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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컨셉충-119화 (119/140)

< 119화. 위상 >

극한의 컨셉충 119화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정말 오랜만에 생방으로 인사드립니다!”

카르만 대도시 전쟁이 끝난지 5일이 지나고 나서 천강은 오랜만에 방송을 켰다.

천마의 방송이 나온다는 소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보고자 모였으며, 그 안에는 외국인들도 다수 있었다.

-뭐야 100년만에 방송이라니

-실화냐 ㅋㅋㅋㅋ

-난 이제 평생 방송 안 하는 줄 알았자너

-대한민국 슈퍼 스타니까 생방송은 걸러야지 ㅋㅋㅋ

-초심을 잃었구만ㅋㅋㅋㅋ천마형은 그래도 됨

좋으면서도 그 말에 가시가 담겨 있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천강은 시작부터 진땀을 뺐다.

“아이고, 형님들. 절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갑자기 계속 전쟁을 하는 바람에 정보 유출을 막고자 생방송을 잠시 안 한 것뿐입니다.”

-응 아니야

-응 잠시 아니고 100년만임

-ㅋㅋㅋㅋㅋ시청자들 극딜 중

천강은 일단 후원금 기부부터 막아 두었다.

“방송을 키자마자 너무 많은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일일이 제가 대응을 할 수가 없어서, 잠시 후원금은 막아 놓을게요!”

-키야 플렉스

-이제 돈 많다 이거네

-카르만 대도시까지 꿀꺽 했으면 진짜 돈방석 아님?

-ㄹㅇㅋㅋㅋㅋㅋ여기 채팅방 모인 사람들 전재산보다 천마형이 더 많을 듯

시청자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여러 도시를 정복하면서 천강과 천마가 운용할 수 있는 액수가 굉장히 늘어났으니까. 하지만 천강은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에휴. 맞는 말씀이시긴 한데, 전 만져 보지도 못했습니다.”

-오오 생활 경제권까지 움켜쥐고 있는 천마형

-으데 감히 동생이 형의 돈을 쓰려고 그러누 ㅋㅋㅋ

-천마형한테 용돈이나 받아라 PD야

“아니요. 제 말은 그런 게 아닙니다. 어차피 돈 같은 건 제가 다 관리하고 있거든요. 근데 천마님이 카르만 대도시를 정복하자마자 그 안에 있는 돈을 대부분 써 버리셨습니다.”

-헐 그 많은 돈을?

-평생 써도 다 못 쓸 돈을 다 썼다고?

-말이 됨?

“말이 됩니다. 천마님이 돈을 전부 카르만 대도시를 보수하고 리모델링을 하는 데에 투자하셨거든요. 그리고 오늘 제가 방송을 킨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3일 동안 카르만 대도시의 일정 구역을 진입 금지시켰죠? 왜 그렇기 했는지,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천강은 천마가 있는 집무실로 먼저 향했다.

“자. 최초로 공개합니다. 이곳이 바로 카르만 대도시의 성주가 이용할 수 있는 집무실입니다.”

카르만 대도시의 집무실은 중국의 특성이 아주 잘 두드러져 나타났다.

온갖 곳이 다 금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용 그림부터 시작해 신화 속 존재들에 대한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ㅗㅜㅑ

-아주 금으로 떡칠을 해 놨네.

-고급스럽게 잘해 놨다.

-도시는 시발 병신 같이 만들어 놓더니 자기들 있는 곳만 아주 궁전처럼 만들어놨네. 이래서 중국 놈들이 안 되는 거임.

시청자들은 입이 떡 벌어지게 꾸며져 있는 아성을 보며 감탄과 욕을 더했다.

“뭐, 여긴 딱히 고칠 곳이 없어 보여서 천마님도 건들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중국 연합이 어지간히 여기다 돈을 쏟아 부은 것 같더라고요.”

천강은 집무실 문을 열어 천마에게 달려갔다.

“천마님! 드디어 방송을 켰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시청자분들과 만나시는 건데, 따뜻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음······. 반갑다.”

“그게 끝인가요?”

“무슨 더 할 말이 있겠느냐. 이제 다 가족 같은 사이거늘.”

-크으 가족 맞지

-ㅋㅋㅋ순간 갑분싸 되려다가 가족 분위기

-야 같이 싸워서 승리했으면 가족이지

여전히 채팅창 분위기가 좋았다.

천강은 이 기세를 몰아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었다.

“여러분. 카르만 대도시에는 정말 많은 자원이 있답니다. 그리고 연합장이 꽁쳐 두었던 돈도 꽤 많았죠. 그것들을 모두 천마님께서 도시 발전에 사용하셨습니다. 기대되지 않습니까? 카르만 대도시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천강은 천마와 함께 집무실 테라스로 나갔다.

“자. 보십시오! 새로운 카르만 대도시입니다!”

천마의 예술적 감각이 들어간 새로운 카르만 대도시. 정말 1에서 10까지 안 뜯어 고친 게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다.

카르만 대도시는 크기만 컸지, 그 속은 정말 엉망이었다.

어느 곳 하나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고, 치안도 잘 잡혀 있지가 않아서 항상 플레이어들은 불안에 떨어야했다.

그리고 매번 흙먼지가 사방에 흩날려 카르만 대도시를 멀리서 보면 뿌연 흙먼지만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지금 천강이 공개한 카르만 대도시는 시청자들이 알던 그 대도시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와 뭐야?

-저렇게 밝은 카르만 대도시는 첨 본다

-매일 중국처럼 황사만 가득했던 곳인데

-진짜 애니에 나오는 이쁜 도시를 보는 것 같음. 그림 같다.

천강은 천마와 같이 밖으로 나가 새롭게 바뀐 도시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오늘부터, 그러니까 방송이 끝나고 나면 곧바로 도시를 오픈하게 될 겁니다. 그전에 어디에 뭐가 있는지 간단하게 알려 드리겠습니다.”

항상 퀴퀴하고 먼지로 뒤덮여 있던 카르만 대도시. 그러나 지금은 대형 도시라는 특색에 맞게 모든 것이 웅장하고 화려하게 뒤바뀌었다.

“첫 번째로 소개드릴 곳은 바로 이곳. 천마신교의 훈련장입니다!”

-헐 또 만들었네 ㅋㅋㅋㅋㅋㅋ

-진짜 천마형 훈련장 병 있나 봐 ㅋㅋㅋㅋㅋ

-남이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보고 즐거워 하는 타입인 건가

-야······ 또 저기에는 어떤 지옥 같은 훈련이 있을까 하고 시도해 보는 스트리머들 엄청 나오겠네

-레알 뉴튜브 각 만들어 주는 곳인 듯

“훈련장은 솔직히 많이들 보셨지요. 자세한 건 직접 와서 보십시오. 여긴 패스하고 그 다음은 새로운 관광지입니다!”

간단하게 투어를 한다고 했으면서도 천강은 정말 자세하게 이것저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려 주었다.

“이게 어마어마하게 돈이 들어간 동상들의 공원입니다. 전설 유적이란 걸 아시나요? 대형 도시일 경우, 전설 유적이라는 걸 지을 수 있게 되는데, 이게 돈이 엄청 많이 들어서 바실레이아에서도 딱 3곳 밖에 없다고 합니다.”

전설 유적.

전설 유적을 짓게 될 경우, 그 도시에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그 유적을 방문해 기도를 올리면 플레이어들은 일정 시간 동안 버프를 받아 사냥에 매우 유용하게 쓸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설 유적이라는 게 플레이어들에겐 좋지만, 성을 관리하는 성주들 입장에서는 돈 먹는 하마였다.

관리하는 비용도 비용이고, 이걸 짓는 것도 상당히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엄두도 못 내는 것이다.

-와 전설 유적

-미쳤다

-나 저거 처음 봄

-이제 나도 저기 이용할 수 있는 거임?

-미국 길드에서 만든 것도 있는데, 미국인 플레이어 아니면 이용 못 하게 막아둬서 구경도 못 해 봄

그만큼 희귀성이 높기 때문에 길드원이나, 자국민이 아니라면 이용을 하지 못 하게 막아두는 것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저희는 카르만 대도시를 방문해 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개방할 예정입니다. 관리하는 데에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들어갈 거 같긴 한데, 천마님이 모두한테 나눠 주고 싶다네요.”

-크으 역시 천마센세

-천마 그는 신인가?

-아무리 그래도 입장료를 받는 게 어떰? 저거 관리하는 데에만 돈 엄청 깨진다고 들었는데.

시청자들은 우려를 나타냈지만, 천강은 걱정 없다는 듯 말했다.

“여러분들이 천마신교와 함께 싸워 주신 덕분에 자금 걱정은 없습니다. 매 도시마다 사람들이 넘쳐나고 세금도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 유지하는 데에는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천마형이 돈 들어오면 족족 쓴다는 거

-근데 그거 다 도시 개발에 들어가잖아.

-진짜 세상 어디에도 천마형처럼 유저들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은 없다.

-레알 인정

시청자들의 말대로 천마는 돈이 들어오면 과감히 도시 개발에 투자해 유저들의 편의를 봐 준다. 그 결과 천마신교가 다스리는 도시들은 매번 최대 인구수를 갱신했고 뭔가 끊임없이 무언가가 만들어져 플레이어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약속하마. 본좌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의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더더욱. 그러니 마음껏 즐기거라. 너희들이 즐겁게 게임을 할 수만 있다면 본좌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따뜻한 천마의 멘트에 채팅창이 폭주하여 한동안 다운이 되어 버릴 정도였다. 그리고 이 전설적인 그의 멘트는 짤로 남게 되어 영원히 박제되었다.

천마가 플레이어들을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었고, 또 그런 천마를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새로운 도시, 카르만이 새단장을 끝냈다.

* * *

“진짜 완전 다른 세계 같아.”

“말도 안 돼. 무슨 놀이공원이야? 뭐가 이렇게 새롭냐.”

“대박이다 여기.”

카르만 대도시가 드디어 성문을 활짝 열게 되었다.

아까부터 줄을 서고 대기 중이던 사람들은 우르르 그 안으로 들어갔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모두 입을 떡 벌렸다.

그 더럽고 퀴퀴한 카르만 대도시는 완전히 사라지고 향기로운 꽃내음과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이 그들을 반겼기 때문이다.

“야. 저것도 보러 가자.”

“여기 다 돌아다니려면 며칠은 걸리겠는데?”

“아싸. 앞으로 일주일 간은 여기서 놀아야지.”

“난 바로 연차 냈다. 여기 구경하려고.”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당연히 폭발적.

수많은 볼거리와 먹거리. 거기다 유저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까지.

정말 욕할 곳이 한 군데도 없을 정도로 카르만 대도시는 플레이어들의 천국 같은 곳이었다.

거기다가 치안도 잘 되어 있어 유저들은 더욱 마음이 편했다.

“여기가 전설 유적이야?”

“신기하다.”

“이제 무조건 여기서 버프 받고 사냥터로 가야겠네.”

“필수 코스지.”

그중 단연 돋보였던 건 전설 유적이었다.

공격력, 방어력, 체력, 마나까지 올려 주는, 그야 말로 최상의 전설 유적!

유저들은 난생 처음 보는 전설 유적과 거기서 나오는 버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말도 안 돼······.”

“카르만 대도시가 이렇게 바뀌다니.”

카르만 대도시가 새롭게 바뀌었다는 말에 중국인 플레이어들도 몰래 탐방을 왔다. 그리고 그들은 큰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설마 했는데, 이 정도로 바꿀 정도면 연합에 있던 돈을 다 끌어다 쓴 거겠지?”

“그런 거 같은데.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다 바꿀 순 없지. 전설 유적은 더더욱 그렇고.”

“내가 천마라는 놈을 엄청 욕하긴 했지만, 지금 보니까 우리 연합이 쓰레기였네.”

“특히 연합장 새끼가 제일 쓰레기였어. 이 좋은 도시를 그렇게 쓰레기처럼 관리하니까 빼앗기는 거야.”

카르만 대도시를 방문한 중국인 플레이어들이라면 천마를 도저히 욕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중국 연합을 욕하며 그들이 빼앗길 만 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중국인은 천마신교 안 받아 주나?”

“나도 천마신교 들어가서 이런 도시에서 좀 살아 보자!”

“전쟁 끝나고 나서도 바뀐 게 없어 우리 중국은!”

중국 커뮤니티에도 이런 불만 가득한 글들이 속속 올라왔고 그에 따라 중국 길드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다시 연합을 꾸려 공격하기에도 벅찬데, 가장 중요한 단합력이 전부 떨어져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모두 카르만 대도시로 놀러 갑시다!”

“천마신교의 길드원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한 포탈입니다!”

당연히 모두에게 무료로 오픈하는 건 아니었다.

천마신교의 길드원이라면 할인 혜택이 적용되고 도시에 집을 짓고 살 수가 있으며 포탈을 이용해 여러 도시로 이동할 수가 있게 된다.

이러니 더욱 해외 유저들이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개인의 이익보다는 유저들의 이익을 먼저 챙겨 주는 참된 리더, 천마.

그것이 지금 바실레이아에 만들어진 그의 위상이었다.

< 119화. 위상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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