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9
개과천선 스트라이커 209화
“작전 참 간단도 하다. 첼시에 맨유에 바르샤의 플레이를 다 하면 된다니.”
만주키치는 훈련을 하다 말고 툴툴거렸다. 오솔은 이제 익숙해졌다는 듯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그래도 작전이 있다는 게 어디야. 중간중간 경기들은 있었지만 그래도 거의 2주 정도는 작전대로 훈련할 수 있었잖아.”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우리는 기존의 방식으로도 잘 해왔잖아. 리그도 우승했고, 리그컵이랑 FA컵까지 다 재패했어. 솔직히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바르셀로나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무슨 수로? 바르셀로나 놈들이 공 돌리는 거 너도 봤잖아. 아무런 작전 없이 붙었다가는 90분 동안 수비만 죽어라 하다가 끝나는 거야. 차라리 훈련이 빡세더라도 경기장에서 대등한 싸움을 하는 편이 백배 낫지 않아?”
고된 훈련보다 더 힘든 건 무기력한 경기 상황이었다. 그리고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바르셀로나를 만났던 팀들은 무기력한 상황에 숱하게 빠져들었다. 바르셀로나와 과르디올라 감독의 티키타카 때문이다.
‘약 올리듯 공을 돌리는 모습을 또 볼 수는 없지.’
오솔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 짧은 거리에서 몇 번이고 패스를 계속 주고받으며 여유롭게 빈틈을 찾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모습이 말이다.
티키타카는 극단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술이다. 그래서 심한 경우, 점유율이 90%에 육박한 경기도 있었다.
‘물론 그 경기는 상대가 작정하고 골문을 잠근 경기라 그렇게까지 벌어진 것이지만…….’
재밌게도 해당 경기에서 이긴 팀은 바르셀로나가 아니었다. 전원 수비를 펼쳤던 팀 쪽이 오히려 두 골을 넣으며 2 대 1로 승리했었다. 무리뉴식 두 줄 수비야말로 티키타카의 해법인 것이다. 그리고 오솔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물론 결승전이니까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지. 재미도 없고 우리의 전력이 그렇게까지 밀리는 것도 아니니까.’
타이틀을 위해서라면 무리뉴의 방식이 맞았다. 데샹 역시 그런 식의 수비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감독이었고.
그러나 오솔은 무리뉴의 방식을 온전히 따르고 싶지 않았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말이다.
‘다행히 세 얼간이가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어. 샤비는 이미 오래전에 완숙의 경지에 올라섰지만, 이니에스타는 이제 막 월드 클래스가 되었고, 부스케츠는 아직 많이 어리지. 충분히 해볼 만해.’
만일 야야 투레가 맨시티로 오지 않았다면 부스케츠는 아직도 벤치를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그도 올 시즌 들어 출전 횟수가 늘어나면서 실력을 각성하고 주전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오솔이 보기에는 아직 빈틈이 많았다.
‘그래도 전방 압박이 불가능하다는 건 똑같아. 티키타카를 막으려면 중앙을 강화하는 것 외에 답이 없지.’
하지만 무리뉴처럼 우주방어에 역습만 하는 전술을 펼치는 건 안티풋볼이라 욕을 먹을 만했다. 그렇기에 오솔은 미래의 전술 하나를 데샹에게 알려주었다.
‘그거면 우리도 바르셀로나 못지않은 지공을 펼칠 수 있지…….’
물론 이것도 수비가 완벽하게 되었을 때나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무리뉴식 수비 전술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다. 10명의 선수가 일정한 간격을 조절하는 일은 적어도 1년의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압박 수비라는 건 결국 호흡이 맞지 않으면 안 하니만 못한 전술이지.’
부족한 완성도는 결국 상대에게 빈틈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고, 그 틈을 벌리는 사람은 아마 리오넬 메시가 될 것이다. 그래서 데샹은 여기에 한 가지 보완책을 넣었다.
“훈련 다시 시작해야지, 오솔. 마리오도 어서 준비해.”
누군가 다가와 오솔 등을 재촉했다. 드물게 오솔보다 키가 큰 존재, 야야 투레였다.
“정말 양반은 못되겠네요.”
“응? 무슨 소리야?”
“아닙니다. 훈련하자고요!”
그렇다. 야야 투레가 바로 그 보완책이었다. 작년까지 바르셀로나 소속이었던, 그래서 메시의 플레이를 누구보다 많이 관찰했을 선수, 야야 투레. 그가 메시를 마킹하게 된 것이다.
오솔은 천천히 걸어 오른쪽 측면에 섰다. 오솔은 이번에 스트라이커로 출전하게 되었지만 지금처럼 수비 훈련을 할 때는 오솔이 메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체격은 상당히 다르지만 그래도 메시의 플레이를 비슷하게나마 흉내 낼 수 있는 사람은 오솔뿐이라 내린 결정이었다.
“그나저나 측면 수비가 처음인 것 치고는 제법 잘 막네요.”
“그런가? 후우. 그렇다면 다행인데…….”
“웬 한숨이에요?”
“좀처럼 안심이 안 돼서 그러지.”
“상대가 메시라서 그래요?”
“맞아. 전에 훈련하면서 메시를 상대해 본 적이 몇 번 있었거든. 아니, 상대했다고 하기 힘들지. 부끄럽지만 메시에게 농락당하는 수준이었거든.”
“훈련과 실전은 달라요. 같은 팀으로서 훈련하는 것과 상대 팀으로 막아서는 것도 다르죠. 훈련 때, 메시한테는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도 거친 태클도 안 했을 거 아니에요.”
“할 수 없는 분위기이긴 했지. 하더라도 조금 봐주면서 하거나.”
“이번엔 봐주지 말아요. 제가 봤을 땐 그렇게 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훈련이 시작되었다. 오솔이 공을 잡고 공을 몰고 안쪽으로 들어가자 앙리와 에투의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각각 그에 걸맞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오솔이 빠진 자리로 선수 하나가 올라왔다. 다니 아우베스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공격적인 패스는 기본이 세 군데구나. 선수들이 한쪽에 몰리면 반대편으로 패스하는 방법도 있고, 그조차도 여의치 않을 때는 샤비나 이니에스타에게 패스하면서 다시 공을 돌리고 말이야.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엿 같은 전술이겠어.’
오솔은 공을 몰고 중앙으로 달렸으나 야야 투레가 끈덕지게 따라붙는 바람에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그는 샤비 역할을 하는 선수에게 패스한 직후 그대로 달려 이번에는 외쪽 측면으로 위치를 바꿨다. 덕분에 순간적으로 왼쪽 지역에 선수들이 몰리는 효과가 생겼다.
‘보통의 경우라면 공간을 스스로 죽여 버리는 바보 같은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바르셀로나는 달라. 이 정도 좁은 거리에서도 충분히 패스 플레이를 할 수 있어.’
패스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제법 위력적인 장면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
“후욱! 훅!”
등 뒤로 야야 투레의 기척이 느껴졌다. 오솔을 따라오다가 그까지도 포지션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주위의 아무도 당황하지 않았다. 메시가 포지션을 파괴하는 선수라면 그의 마크맨 역시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아야 했다.
‘메시만 잘 마크한다면 나머지는 무리뉴식 두 줄 수비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겠어.’
* * *
이들의 훈련은 제법 효과가 있었다. 실제 경기 당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메시! 달립니다. 안쪽으로 툭툭! 야야 투레가 긴 다리를 뻗으며 빠르게 달라붙습니다.]
[야야 투레가 자꾸만 힘으로 밀어내고 있어요. 덕분에 메시가 드리블하기 쉽지 않습니다.]
2009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는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크 경기장. 6만여 명의 관중이 찾아온 가운데, 경기 시작부터 메시와 야야 투레가 맞붙었다.
엄청난 체격 차이이자 힘의 차이가 있었음에도 메시는 결코 넘어지거나 균형을 잃지 않았다. 상체가 휘청거리면서도 공은 여전히 발에 딱 달라붙어 있었고, 그 상태로 중앙 지역을 거쳐서 단숨에 왼쪽 측면까지 도달했다. 훈련과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다.
[공은 이니에스타에게! 이니에스타! 가레스 배리가 압박해 보지만 좀처럼 뺏기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이니에스타는 메시가 아니라 메시와 야야 투레가 옮겨오면서 비어버린 오른쪽 측면을 노렸다.
파앙-!
공은 측면의 빈 공간으로 달렸고, 그곳에는 세계 최고의 오른쪽 윙백, 다니 아우베스가 쇄도하고 있었다.
파바바박!
절체절명의 순간, 누군가 미친 듯한 속도로 달려와 공을 골라인 너머로 차버렸다. 아우베스 역시 빠르기로 유명한 선수였는데, 이 선수는 그보다 한 발 앞서서 공을 터치한 것이다. 짐작했겠지만 그 선수는 가레스 베일이었다.
“잘했어, 베일! 계속 그렇게만 해.”
“연습한 대로 하긴 했는데, 정말 코너킥으로 만들어도 되는 거예요?”
“응. 어차피 올리지도 않을 거야. 바르셀로나에게 코너킥은 의미 없어.”
오솔의 장담대로 바르셀로나는 코너킥을 올리는 걸 포기하고, 그대로 수비수에게 패스했다. 피지컬로 무장한 맨시티를 상대로 제공권 싸움을 하느니 안전하게 점유율을 계속 가져가겠다는 생각이었다.
정말이지 바르셀로나다운 플레이였다. 맨시티로서는 쾌재를 부를 만한 행동이었다. 여차하면 공을 골라인 쪽으로 넘겨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베일처럼 수비력이 떨어지는 선수에게는 굉장히 좋은 수비 방법이었다.
오솔은 딱딱 맞아 들어가는 수비에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기술 축구 좋지. 하지만 축구는 점유율과 패스가 다가 아니야. 세트 피스 역시 유용한 득점 수단 중 하나라고. 그걸 포기한 대가를 오늘 치르게 될 거다.’
극단적인 전술을 추구하는 팀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한편, 바르셀로나 쪽 벤치에서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며 푸르스름하게 난 턱수염을 쓰다듬고 있었다.
‘준비가 철저하군.’
과르디올라는 선수 시절, 피를로나 사비 알론소와 같은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였다. 감독이 된 지금도 그때의 경험을 살려서 경기장을 보다 폭넓게 보고 있었고, 그래서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상대의 수비 전술이 어떤 형태를 보이는지 말이다.
‘속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어. 중요한 건 출발하는 타이밍이지.’
맨시티 선수들이 포지션을 변경한 것은 메시가 완전히 중앙으로 들어섰다 싶은 순간이었다.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베일이 빠르게 야야 투레의 자리를 메우러 갔고, 부스케츠와 부대끼던 만주키치 역시 중앙에서 왼쪽 미드필더 자리로 옮겨갔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미리 준비된 움직임이 분명했다. 그러니 아우베스보다 베일이 더 빨리 도달하는 것이 당연했다.
‘야야를 메시에게 붙이고 나머지로 4-4-1 진형을 유지하겠다?’
게다가 상대는 중앙을 아주 단단히 막아서고 있었다. 중거리 슛은 물론이고 크로스나 다른 어떤 공격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 강하게 느껴졌다.
‘설마…… 점유율을 포기하겠다는 건가?’
토털 풋볼과 점유율 축구의 신봉자인 과르디올라로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아니, 하지 않았던 방식이었다. 토털 풋볼의 아버지인 크루이프는 무리뉴의 전술을 보고 안티풋볼, 즉 저딴 건 축구가 아니라고 말할 정도였다. 과르디올라 역시 그 평가에 동의했다.
‘공을 만질 생각도 안 하는 게 무슨 축구야?’
공을 만질 생각조차 포기하게 만든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과르디올라는 분개했다. 어떻게 뚫어야 할지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혼란은 선수들 역시 느끼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패스가 길어지는데요?]
[게다가 대부분이 의미 없는 주고받기일 뿐입니다.]
안티풋볼의 효과는 굉장했다. 맨시티가 점유율을 포기하자 중앙 지역이 단단하게 가로막혔고, 딱히 전방 압박을 시도하지도 않으니 빈틈이 생기지도 않았다. 압박은 빈틈없이 짠 그물에 상대가 들어온 바로 그 순간에 이루어졌다.
‘젠장. 이대로는 안 돼. 더 많은 공격수가 필요하다.’
결국 참다못해 부스케츠가 살짝 공을 갖고 전진했다. 패스만으로는 답이 없으니 직접 공을 몰고 가서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대비책이 있었다.
“어딜 가려고 그러시나?”
적당히 패스 코스만 막아서고 있던 오솔이 불쑥 튀어나와 드리블을 할 공간을 없애 버렸다. 부스케츠는 발바닥으로 공을 이리저리 끌어봤으나 오솔은 좀처럼 떨쳐지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수비 훈련을 해온 덕분이었다.
“에잇!”
결국 부스케츠는 전진을 포기하고 샤비에게 공을 넘겼다. 패스 마스터인 샤비라면 무언가 수를 강구해낼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시간을 끌면 곧장 서너 명의 선수가 압박해 온다. 지체 없이 행동해야 뚫을 수 있어!’
샤비는 패스를 받으며 돌아서는 것으로 단번에 가래스 배리를 제쳐냈다. 그러나 아직도 중원에는 버티고 있는 선수가 많았다. 모드리치가 바로 덤벼들었다.
‘과연 압박이 빠르다!’
사비는 모드리치를 피해 공을 왼쪽으로 몰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어느새 중앙 수비수가 다가오고 있었다. 샤비는 다시 한번 공을 왼쪽으로 꺾었다.
‘이크! 또 있네?’
우측 풀백인 보싱와는 물론이고 처음에 제쳤던 배리까지 어느새 따라와 있었다. 공을 뺏기는 게 당연해 보이는 상황. 그러나 샤비는 오히려 침착하게 계산을 하고 있었다.
‘빈 공간은 어디지?’
머릿속에 패스할 장소가 떠오르고, 이어서 수비수들의 위치까지 정해졌다. 마치 독수리가 초원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필드의 상황이 그려진 것이다.
‘앙리 쪽은 막혀 있고, 시우비뉴도 불가.’
시야가 닿는 곳에는 패스할 만한 곳이 없었다. 그러나 등 뒤는 달랐다.
‘모드리치라면 분명히 후방의 공간을 막고 있을 거야.’
세 명이 압박하면 나머지는 그로 인해 생긴 공간을 커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모드리치도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움직여야 했다.
그 말은 곧.
‘안드레스가 자유라는 소리지.’
팡!
등 뒤로 쏘아 보낸 샤비의 힐 패스는 정확히 이니에스타에게로 흘러갔다. 등 뒤에 눈이 달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플레이였다.
[이니에스타의 슈우웃!]
이니에스타는 공을 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시간을 끌었다간 괜히 맨시티의 압박만 초래하게 된다.
논스톱 슈팅. 그게 답이었다.
뻐엉-!!
오랜만에 제대로 걸렸다. 온몸의 힘이 작은 공 하나에 온전히 실린 것이다.
빠르고 힘이 넘치는 슛이었다. 지켜보는 관중까지도 온통 소름이 돋게 만드는 그런 슛.
자연스럽게 모두가 골을 예상했다. 그런데 그때, 기븐 골키퍼가 몸을 날렸다.
팟!
기븐은 마치 개구리가 점프하듯 앞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공이 그의 손에 이끌리듯 날아왔다. 방향을 얼마나 정확히 잡았는지 공이 알아서 찾아오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서, 선방입니다! 믿기지 않는 선방!]
[골키퍼의 기본 덕목이 뭡니까? 결국은 선방입니다, 선방! 빌드 업을 못한다고 해도 이런 슛을 막아주면 그건 제 몫을 다 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익!”
과르디올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무도 좋은 기회를 놓친 탓이다. 그러나 그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
“빨리 압박해! 공격으로 전환하지 못하게 막아서!”
티키타카는 수비 라인을 거의 중앙선까지 끌어올리는 전술이었다. 당연히 뒷공간이 다른 어느 팀보다 넓었고, 롱패스를 기반으로 하는 킥&러시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스위퍼 키퍼인 발데스가 있어도 마찬가지…… 상대에게 좋은 패스와 공격수가 있으면 소용없었다. 바르셀로나에겐 불행하게도 맨시티에는 그 두 가지가 다 있었다.
과르디올라 역시 그걸 알기에 전방 압박을 지시하고 있었다.
‘괜찮아. 저런 식의 4-4-1 전술에서는 빌드 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 전방 압박만 제때 걸어준다면 뒷공간을 허용할 일은 없을 거야.’
그러나 곧 드러난 장면에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선수들 모두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저 힘과 체력으로 밀어붙이는 단순한 전술을 구사하던 맨시티 선수들이 놀라울 만큼 정교하고 새로운 빌드 업 전술을 펼쳐 보인 것이다.
‘이, 이건 대체……?’
이건 당연히 오솔의 머리에서 나온, 미래의 빌드 업 전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