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수 세계의 한의사-97화 (97/250)

< 봉인진 >

그 날 오후.

주둔지에 트럭들이 줄을 지어 들어왔다.

강화 계열 이능력자들이 트럭에서 짐을 내렸다. 당연한 말이지만 운전수들도 이능력자여서, 그들이 합세하자 일이 빨리 끝났다.

“으하함.”

밖이 소란스러워지자 시혁도 깨어났다.

밤을 샌 탓에 주둔지 산장 건물에서 잠을 잤던 것이다. 한의원에는 오늘도 못 간다고 전화를 했고.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이능력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게 보였다. 새벽에 손문철에게 얘기했던 재료들이 도착한 모양이다.

이럴 때가 아니지.

시혁은 머리를 흔들며 일어났다.

간단히 씻자 정신이 들었다. 옷을 입고 주둔지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하역 작업을 감독하던 장현이 시혁을 보았다. 신경도 쓰지 않고 고개를 돌리더니 자기 일에만 열중했다.

“이사님, 잘 주무셨습니까? 준비는 잘 돼 갑니까?”

장현은 아사달 공격대장이자 대한이능협회의 토벌 이사. 그래서 이사라고 불릴 때도 많았다.

시혁의 물음에 무뚝뚝한 어조로 답했다.

“물건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립니다.”

“하긴 그렇겠지요.”

어째 태도가 좀 퉁명스럽다.

시혁이 손문철에게 제시한 방법은 간단했다.

천왕봉에 거대한 마법진을 설치하고, 그 마법진으로 천왕봉의 에테르를 뽑아내자는 것.

아르거스에서라면 누구나 생각했을 방법이다.

지구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이능력자들은 거의 본능에 가깝게 자신의 이능을 쓰고 있으니까. 각종 이능 제작에 대한 지식은 많이 부족했다.

시혁은 트럭에서 내린 물건들을 확인했다.

청동 막대 수천 개에 영혼 검치호의 눈동자, 원시 거북이의 등껍질, 신령 광석, 무지개 샘물 등등.

가장 중요한 게 안 보였다.

천왕봉의 에테르를 몰아넣을 무한의 수정.

에테르를 아무리 많이 집어넣어도 수용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혹시 무한의 수정은 어디에 있습니까?”

“곧 올 겁니다.”

말 꺼내기가 무서웠다.

북쪽에 헬기 한 대가 나타났다.

헬기는 주둔지를 향해 날아들었다. 공터에 내려앉더니, 중년의 남자 이능력자가 한 명 내렸다.

옆구리에 시커먼 상자를 하나 끼고 있었다. 무한의 수정을 담아 온 모양이었다.

이것으로 준비는 끝이다.

이능력자들을 주둔지 앞 공터에 불러 모았다.

한겨울이지만 이능력자들이 기온을 조작하여 춥진 않았다. 작은 단상을 설치해 놓고, 시혁은 이능력자들 앞에 섰다.

“지금부터 천왕봉 봉인 작전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개념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이능력자들은 금방 시혁이 설명하는 것을 이해했다.

이어서 구체적인 마법진 설치 방법으로 넘어갔다.

우선 수천 개의 청동 막대를 천왕봉 주변에 박아야 한다. 그 후 요소요소에 영혼 검치호의 눈동자와 원시 거북이의 등껍질을 설치한다. 신령 광석으로 제단을 만들고, 이것들을 무지개 샘물을 이용하여 연결한다.

그 위에 근원의 나무를 성장시키고, 근원의 나무 안에 무한의 수정을 설치하면 끝.

이번에 쓰일 근원의 나무는 평소처럼 에테르를 생산하는데 쓰이지 않는다. 펌프처럼 천왕봉의 에테르를 쭉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그게 아니면 봉인해봐야 천왕봉이 에테르를 생산하면 만사도루묵이니까.

아주 정밀하게 설치해야 했다. 오차가 30센티미터만 벌어져도 문제가 생길 테니까.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았다.

GPS와 컴퓨터를 쓰면 그만이니까.

누군가 손을 들었다.

“정말 그렇게 하면 에테르를 봉인할 수 있습니까?”

“당연하지요. 실험이라도 해볼까요?”

“아뇨, 아닙니다. 원장님을 믿겠습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얼굴에 반신반의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시혁은 즉석에서 간단한 실험을 했다.

천왕봉에서 가져온 돌을 놔두고 그 주위에 마법진을 쳤다. 그러자 당장 에테르가 봉인되어 마법진 밖으로 퍼져 나오질 못했다.

무한의 수정까지 배치한 후, 이미라를 보고 말했다.

“미라 씨, 저것 좀 부셔주세요.”

“그래도 돼요?”

“괜찮습니다. 무한의 수정에 다 흡수됩니다.”

이미라가 주저하다가 주먹을 내쳤다.

붉은 광선이 튀어나와 회색 돌을 후려갈겼다.

돌이 당장에 박살났다.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 팽창하듯 회색 에테르가 유형화되어 뿜어졌다.

회색 에테르가 잠시 마법진 안을 감돌았다.

마법진이 그에 반응했다. 눈동자와 등껍질이 찬연한 빛을 발하더니, 그 빛이 무지개 샘물을 타고 마법진 전체로 번졌다.

빛이 에테르를 밀어냈다.

회색 에테르가 무한의 수정으로 주입되었다. 무한의 수정이 한 차례 빛을 뿌린 후, 게걸스레 회색 에테르를 먹어치웠다.

근원의 나무는 생략했다.

이렇게 작은 규모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채현애가 이능을 발휘해 상태를 확인하더니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완전히 흡수됐네요? 이거라면 천왕봉에도 통하겠어요!”

“그렇지요? 물건들 배치만 완벽하게 되면 끝입니다. 천왕봉 에테르를 모두 무한의 수정에 몰아넣을 수 있어요.”

“신기하네요. 이런 건 어떻게 알아 오신 거예요? 선생님이 꿈에 보신다는 그 나무에 이런 내용도 있나 봐요.”

“그렇죠, 뭐.”

시혁은 적당히 얼버무렸다.

채현애가 수상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캐어묻지는 않았다. 예의도 아니고, 지금은 그보다 더 급한 게 있었으니까.

협회 직원들이 이능력자들에게 GPS 기기를 나눠주었다.

산속이다 보니 중장비를 동원하기 어려웠다. 일반인들이 보호 장비 없이 들어왔다간 변이될 수도 있으니 이능력자들이 설치 작업을 도맡아야 했다.

몇몇이 불평을 했지만 간부들이 좋은 말로 달랬다. 결국 트럭에 준비물을 싣고, 혹은 직접 짊어지고 천왕봉을 향해 떠났다.

주둔지에는 몇 명만 남았다.

대부분 일반인들.

그 중 대표 프로그래머가 손을 비비더니 GPS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어디, 잘 되가는지 한 번 볼까요?”

위성사진이 나타났다.

그 위에 점들이 마구 질주하고 있었다. 이능력자들이 가진 GPS 기기였다.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

주둔지와 가까운 부분부터 차츰 자리를 잡았다. 미리 입력된 배치 정보와 비교한 후, 오차가 있으면 해당 이능력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신기철 씨, 살짝 어긋났습니다. 7시 방향으로 30센티미터만 옮겨주세요.]

[박은선 씨, 그거 아니에요. 거기엔 영혼 검치호의 눈동자를 놓으셔야 되요.]

진행은 빨랐다.

GPS와 컴퓨터, 위성사진의 존재가 컸다. 아르거스 같았으면 수십 일이 걸렸을 일인데, 하루 만에 윤곽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근원의 나무도 씨앗으로 되돌렸다.

어차피 남겨둬서는 안 됐다. 에테르를 계속 생산하면 생태계에 무슨 영향이 있을지 모르니까. 그래서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지 않았고, 재료만 받은 뒤 골방에서 혼자 만들었다.

하루나 이틀만 더 고생하면 끝을 보겠다.

시혁이 예측한 대로였다.

이틀 뒤 새벽 모든 일이 끝났다.

위성사진을 놓고 컴퓨터로 분석을 했다.

시혁이 그린 마법진과 99.7% 일치했다. 무지개 샘물로 그린 선이 약간 삐뚤어지긴 했지만, 이 정도면 허용 범위 이내였다.이윽고 이능력자들이 주둔지로 모두 모였다.

“시작하겠습니다.”

시혁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법진이 발동했다.

공기 중에 퍼져 있던 에테르를 봉인진이 압박했다. 신령 광석 제단으로 집중되고, 근원의 나무에 의해 무한의 수정으로 들어갔다. 천왕봉이 생성하던 에테르도 마찬가지였다.

회색의 도도한 흐름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게 육안으로도 보였다.

함꼐 그 광경을 본 이능력자들의 얼굴에 갖가지 감정이 스쳤다.

안도감, 허탈함, 후련함 등등.

개중 유독 장현이 유독 눈에 띄었다.

매우 흥미롭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천왕봉 쪽을 주시하는 것이다.

이윽고 회색 흐름이 사그라졌다.

천왕봉이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결정화되었던 바위도 본래 모습을 찾고, 흙도 회색이 아닌 갈색이 되었다.

다만 나무들은 다 죽어 으스러졌다.

근원의 나무도 마찬가지.

짧은 시간 과부하가 걸린 까닭에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오직 신령 광석으로 된 제단과, 그 위에 놓인 음울한 회색 수정만 하나 남았다.

회색 수정을 미리 준비한 봉인함에 담았다.

언뜻 보기에도 엄청난 힘이 느껴졌다.

활용 여하에 따라 작은 도시 전체를 세뇌할 정도의 힘이다. 지구의 이능력자들은 그만한 효율을 보이진 못할 테지만, 엄청난 보물이라는 점은 확실했다.

이것으로 상황 종료.

근 몇 주 간의 우환거리를 해결했다.

손문철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잠도 못 자면서 고민했던 게 헛되었다. 이리 쉽게 끝날 줄 누가 알았겠나.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드디어 끝났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토요일인데, 뒤풀이는 당연히 하는 거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마법진을 만들었던 참이다. 지친 이능력자들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특급 호텔 출장 뷔페를 불러 그들을 대접했다.

시혁도 거기 끼었다.

이능력자들이 저마다 술을 권했다. 워낙 술이 센 인간들이라 대작하다 보니 금방 술에 취하고 말았다.

슬슬 들어가려는데 귀에 들어오는 말이 있었다.

“참, 충장부대 발현자 쌍둥이요. 검증 마치고 곧 전역한대요.”

“전역이요?”

시혁은 술에 취한 와중에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군대에서 각성해서 이능력자가 되거나, 능력이 나타나 발현자가 된다고 그리 쉽게 놔주던가?

그렇지 않았다.

복무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휴가를 많이 주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듯 며칠 만에 전역시키는 경우는 없다시피 했다.

“둘 다 일병이라고 한 것 같은데, 절반 이상 단축된 셈이네요.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죠?”

“저도 언뜻 들은 건데 감정 조절이 어렵나 봐요. 뭘 하려고만 하면 변신해서, 당분간 협회에서 훈련시키기로 했대요.”

“하긴, 둘이 동시에 같은 걸 생각하면 변신해 버리니 곤란하겠네요. 변신하는 것만으로는 해가 안 되지만, 통제되지 않는 능력은 없느니만 못 하니까요.”

“그래서 사실, 원장님께 보내자는 의견이 있습니다.”

마침 자리를 옮겨오던 손문철이 그런 말을 했다.

시혁은 눈을 크게 떴다.

“네? 저한테요?”

“예. 저희는 실험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야 변신 능력을 통제하게 할 수 있는데, 원장님은 그런 게 없으니까요. 당장 오늘 일만 해도 그렇지 않습니까? 천왕봉을 이렇게 쉽게 부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지금 제 한의원에 입원실도 부족합니다. 그 분들 능력 제어하게 도와드리려면 최소한 몇 달은 걸리는데, 계속 입원시켜 놓을 수가 없어요.”

“하하,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입원 치료를 할 수는 없지요. 위탁 교육을 보내겠다는 얘깁니다. 자기 능력을 마음대로 못 쓰는 게 병은 아니잖습니까?”

“그야 그렇습니다만……”

좀 귀찮긴 하다.

꼭 시혁이 해야 할 필요도 없으니까.

시혁이 하나 협회에서 하나 무슨 차이가 있겠나. 어쩌면 협회가 더 잘 할지도 모른다.

손문철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사실 쌍둥이가 원하는 일입니다.”

“그 분들이요? 왜요?”

“관리청에서 검증할 때 이능력자들이 쌍둥이를 데리고 실험을 좀 했나 봅니다. 자기들을 실험체 취급했다고 화를 냈다고 하네요. 능력 통제 훈련이 꼭 필요한데, 저희에게는 절대 받지 않겠다고 합니다.”

“검증하신 이능력자분들이 의욕이 너무 앞서셨나 봅니다. 쌍둥이 형제분들은 능력 발현하고 인간형 괴수로 오해 받았지 않습니까? 자칫 죽을 뻔 하기도 했고요. 아직도 그때 감정이 남아 있을 텐데, 조심스럽게 접근하시는 게 좋았을 텐데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이능력자지만, 이능력자 중에는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 많습니다. 역지사지를 못 해요.”

아직은 그저 얘기가 나온 단계였다.

혹시라도 결정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밤이 깊어졌다.

시혁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가서 자겠다는 건데, 손문철이 데려다주겠다며 같이 일어섰다. 괜찮다고 손 사레를 쳤지만 막무가내였다.

“어휴, 감사합니다. 제가 술이 약한 편은 아닌데 다들 술이 너무 세셔서……”

“이능력자는 간기능도 강해지니까 당연하지요.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 어서 들어가시죠.”

손문철이 시혁을 방에 데려다주었다.

시혁은 쓰러지듯 침대에 앉았다.

조심히 내려가시라고 인사를 하는데, 손문철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참, 오늘 보여주신 봉인진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요? 다행입니다.”

“제가 볼 때 누군가 한 사람이 몇 분 동안 즉흥적으로 만든 건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매우 체계적이더라고요. 꼭 어떤 문명에 의해 오랜 세월에 걸쳐 정립된 학문을 활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리하다.

시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손문철이 몇 마디를 더 했다.

“원장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정보 계열 발현자들이 가져오는 정보도 그렇습니다. 가끔은 외계 문명의 책을 보고 그대로 옮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최근 연구를 통해, 이름 하나를 알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름? 설마?

손문철이 쐐기를 박았다.

“아르거스라는 이름입니다. 지금 지구에 생긴 모든 일들이, 바로 그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능력자들도 그냥 놀고만 있지는 않았었나 보다.

손문철이 문을 닫으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원장님은 꿈속에서 정보를 얻는다고 하셨지요? 가능하다면 아르거스에 대한 정보를 탐색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주 사소한 내용이라도 괴수와 싸우는 우리 인류에게는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불이 꺼지고, 문이 닫혔다.

시혁은 누운 채 눈을 깜빡거렸다.

어느새 취기는 사라진 다음이었다. 정신이 말똥말똥했다.

그래.

아르거스에 대한 정보를 독점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적당한 시점에 밝힐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시혁의 인생 목표는 괴수 질병을 정복하는 것.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헌신이 필요했고, 그러려면 아르거스에 대해 밝혀야 한다.

언제가 좋을까.

내일 당장?

그건 너무 빠르다.

최소한 이능력자는 된 다음이어야겠지.

얼마 안 남지 않았나.

지금 시혁은 대가 계급 현자이고, 한 달 정도면 충분히 거장에 오를 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다 천천히 잠이 들었다.

다음날부터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무한의 수정, 흔히 천왕봉 수정으로 부르는 것은 협회에서 맡았다. 정부에서도 관심이 크다고 했다. 이런 보물은 이능 강국이라 자부하는 미국이나 중국에도 없었으니까.

시혁은 이미 관심을 끊었다.

너무 바빴으니까. 천왕봉 수정을 가져와도 지킬 능력이 없고.

한의원 경영으로 눈 코 뜰 새가 없었다. 손문철이 운을 띄운 것처럼 박주호 박수호 쌍둥이까지 위탁 교육을 와서 더 그랬다. 놀게 할 수는 없어 허드렛일 정도는 시켰는데, 시시때때로 변신하려 해서 골치가 아팠다.

아르거스에서도 바쁜 것은 마찬가지였다. 영웅이 되기 위해 열심히 전투에 참여했다. 이기기도 하고 패하기도 했다. 활약을 해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 때도 있었고, 목이 달아날 때도 있었다.

그리하여 2월 중순.

시혁은 마지막 거장 계급에 도달했다.

< 봉인진 > 끝

ⓒ 산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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