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 < 실사 동물영화 <늑대 왕 로보> (6) >
204.
미국 사회의 LA 폭동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어 갈 무렵,
Film Kim이 제작한 새 영화 두 편이 극장 상영을 시작했다.
먼저 개봉된 영화는 제임스 카메룬이 연출을 맡은 영화 <트루 라이즈>였다.
<트루 라이즈>는 미국 첩보 기관의 비밀 요원인 주인공 ‘해리’가 아내인 ‘헬렌’과 함께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음모를 막아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
영화의 주연은 현재 할리우드 최고의 액션 배우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맡고 있었고.
이번 영화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코믹물이라는 장르답게 영화의 중간중간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만든 유머러스한 장면들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영상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제임스 카메룬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답게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엄청난 특수 시각 효과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해상 다리 폭파 씬은 바로 이 같은 영화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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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우우우우!
최신 해리어 전투기 두 대가 상공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이 전투기는 현재 미 해병대가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전략 무기 가운데 하나였다.
해리어 전투기가 뒤쫓고 있는 것은 해상 다리를 건너고 있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차량이었다.
잠시 후, 목표를 포착한 해리어 전투기가 무차별 폭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 두두두두두!
- 쾅! 콰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다리 한가운데가 끊어져 나갔다.
이를 본 테러리스트가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았고, 그들이 탄 차는 가까스로 끊어진 다리 끝에 걸린 채로 멈추게 되었다.
“으흐흐흐.”
“우하하하.”
테러리스트들이 안도의 한숨, 아니 웃음을 쏟아 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푸드덕!
어디선가 커다란 새 한 마리가 날아와 트럭 앞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러자,
“아, 안돼.”
“으아아악!”
트럭의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급격하게 쏠리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강 한가운데에 추락하고 말았다.
코믹 액션 영화답게 최신 해리어 전투기를 동원한 화려한 액션씬과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테러리스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장면이었다.
뒤이어 테러범들과 해리 부부의 치열한 사투가 이어졌고,
결국 두 사람은 테러리스트의 음모를 완전히 막아내는 데 성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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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룬이 연출한 영화 가운데 유일한 코믹물인 이 영화는 액션, 코믹, 가족 등과 같은 오락 영화가 갖출 수 있는 흥행 요소를 모두 갖춘 영화라고 할 수 있지. 무엇보다 영상의 마술사라 불리는 제임스 카메룬답게 러닝 타임 내내 엄청난 시각 효과들을 선보이며 추후 코믹 액션 스파이물의 교과서와 같은 영화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 바로 이번 <트루 라이즈>라는 영화이지.’
내가 무려 1억 2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이번 영화에 지원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투입된 제작비만큼이나 산출되는 관람료 수익이 명확한 영화감독이 바로 제임스 카메룬이니까.
“축하해요, 지미. 이번 영화 <트루 라이즈>가 북미 극장가에서 그야말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더군요.”
“글쎄요,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라 손익 분기점을 넘기려면 아직 한참이나 멀었습니다.”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 그리고 추후 2차 시장에서의 수익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흥행작이 될 수 있으니까요.”
“고마워요, 킴.”
“그나저나 이번 영화는 촬영장 분위기가 무척이나 좋았다면서요? 특히 주연을 맡은 아놀드와 지미의 케미가 아주 돋보였다고 스태프들이 입을 모아 말하던데?”
“그게, 생각 외로 아놀드가 코믹 연기에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아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내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즐겁게 작업하도록 해요. 지미는 다 좋은데 촬영장에만 가면 너무 예민해지는 게 탈이에요. 그래서 스태프들도 지미의 눈치를 보느라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제임스 카메룬은 영화 촬영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주의자 그 자체였다.
그 때문에 촬영장에서 스태프나 배우들과의 마찰도 상당히 잦은 편이었다.
실제 제임스 카메룬의 영화에 출연했던 한 배우는 언론 인터뷰에서 촬영장에서 어찌나 욕을 들었는지 꿈속에서도 제임스 카메룬의 호통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는 말을 남기기까지 했다.
물론 그의 이런 완벽주의적인 성향과 집착이 수많은 명작 영화를 탄생 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는 했지만.
“노력해볼게요, 킴. 아 참, 그러고 보니 이번 영화 <트루 라이즈>의 상영이 끝나면 곧바로 킴이 연출한 <늑대 왕 로보>가 개봉한다고 하더군요?”
“네. 지금 북미 지역에만 이미 4천 개 이상의 개봉관을 확보해둔 상태예요. 유럽과 아시아 쪽에 동시 개봉이 예정된 나라도 몇 있고요.”
“이번에도 무척 기대되는군요. 저뿐만이 아니라 기존 킴의 영화팬들도 모두 다요.”
“글쎄요,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하하.”
영화 <트루 라이즈>의 최종 수익은 3억 8천만 달러.
극장 배분 수익과 세금, 홍보비 등을 제하면 초대박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웬만큼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해. 어차피 이번 영화는 제임스 카메룬의 역대 최고 흥행작인 <타이타닉>과 <아바타>의 제작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영화일 뿐이니까.’
***
영화 <트루 라이즈>에 이어,
Film Kim이 제작한 또 한 편의 영화가 극장 상영을 시작했다.
인간과 영악한 늑대의 대결을 그린 실사 동물영화 <늑대 왕 로보>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번 영화는 개봉 직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올해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작비인 1억 5천만 달러가 투입된 영화이기 때문이지. 물론 제작비 대부분은 CG 작업에 사용이 되었고.’
최근 들어,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제작비 1억 달러를 넘어서는 영화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었다.
높아진 배우들의 몸값, 특히 영화에 CG 활용 비중이 늘어나면서 제작비 또한 그에 상응하게 높아지게 된 것이다.
물론 제작비와 영화의 질이 완전한 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것은 그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영화라는 의미이고, 이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향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었다.
영화 제작에 들어간 천문학적인 비용 외에도 관객들이 영화 <늑대 왕 로보>에 기대를 가지게 된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번 영화가 할리우드 역사상 최초로 CG로 구현된 실사 동물영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지.’
그동안 실사 동물 CG는 기술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취급되고 있었다.
동물의 움직임, 표정, 특히 몸에 난 털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영화 <늑대 왕 로보> 또한 실험적 수준의 그저 그런 작품 정도로만 취급되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 개봉 직전 언론을 통해 공개된 티저 영상은 이러한 예상을 완전히 깨부수고도 남음이 있었다.
영상에 등장하는 로보와 블랑카 등 다섯 마리의 늑대 무리의 모습이 사람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완벽하게 구현되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이번 영화 <늑대 왕 로보>는 개봉과 동시에 연일 매진 행진을 기록하며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 개봉과 동시에 전미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늑대 왕 로보>.
- 실사 동물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영화 <늑대 왕 로보>에 관계자들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어.
- 100년도 더 된 고전 소설에 현대 영상 기술을 접목해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영화 <늑대 왕 로보>.
- 개봉 2주 만에 이미 손익 분기점을 넘어선 영화 <늑대 왕 로보>, 올해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올린 영화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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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루 라이즈>와 <늑대 왕 로보>.
이 두 영화는 무려 10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우리 Film Kim에 가져다주었다.
이는 미국 내 유명 제조 회사의 연간 순이익과 맞먹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하지만 상업적인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두 영화가 현재 할리우드의 평균을 뛰어넘는 엄청난 수준의 특수 효과 기술을 선보였다는 점이었다.
올해 개최된 세계 유명 영화제에서 시각 효과와 관련된 상은 모조리 <트루 라이즈>와 <늑대 왕 로보> 두 영화가 휩쓴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고.
205.
1990년대 들어,
미국 영화 산업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멀티 플렉스’ 극장 건설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멀티 플렉스 극장은 단순히 스크린의 개수가 늘어났다는 의미만은 아니었다.
수십 개의 스크린과 더불어 쇼핑, 식당, 각종 오락 시설을 갖춘 멀티 플렉스 극장의 등장은 바야흐로 영화가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할리우드, 아니 세계 최고의 영화사인 우리 Film Kim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했다.
영화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Film Kim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늘어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
영화사 Film Kim.
조지 루이스와 내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영화 ?”
조지 루이스의 얼굴에 살짝 당혹스러운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조지 루이스의 초기작 가운데 하나인 영화 은 그야말로 ‘흥행 대참패’를 기록한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평론가들의 큰 호평을 받은 영화가 바로 이라는 영화이기도 하지.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마지막 주인공의 탈출 장면은 마이클 베이 감독이 만든 영화 <아일랜드>에서 오마주 되기도 했을 정도니까 말이야.’
내가 조지 루이스에게는 흑역사나 다름없는 영화 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간단했다.
현재 내가 구상하고 있는 차기작이 이 영화와 매우 유사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가진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 Battle Field >
이번에 내가 새로 쓴 영화 시나리오 제목이었다.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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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377년.
핵무기를 동반한 대전쟁 이후 인류는 이른바 ‘은혜로운 분’이 다스리는 단일 국가 체제로 재편되게 된다.
새로 들어선 국가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다.
육체적인 노동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치와 유희를 향유하는 특권계층인 ‘로열(Royal)’ 계층,
국가의 체제와 질서 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군인 계층인 ‘나이트(Knight)’ 계층,
그리고 사회 최하층인 ‘노멀(Nomal)’ 계층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 가운데 ‘노멀(Nomal)’ 계층은 총 20개로 나누어진 격리 구역에 거주하며 온갖 육체노동을 담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수의 지배 계층에 반대하는 다수의 노멀 계층의 반란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로열 계층과 나이트 계층은 강압적인 무력 수단으로 노멀 계층의 반발을 억누르고 있었지만, 이러한 방법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이에 로열 계층은 안정적인 사회 체제 유지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내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해마다 일정 인원의 노멀 계층을 참여시켜 서로를 죽이는 이른바 ‘Battle Field’라는 게임을 진행한 후, 우승자를 로열 계층으로 신분 상승시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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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금 킴의 말은......”
조지 루이스가 나를 향해 물었다.
“영화 과 유사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로열 계층으로의 신분 상승을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노멀 계층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를 만들겠다는 뜻이야?”
“맞아요, 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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