”

“에이씨, 젊은 노무 새끼가 까탈스럽기는 사장님보다 더 하네. 지가 무슨 인간문화재냐?”

“어따 우리 인자하신 사장님을 갖다 대! 저 친구에 비하면 사장님은 양반이야. 양반!”

팀장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이것들아. 일 안 해? 오늘 주먹장 몇 개 만들어야 하는지 알아? 얼른 톱 안 챙겨?”

“아유, 오랜만에 톱질하게 생겼네. 전동공구 놔두고 톱질이라니, 이게 뭔 지랄이냐?”

목수들이 투덜대며 공구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

민수가 말했다.

“형, 인부들의 불만이 장난이 아닌데요. 꼭 그렇게 하셔야 되는 거예요?”

한석도 민수의 말을 거들었다.

“선배님! 그냥 본드 발라가지고, 타카 치면 되는 거 아님까?”

“되긴 되지. 하지만 결속력이 약해서 오래 못 가!”

“선배님도 참 이상하심다. 그냥 남들 하는 대로 하심 되시지 말임다?”

이번에는 민수가 한석을 거들었다.

“형, 꼭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우리 공방 목수들도 깐깐하다고 하시던데요.”

“욕했겠지.”

민수가 고개를 숙였다.

아니라는 말은 안 하는구나. 대체 무슨 욕을 들었길래.

민수가 말했다.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어요.”

“네, 그렇게 심한 욕은 못 들었슴다. ‘어린노무 새끼가 존나 깐깐하네’라는 말이 젤로 약했슴다.”

‘이 자식이!’

홧김에 오른 손을 들었다가 슬며시 내렸다.

“선배님, 망치로 까시면 아무리 제가 돌대가리라도 죽슴다. 고정하시지 말임다.”

망치를 왼손으로 고쳐들었다.

“입 다물겠슴다.”

“잘 생각했다.”

석재 작업이 끝난 로비천정 구석과 돌출부위를 가리켰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몰딩이 벌어지는 부분이 저 부분들, 꺾이는 이음새거든.”

“흠. 그건 나무들의 수축률 때문인가요?”

“그렇지. 때마다 물청소를 할 거고, 왁싱을 할 건데, 버텨 내겠냐?”

“장마 때는 더 심하겠네요.”

“그렇지.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공사가 되는 거지. AS 기간이 지나면, 그 책임은 건축주에게 돌아갈 거고.”

“그럼 실리콘을 쓰지 않으려는 것도 그 때문입니까?”

“응. 때가 타면 갈아줘야 하는데, 그걸 누가 할 것 같냐?”

실리콘도 때가 타고, 곰팡이가 생긴다.

목재나 석재는 딱딱해서 닦으면 그만이지만 실리콘은 굳어도 물렁하다.

그 물렁한 사이로 때가 타면 칼로 깎아내고 새로 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것이 매년 반복된다.

“건축주겠죠. 그래도 공사하기는 편하지 않나요?”

“마감을 실리콘으로 메꿀 생각을 하니까. 틈이 생겨도 넘어가는 거고, 대충하게 되는 거다.”

“형 말씀은 앞의 공정들이 도면대로 정확하면 실리콘을 쏠 이유가 없다는 거네요.”

현관에 문틀이 완성되었는지 한창 실리콘을 쏘고 있었다.

“저곳처럼 실리콘은 방수가 필요한, 반드시 써야 할 곳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반드시 실리콘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대체 가능한 자재가 없을 때!

“그마나도 보일 듯 말 듯 최소한으로 써야 건물의 품격이 산다.”

한석이 물었다.

“선배님, 전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틈에도 실리콘을 쏜 걸 봤는데 말임다. 그럼 그 사람들이 잘못한 검까?”

“허락했으니 그렇게 했지 않겠어? 안 그래요? 형.”

“아니면 적당히 묵인을 했던지. 너희는 그걸 보면 무슨 생각이 들더냐?”

“뭐,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 그랬겠지 말임다. 일부러 그랬겠슴까?”

민수는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난 다르다. 그건 ‘우리 실력 이것밖에 안 된다. 그러니 이걸로 때우겠다’ 하고 자랑하는 꼴밖에 안 된다.”

“형, 그건 너무 비약 아니에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것도 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민수의 말이 우리 건설현장이 처해 있는 현실인지도 몰랐다.

몇십 년 후에도 똑같은 소리를 해댈 테니까.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마감공정의 선공정은 그 앞의 공정이 이렇게 해놨으니, 이것밖에 못 한다. 그전 공정도 똑같은 소리를 해댄다. 변명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현장의 기사들은 난감하지.”

“선배님, 그건 어쩔 수 없잖슴까?”

당연한 소리를 하냐는 한석의 반론이었다.

“아니, 충분히 중간에 수정을 할 수 있었고, 보강을 할 수 있었다. 하지 않은 거지.”

“시간도 더 들고, 돈이 더 드니까요?”

민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석이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마지막에 딱! 실리콘으로 마감을 할 수 있으니, 그런 거 아니겠슴까?”

“그래, 이번에는 한석이 말이 정답에 가까운 것 같네. 물러설 곳이 있으니, 최대한 물러나는 거지. 그게 각 공종 담당자들에게는 가장 효율적인 거야. 시방서에서 정해놓은 오차 범위 내에서 가장 빨리 끝내는 것.”

“빨리 공사를 끝내려면 어쩔 수 없잖슴까? 민수 선배는 어떻슴까?”

“그 오차가 뒤로 대물림될수록 더욱 커지겠군요.”

“여기서 질문 하나 하자.”

갑작스런 질문에 둘의 시선에 나에게 모였다.

“우리가 그렇게 대충대충 공사하고 때우려고, 이렇게 전공이랍시고 공부하는 거냐?”

따박따박 대꾸하던 한석의 말문이 잠시 막혔다.

어차피 답은 하나다.

아니오!

“이상적인 말이겠지만 진정 기술자라 자부한다면 ‘여기 어디 실리콘을 쏠 곳이 있냐! 봐라!’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

비단 실리콘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예일 뿐이다.

‘빨리빨리’ 한국 정신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공정이다.

실리콘 마감 자체를 하나의 공정으로 봐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건설은 대충대충 얼렁뚱땅이었다.

***

현장을 돌아보며 말했다.

“잡다한 공정이 덜 들어가게 해야, 하자도 적어진다.”

“형은 공사를 한 번에 끝내고 싶으신 건가 봐요.”

“맞아. 한 번 공사를 끝낸 곳은 뒤돌아보지 않아도 나를 찾지 않았으면 한다.”

“선배님, 떠나간 여자는 잡지 않는다. 그거지 말임다. 남자는 쿨해야지 말임다.”

한석은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실리콘으로 마감하면 공사가 빨라지잖슴까! 건설사 측에서는 이득이지 말임다.”

“그렇지. 하지만 대충 실리콘으로 얼버무려뒀다가 AS 기간이 끝나면 건축주가 몽땅 떠안아야 하지.”

“원래 다 그런 거 아님까? 남들은 다 그렇게 하는데 말임다.”

한석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민수에게 물었다.

“민수야. 나무는 수백 년을 간다. 돌은 수천 년을 간다. 일 년 수명의 실리콘이 어울리기나 하냐?”

민수가 웃었다.

“훗, 아뇨. 절대 어울릴 리가 없잖아요.”

실리콘은 누구나 인정하는 틈새 땜빵의 최강자다. 하지만 매번 갈아줘야 하는 일회용 최강자다.

곰팡이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항균이라고 곰팡이가 안 스는 것도 아니고, 때가 안 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수백 년을 갈 목재와 수천 년을 존재할 석재들 사이에 매년 교체해 줘야 하는 실리콘이 있다.

이 얼마나 언밸런스인가?

“현장기사는 깐깐해야 한다. 욕은 먹어도 된다.”

한석이 말했다.

“까짓 욕먹지 말임다. 전 100살까지 살 검다.”

책임감 없는 지휘관은 수천, 수만의 병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사명감 없는 건축가는 부실공사를 만들고, 수천, 수만 명의 수백 배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생지옥을 보여준다.

“나는 이 현장만 끝나고 돌아오지 않을 사람들에게 욕먹는 것보다 이곳에 살면서 불편함을 느낄 사람들의 불평을 듣는 것이 더 수치스럽다.”

“그러네요. 현장은 몇 달이면 끝나지만 입주자는 평생을 살겠죠. 건물이 사라질 때까지.”

“한석이 너. 더 오래 살고 싶냐?”

한석을 보며 웃었다. 민수가 말했다.

“한석아, 입주자들 욕까지 다 먹으면 천 년도 살 수 있을지 몰라.”

한석이 머쓱하게 말했다.

“선배님, 저도 천 년까지 살고 싶은 맘은 없지 말임다.”

둘에게 말했다.

“선택해야 할 거야. 어떤 욕을 먹어야 할 지.”

한석이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께서는 진짜 오래 사시겠슴다.”

“왜?”

“입주자들은 욕 안 해도, 시공자들이 입주자들 100배로 욕할 테니 말임다.”

“너도 오래 살겠다.”

“왜 말임까?”

“내 욕은 좀 세거든?”

오른팔을 들어 올렸다.

“엇, 선배님. 저 사람들 누굼까? 이 신성한 현장에서 안전모도 안 쓰고 말임다.”

‘이게 어디서 말도 안 되는 구라를!’

내 현장에서 안전모를 쓰지 않으면, 반드시 쫓겨난다.

내가 믿지 않는 눈치니까, 다급했는지 삿대질을 하면서 말했다.

“진짬다. 선배님! 저기 있잖슴까? 저기!”

한석의 말처럼 안전모를 벗은 두 명이 보였다.

그 옆에서 소장이 굽실거리고 있었다.

민수가 말했다.

“형, 높은 사람들 같은데요.”

“그러게 말임다. 소장님 머리가 바닥에 닿겠슴다.”

아무리 높은 사람이 와도, 현장에는 현장의 규칙이 있다.

“알게 뭐냐! 현장에 왔으면, 현장 법을 따라야지.”

현장의 규칙에 예외는 없다.

그들을 향해 외쳤다.

“거기! 방문자분들! 안전모 착용하십시오.”

<용어 설명>

1. 선급과 기성

보통의 공사비의 지급형태는 선급(先給)와 기성(旣成)으로 나뉘어진다.

선급은 공사의 시작과 상관없이, 공사 대금을 미리(先) 지급(給)하는 것.

기성은 이미(旣) 이루어진(成) 작업 분량에 맞추어 공사비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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