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8 < 최초의 실사 로봇영화 <트랜스포머> (4) >
247.
영화 <트랜스포머> 촬영 현장.
스태프들이 바쁜 걸음으로 오가며 촬영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오늘 촬영할 장면은 오토봇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임과 디셉티콘의 리더인 메가트론이 도심 한가운데서 한판 대격돌을 벌이는 이번 영화의 가장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장면이었다.
‘문제는 두 로봇의 격투 장면이 모두 CG로 처리될 예정이기 때문에 실제 촬영 현장에는 로봇이 단 한 기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이 때문에 촬영 난이도는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로봇이 마치 실제 현장에서 격투를 벌이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로봇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주변 사물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촬영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에 스태프들은 직접 나무를 흔들기도 하고, 콘트리트 벽을 무너뜨리거나 벽돌을 내려치기도 하고, 또 폭약을 이용해 강한 폭발 장면을 연출해내야만 했다.
‘물론 이러한 작업은 사전에 전문가들이 모여 씬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만들어진 철저한 촬영 계획표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고.’
“자, 준비됐으면 바로 슛 들어갑니다. 카메라 스탠바이, 레디, 액션!”
“오케이, 컷.”
“다음은 지미집 카메라 촬영 들어갑니다. 레디, 액션!”
“컷!”
“이번에는 개별 쇼트 촬영 진행합니다. 레디 액션!”
“오케이, 컷.”
.
.
.
메가폰을 타고,
‘액션’과 ‘컷’을 외치는 나의 목소리가 수십 번도 넘게 반복해서 흘러나온 뒤에야 겨우 오늘 목표한 촬영을 끝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촬영된 필름은 곧장 ILM의 전담팀으로 넘겨져 CG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었고.
“오늘 촬영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다들 고생했어요.”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현장을 정리하는 사이,
내가 머릿속으로 오늘 촬영한 장면의 완성된 모습을 떠올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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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아아앙!
대형 트럭 한 대가 도심 한가운데를 질주하고 있었다.
차로 변신한 오토봇의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이었다.
그리고,
- 기잉, 치킥, 기잉, 치킥치킥.
목적지에 도착한 옵티머스 프라임이 수만 개의 부품을 정교하게 움직이며 다시 로봇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그의 변신 장면은 360도로 회전하는 카메라를 통해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고 있었고.
“메가트론!”
옵티머스 프라임을 목소리를 들은 디셉티콘의 리더 메가트론이 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메가트론은 지금 부하들과 함께 도심을 파괴하는 중이었다.
“드디어 나타났군, 옵티머스 프라임.”
“너의 그 악행은 사이버트론에서나 지구에서나 여전하군.”
“흐흐, 위대한 우리 디셉티콘의 지배를 거부하는 인간들에게는 오직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그건 그들이 선택할 몫이지. 더 이상 애꿎은 인간들 괴롭히지 말고 지금 당장 나와 끝장을 보자.”
“꼬랑지 내리고 지구로 도망친 주제에 큰소리치기는. 각오해라, 옵티머스 프라임. 이번에야말로 내가 널 완전히 끝장내 줄 테니까.”
- 기이이잉!
굉음과 함께 메가트론이 변신을 시작했다.
잠시 후, 전투기 형상으로 모습을 바꾼 메가트론이 빠른 속도로 옵티머스 프라임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그를 하늘 높이 낚아채더니 대형 빌딩을 그대로 관통했다.
- 쨍그랑!
- 콰콰콰쾅!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박살이 난 대형 빌딩.
그 아래에서는 다시 로봇으로 변신한 메가트론과 옵티머스 프라임이 혈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 챙, 채챙!
- 쿵! 콰쾅!
- 아아아아악!
두 거대로봇의 혈전으로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이를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의 비명 또한 여기저기에서 울려퍼졌다.
“인간의 종말에 동참해라, 옵티머스 프라임. 그럼 목숨만은 살려주마.”
“목숨을 구걸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바로 네놈이다, 메가트론.”
그렇게,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의 목숨을 건 혈전은 한동안 계속되고 있었다.
물론 관객들은 엄청난 몰입감 속에서 이 장면을 숨죽이며 지켜보게 될 것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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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할리우드의 한 레스토랑.
내가 제임스 카메룬 감독과 마주 앉아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영화 촬영 당시 제작자와 조감독으로 처음 만난 나와 제임스 카메룬은 무려 20년 가까이 함께 영화 제작을 하며 깊은 우정을 다져왔다.
그 덕분에 우리 두 사람은 친형제와 다름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발전했다.
‘물론 약간의 의견 차이로 중간에 잠시 결별 아닌 결별을 하긴 했었지만 말이야, 흐흐.’
“어떻게, 영화 촬영은 잘 돼가고 있어요, 킴?”
제임스 카메룬의 물음에 내가 대답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별문제가 없네요.”
“킴이야 뭐, 영화 제작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영화적 재능이라면 지미도 나 못지않은걸요.”
“개봉은 언제쯤으로 예정하고 있어요?”
“CG 작업이 꽤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아직은 정확하게 단정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내년 하반기쯤이면 본격적인 상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할리우드, 아니 전 세계 영화계가 또 한 번 발칵 뒤집히겠군요. 그동안 킴의 이력을 감안해 보면.”
“글쎄요, 그건 뚜껑을 한번 열어봐야 알겠죠.”
“그나저나, 킴.”
제임스 카메룬이 말을 이었다.
“스파이더맨은 언제 넘겨줄 거에요?”
“스파이더맨?”
“일전에 킴이 약속했잖아요. 영화 <타이타닉>이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신기록을 경신하면 스파이더맨 연출을 저에게 맡기기로.”
“맡긴다고는 안 했어요, 고려해본다고 했지.”
“읔, 킴 이제 와 오리발 내밀기에요?”
“하하, 농담이에요, 농담. 안 그래도 내가 그 문제를 지미와 상의해보려고 오늘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한 거예요.”
“그게 정말이에요?”
제임스 카메룬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전생의 내 기억에 따르면 제임스 카메룬은 마블 코믹스의 엄청난 팬이었지. 그래서 실제 스파이더맨의 영화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복잡한 판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애석하게도 무위로 돌아갔고.’
한편으로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제임스 카메룬이 연출한 영화 <스파이더맨>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가.
“저기, 지미.”
“네.”
“내가 이미 오래전에 스파이더맨 판권을 확보해놓고도 아직 영화 제작을 시작하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요.”
“무슨 이유요?”
“이번 영화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 마블 코믹스 캐릭터들의 영화화를 계속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마블의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이 흥행에 실패하면 다른 캐릭터의 영화화도 그 동력을 많이 잃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에요.”
“흐음.”
“물론 나도 지미가 스파이더맨 영화화에 가장 적임자라는 것은 잘 알고 있어요. 지미는 마블 코믹스의 오랜 팬이고, 그래서 마블의 세계관과 각 캐릭터의 고유한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 점은 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입니다. 마블 코믹북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제 침대 머리맡에 놓아둘 정도로 친숙하니까요.”
“그렇긴 하죠. 하지만 영화와 코믹북은 조금 다른 면이 있어요.”
“어떤 점이요?”
“그게......”
전생의 내 기억에 따르면,
마블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만화 캐릭터들을 실사 영화화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MCU’라는 것을 만들어낸다.
‘MCU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약자로, 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가 주연을 맡은 영화들이 공유하는 하나의 단일한 세계관을 의미하는 말이지.’
마블 코믹스와 마블 영화는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코믹스의 설정을 기반으로 하되, 실사 영화에서는 완전히 독립된 새로운 내용의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것이다.
즉, 마블 코믹스와 마블 실사 영화는 뿌리는 같지만, 실제 이야기 전개에서는 완전히 독립된 독자적인 세계관을 갖는 새로운 창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킴의 말은......”
제임스 카메룬이 나를 향해 말했다.
“앞으로 Film Kim에서는 마블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무수히 많은 히어로 영화를 만들어낼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모든 영화의 제작이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맞아요. 내가 우리 Film Kim 내에 마블 영화 제작을 전담하는 독자적인 부서를 만든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고요. 그런데 다른 감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관과 개성이 뚜렷한 지미가 스파이더맨의 연출을 맡게 되면 혹시나 이 같은 통일적인 세계관을 벗어나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는군요.”
“킴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지 저도 잘 알 것 같군요.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킴. 이번 영화 <스파이더맨>의 제작만큼은 저도 ‘촬영장의 독불장군’ 같은 자세를 버릴 각오가 되어 있으니까요.”
촬영장의 독불장군.
영화를 제작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주관과 고집대로 한다고 해서 붙여진 제임스 카메룬의 별명이었다.
물론 그의 이러한 뚝심이 그동안 수많은 명작 영화들을 탄생시킨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지미도 알고 있었어요, 그 별명?”
“킴도 참. 저는 뭐 귀 없고 눈 없는 줄 아세요?”
“하하. 다들 쉬쉬해서 난 지미 혼자 모르고 있는 줄 알았죠.”
“약속할게요, 킴. 이번 영화 <스파이더맨>은 마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Film Kim의 전담부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시리즈 전체의 중심이 되는 세계관을 절대 벗어나지 않겠다고요.”
“좋아요, 지미. 그럼 한번 진행해보도록 해요.”
이로써,
이번 생에서의 영화 <스파이더맨>은 전혀 다른 감독,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메가폰을 잡게 되었다.
‘SF 영화 제작의 거장이자, 일명 ‘영상의 마술사’라 불리는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연출한 영화 <스파이더맨>이라. 이거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걸?’
248.
영화 <트랜스포머>가 포스트 프로덕션에 들어갔다.
CG 작업이야 이미 크랭크 인 단계에서부터 계속 병행되어오고 있었으니 제외하고,
그 외의 영상 편집, 색 보정, 음악과 음향 삽입 등의 작업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졌다.
개봉관 확보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번 영화는 시각적인 특수효과가 주를 이루는 영화였다.
이에 와이드 스크린이 설치된 극장을 우선해서 선정했고, 특히 앞선 영화 의 영향으로 북미 전역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THX 인증’ 여부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었다.
더불어 영화 홍보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TV 광고, 신문과 영화잡지, 인터넷 등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것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트랜스포머 완구 시리즈에 대한 인기가 무척이나 높았는데, 이 점이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상당히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언론의 통해 영화에 대한 소식이 연일 끊이지 않고 보도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 개봉이 임박해진 제임스 킴 감독의 신작 영화 <트랜스포머>.
- ‘거대 로봇 대전’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대한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어.
- 기존 애니메이션 영화를 실사화한 영화 <트랜스포머>의 개봉 소식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하고 있는 올드팬들, 과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어.
- 미국 최대의 완구회사 해즈브로, 영화 <트랜스포머> 개봉에 맞춰 새로운 트랜스포머 완구 시리즈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해.
- 영화 <트랜스포머>, 과연 관람료 수익과 완구 판매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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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영화 <트랜스포머>가 드디어 극장 개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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