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한의 컨셉충-53화 (53/140)

< 53화. 거부할 수 없는 저주〉

극한의 컨셉충 53화.

[지금 뭔 상황인지 아시는 분?]

-chapter 1. 불굴의 의지 시작한다면서 뭐 아무런 소식이 없네.

-그냥 짭 퀘스트였던 거 임

-o o개낚임

[ㄴㄴ지금 퀘스트 시작했어.]

-마타하니 도시에 어둠의 군단이 몰려와서 지금 맞짱 뜨는 중임-뭐? 진짜야?

-bj들 방송 체크해 보셈 지금 개 난리남

-ㅅㅂ 바로 보러 간다.

온 대륙에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퀘스트 시작을 알리는 시스템 창이 떴었다. 그러나 마타하니 도시에 있는 플레이어들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은 퀘스트가 정말 시작됐는지 의문을 표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둠의 군단이 출몰하고 현재 그들과 싸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커뮤니티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와. 나도 마타하니 가 있을걸. 길드 새끼들이 득실거리길래 일부러 안 갔던 건데.]

- ㅇㅇ나도임

-진짜 나도 가 볼걸

-개꿀잼이겠다.

-지금이라도 가면 늦겠지?

커뮤니티는 물론 뉴튜브에서도 현재 마타하니에서 벌어진 대격돌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여러분!! 지금 보이십니까? 저게 바로 어둠의 군단입니다! 마타하니 도시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 열심히 싸우고 있습니다!!”

“원래는 성벽을 수비해야 하는 퀘스트인데, 무슨 일인지 갑자기 천마님이 성문을 전부 열어 버리고 돌격을 하시는 바람에 저희들도 얼떨결에 끌려 나왔어요!”

“지금 우리 모두 천마님의 이름 앞에 모여 파티를 맺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대격전은 진짜 처음 보네요!”

뉴튜브각을 잡은 BJ들은 신이 나서 열심히 떠들어 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점점 방송하는 비제이들이 많아져 자극적인 소재가 많이 떨어져 나갔는데,메마른 땅에 단비를 부어 주는 천마라는 존재가 나타나면서 BJ들의 활동이 다시금 왕성해 지고 있었다.

“저기 보이십니까? 제가 스킬로 최대한 시야를 확대하고 있는데,저기 적진 한가운데에 들어가 계신 분이 바로 천마님이십니다!”

“진짜 무모한 건지, 아니면 용감한 건지. 아무튼,대단합니다. 아까 기사들이 하는 얘기를 슬쩍 들었는데, 천마 님이 혼자 어둠의 군단을 돌파하고 계시답니다!”

성벽을 수비하라고 했더니, 천마는 성벽을 버려두고 돌격이라는 초강수를 택했다. 만약 거기서 뇌절을 했다면 욕만 한 바가지 얻어먹었을 터. 그러나 천마는 성공적으로 어둠의 군단을 돌파했을 뿐만이 아니라 전장의 주도권도 가져와 버렸다.

“어마어마한 전투입니다! 바실레이아 대륙에서 사상 최초로 등장하는 어둠의 군단! 그리고 그들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험가들! 그중에서 가장 빛을 발하고 있는 건 단연 플레이어 천마일 겁니다!”

마타하니 도시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던 방송국 사람들도 열성을 다하며 녹화를 하는 중이었다.

“이대로 가면 승리할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승리가 눈앞이 에요!”

“역시,어둠의 군단이라고 해도 우리 모두 힘을 합치니까,진짜 별거 아니네요?”

생방송을 하고 있는 BJ.

뉴스 속보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방송국 기자들.

그들 모두 전투가 곧 마무리 될 거라 확신했다.

천마와 에르바,그리고 기사단장들이 먼저기선제압을 해서 적의 진영을 무너뜨린 탓에 뒤따르던 플레이어들이 손쉽게 몬스터 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완전히 승기를 잡았기 때문에 새로운 변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이대로 대승을 거둘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변수라는 게 문제였다.

“캬오오오-!!”

“끼이이이-!!”

귀를 따갑게 울리는 울음소리가 하늘에서부터 들려 왔다.

“어......?”

“저건 뭐지?”

잠시 귀를 막고 있던 플레이어들은 하늘에서 몰려오는 어두운 그림자에 안색이 굳어졌다.

곧 폭풍우가 몰아치려는지 천둥번개가 크게 번쩍였는데,그때 비춘 그림자는 하늘을 비행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물체들을 잠깐 보여 주었다.

이윽고 시커멓게 변해버린 하늘에서 두 날개를 퍼덕이고 있는 몬스터들이 아래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서,설마 저거?”

전장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가 나타났다.

* * *

콰직-! 콰드득-!

마음껏 쓸 수 있는 모든 검무를 쏟아 붓고 있던 천마. 그리고 그 뒤를 절대 놓치지 않기위해 바짝 쫓고있는 아르헨.

기사의 맹세가 걸려 있는 대상에게 일정 거리가 멀어질 경우 그에 대한 패널티가 부여되기 때문에 아르헨은 멀어 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건 천마가 아직 단 한 번도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에 기사의 맹세를 걸어놨을 때만 하더라도 아르헨은 체념했었다. 여기서 죽는구나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의외로 천마는 열심히 전투에 임했고,조그마한 일격도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검술 하나는 정말 대단하군.’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으나,아르헨은 천마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를 지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그가 보여 주고 있는 검술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저런 식으로도 검을 쓸 수 있다니. 놀랍구나. 나도 나중에 시도를 해 봐야겠군.’

‘헛. 저기서 저렇게 검을 쓴다고? 저렇게 변칙적인 검술도 존재했구나.’

‘젠장. 저런 검술 천재를 내가 과연 따라 할 수나 있을까.’

처음에는 천마에 대한 원망과 적개심만 가득하다 지금은 조금씩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영웅이시어! 곧 있으면 적장의 모습이 보일 것도 같습니다!”

다른 구역을 기사단과 함께 정리하고 있던 기사단장들이 천마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리고 몬스터들을 얼리고 부수기를 반복하던 에르바도 천마 옆에 섰다.

“ 이 군단을 지휘하는 마법사가 있을 거예요. 놈의 기운이 느껴지니,조금만 더 전진하면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천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을 에르바가 붙잡았다.

“천마님 잠시만요. 축복 마법을 걸어 드릴게요. 그 무기가 언제 부러질지 몰라 불안해서요.”

에르바는 냉기 속성의 마법을 검에 주입시키려 했다. 그러나 천마가 사양했다.

“괜찮다. 본좌가 멀쩡하면 이 검도 부서지지 않아.”

“ 예?,,

“신검일체라고 했다. 검과 나의 몸이 하나가 되면 제 아무리 약한 검이라도 단단하고 날카롭게 변하지.”

검과 하나가 된다.

신검일체.

이것이 지금까지 천마의 똥검이 부러지지 않은 이유였다.

“형. 그런 게 있었어?”

“본좌가 저번에 대충 설명을 해 주지 않았더냐. 검과 하나가 되면 부러질 일이 없다고.”

“그거 굉장히 좋은스킬인데? 아니지. 스킬이라고 나오진 않았던데.”

“뭐,좋은 거긴 한데 매우 피곤할 때도 많지.”

“피곤할 때?”

천마는 뭔가 안좋은 기억이 스쳐 지나갔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됐다. 어서 가자꾸나.”

그리고 다시 앞으로 진격을 하려는 찰나.

“캬오오오!!”

“끼이 이 이-!!”

콰르르릉-!!

하늘에서 들려오는 괴물들의 소리와 함께 낙뢰가 떨어졌다. 낙뢰가 떨어지는 건 랜덤이라 몬스터들을 덮치기도 했고 저 뒤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플레이어들을 덮치기도 했다.

문제는 하늘 아래에서 내려오고 있는 몬스터들이었다.

“ 가고일?”

가장 먼저 몬스터들의 존재를 알아본 것은 에르바였다.

“가고일? 그것이 무엇이냐.”

“날개가 달린 도마뱀들이라고 해야 하나? 이상한 독도 뿌리고 하늘도 날아다니고. 하여튼,상대하기 껄끄러운 놈들이야.”

가고일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독을 뿌리고 다니자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크어억!! 대륙의 신들이시여!”

“독이다!! 모두 조심해라!!”

“시발! 가고일이 왜 여기서 나와!?”

“으아아! 갑옷이 타들어 가잖아 미친!!”

기사들부터 시작해 플레이어들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독 세례를 맞고 몸부림을 쳤다.

“모두 활을 쏴라!!”

“전부 마법을 하늘에 집중시켜 !”

가고일들의 기세가 맹렬했기 때문에 기사단과 플레이어들은 모두 하늘에 신경을 썼다. 그러자 자연스레 다죽 어가던 지상군이 살아났고 전투는 알 수 없는 지경으로 이르렀다.

“천마님. 이곳은 저희들에게 맡겨 주십시오. 소수의 정예 기사들을 붙여 드릴 테니,그들과 함께 이 군단을 조종하고 있는 흑마법사를 죽여주십시오!”

[글로벌 퀘스트 영웅 한정 퀘스트가 발동됩니다.]

* 군단을 조종하는 흑마법사를 찾아라!

어둠의 마법 을 이용해 군단을 조종하는 마법사가 이곳 어딘가에 있습니다. 흑마법사를 찾아 처단한다면 군단은 무너지게 될 겁니다.

클리어 목표: 흑마법사 처단.

제한 시간: 30분

목표 시간 내에 클리어를 하지 못할 경우,막대한 패널티가 주어집니다.

천마에게 나타난 퀘스트 알림.

천마 혼자 수행해야 하는 퀘스트로, 이 군단을 조종하 고 있는 흑마법사를 찾아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제한 시간이 30분 밖에 되지 않고 실패할 시에는 막대한 패널티 까지 주어진다.

“난이도가 뭐 이렇게 엉망이야.”

천마에게 나온 퀘스트를 확인한 천강은 고개를 흔들었다. 대체 어디 있는지도 모를 흑마법사를 무슨 수로 찾으라는 건가.

“천마님. 제가 꼭 따라가 드리고 싶지만,전 이곳에 남아 돕도록 하겠습니다. 수석 마법사들을 붙여드릴테니,그들과 함께 가십시오.”

퀘스트 진행을 위해 30명의 정예 기사들과 2?명의 수석 마법사들이 천마를 따랐다.

천강의 눈으로 볼 땐 이건 마지 못 해 붙여 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 적은 숫자로 저 많은 몬스터들을 뚫고 흑마법사를 찾아야 한다니 .

“천마님. 흑마법사가 어디에 있는지 저희가 추적을 하겠습니다. 같이 가시지요.”

아예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수석 마법사들은 검은 기운을 쫓을 능력이 있었다.

“영웅을 모셔라!!”

“오오오-!!”

기사들은 용맹하게 천마보다 먼저 방패를 들고 나섰다. 물론,천마는 그들을 훌쩍 뛰어넘어 몬스터들에게 달려갔지만 말이다.

“천마님 이쪽으로!”

마법사들이 알려주는 방향을 따라 천마는 기사단들과 함께 계속해서 전진했다.

몬스터 들을 사냥한다기보다는,일단 뚫고 지나간다는 마음으로 전투에 임했기에 속력이 점점 빨라졌다.

촤아악-!

“크악!”

하지만 랜덤으로 떨어지는 낙뢰와 적군과 아군을 가리 지 않고 가고일들이 독을 뿌려 대는 탓에 기사와 마법사 모두 성치 못했다.

그래도 그들은 끝까지 천마를 지키기 위해 일부러 몸을 던졌다.

“크오오오-!!”

흑마법사에게 가까워질수록 길을 가로막는 몬스터들의 수준도 높아졌다.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던 가고일들도 뭔가를 느낀 것인지,천마 일행에게 점점 모여들고 있었다.

“서둘러야겠습니다. 이러다 꼼짝없이 포위를 당해 집 중 공격을 받을 것 같으니까요.”

“저희가 영웅의 방패가 되겠나이다!”

“됐다. 본좌를 위해 방패를 들지 말고 너희들의 목숨을 위해 들거라.”

무수히 떨어지는 독을 막기 위해 기사들은 방패를 들었고,천마는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을 방패막이로 썼다.

그럴때마다 뒤를 따르던 아르헨은 혹시라도 천마가 독에 맞을까 노심초사했다. 그리고 천강도 어찌어찌 기사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목숨을 유지하고 있었다.

“놈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몬스터들의 공격이 거세진 것을 보고 천마도 여기 어딘 가에 수장이 있다는 걸 직감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분.

20분 동안 정말 쉬지 않고 달려오기만 한 거 같다.

‘무림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 한 색다른 경험이군.’

천마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지막 방어선을 뚫고 나아가려 했다.

콰아아앙-!!

그런데 그가 발을 앞으로 내디디려는 찰나.

큰 폭발과 함께 앞길을 막고 있던 몬스터들이 괴성을 지르며 날아가 버렸다.

그 뒤로는 어둠의 기운을 폭풍처럼 휘몰아치게 하고 있는 마법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왔는가. 어리석은 자들이여.”

검은 마나가 칼바람처럼 놈을 중심으로 불어닥쳤다.

“저놈입니다!”

“모두 놈을 쓰러뜨려라!!”

기사단과 마법사들은 저 마법사가 이 군단을 이끄는 수 장이 라는 걸 알고 바로 공격에 들어갔다.

콰아아아-!!

“크아악 I”

“커 헉!’’하지만 상대가 기운을 바깥으로 뿜어내자 그 힘에 기사들과 마법사들 모두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뭐,뭐야. 저거 한 방으로 다 죽는다고?”

천마를 호위하던 자들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제 남은 건 천강과 천마,그리고 아르헨밖에 없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런 퀘스트였나.’

천마를 호위하던 마법사들은 길라잡이만 하고 여기서 퇴장하는게 퀘스트의 목적인 것 같았다.

즉,저 흑마법사와 퀘스트를 받은 영웅이 일대일로 대결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 괜찮을까?’

이제까지 천마는 항상 근접 공격을 해 오는 상대와 대결을 펼쳤었다.

저놈처럼 기합 한 번에 주변을 쓸어버리는 마법사와는 붙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뒤로 물러나거라,아우. 아르헨 너도.”

“아닙니다. 같이 싸우겠…… 커 헉!’ ’아르헨이 천마 옆에 서서 싸우려고 하는데, 흑마법사는 그걸 허용할 수 없다는 듯 스킬을 써서 아르헨을 저 먼발치까지 날려 버렸다.

흑마법사는 낮은 저음으로 말했다

“ 이 싸움은 오직 너와 나의 것이다. 누구도 허락하지 않겠다.”

퀘스트 시스템 때문인지,그 어떤 외부적인 힘이 작용할 수 없게 철저히 배제시킨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나도 못 들어가잖아.”

만약 천마를 돕기 위해 들어갔다가는 천강도 배제될 게 뻔했다.

“젠장. 왠지 쉽게 풀리더라.”

대체 바실레이아 시스템은 천마와 무슨 원수를 졌기에 난이도를 이따위로 올려 버린단 말인가.

천강이 그렇게 원망하는 것도 잠시.

[혼돈의 마법사 카시스가 거부할 수 없는 저주를 걸었습니다.]

[당신의 몸이 5초 동안 제압당합니다.]

“응?”

천마 앞에 나타난 시스템 창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거부할 수 없는 저주라니. 거기다가 5초 동안 제압당한다는 건 또 무슨 말인가.

“죽어라.”

후드에 얼굴이 가려져 있던 카시스.

그런데 후드가 벗겨지고 그의 얼굴이 양갈래로 갈라지 더니,그 안에 끔찍한 공허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오오오-!!

이윽고 그것들은 어둠의 기운을 날려 천마에게 치달았다. 하지만 천마는 저주에 걸려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

마침내 그 기운들이 천마에 몸에 들어가 모든 것을 빨 아들이기 시작했다.

〈53화. 거부할 수 없는 저주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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