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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스트라이커 141화 (1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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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스트라이커 141화

28장 아시아의 맹주

베어벡 감독은 조별 리그 1위로 8강 진출이 확실해지자 마지막 경기에 4-4-2 전술을 다시 한번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오솔을 빼고 문제의 고참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는데, 아쉽게도 이들의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최근에 폼도 안 좋은 사람들이 컨디션까지 망가졌으니, 제대로 뛸 수 있겠어?’

오솔은 고까운 얼굴로 몇몇 선수들을 바라봤다. 공격수와 수비수, 그리고 골키퍼까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중앙 라인에 무너진 상황이었다.

[대한민국 1 : 1 인도네시아]

[오솔의 빈자리가 뼈저리게 느껴졌던 졸전. 그나마 희망을 보여준 고영주.]

인도네시아와의 경기는 한숨이 나올 정도로 형편없었다. 후반전에 투입된 고영주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그나마 무승부도 기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1등은 했구나, 다행이다. 번거롭게 이동하지 않아도 되겠어.’

오솔은 조별 리그 등수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본래 이번 대회는 4개국 공동 개최인 탓에 각국을 오가며 경기를 치러야 했는데, 각조 1위에게는 이전까지 경기했던 곳에서 8강을 치를 수 있는 특전이 주어졌다. 비행기를 타고, 숙소와 훈련장을 옮기는 귀찮은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전은 결과적으로 대표팀에게 안 좋게 작용하고 말았다. 자카르타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자 전에 문제를 일으켰던 고참 선수들이 한 번 더 숙소를 이탈한 것이다.

아마 그들 딴에는 이전에도 걸리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언젠가는 밟힌다고, 두 번이나 규정을 어긴 탓에 이제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들의 탈선을 눈치 채게 되었다.

선수단 분위기가 파탄 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따끔하게 한번 잡아줘야 하는데.’

외국인 감독인 베어벡으로서는 힘들었고, 수석코치로 동참한 홍명문이 해줘야 하는 일이었다. 직속 선배이자 월드컵 4강이라는 역사를 썼던 사람의 말이니 막강한 권위가 있었다.

역시나 홍명문은 그날 오전, 선수들을 빙 둘러 모은 채 목소리를 높였다.

“야, 어떻게 한 번을 못 막냐? 한 사람은 길목을 막고, 나머지가 재빨리 커버 쳐주고 그래야지. 이래 가지고 어떻게 이기려고 그래?”

수비진 전체가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그 속에는 문제를 일으킨 고참 선수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가려진 얼굴에는 반성의 기미는커녕 오히려 못마땅한 표정만 엿보였다. 하긴, 얼마 전까지 형·동생 하던 사람에게 쌍욕을 먹고 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너희들 자세가 아주 개판이야, 개판! 이번에 사우디전 끝나고 뭐라고 했었어, 어? 달라지겠다고 나하고 약속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게 뭐야, 너네 거짓말쟁이야? 새끼들아!?”

홍명문의 시선인 고참 선수들을 빠르게 훑었다. 자신의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덕분에 방금까지 불만을 표출하던 이들이 찔끔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홍명문은 축구협회의 성골 중에 성골, 그들로서는 감히 반항할 수 없었다.

“제대로 좀 하자. 국민들의 염원이 얼마나 큰지 다들 알고 있잖아. 후우. 됐고, 이만 훈련들 시작해!”

호된 질타가 끝나고 선수들이 흩어져 몸을 풀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의 얼굴에 걸린 그늘은 하나도 걷히지 않은 상태였다. 아니, 오히려 불만이 더 심해진 이도 있었다. 괜히 선배들 때문에 자신들까지 혼났다고 느낀 탓이다.

‘지금이 쌀팔년도도 아니고 언제까지 저런 방법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오솔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헛웃음을 짓고 있었다. 여기가 군대도 아니고 ‘중대장은 너희에게 실망했다.’ 같은 말로 무얼 바꿀 수 있겠는가.

특히나 이번 일처럼 원인 제공자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빼먹고 집단 전체의 문제로 몰아가는 방식은 더욱더 공감하기 어려웠다.

‘이걸로는 안 돼.’

대표팀은 그렇게 어정쩡한 분위기에서 8강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상대는 아시아의 강팀 우즈베키스탄이었다.

* *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강전 중계를 맡게 된 임주원입니다. 옆에는 황정연 해설위원이 앉아있습니다. 황 위원 먼저 오늘 상대하게 될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네, 우즈벡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있죠. 바로 오솔 선수 이전까지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였던 막심 샤츠키흐 선수죠.]

[막심 샤츠키흐. 아시아 올해의 축구선수상을 3회나 수상한 선수이자 우즈벡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일각에서는 ‘제2의 셰브첸코’로까지 불리고 있다죠?]

[맞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디나모 키예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그런 별명이 생겼죠. 실제로 플레이 스타일이나 장점들이 셰브첸코 선수와 비슷합니다.]

[딱히 약점이랄 게 없는 만능형 선수라는 말씀이시군요?]

[네, 발도 빠르고 연계능력도 출중하죠. 무엇보다 골 결정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입니다. 이미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전반전 27분 사이에 두 골을 몰아넣은 바 있죠.]

중계진은 오늘로써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가리게 되었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한편 오솔은 몸을 풀며 벤치 쪽을 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 시시덕거리는 고참 선수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선수들부터 아시안컵에 대한 인식이 이 모양이니 벌써 47년째 우승을 놓치고 있는 거지.’

최선을 다했으나 실패하는 것과는 다르다. 병역도 안 걸렸고, 상금도 없으니 관광하듯 대충 뛰는 것. 그게 문제였다.

‘그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신력이야.’

가진 바 실력은 충분했다. 이제는 절대 질 수 없다는 승부욕과 절박함을 되찾아야 했다.

* * *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는 치열했다. 기본적으로 상대가 거친 축구를 구사했다.

공격수인 샤츠키흐는 명성만큼 날카로웠다. 물론 위협적인 것은 오솔도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먼저 실점한 쪽은 한국이었다. 무단이탈을 했었던 고참 수비수가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헛발질을 하면서 샤츠키흐에게 1대1 찬스를 내주고만 것이다.

[아…… 이런 실수를 하나요. 김진원 선수.]

[베테랑이라면 이런 기본적인 실수는 하면 안 되는 건데요. 아쉽습니다.]

물론 오솔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빠른 시간에 만회골을 넣었다. 패스 플레이에 의한 것은 아니었고 코너킥 기회를 잘 살린 결과였다. 그렇게 오솔 덕분에 한숨 돌렸으나 후방의 불안함은 전혀 가시지 않았다. 아니, 후반으로 갈수록 심각해져만 갔다.

[아악! 또다시 실점하고 맙니다.]

[마지막 순간에 또 샤츠키흐를 놓쳤어요. 오늘 수비의 집중력이 좋지 않습니다.]

점수는 순식간에 2 대 1이 되었다. 남은 경기는 고작 10여분.

조심스럽게 샤츠키흐의 판정승이 아닌가 싶을 때, 오솔이 중원까지 내려와 공을 잡았다.

[오솔, 자연스럽게 돌아섰습니다!]

“뭐야, 여기서 돌파를 한다고? 우릴 너무 물로 보는 거 아니야?”

우즈벡 선수들은 데이터에 없었던 오솔의 돌파에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한국전을 준비하면서 오솔의 온 더 볼 움직임이 그리 위협적이니 않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잘 됐다. 이 기회를 잘 살려서 역습으로 이어가는 거야.’

오히려 준비를 철저히 했기에 할 수 있는 착각이었다. 우즈벡의 미드필더가 빠르게 거리를 좁혀왔다. 상대를 당황하게 해서 드리블 실수를 유도할 속셈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현재 오솔의 드리블 수치는 자그마치 82였다.

3주간 이어졌던 훈련과 실전 경기 덕분에 레벨과 능력치가 오른 결과였다. 덕분에 오솔은 이전처럼 단순한 치고 달리기가 아닌, 제법 정교하고 세밀한 돌파가 가능했다.

타다닷!

첫 번째 수비수는 오솔의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에 그대로 돌파당했다. 그는 뒤늦게 따라가려 했으나 오히려 오솔에게 밀리며 추진로켓 역할을 하고 말았다.

두 번째 수비수는 패스를 하는 듯한 동작에 속아 넘어갔다. 그래도 그는 오솔에게 따라붙는 데까지는 성공했었다.

퍼억!

순식간에 떨어져 나가서 그렇지.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최종 수비라인만 남고 말았다. 최종 수비수는 붙어야 할지 자리를 지켜야 할지 주저하다가 그만 오솔에게 슈팅 각도를 내주고 말았다.

뻥!

공은 여지없이 골망을 꿰뚫었다. 오솔은 공 좀 찰 줄 아는 놈이었고, 우즈베키스탄 골키퍼는 구석으로 들어가는 공을 잡을 정도로 팔이 길지 못했다.

“이런 미친놈. 언제 이렇게 실력이 늘었어?”

“잡담은 나중에 하고 일단은 한 골 더 넣자!”

오솔은 달라붙는 우주원을 뒤로하고 공을 집어 들었다.

사실 이런 식의 원맨쇼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 농락에 가까운 돌파가 반복될수록 경계심은 강화되고, 태클은 더욱더 거칠어지기 때문이다.

‘돌파는 꼭 필요한 순간에 아주 잠깐씩만 해야 더 효과적이지만…….’

하지만 지금 그렇게 뛰었다간 결승은커녕 4강에도 못 올라가게 생겼다. 다소 비효율적이더라도 지금은 개인의 힘으로 승부를 봐야 했다.

‘이제는 슬슬 그게 되니까 말이야.’

오솔은 세리머니도 하지 않은 채 센터 마크에 공을 놓았다. 상대방 골대를 노려보는 모습이 두 골이나 넣은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탐욕스러웠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이었다더니 과연 대단하구나.’

우즈벡 선수들의 기운이 쭉 빠졌다. 차원이 다른 실력에 전의를 상실한 것이다. 그렇게 완전히 기세가 넘어가려는 찰나, 팀의 에이스인 샤츠키흐가 목소리를 높였다.

“다들 힘내! 방금은 녀석이 갑자기 돌파해서 당황한 것뿐이야. 차분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하면 못 막을 것도 없어! 그리고 골을 허용했으면 그만큼 넣으면 되는 거야. 뭐가 두려워? 놈들의 수비는 구멍이 송송 뚫린 치즈 조각이나 다름없는데.”

우즈벡 선수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에이스의 존재와 상대의 약점, 이 두 가지 요소가 그들에게 힘을 주었다.

“집중해요! 한 번 더 뚫리면 끝장입니다!”

이에 질세라 오솔도 목소리를 높였다. 함부르크에 있었던 습관이 그대로 나온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사뭇 달랐다.

오솔의 목소리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던 함부르크 선수들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우주원과 여민국 등 몇 명만이 호응하는데 그쳤다.

‘후우. 이럴 때는 회귀했다는 사실이 답답하기만 하네.’

우습게도 그가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쳐도 스무 살이라는 나이는 여전히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특히나 국가대표처럼 서열과 경력이 중시되는 곳에서는 더욱더 그러한 경향이 강했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어린놈이 당돌하다거나 건방지다는 말이 나오곤 했다.

프로 경력이 10년 차 중앙 수비수이자 며칠 전 숙소를 몰래 빠져나간 일당 중 하나인 김진원 역시 그런 이들 중 하나였다. 그는 힘내자는 오솔의 독려가 영 거슬리기만 했다.

‘그런데 저 자식은 왜 날 보면서 말하는 거야? 안 그래도 숙취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김진원은 울컥 화를 쏟아냈다. 그렇지 않아도 실수를 많이 저지른 탓에 기분이 저조했는데, 까마득한 후배 놈까지 신경을 긁어대자 짜증이 울컥 넘쳐흐른 것이다.

‘빌어먹을. 오늘 같은 날은 차라리 출전하지 않는 편이 더 나았을 텐데.’

김진원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앞서 선취점을 내준 헛발질도 그의 잘못이었다. 샤츠키흐를 놓쳐서 몇 번의 실점 위기를 초래한 것도 그의 책임이었다. 아마 지금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을 가지고 수백 번도 더 조리돌림 하고 있을 것이다.

‘제기랄!’

모두, 그가 자초한 일이었으나 김진원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할 정도의 인격자가 아니었다. 대신 그는 책임을 남에게 전가시키는 편한 방법을 선호했다.

‘쳇! 앞에서 압박을 제대로 안 해주니까 계속 뚫리는 거잖아. 에이! 선배는 괜히 나가자고 해가지고, 이게 뭐야, 지금!’

김진원의 시선이 벤치로 옮겨갔다. 비스듬히 누워서 구경 중인 선배들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새삼 억울해졌다. 먼저 나가자고 꼬신 건 분명히 저 선배들이었는데 왜 자신만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후우. 하루만 놀고 말걸, 괜히 한 번 더 가는 바람에…….’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밤을 새우며 놀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말이다. 당연히 컨디션이 정상일리 없었다.

‘차라리 나도 빼주지. 그럼 마음 편히 쉬었을 텐데.’

프로답지 않은 태도였으나, 솔직히 그는 이 따위 돈도 안 되는 대회에 집중할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이제 선수 생활도 말년에 접어들었는데, 괜히 열심히 뛰다가 다치면 누가 보상해준단 말인가.

“이런 씨바사키가…….”

오솔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이쪽 계열에서는 누구보다 전문가인 덕분에 지금 김진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였다.

‘누구는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죽을 똥을 싸며 뛰어다니고 있는데, 선배라는 놈은 뛰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어?’

“두고 보자고.”

일단은 경기를 이긴 다음에 손을 보기로 했다.

악에 받친 오솔은 한 번 더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처럼 쉽게 돌파할 수 없었다. 정보가 없을 때라면 모를까, 우즈벡 수비수들은 한 번 당했던 것을 똑같이 당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었다.

‘하지만 원투 패스와 드리블 돌파를 섞어주면 어떨까?’

오솔은 심화과정을 알려주는 파란 펜 선생님처럼 기존의 연계 플레이에 돌파라는 선택지를 조금 섞었다.

우즈벡 선수들은 갑자기 나타난 응용문제 앞에서 다시 한번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철썩!

최종 스코어는 3 대 2로 한국의 역전승이었다. 놀랍게도 오솔은 이 경기에서 거의 혼자 힘으로 세 골을 집어넣었다. 당연히 경기 MOM은 오솔이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에 이어지는 인터뷰. 미녀 아나운서가 화사하게 꾸미고 나타났다. 그러나 오솔은 무덤덤을 넘어서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오솔 선수, 오늘 혼자서 세 골을 모두 넣으셨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별로 좋지 않습니다.”

“아, 역시 별로셨군요…… 네에?”

아나운서가 당황하는 사이 오솔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대표팀에 지금 대회를 치르러 온 건지, 아니면 동남아 관광을 온 건지 알 수 없는 선배님들이 계시거든요.”

“네?”

아나운서는 방송 사고가 터졌다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했다.

오솔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으나 그렇다고 말을 멈추지는 않았다.

“선배님들, 아시안컵이 무슨 동남아 4개국 순방 여행인 줄 착각하나 본데, 정신 좀 차리세요. 솔직히 선배님들 뛰는 모습만 보면 우리가 지금 축구를 하는 건지 족구를 하는 건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제발 부탁인데 제대로 좀 합시다. 족같이…… 아니, 족구같이 하지 좀 마시라고요.”

아나운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바, 발음이 너무 찰져…….’

초대형 방송 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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