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
개과천선 스트라이커 135화
[콤파니 선수 여유롭게 공을 돌립니다.]
[질라르디노 선수가 달려들어 봤으나 소용없었죠?]
후방 빌드업은 콤파니가 맡았다. 시야가 넓고, 몸싸움과 발놀림이 좋은 선수라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어렵지 않게 공을 전개할 줄 알았다.
[공은 아투바에게, 달려드는 가투소, 다시 콤파니, 전방의 반 더 바르트에게 길게 보냅니다!]
콤파니와 아투바가 비스듬히 선 왼쪽 라인을 통한 탈압박은 나쁘지 않았다. 오솔의 머리만 보고 길게 보냈던 작년에 비해 한층 진일보한 공격 전개였다.
‘그라운드도 익숙하고, 비도 오지 않아. 이러면 붙어볼 만하지.’
반 더 바르트는 공을 잡으며 자세를 낮췄다. 언제라도 방향을 전환할 수 있게 무게 중심을 바짝 낮춘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스카우트도 왔겠지.’
그를 보기 위해 온 게 아니다. 스카우트의 시선은 카카를 좇고 있었다.
‘이젠 상관없어. 난 나의 플레이를 할 뿐이야.’
반 더 바르트는 공을 잡고 돌아서며 상체를 흔들었다. 가투소가 빠진 자리로 침투한 덕분일까, 그의 마크맨은 상대적으로 몸싸움이 약한 피를로였다.
상대가 가투소나 암브로시니였다면 몸싸움이 격렬했을 테지만 다행히 피를로라 버틸만했다.
‘한순간만 벗어나면 된다. 그럼 슛이든 패스든 날카롭게 때려주마.’
그는 카카처럼 스피드를 살린 직선 돌파에 재주가 없었다. 물론 가진 바 개인기는 뛰어난 편이었지만 카카처럼 고속으로 질주하면서 방향을 마음대로 전환하는 건 불가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거야.’
반 더 바르트는 그럴듯한 상체 페인팅과 빠른 방향 전환으로 순간적으로 상대의 마크에서 벗어났다. 피를로가 급히 따라가려 했을 때에는 이미 공은 측면의 아투바에게 닿은 후였다.
[모처럼 아투바 선수가 높이 올라왔습니다.]
[홈에서까지 수비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는 거겠죠!]
[아투바, 그대로 올립니다! 크로스!]
칼라제와 네스타는 오솔을 막기 위해 힘을 합쳤다. 말디니가 그랬던 것처럼 두 사람이 오솔을 좌우에서 둘러싸서 아예 낙하지점까지 접근하는 걸 막아선 것이다.
‘이렇게 해주면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고맙지.’
오솔은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빙긋 웃었다. 이미 수비수를 둘이나 묶었다는 점에서 그는 제 역할을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타다닷!
과연 얽혀있는 세 사람 뒤로 번개처럼 달려드는 그림자가 하나 있었다. 아투바에게 공을 넘기자마자 골문으로 뛰었던 반 더 바르트였다.
‘그래, 난 드리블 돌파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카카를 이길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슈팅 감각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아.’
반 더 바르트는 오솔과 수비수들의 머리를 지나치는 공을 보며 발을 들어 올렸다.
왼쪽에서 날아오는 공을 왼발로, 그것도 발리슛으로 차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나, 그는 본능적으로 ‘어떻게 차면 들어가는지.’ 알고 있었다.
뻐엉!
기가 막힌 선방 같은 건 없었다. 지다 골키퍼는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환상적인 발리슛의 제물이 되어야 했다.
와아아!
“하하하! UEFA 베스트 골에 뽑힐만한 슛이었어요.”
“운이 좋았어. 네가 둘이나 붙잡아둔 덕분에 쉽게 찬 경향도 있었고.”
“별로 쉬운 슛은 아닌 것 같았지만, 칭찬은 고맙게 들을게요.”
“와하! 내 크로스 어땠어?”
“나이스 크로스였어, 아투바.”
방금 골은 오솔과 아투바의 도움도 컸으나, 마지막에 노마크 찬스를 잡은 것은 온전히 반 더 바르트의 실력이었다.
‘특히 마크맨을 따돌리는 움직임은 굉장히 지능적이었어.’
레알 마드리드의 스카우트는 반 더 바르트를 보며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적잖이 놀란 것이다.
‘측면 수비수에게 패스한 직후, 아주 잠깐이지만 피를로의 눈길이 옆으로 돌아갔다. 반 더 바르트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문전으로 쇄도한 거야.’
그래서 피를로가 답지 않게 상대를 완전히 놓치고만 것이었다.
‘슛 감각도 놀랍지만, 진짜로 대단한 건 바로 저 수비수를 속이는 플레이야.’
반 더 바르트는 레알 마드리드의 스카우트가 카카를 보러 왔다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팀이 4강에 올라갔을 때 혹시나 만날지 모를 상대를 미리 염탐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는 페레즈 회장이 물러난 이후 칼락티코 정책을 포기했다.
보다 효율적이며 경제적인 선수 영입 방침을 세운 상태였다.
실제로 현재 그들의 영입 명단에 있는 선수들은 아약스의 스네이더 같은 비교적 몸값이 저렴한 선수들이었다. 카카처럼 몸값이 비싼 선수는 살 계획이 없었다.
물론 그들이 스네이더를 사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2천 7백만 유로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였지만, 카카를 데려올 때 6천 7백만 유로를 썼다는 걸 생각하면 돈을 상당히 아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반 더 바르트가 레알로 갈 때 이적료는 1천 5백만 유로였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에 반 니스텔루이를 시작으로 스네이더, 로벤, 등 네덜란드 커넥션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실력만 보증된다면 반 더 바르트도 얼마든지 데려올 용의가 있었다.
‘반 더 바르트라…….’
물론 반 더 바르트는 그런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한 꺼풀 벗으려는 생각뿐이었다.
* * *
이후 AC 밀란은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그만두고 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그들의 패배였다. 승부사 안첼로티가 가만히 그 꼴을 지켜볼 리 없었다.
“전방에서 많이 뛰어줘! 공간을 활용하란 말이야!”
시야가 좁은 선수라면 근처의 패스 코스만 인지할 수 있지만, 피를로 정도 되는 선수는 바로 옆은 물론이고 최후방에서 최전방까지 모든 패스 코스를 읽을 줄 아는 선수였다. 팀원들이 넓게 서면 설수록 그의 위력은 증가했다.
[피를로의 스루 패스가 들어갑니다. 전방의 질라르디노를 봤죠?]
[그러나 콤파니 선수가 먼저 걷어냅니다.]
함부르크는 저번 시즌부터 수비력만큼은 뛰어나기로 정평이 났던 팀이다.
비록 중앙 수비수 둘이 빠져나가면서 시즌 초반에는 힘들었으나, 콤파니가 각성한 이후로는 그럭저럭 안정적인 수비로 돌아선 상황이었다.
물론 여전히 요리스 마티센 쪽은 실수가 많았다. 그러나 역습이라면 모를까 그는 이렇게 미리 자리를 잡고 있을 때에도 실수할 정도는 아니었다.
[공은 다비드 야롤림에게…… 야롤림, 반 더 바르트에 주고 올라갑니다!]
선취점으로 기세가 오른 함부르크 선수들이 전에 없이 공격적으로 달려들었다.
반 더 바르트는 야롤림에게 패스를 돌려주는 척,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게레로에게 패스했다.
게레로는 그 공을 다시 공격에 가담한 마다비키아 앞으로 찔러 넣었다.
[마다비키아의 크로스…… 저, 접고 중앙으로 패스합니다!]
마다비키아는 수비수와 관중을 모두 속이며 중앙으로 패스를 돌렸다. 공을 잡은 것은 중원의 플레이메이커 반 더 바르트였다.
오솔과 게레로는 언제든지 라인을 파괴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야롤림도 높이 전진해 수비수를 등지고 있었다. 게다가 측면에는 여전히 마다비키아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로 다양한 공격 옵션이 그를 반겼다.
‘스루 패스와 원투 패스, 측면으로 돌리기까지 모든 게 가능하구나.’
그러나 반 더 바르트가 선택한 플레이는 공을 잡고 드리블을 하는, 흔히 개인 돌파라고 하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미드필더와 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한 상황에서 굳이 돌파를 할 필요가 있는가 싶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성공했을 때 보다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러한 판단의 밑바탕에는 그의 마크맨이 여전히 피를로라는데 있었다.
‘아직도 혼자서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반 더 바르트는 어깨를 밀어 넣으며 적진으로 달려들었다.
파바박!
짐작대로 피를로의 몸싸움은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반 더 바르트는 옆구리에 상대를 달고도 무리 없이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나아갔다.
그런데 그때였다.
퍼억!
엄청난 충격이 뒤에서 덮쳐왔다. 반 더 바르트는 끝까지 공을 간수하려 했으나, 결국에는 버티지 못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삐이익!
심판이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깊은숨을 내쉬었다. 주머니에서 나온 것은 옐로카드, 그 대상은 터프한 미드필더 암브로시니였다.
[아, 굉장히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입니다.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 끝에서 겨우 삼사 미터 떨어진 거리죠?]
[네, 왼발로 감아 차기 너무 좋은 위치입니다. 반 더 바르트 선수가 정말 좋아하는 각도죠.]
[최근에 오솔 선수도 분데스리가에서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는데요, 오솔 선수가 찰 가능성은 없습니까?]
[글쎄요. 그때 보여준 건 상당한 강슛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모두가 반 더 바르트의 발을 주목하고 있을 때였다.
“네가 차라.”
뜻밖에도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양보였다. 오솔은 저도 모르게 반문했다.
“갑자기 왜 그래요?”
“방금 넘어지면서 발목에 살짝 통증이 와서 그래.”
“통증이요? 괜찮은 거예요?”
오솔은 혹여나 상대에게 들킬까 봐 일부터 표정을 굳혔다. 반 더 바르트도 표정관리를 하며 말을 이었다.
“잠깐 쉬면 괜찮아질 거야.”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확실한 건 이번 프리킥은 못 찬다는 거지. 그러니 감아 차든지 무회전으로 차든지 네가 처리해야 해.”
“……알았어요.”
오솔은 대답과 동시에 골키퍼와 수비벽의 위치를 확인했다.
골키퍼는 왼쪽으로 길게 나와 있고, 수비벽은 골대 오른쪽 부분을 전부 가리고 있었다.
‘왼발로 감아 차는 게 제일 좋긴 한데.’
이 자리가 왼발로 차기 좋은 이유는 다른 것보다 키커의 슛 타이밍을 속이기 쉽다는 데 있었다. 지금처럼 골키퍼가 왼쪽에 섰을 때 왼발 키커는 수비벽 뒤로 자신의 몸을 숨길 수 있는데 반해 오른발 키커는 슛 타이밍을 고스란히 노출해야 했다.
‘감아서 찰까?’
수비벽 우측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어차피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무회전은 찰 수 없었으니 말이다.
오솔은 그렇게 고민하다가 문득 2002년 월드컵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혹시 차는 척해주실 수 있어요?”
“그 정도는 상관없어.”
“좋아요. 가볍게 지나가 주세요.”
삐이익!
반 더 바르트는 오솔의 요청대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가 점차 속도를 올리더니 공을 앞에 두고 몸을 살짝 멈칫했다.
그에 응답하듯 수비벽 일부가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 바로 그 순간, 오솔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목표는 떠오른 수비벽의 발밑이었다.
파앙! 스스스!
축구공이 날랜 족제비처럼 잔디를 쓸고 지나갔다.
‘제발 들어가라!’
땅볼은 아무래도 뜬 공보다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잘 노리고 찼음에도 공이 수비벽을 통과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지나가!’
수비벽이 최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순간, 공이 아슬아슬하게 그 밑을 통과했다.
철썩!
[고오오올! 골이에욧!]
[이야, 이건 정말 머리를 잘 썼네요! 아까 반 더 바르트 선수가 넣은 골도 멋있었지만, 이것도 재치가 느껴지는 아주 멋진 골입니다.]
[네,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그런 슛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솔 선수, 벌써 챔피언스 리그 9골 째죠? 잘하면 8강 진출과 득점왕을 동시에 노려볼 수 있겠는데요?]
[가능합니다. 그러나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1차전까지 합하면 아직 한골 차이예요. 한 골 먹히면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다행히 반전은 없었다. 함부르크 선수들은 선취점에 이어 추가골까지 들어가자 기세가 한층 더 살아났고, 덕분에 AC 밀란 선수들은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이렇다 할 반격도 못하고 끌려 다녀야 했다.
* * *
하프 타임, AC 밀란의 라커룸.
안첼로티 감독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선수들 한가운데에 섰다. 그는 ‘ㄷ’자 형태로 앉아있는 선수들을 보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모두들 2년 전 그날을 기억하고 있겠지?”
2년 전 그날이라는 말에 과반수의 인원이 어깨를 움찔거렸다.
지다, 네스타, 칼라제, 피를로, 가투소, 세도르프 그리고 카카가 그 주인공이었다.
아니, 주인공이 아니다. 2년 전 그날, 그들은 철저히 조연에 그치고 말았다.
[이스탄불의 기적.]
언론과 당시 경기를 시청한 축구팬들은 그날을 그렇게 표현했다. 하지만 AC 밀란의 선수들과 안첼로티 감독은 그날을 이스탄불의 악몽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지.”
분명 전반전까지만 해도 3 대 0으로 앞서 나갔는데, 후반전 54분부터 60분까지, 단 6분 만에 세 골이나 먹히면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딱히 방심한 것도 아니었기에 더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 날의 일을 극복했다. 너희는 좌절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갔지.”
안첼로티는 그날 이후로 다짐했다. 다음에는 결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더 이상 다 이긴 경기를 놓치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오늘, 드디어 우리의 모습을 증명할 때가 왔다. 나가자! 나가서 2년 전과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거다!”
안첼로티는 별다른 전술 조언도 없이 밖으로 나갔다. 그동안 연습했던 대로 진행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지금은 세세한 전술이 아니라 상대의 기세를 누를 수 있는 승부욕과 각오가 필요하다.’
등 뒤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팀의 정신적인 지주, 파올로 말디니의 음성이다. 안첼로티는 문을 닫으며 빙그레 웃었다.
‘아직 경기는 45분이나 남았다.’
6분 만에 세 골이 들어가는 게 축구다. 마지막 휘슬을 울릴 때까지 승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 * *
‘이 자식들 아까보다 더 거칠게 달려들잖아?’
AC 밀란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함부르크 선수들이었다.
압박의 강도가 달랐다. AC 밀란의 중원은, 그중에서도 특히 가투소와 암브로시니는 절대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듯, 거칠게 몸을 부딪혀왔다.
결국 함부르크는 주도권을 잃게 되었고, 후반전이 시작하고 거의 5분 동안 수비만 해야 했다.
이때 허용한 슈팅만 6개에 달했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공교롭게도 하프타임에 토마스 돌 감독이 수비에 전념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었다.
‘라인을 내리고 최대한 버티며 시간을 보내라.’는 지시는 돌 감독답지 않게 상황에 정확히 들어맞으며 수비를 이어가게 해줬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5분 이상 지속되자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밀란의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전진함에 따라 함부르크의 미드필더 라인이 뒤로 밀리다가 자연스럽게 수비진과 하나로 겹쳐진 것이다.
이렇게 수비 라인이 하나가 되면 단 한 번의 패스로 최종 라인이 뚫리기 때문에 좋지 않았다. 바로 지금 피를로가 보여주는 패스처럼 말이다.
[피를로의 로빙 스루!]
피를로의 패스는 요리스 마티센의 키를 살짝 넘겼다.
마티센은 카카의 뒤를 따라 달리다가 슈팅 타이밍에 맞춰 몸을 날렸는데, 카카는 가볍게 한 번 접는 것만으로 그의 태클을 손쉽게 피해냈다.
그 후에는 반대편 골대를 노리는 낮고 정확한 슈팅과 출렁이는 골망 그리고 하늘을 향해 양손 검지를 들어 올리는 카카의 모습만이 존재했다.
원래 역사에서 챔피언스 리그를 제패한 팀다운 저력이었다. 그리고 대회 득점왕과 MVP를 모두 받아낸 카카다운 마무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