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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컨셉충-113화 (113/140)

< 113화. 함정 >

극한의 컨셉충 113화.

“중국 연합의 공격을 버텨낸 프리쉘 성벽! 그뿐만이 아닙니다. 천마신교의 길드장 천마가 랭킹 47위에 올랐다는 소식도 함께 가져왔습니다!”

“그야 말로 충격입니다. 아직 레벨 300도 되지 않은 유저가 랭킹 47위에 오르다니요. 현재 판테온 레벨이 550에 가깝다는 걸 감안한다면 엄청난 일입니다.”

“랭커 타오페이가 그리 허무하게 패배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중국 연합은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프리쉘 성벽이 공격받고 나서 잠시 어수선했던 분위기는 금방 가라앉았다.

그리고 천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금이 기회다. 본좌는 이 기회를 살려 내일 바로 카르만 대도시를 향해 진격할 것이다. 우리가 모을 수 있는 병력의 숫자는?”

“주둔군 100만 명이 있고 플레이어들의 숫자까지 합치면 250만까지는 가능합니다. 어쩌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고요.”

“그럼 모두에게 소식을 전하거라. 본좌가 내일 출진을 할 것이니, 모두 프리쉘로 모여 달라고.”

중국 연합은 프리쉘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200만 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시켰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무너졌고 병력 손실이 일어났다.

더군다나 랭커들이 다수 죽으면서 질도 떨어진 상태다.

“그렇다고 해도 카르만 대도시는 여전히 굳건합니다. 현재 그곳을 지키고 있는 병력 숫자가 500만이 넘는다고 합니다. 분명 더 늘어날 것이고요.”

역시 중국은 중국이었다.

머리 숫자 하나는 끝판왕이란 얘기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거라. 본좌도 생각해 둔 바가 있으니까. 네크로맨시를 쓴다고 해도 쉽게 넘을 수 있는 성벽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예, 성주님. 저희는 성주님만 믿고 있겠습니다.”

천마도 카르만 대도시가 그냥 넘어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전투의 승리 공식이 어떤 것인지도 따로 생각해 두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천마는 패배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 *

“우리는 최강이다!!”

“최강이다!!”

“우린 반드시 승리한다!!”

“승리한다!!”

300만에 달하는 병력이 한 곳에 모여 함성을 지르며 사기를 드높이는 중이었다.

연전연승을 이어 가는 천마신교의 군사들.

플레이어들도 계속해서 모이는 중이라 병력이 모자를 틈이 없었다.

천마는 모든 것이 준비가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출진을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자. 모두 포탈에 오르세요!!”

“카르만 대도시로 바로 이동합니다!”

마법사들이 힘을 합쳐 포탈을 열어 준 덕분에 이동 거리를 아낄 수가 있었다.

천마와 그의 병력들은 모두 포탈을 타 카르만 대도시 앞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카르만 대도시다!!”

“우오오오-!!”

포탈을 타고 나온 병사들은 장황하게 펼쳐진 카르만 대도시를 바라보며 함성을 질렀다. 그러나 그들의 함성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뿌우우우-!!

뿔피리 소리에 맞춰 세찬 바람 소리가 카르만 대도시로부터 들려왔다.

“음?”

“어?”

수백만 개의 화살이 만들어낸 검은 장막!

그것이 점점 병사들에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바, 방어!!”

“방패를 들어라!!”

콰콰콱-!!

퍼퍼펑-!!

단순히 화살뿐만이 아니라 마법탄도 섞여 있었고, 일반적인 화살과는 다른 화살도 섞여 있어 사방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돌진!!”

“계속 이대로 있으면 고슴도치가 되는 것밖에 없다!!”

“모두 겁 먹지 말고 앞으로 돌진하라!!”

“가즈아!!”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던 병사들은 명령에 따라 앞으로 돌진했다.

워낙 공격이 거세 쓰러지는 이들이 늘어났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갔다.

“방패를 높이 들어!!”

“마법사들은 얼른 방어 마법을!!”

“우리도 반격한다!! 궁수들은 화살 준비!!”

포탈에서 나오자마자 시작된 전투.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지만, 이제 반격을 가할 수 있었다.

마법사들과 궁수들이 합류를 했기 때문이다.

“성벽을 부셔버려!!”

“쏴라!!”

쿠쿵-! 쿠쿠쿵!!

그들이 쏘아 올린 화살과 마법탄들이 높게 날아올라 카르만 대도시 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성벽 위올 쳐져 있는 방어막이 그 공격들을 전부 흡수하고 있었다.

“계속 공격해!! 방어막은 곧 부셔진다!!”

“공성 무기들을 앞으로 내보내라!!”

포탈을 통해 들여온 공성 무기들이 저 단단한 방어막을 부수고자 앞장 섰다.

공성 무기가 부셔지지 않게 지키는 것이 바로 병사들의 임무.

그들은 방패를 높이 들었고, 부족하다면 제 몸으로라도 공격을 막아내 공성 무기가 멀쩡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했다.

“멈추지 마라!!”

“방패를 절대 내려서는 안 돼!”

지휘관들은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사기를 증진시켰다. 하지만 아무리 몸으로 막아 내려고 한다 해도 카르만 대도시의 맹공을 모두 이겨낼 순 없었다.

콰콰쾅-!!

“으아아악!”

“공성 무기가 부셔졌다!!”

“괜찮아! 뒤에 또 오고 있으니까, 그쪽으로 모두 붙어!”

애써 지켜내던 공성 무기가 공격을 받아 터지면 바로 뒤에 오는 공성 무기를 지키기 위해 병력이 그쪽으로 붙는다.

이런 식으로 이어 나가다 보면 마침내 공성 무기가 방어막 앞에 서게 된다.

“부셔라!!”

“오오오오-!!”

쿠웅-!!

여러 마법이 섞여 들어간 공성 무기는 순간적으로 강한 충격을 가해 방어막을 부셔 버린다. 그렇게 몇 번 작업을 이어 가면 그 어떤 방어막도 결국에는 부셔지게 되어 있다.

쿠쿵-! 쿠웅-!!

병사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여러 개의 공성 무기들이 방어막을 공격하면서 튼튼해 보이던 것에 균열이 일어났다.

그리고.

콰직-! 콰콰콱-!!

점점 균열이 커지더니, 기어코 방어막이 부셔지고 말았다.

“우오오오-!!”

“돌진!!”

“방어막이 부셔졌다!”

방어막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는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더욱더 속도를 높여 돌진했다.

그러나 전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볼 수 있었다.

“놈들이 오지 못 하게 막아라!”

성벽을 지키던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우자 미리 성벽 앞에 그려 놓았던 마법진들이 발동되었다.

쿠콰콰쾅-!!

불기둥이 치솟으면서 병사들이 그곳에 몸이 타 버려 쓰러졌다. 또한 불뿐만이 아닌 번개부터 독 공격까지 참으로 다양한 마법 공격들이 가해졌다.

그로 인해 아직까지 카르만 성벽에 손이 닿은 병사 하나가 없었다. 모두 다가가기도 전에 마법 공격에 맞아 죽었기 때문이다.

콰콰콰콱-!

하지만 저 멀리서부터 검은 안개를 동반하며 질풍처럼 달려오는 것이 성벽 위에서 뚜렷하게 보였다.

“저게 뭐야?”

“뭐가 다가오는데?”

그 검은 안개는 점점 더 커져만 갔고, 그 돌진의 속도 또한 빨라지는 중이었다.

“저, 저건 설마······.”

성벽 수비를 지휘하던 수비대장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뭔지 알아본 듯했다. 그리고 다급하게 명령을 내렸다.

“모든 공격을 저 안개에 집중시켜라!! 얼른!!”

“예!”

그 명령에 따라 마법과 화살이 검은 안개를 향해 집중되었다.

쿠콰콰쾅-!!

그러나 멈출 줄 모르는 질주는 계속되었고, 마침내 검은 안개가 성벽 위를 타고 올라 수비 대장의 바로 앞에 멈춰 섰다.

“헉-!”

스걱-!

그것이 수비 대장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일자로 그어진 검이 깨끗하게 그의 목을 베어 버린 것이었다.

수비군은 대장의 목을 벤 것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보았다.

“처, 천마다!!”

“천마가 나타났다!!”

천마는 자신의 앞에 있는 수비 병력에게 칼을 길게 휘둘렀다.

콰콰콱-!!

그러자 검은 연기가 저 끝까지 뻗어지면서 병사들을 한꺼번에 베어 버렸다.

“놈이 나타났다.”

“암살조는 당장 움직이도록!”

천마가 나타났다는 보고에 성벽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암살조들.

그들은 오직 천마를 죽이고자 조직된 이들이었다.

“놈이 저기 있다!”

“모두 스킬을 아끼지 말고 공격해!”

그들은 혼자 성벽 위에서 날뛰고 있는 천마를 향해 달려가 스킬을 난사했다.

콰콰쾅-!!

여러 암살 스킬들이 난무하며 어떤 공격은 빗겨나가 아군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멈추지 않고 천마만 따라다녔다.

카앙-! 스걱!

콰직-!

겁 없이 몸을 던지는 이들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던 천마.

그는 날렵하게 움직이며 방어를 펼쳤다. 또한 방어만 할 뿐만이 아닌, 반격도 섞어 암살자들을 떨쳐냈다.

“죽어라!”

콰콱-!

“크헉!”

단검, 표창, 폭탄, 마법 등등.

암살로 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쏟아 부은 그들은 집요하게 천마를 따라다니며 공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마는 여전히 건재했고, 이미 한 개의 암살조가 전멸을 당했다.

“젠장. 더럽게 세네.”

“왜 이렇게 안 뒤지는 거야.”

“애초에 스킬 자체가 먹히지 않아.”

오히려 그들이 날뛰어 준 덕분에 성벽은 아수라장이 되어 일부 성벽은 수비가 많이 약해졌다.

“지금이다!!”

“천마님께서 만들어 주신 기회다!!”

“모두 올라가 천마님을 도와라!”

병사들은 사다리, 혹은 마법사들이 올려 주는 공중 마법을 이용해 성벽 위로 올라갔다. 거기에는 천강도 있어 그는 수호자의 방패로 천마에게 달려갈 수 있었다.

“형!!”

천마가 수백 명의 암살자들에게 둘러 싸인 것을 보고 천강은 강하게 방패를 내려쳤다.

그러자 수호자 마법이 뻗어져 나가 천마를 공격하더나 암살자들이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잘했다, 아우.”

콰콰콱-!

그 합에 맞춰 호응하는 천마의 검.

둘은 이제 어디 내놓아도 꿀리지 않는 완벽한 콤비가 되어 있었다.

“형 덕분에 병사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이러다 금방 성벽 위를 점거할 거 같아.”

천강은 벌써부터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천마는 그렇지 않았다.

“아니. 지금은 그렇게 보여도 이들의 숫자는 너무나도 많아. 또한 저항도 거세다. 잠깐만 올라올 수 있었던 거지, 결국 막히게 될 거다.”

그의 말대로 성벽 위에 올라오는 병력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만큼 빈 자리를 채우는 수비군의 숫자가 많고 이들은 결코 나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가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어떻게든 균열을 일으켜 우리 군사들이 올라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야 돼.”

“알겠어. 나도 최대한 노력 할게.”

“본좌는 저쪽으로 갈 테니, 아우는 반대편으로 가 다른 아군과 합류하거라.”

“알았어!”

천마는 천강을 보내고 나서 계속해서 앞으로 돌진했다. 아직 그곳에는 아군이 하나도 없었지만, 천마는 자신이 길을 만들어 아군을 올라올 수 있게 만들려 했다.

“천마다!!”

“막아라!!”

“암살조들은 뭐하고 있는 거야!?”

그가 돌진을 해 오자, 계속해서 암살조들이 투입이 되고 수비군도 방패를 들어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폭풍 같은 기세로 검을 휘두르는 천마를 막아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천마가 끝도 모른 채 돌진을 이어 가던 차였다.

“음?”

갑자기 병사들이 그를 보고 슬금슬금 물러나더니, 아예 반격조차 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천마는 자신이 서 있던 자리를 내려다 보았다.

“이런.”

사방에 깔린 적들과 암살조들을 한꺼번에 상대하느라 순간 발밑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곳에는 마법진 하나가 그려져 있었는데, 천마가 뒤로 빼려는 순간 발동이 되어 원형 감옥을 만들어냈다.

“이런 잔재주를 부리다니.”

하지만 마냥 잔재주만은 아닌 것 같았다.

콰아아아-!!

천마의 뒤로 푸른 불기둥이 솟아오르면서 그를 덮치려 하니 말이다.

< 113화. 함정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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