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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스트라이커 053화 (5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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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스트라이커 053화

“이건 뭐지? 얘는 무슨 신문지로 포장을 해놨어? 어머?”

여민국의 어머니는 신문지가 벗겨지면서 드러난 물건의 정체에 할 말을 잃었다.

“세상에 이거 설마…… 여보. 여기 좀 나와 봐요.”

“무슨 일인데 그렇게 놀라? 헉!”

“이것 좀 보세요.”

“다, 당신. 왜 남의 물건은 뒤지고 그래?”

“네?”

여민주의 아버지는 당황한 듯 말이 빨라졌다.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엄연히 프라이버시가 있는 건데, 그렇게 함부로 물건을 가져가고 그러는 건 아니지. 게다가 이게 내 잘못만은 아니잖아. 당신이 피곤하다고 하도 피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이…….”

“지금 무슨 소리예요?”

“그러니까 응? 어라? 이건 처음 보는 건데?”

여민국의 아버지는 자신이 오해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고 말았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당황해서 먼저 강하게 나선 것인데…… 알고 보니 다른 놈 방귀 냄새였다.

망했다. 아내가 그를 보는 눈빛이 영 싸늘했다.

“이, 이거 안 되겠네. 민국이 이놈. 운동선수라는 놈이 대회에 이런 걸 가져가? 크흠! 이거 결승전에서 제대로 못 뛴 이유가 있었구먼!”

“shut the mouth!”

“넵!”

여민국의 아버지는 곧장 열중쉬어 자세로 얌전히 기립했다. 막 입대한 이등병도 저리 가라 할법한 절도 있는 동작이었다. 여민국의 어머니는 남편을 한번 째려봐주고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 문제는 나중에 처리하기로 하고, 일단은 이것부터 어떻게 할지 생각해봐요.”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시합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보는 거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요즘에는 굉장히 건전하고 생산적인 작품들이 많이 나오거든. 아니, 내가 뭘 잘 알고 그러는 건 아닌데…….”

“죽고 싶지 않으면 변명 말고, 의견을 말해요.”

“넵!”

“그리고 당신은 혈기왕성한 나이도 아니잖아요.”

여민국의 아버지는 남성으로서의 능력을 의심하는 듯한 말에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동안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기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건 자기가 몰라서 그래. 아직도 내 마음은 이팔청춘이고, 운동도 꾸준히 해서 몸도 꽤 괜찮다고.”

“흐음. 그래요?”

여민주의 어머니는 남편의 허벅지를 향해 슬쩍 눈을 흘겼다.

“좋아요. 그럼 오늘 한번 확인해 보죠. 대신 만족스럽지 못하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계속해야 할 줄 알아요.”

“……굉장하네.”

달칵!

“뭐야, 왜 이렇게 시끄러워?”

마침내 방에서 쉬고 있던 여민주까지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그녀는 풀어헤쳐진 여민국의 가방과 어머니의 손에 들린 DVD를 보곤 고개를 저었다.

“난 또 뭔가 했네. 엄마, 너무 놀라지 좀 말아요. 그거 뭐, 볼 수도 있는 거지.”

“그렇게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니야. 이런 걸 가방에 넣고 다니는 건 문제가 있는 거잖아.”

“그렇게 안 좋은 물건은 아닌데…….”

“당신은 조용히 해요.”

“넵!”

그때 드디어 화장실 문이 열리며 여민국이 밖으로 나왔다.

“음? 왜 이렇게 모여 있어요?”

“네 엄마가 짐을 정리하다가 이걸 발견했다.”

“네? 그게 뭔데요?”

여민국은 너무도 낯선 물건의 등장에 벙찐 표정이 되었다.

아니, 생전 처음 보는 민망한 물건인데 그것이 자신의 가방에서 나왔다니?

“전 이거 처음 봐요. 이게 제 가방에서 나왔다고요?”

“흠흠. 괜찮아. 아빠는 다 이해한다. 다만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인데, 너무 많이 하면 뼈가 삭으니까 적당히…… 아니, 정 안 되겠으면 앞으로는 대회 기간만이라도 조금만 자제하는 게 어떻겠니?”

“그게 아니라 진짜로 제게 아니라니까요. 어, 이거 설마!?”

여민국은 문득 오솔의 수상했던 뒷모습이 떠올랐다.

귀국 직전에 로션을 찾는 척 자신의 가방을 뒤지던 뒷모습이 이 순간 왜 떠오를까? 아니, 그놈은 왜 갑자기 평소에는 바르지도 않던 로션을 찾았을까?

“그래! 이거 오솔이 짓이에요. 그 녀석이 주원이랑도 엄청 친해서 항상 같이 밥도 먹고 그랬어요. 주원이가 지금 J리그에서 뛰는 애라 이런 거 구하기도 쉬웠을 거예요.”

그러자 한쪽에서 가만히 관망하고 있던 여민주가 불쑥 끼어들었다.

“오빠, 진짜 실망이다.”

“뭐?”

여민주는 단단히 화가 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는 이런 거 보는 건 솔직히 이해할 수 있는데, 그걸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씌우는 건 진짜 아닌 거 같아. 거기서 솔이가 왜 나와? 왜 자기 물건이라고 인정을 못해서, 엄한 사람 핑계를 대?”

“내가 지금 남 탓하는 게 아니라. 이건 진짜 솔이 물건이 맞다니까! 걔가 내 가방을 뒤지는 걸 봤었어.”

“하아. 내가 진짜 엄마랑 아빠 있는 자리에서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솔직히 오빠도 솔이네 집안 형편에 대해 알고 있잖아. 상식적으로 핸드폰도 없는 애가 집에 DVD 플레이어 같은 게 있겠어?”

여민국은 억울했으나 뭐라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심증으로는 오솔이 확실한 범인이었으나 그걸 증명할 방법도 없었고, 오솔은 절대 아니라는 여민주의 논리는 제법 설득력이 있었다.

DVD 플레이어도 없는 사람이 DVD만 갖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심지어 그걸 다른 사람 가방에 넣어 놓고 찾지도 않았다고? 이는 가족이라도 믿기 힘든 이야기였고, 실제로 여민국의 가족들도 믿지 않았다.

여민국의 아버지는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나섰다.

“자, 자. 민주, 너 그만해. 오빠가 당황해서 말을 실수할 수도 있는 건데, 그런 걸로 실망했다고까지 하는 건 조금 심했어. 그리고 민국이도, 지금 우리는 이런 걸 보는 게 잘못됐다고 하는 게 아니라 적당히 때를 봐가면서 보라는 말이잖아. 솔직히 이렇게 다른 사람 핑계를 대면서까지 부인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아니…….”

“괜찮아! 이 아빠는 다 이해해! 솔직히 혼자 지내다 보면 그럴 수 있어. 아니, 오히려 이게 더 자연스러운 거야!”

여민국의 아버지는 젠더 감수성을 내세우며 자기변명을 하려다가, 아내에게 등짝을 얻어맞고 물러나고 말았다. 여민국은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으으. 오솔 이놈. 두고 보자.’

여민국은 아버지가 쥐어준 DVD를 들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 * *

그날 저녁. 여민국은 곧장 오솔의 집을 찾아갔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당장이라도 누워서 푹 자고 싶었으나 이대로는 억울해서 잠이 안 올 것 같았다.

“에잇! 핸드폰도 없어서 직접 찾아가야 하잖아.”

그는 이탁수 감독에게 들은 집주소를 향해 차를 몰았다. 도시의 중심가에서 강을 두 번이나 넘고, 논과 밭이 펼쳐진 길을 한차례 지나치자 주소지에 가까워졌다.

“생각보다 머네. 얘는 새벽 운동을 어떻게 해온 거야?”

오솔은 이렇게 먼 곳에 살면서도 2년간 단 한 번도 새벽 운동을 빼먹은 적이 없었다. 축구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만은 정말 인정해야 했다.

“으으. 안 돼! 이러다가 화가 다 풀리겠어.”

여민국은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차를 근처에 댔다. 이제부터는 차로 올라가기 힘겨운 좁은 길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여기는 진짜 시골 같은 느낌인데?”

오래된 대문과 반쯤 허물어진 담벼락, 거미줄이 쳐진 명패에는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 예스러운 이름들이 쭉 걸려있었다.

산길을 따라 점점이 박힌 하얀 톱풀들이 무척이나 정겨웠다. 세상에서 한 발짝 떨어진 듯 느리고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이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잠시 방문하는 입장에서는 제법 운치가 느껴졌다.

그러나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분위기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새소리와 벌레 소리도 없어 적막했다.

설상가상 집도 드문드문 떨어져 있어서 길을 찾기 힘들 지경이었다. 그때, 갑자기 저기 멀리 있는 집에서 험악한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네가 무슨 돈으로!”

“왜요? 집에서 몰래 돈이라도 빼돌린 줄 아세요? 착각하지 마세요. 그 비싼 회비부터 축구용품까지 모두 감독님이 도와주신 거예요. 제가 아버지처럼 앉아서 돈이나 갉아먹는 인간인 줄 아세요?”

“뭐, 뭐야?”

여민국은 소리를 따라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골목을 꺾어 들어가자 안쪽에 깊이 숨겨진 집이 하나 보였다. 고함 소리는 그 작은 담벼락 너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애새끼가 누구 덕분에 이렇게 컸는데, 어디서 소리를 질러!?”

“엄마가 뼈 빠지게 일해서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며 산 거지. 솔직히 아버지가 도와준 게 뭐가 있어요?”

여민국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DVD는 벌써 잊은 지 오래였고, 이제는 계속 듣고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자리를 피해야 하는 건지 고민하기 바빴다.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설마 하니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안 좋을 줄이야.’

“이제는 머리가 굵어졌다고 반항하는 거냐? 감히 낳아준 은혜를 모르고 그따위로 행동해?”

쨍그랑!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여자들의 비명 소리도 들려왔다. 금방이라도 신고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될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어서 나온 오솔의 목소리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보세요. 이래도 여기가 집입니까? 아버지가 부모라고 할 자격이 있어요? 자식들에게 준 거라곤 욕설과 폭력밖에 없는 사람이 이제 와서 뭐라고요? 낳아준 은혜 운운하며 빚을 갚으라고요?”

“그래서 못하겠다는 거냐?”

“정말 끝까지…… 후우. 이런 바보 같은 제안은 받을 수 없어요. 보아하니 미리 돈도 받으신 모양인데, 다시 돌려드리세요. 괜히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이, 이놈이!”

여민국은 이러다가 사고라도 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워서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그만큼 극에 달해있었다.

‘이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나면 유럽이고 뭐고 다 끝장인데…… 역시 내가 들어가서 말려야 하나?’

그러나 다시금 튀어나온 오솔의 목소리는 여전히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정했다. 이는 오솔이 아직까지도 이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뜻했다.

“그동안 제가 힘이 없어서 참은 줄 아세요? 천만에요! 그래도 아버지라고, 일말의 기대가 있어서 참은 것뿐이에요! 만약 아무것도 몰랐다면 이번에도 바보처럼 10년을 지켜보고, 5년을 더 체념해갔겠죠.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도 잘 알아요. 당신이라는 사람은 10년이 아니, 15년이 지나도 따뜻한 말 한마디 나오지 않는 사람이고, 중풍으로 쓰러져서 죽다 살아나도 어머니 면전에 욕부터 할 사람이에요.”

“이런 배은망덕한 놈. 이거 안 놔?”

“아마 지금이 아버지의 손을 잡는 마지막 순간일 겁니다. 이제 다시는 저를 볼 일 없을 거예요.”

“그래, 꺼져라 이 새끼야! 너 같은 자식 놈은 나도 필요 없다. 그 이탁순가 뭔가 하는 새끼한테 썩 꺼져버려! 이따위, 이따위 양복도 다 가져가!”

담벼락 너머로 우두둑, 옷이 뜯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만해요!”

* * *

얼마 안 가 오솔이 집 밖으로 나왔다. 그는 한 손에는 출국할 때 들고 갔던 가방을, 다른 한 손에는 이탁수 감독이 선물해줬다며 조심스럽게 보관하던 양복이 들려있었다.

혹시나 때가 묻을까 소중히 다뤘던 양복이었건만, 지금은 군데군데 뜯어져서 실오라기가 튀어나와 있어, 마치 오솔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듯했다.

“괜찮냐?”

“어쩐 일이세요?”

“이리 줘. 들어줄게.”

여민국은 오솔의 짐 가방을 대신 들고, 자신의 차로 이동했다. 오솔은 찢어진 양복을 조심스럽게 접어 가방에 도로 넣었다.

“잘 수선하면 멀쩡해질 거다.”

“네.”

“…….”

“사람도 옷처럼 고쳐서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물론 죽었다가 깨어나도 안 될 사람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후우. 바보같이, 어쩌면 저는 한 번 더 기적이 일어나길 기대를 하고 있었나 봐요.”

“일단 밥이라도 먹으러 가자.”

여민국은 오솔과 같이 뜨뜻한 국밥을 한 그릇 사 먹고, 그 길로 집에 데려갔다. 오솔은 근처 모텔이나 민박집에 내려달라고 했으나 여민국은 DVD를 언급하며 자신의 뜻에 따르라고 말했다.

“너 때문에 집에서 완전히 변태로 찍혔으니까, 잔말 말고 내 말 들어. 그러면 이 빚을 까줄 테니까.”

“……고마워요. 형.”

여민국의 가족은 오솔을 따뜻이 맞이했다. 어떤 사정인지 궁금할 법도 하련만 그들은 굳이 캐묻지 않았다.

여민주조차 말을 조심할 정도로 오솔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아무리 악연으로 얽힌 사이라고 해도 부모 자식 간의 연을 끊는다는 게 말처럼 그렇게 쉬울 리 없었다.

그날 이후 오솔은 여민주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잠은 여민국의 방에서 잤고, 미안한 마음에 어머님 대신 집안일을 도왔다. 그럴 때마다 어머님은 편히 쉬라고 했으나, 오솔은 이게 쉬는 거라며 가볍게 웃곤 했다. 어머님 입에서는 ‘드디어 우리 집에 진짜 남자가 들어왔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점수 하나는 제대로 딴 모양이다.

둘째 날. 오솔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여민주와 여민국 덕분에 연결된 또 하나의 가족은 그의 정신을 강하게 지탱해줬다. 덕분에 그는 멀쩡히 돌아다니며 변호사를 만나고, 어머니에게 따로 연락을 취했다.

셋째 날에는 엄마와 여동생을 따로 만났다. 오솔은 독일에 있는 팀과 계약을 할 거라고 말을 하면서, 아버지에게는 자기 이야기를 전하지도 말고 만났다는 말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한국에는 매달 500만 원씩 보낼 테니까 아버지가 모르는 통장을 따로 만들어 놓으세요. 그걸로 생활비도 쓰고, 송이 용돈으로도 주세요. 솔직히 마음 같아선 아버지랑 헤어지라고 하거나 알코올 중독으로 정신 병원에라도 보내라고 하고 싶은데, 엄마는 그렇게 하지 않으실 거잖아요.”

“미안해, 솔아.”

“됐어요. 그건 엄마의 선택이니까 존중할게요. 그렇지만 아버지가 언젠가 변할 거라는 기대는 버리라고 하고 싶어요. 아버지는 가정 대신에 도박을 택하셨고, 이미 술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분이세요. 10년이고 20년이고 지나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

어머니는 대답이 없으셨다. 오솔은 동생 송이를 바라봤다.

“너는 공부만 열심히 해. 집에 있기 힘들면 기숙사에 들어가든 따로 살든 해. 나중에 가고 싶은 대학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말만 하고. 유학도 얼마든지 보내줄 수 있으니까 부담 가지지 마. 참, 그 사람들이 줬다는 연락처는 찾았어?”

“응, 여기.”

오송은 작은 명함 하나를 오솔에게 건넸다. 그곳에는 ‘K리그 나인 테일드 폭스. 기술고문 도원수.’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오솔의 눈이 강렬하게 빛났다. 이자가 아버지에게 바람을 집어넣고, 멋대로 이면 계약을 종용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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