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건축의 신-64화 (64/427)

건축의 신 64화

현장 수업(4)

다음 날.

“형. 저는 아무래도 할아버지께 배운 게 다 이런 거밖에 없네요.”

민수의 스케치북은 전통 창호의 문살대부터 시작해서 접시에 상감으로 새겨 넣는 문양까지 내가 보지도 못 한 문양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민수에게 물었다.

“책으로 찾아보지 그랬어?”

“기억은 나는데 어디서 봤는지는 애매하고, 일일이 찾는 것보다 그리는 게 더 빠르거든요.”

‘그런데 아버지가 아니고, 할아버지?’

의아함이 생겼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내 스케치북의 패턴들도 보여줬다.

“나도 그리는 게 더 빠르더라. 외국 여행하면서 본 것들 생각나는 대로 그려 봤는데 한국적인 맛이 전혀 없네.”

내가 그린 것은 주로 서양 건축양식에서 본 것들이었다.

아르누보양식 철제 현관문에서 본 패턴에서부터 이태리 이름 모를 작은 성당에서 본 난간의 패턴까지,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뽑아냈다.

민수가 알고 있는 것과 내가 그린 패턴은 그 베이스가 완전히 달랐다.

서로 다른 만큼 확실한 차별성이 있었다.

“민수도 그림 잘 그리네. 예상은 했지만.”

“형은 더 잘 그리시네요. 전 할아버지한테 맞으면서 배웠어요. 알아도 표현 못 하면 말짱 꽝이라고.”

세상 어디나 예술이 걸어가는 길은 비슷한 것 같다.

문학은 감정의 묘사를, 미술은 이미지의 표현을. 만류귀종이라는 말이 적절하리라.

느껴도 묘사하지 못하고 머리에 떠올라도 표현하지 못하면 연기처럼 사라질 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림을 못 그렸다면 그의 천재적 재능은 보여질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걸로 어떻게 만들죠?”

뭔가 쏟아내기는 했는데, 구슬도 꿰어야 보물이 된다.

“고민을 해봐야지.”

둘이서 고민을 해봐도, 제자리 맴돌기밖에 되지 않았다.

이럴 때는 내용을 알지 못하는 제삼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때로는 도움이 된다.

“물어보자. 아무것도 모르는 놈한테.”

한석이가 전문가처럼 팔짱을 턱 끼고는 패턴들을 돌아본다.

“흠. 다 좋은데 말임다.”

“다 좋은 거 알아.”

좋지 않을 리가 없다. 나와 민수의 작품인데.

다만 이 모든 것을 다 만들 수 없기에 비전문가의 눈을 빌리려는 것이었다.

몰딩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압도적인 비율로 말이다.

한석은 일반인의 범주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짬뽕과 짜장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과 같다.

“선배님, 흠…… 못 고르겠슴다. 이놈을 고르자니 이것이 울고. 전 이 두 개가 젤로 좋은데 말임다.”

한석은 내가 그린 아르누보 펜스를 단순화한 문양과 민수가 그린 전통 구름 문양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그래, 수고했어!”

민수가 물었다.

“형. 하나만 고르라는 것 아니었어요?”

“둘 다 맘에 든다잖냐! 둘 다 해야지.”

“두 개나 할 여유가 있을까요?”

당연한 걱정이었다.

내가 말했다.

“그 두 개를 하나로 합쳐야지. 그대로 써먹을 수는 없잖냐!”

모방을 하면 누가 딴죽을 걸어도 건다.

내 첫 번째 건축물이 표절과 모방의 기사로 얼룩지는 것은 사양이다.

‘첫 번째 건축물이니, 디자인도 새로운 것을 써 줘야지!’

내 눈이 의지에 불타올랐다.

그 의지는 민수에게 도전으로 이어졌다.

우리 둘의 열기에 한석이 뒤통수를 긁적이며 반응했다.

“선배님! 저 좀 나갔다 와도 되겠슴까?”

아마 디자인이 완성될 때까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

디자인이 만족스럽게 끝났고, 민수가 직접 편백나무에 도장을 하고 문양을 파냈다.

역시 수준급 실력이었다. 한 번 손이 지나갔을 뿐인데, 일정한 깊이의 고랑이 패였다.

샘플을 본 한석의 평은 이랬다.

“선배님, 묘함다. 처음 볼 때는 그저 그랬는데 두 번째는 눈에 띄고, 세 번째 볼 때는 눈을 떼기가 어렵슴다.”

내가 말했다.

“그럴 거야. 몰딩을 만들면서 장난을 좀 쳤거든.”

“그게 뭔데 그러심까?”

민수가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게 있어. 알면 재미없어. 그냥 봐.”

“민수야. 이 패턴이 10㎝ 단위로 반복되게 만들어.”

“선배님. 그건 왜 그런 검까? 너무 짧지 않슴까?”

한석의 질문에 민수가 설명했다.

“아냐. 이것도 긴 거야. 더 짧은 경우도 많아.”

“그렇슴까? 왜 그렇게 짤게 함까? 이것처럼 예쁘면 길게 하는 게 좋을 텐데. 작으면 잘 안 보이잖슴까?”

“몰딩을 통짜로 사용할 때도 있지만, 잘라서 이을 경우도 많아.”

“그게 뭔 상관임까?”

“패턴이 길어지면 재사용 불가능한 자투리가 많아지거든. 패턴이 짧으면 로스(loss, 손실) 없이도 자연스럽게 이을 수 있지.”

보통 몰딩들의 패턴은 아주 그 범위가 짧다. 최대한 가용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어디를 잘라도 이어지기 편하게 말이다. 그것은 곧 로스에 민감한, 현장에 어필하기 좋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

‘일단 이 현장이 우선이지. 로스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이 우선이고.’

난 무엇보다 이 몰딩을 수천, 수만 개 만들 생각이 없었다. 필요한 만큼만 만들면 된다.

소장을 불렀다.

소장의 몰딩 감상평도 한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편백나무를 현장 물량만큼 맞춰달라는 말에는 이렇게 답했다.

“뭐시라. 그 금액으로다가 편백나무를 구하라고라? 무신 말도 안 되는! 그 싸구려몰딩 해봤자 얼매나 헌다고.”

“그 싸구려 몰딩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요. 소장님!”

소장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 싸구려 자재로 작업 진행하려 했던 장본인이기에.

“그려도 이건 쪼까 무리가 있지라.”

“대신 의장권의 10% 드릴게요. 그것만 해도 약간은 보충이 되겠죠.”

“택도 없제! 고것이 팔리믄 얼매나 팔릴 거라고.”

“소장님, 다음 현장에서 그 디자인으로 쓰세요. 술값은 나오지 않겠어요?”

소장이 혹했다.

들어보니 말이 되거든.

팔면 팔수록 돈이 되는 것이 디자인이다. 남이 팔아도, 내 주머니에 돈이 쌓인다.

문 소장은 다음 현장에도 소장으로 부임될 것이다.

그는 시공사 쪽에서 볼 때, 망가질 뻔한 현장을 되살린 일등공신이었다.

다음 현장의 디자인 결정권은 문 소장에게 있었다. 나 같은 놈만 안 만난다면!

“어매! 와 그런 눈으로들 쳐다본다요? 거시기, 나가 고딴 술값땜시 그러는 것은 아니랑께.”

“그럼 목재 건은 소장님이 처리하시는 겁니다.”

“걱정 말드라고. 그 성님은 나 말이라믄 꿈뻑 죽제!”

가슴을 텅텅 치며 자리를 뜨는 소장에게 말했다.

“남는 경비는 소장님 술값 하세요!”

소장의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남기는! 나가 그 성님헌티 술사고 빌어야 쓰겄구만.”

***

다음 날 아침, 감리실에 다시 모였다.

민수가 말했다.

“형, 아버지가 그러시는데 1,500만 원 가지고는 좀 모자란다는 데요.”

“그래?”

무엇을 하든지 창작의욕을 가로 막는 것은 돈이었다.

민수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래서 아버지께 의장권 이야기를 해봤어요.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 형.”

민수도 몰딩 의장권에 대한 권리자였다. 미안할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막힌 상황을 스스로 타개해 나가려 했다는 데는 박수를 쳐줘야 할 것이다.

“괜찮아. 너도 권리가 있잖아. 뭐라고 하시던데.”

“그게…….”

“괜찮아. 문 소장에게 주기로 한 10% 말고, 내 지분은 다 줘도 괜찮아. 어차피 지분에 얽매일 생각은 없었어!”

“설령 형이 그렇다고 해도, 아버지는 그렇게 생각지 않으셨어요.”

아들만큼 아버지를 아는 남자가 또 있을까?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민수가 말했다.

***

아버지가 몰딩을 이리 저리 돌려 보며 말했다.

“햐아, 이걸 너하고 성훈이가 만들었다고? 기도 안 차네.”

그는 젊은 청년들의 과감성과 결단이 만들어낸 작품을 경탄하며 보고 있었다.

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 의장의 권리를 내게 팔겠다. 그 말이지. 그것으로 공방의 손실분을 매우라고?”

“네, 가능할까요?”

민수는 그 몰딩을 만든 과정에 대해서 말했다.

민수의 말을 다 들은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원칙대로라면 해줄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보기에 이 디자인은 팔린다.”

가구 장인이 인정하는 수준의 디자인이었다.

그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나도 손해를 볼 수는 없으니, 20%의 지분만 받겠다고 전해라. 너의 지분이 그 정도는 될 테니, 네 지분을 받는 것으로 충분하다.”

“네, 알았어요.”

“그리고 너도, 지분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지 마라. 너도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나 성훈이가 없었으면 나올 디자인이 아니다.”

욕심내지 말라는 충고의 말로 아버지의 말은 끝났다.

***

‘정말 그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일까? 아니면 민수 체면을 봐서 해주시는 건가?’

어떤 이유인지 명확하게 확인할 도리는 없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정말 네 아버지는 좋으신 분이구나.”

민수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욕심이 없으시긴 하지만 손해 볼 짓을 절대로 안 하세요.”

“하긴 사업하시는 분이 손해를 보면 공방을 접어도 몇 번을 접으셨겠지.”

“네, 아버지는 우리 디자인을 인정하신 거예요.”

민수가 내 생각을 읽은 듯 디자인의 가치에 대한 의혹을 정리해 줬다.

“뿌듯한데. 이거!”

기분이 좋았다.

“내친김에 지분 정리해 버리자. 현장이랑 공방이랑 반반으로 하자. 문 소장 1, 나 4, 공방 2, 민수 너 3.”

“선배님! 존경하는 선배님! 저는 없슴까?”

헉.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헉. 너무 조용하니까 없는 줄 알았잖아. 자식아!”

“돈 얘기 하시는데, 제가 낄 자리는 아니잖슴까. 저도 그 정도는 암다.”

“눈치 많이 늘었네. 기분이다. 내 거에서 1 준다. 됐어?”

한석의 입이 찢어질 듯 커졌다.

“정말이심까? 물리시기 없김다!”

한석이 감리실에서 방방 뛰며 오두방정을 떨었다.

민수가 소리쳤다.

“형. 잠깐만요!”

한석의 기쁨도 멈췄다.

“민수 선배! 성훈 선배님께서 하사하신 거란 말임다. 물릴 수 없슴다!”

보이지도 않는 지분을 빼앗기기라도 할 냥!

민수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그런 말이 아냐. 형 거는 원래로 돌리고, 내 거로 1 가져가라. 내가 보기엔 그게 맞다.”

“왜 말임까?”

“나랑 형이랑 똑같이 가져간 거 알면, 나 아버지한테 쫓겨난다.”

민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를 댔다.

“그래도 되겠냐?”

내 말에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게 맞아요. 나중을 봐서도요. 이거 한 건으로 끝내실 거 아니잖아요? 담에도 저랑 같이해 주세요.”

“다음을 기약할 수는 없는데?”

“상관없어요.”

“그래, 좋다. 하게 된다면 다음에도 같이 하자. 계속.”

우리의 대화와 상관없이 여전히 한석은 감리실을 운동장 삼아 뛰고 있다.

마지막에는 플래툰 자세로 천정을 보며 양팔을 벌렸다.

“이~ 일! 컥.”

“시끄러! 꼭 매를 벌어.”

“맞아도 기쁨다. 일! 꿈이냐 생시냐? 헉. 선배님! 안전모 내려놓으시지 말임다. 조용히 하겠슴다.”

하긴 한석이 녀석도 지분이 있었다.

내 초심을 돌린 공(功).

우리 맘대로의 지분율이 정해졌다.

나 4, 민수 2, 한석 1, 공방 2, 문 소장 1, 총합 10!

***

필립이 감리실로 들어왔다.

물건을 만들었느니 컨펌(승인)을 받아야 한다.

원래는 현재에 제출하는 것이 마땅하나, 기획실장이 진절머리를 내니 입주자 대표를 불렀다.

“오! 이게 무슨 향기야! 편백나무 향이 아닌가!”

현장의 먼지에 찌푸려져 있던 필립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감리실을 들어선 이후, 필립의 상태는 ‘넬라 판타지아’였다.

‘뭐, 일부러 연출한 것도 있지만 협상이고 뭐고. 다 필요 없겠네.’

협상의 시작은 분위기의 연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논리적 설득은 그다음의 문제였다.

이것을 위해서 몰딩을 편백나무로 한 것이 아니던가! 더 이상 입주자들의 불만을 듣지 않기 위해서.

필립은 입주자들의 시작과 끝을 쥐고 있는 대표였다.

일단 일을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필립의 승인이 떨어지면 바로 편백나무가 공방으로 들어가도록 준비된 상태였다.

“필립, 오랜만이에요.”

“오, 성훈. 오랜만이야. 신수가 훤해 보이는걸!”

“앉으세요. 천정몰딩을 비롯한 몰딩은 이 디자인으로 가려고 해요. 승인해 달라고 불렀어요.”

필립은 탁자 위에 놓은 몰딩을 이리저리 만지며 말했다.

“내가 뭐 디자인을 알겠냐만, 이 디자인은 놀라울 정도로 맘에 쏙 드는구만. 역시 자넬 추천한 보람이 있어.”

뜨거운 뭔가가 가슴에서 훅 하고 올라왔다.

‘추천? 입주 안 하겠다고 땡깡 부린 게 추천이냐! 창창한 25살에 다크서클이 웬 말이냐!’

가슴을 진정시키고 필립에게 물었다.

“추천이라……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절 추천하신 거예요?”

“왜긴 왜야? 실적이잖아. 실적이 있으면 승진하기 쉽지. 안 그래?”

“…….”

혹시 필립은 내가 학생인 것을 모르는 것인가? 그럼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 내 잘못이네.

“성훈. 승진하면 나한테 한턱 쏘는 거야! 알았지?”

머리 허연 독일인, 필립이 윙크를 하며 웃었다.

필립의 오해로 인해서 나는 이 공사를 총괄할 기회를 얻었다. 오히려 감사할 일이었다.

내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휴, 필립. 전 아직 학생이고, 지금도 임시직이에요. 승진하고는 저언혀 상관이 없는.”

“그래? 이런! 허허허. 오해였구만.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능력 있으면 하는 거야!”

필립은 눈앞의 몰딩을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지금도 봐! 이렇게 쏙 맘에 드는 걸 만들어 냈잖아. 승진 못 하는 건 아쉽지만, 이번 건은 자네의 실적이 될 거야.”

그렇다. 필립의 말이 맞는 말이었다.

실적이 반드시 돈과 명예로 직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실적은 남는다. 그것은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다.

내 이름은 이 건물의 입구에 남을 것이다.

설계자로, 내장 총괄 담당으로, 감리로.

필립의 말이 이어졌다.

“자리? 그런 건 상관없어. 능력 있는 사람은 어느 자리에 있어도 눈에 보이게 되어 있어. 그게 내가 자넬 추천한 이유야. 지금도 그걸 후회하지 않아.”

“아뇨. 전 오히려 필립에게 고마워요. 이런 기회를 줘서.”

“그럼 된 거야. 마지막까지 잘 부탁해.”

“몰딩은 이것으로 가면 되는 거죠?”

그는 승낙을 했고, 다른 몰딩들도 모두 편백나무로 갈 거라는 말에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더 이상 입주자들과의 트러블은 없을 것이다. 필립이 모두 알아서 통제할 테니까.

“그럼. 나는 대찬성이야. 온 건물에 편백나무향이 가득할 것 아닌가?”

그의 웃음 한편에는 분명히 비키가 건물을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이 그려져 있을 것이다.

필립이 가져온 꾸러미를 내게 건넸다.

“뭔가요?”

“자네 만나러 간다니까 비키가 주라고 하더군.”

비닐 포장지에 싸인 그것은 커다란 테디 베어 인형이었다.

“엄마랑 백화점에 갔다가, 자네 생각이 난다고 사달라고 했다는구만.”

‘내 딸, 예진이도 예전에 이런 곰 인형을 안고 놀았는데.’

오늘 밤 외롭지는 않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키는 잘 있죠?”

“그럼! 이제 밖에 나가서 뛰어놀아. 친구들도 많이 데리고 오고 말야.”

“비키에게 고맙다고 전해 주세요. 성훈 삼촌이 나중에 맛있는 거 사서 간다고요.”

“알겠네.”

문 소장을 긴장시켰던 입주자 대표가 돌아갔다.

몰딩의 문제는 모두 해결되었다.

‘이제 공사만 제대로 마무리 지으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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