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러브콜〉
극한의 컨셉충 50화.
바실레이아 대륙 최초의 지존!
그에 이어 7명의 신에게 인정을 받으면 신이 될 자격이 주어 진다고 한다.
그야 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
“말도 안 돼. 신이라니. 그 정도까지 이어지는 거였다고? 이 게?”
거의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스케일이 었다. 만약 7명의 신이 천마를 인정하게 되고,나중 에 천마가 신이 된다면?
“미친……. 상상도 안 가는데.”
누가 상상이 나 해 봤을까.
대륙의 황제가 된다는 야망은 품어도 누구 하나 이 대륙의 신이 되겠다고 나선 적은 없었다.
“본좌가 무림에서도 신으로 불리긴 했었지.”
천마는 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무공의 이치를 깨닫게 되면 신처럼 전능해지기 마련. 뭐,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
대체 천마가 바라보는 경지의 끝은 무엇이란 말인가. 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함부로 할 정도의 경지가 정말 존재한단 말인가.
“근데 형이 정말 신이 되어 버리면 그땐 어떻게 되는 거지? 신인데 플레이어처럼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건가? 굉장히 혼란스럽네.”
아무래도 이건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될 것 같 았다. 그리고 정말 신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아참. 형, 새로 생긴 스킬들도 보자.”
천강의 말에 따라 천마는 새로 생긴 2개의 스킬을 확인해 보았다.
그런데 천마는 이미 어떤 스킬이 생겼는지 대충 예상이 갔다. 그가 접 그것들을 쓰고 라비락트를 상대했으니까.
[천마앙복-변]
천마의 아홉 번째 스킬은 바로 천마앙복-변 이라는 스킬로,천마삼검 제이식에 해당했다.
천마현신-섬 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한 버전 이라고 천마는 설명을 했는데,천강의 눈에 띈 것은 그 다음에 발견한 스킬.
바로 천마삼검 제삼식인 파천황이었다.
“천마강탄기로 놈의 일격을 막았을 때, 본좌 는 직감했었다. 지금이면 파천황을 쓸 수 있겠다고. 그래서 쓴 것뿐이다.”
“파천황이 어떤 방식의 스킬인데?”
“천마삼검 제일식과 제이식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면 제삼식 파천황은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곧바로 반격을 가하는 무공이라 할 수 있지. 상대방의 공격을 흡수하고,그것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 그것이 바로 파천황이다.”
천마의 설명을 들은 천강은 눈을 크게 떴다.
“그러니까 형이 라비락트의 공격을 흡수해서 그걸 똑같이 되돌려줬다는 거야?”
“그래. 회륜과 비슷하지. 회륜도 상대의 공격을 흡수하면서 돌려주는 거니까. 아무래도 라비락트라는 놈의 공격이 너무 강해,흡수한 힘이 차고 넘친 모양이었다. 그래서 파천황을 쓸 수가 있었어. 그 정도의 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빨리 파천황을 쓸 수 없었겠지.”
라비락트가 힘을 담아 일격을 날린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것인가. 그전까지는 천마가 스킬을 개방할 정도의 공격을 강탄기로 받아낸 적이 없다는 뜻이 된다.
그 만큼 강한 적이었으나,반대로 말하자면 천마가 그 공격을 똑같이 되돌려 줄 수 있는 엄청난 스킬을 익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천황. 개사기 스킬…… 메모.”
“대신,강탄기로 먼저 공격을 흡수해야 한다는 까다로움이 있지. 하지만 본좌의 내력이 늘어난다면 강탄기가 없이 회륜과 섞어 파천황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금상천화의 스킬이 될 것이다.
상대의 공격을 그대로 흡수해 돌려주는건 정말 사기적인 스킬이니까. 물론,바실레이아 대륙에서 파천황과 비슷한구조를 가진 스킬이 존재하긴 한다.
그러나 천마의 레벨을 보았을 때, 파천황이란 스킬은 엄청난 장점으로 가져갈 수가 있다.
“라비락트가 이런 면에서 도움을 줬네.”
“……그래. 하지만 놈을 상대하고 나니 조금 알겠더군. 본좌가 약해도 터무니없이 약하다는 것을.”
혼자서 오크 사냥터를 쓸어버리고 마침내 라비락트까지 싸워 버텨낸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았으나, 천강은 별말 하지 않았다.
이 형은 만족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니까.
“만약 본좌가 라비락트와 계속 싸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본좌는 그래도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파천황을 쓰긴 했어도 놈에게 죽을정도의 타격을 준 것은 아니니까. 에르바,그 여인이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본좌의 명예에 먹칠을 할 뻔했어.”
“그렇게 생각하지 마. 에르바도 혼자서 상대 하지 못할 악마라고 하잖아. 솔직히 형이 그 정도로 버티고 반격까지 한 건 진짜 대단한 거야. 그 어떤 플레이어도 그렇게 할 순 없어.”
천강이 위로를 해 봐도 천마는 좀처럼 표정을 풀지 못했다.
새로운 직업의 이름 그대로 무림에서 지존으로써 군림하던 천마이지 않던가. 하지만 모든 힘이 사라졌다는 건 그에게 있어서 뼈아픈 일 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까지는 스스로의 힘을 발전시킨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오늘 라비락트를 상대하면서 약한 자신의 힘에 분함을 느 꼈다.
“아우.”
“ 응?”
“본좌는 말이다. 본좌에게 붙은 이 지존이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성장할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지. 난 형을 믿어.”
어떨 때보면 세상 제일 콧대가 높은 것 같아도 지금 보면 그 누구보다 겸손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강해지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 이번 글로벌 퀘스트가 성장의 발판이 될 거 라 두 사람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퀘스트는 진행을 하는 거야, 마는 거야.”
* * *
[글로벌 퀘스트 언제 시작임?]
-손가락 빨면서 기다리고 있는데,뭐 이벤트같은 게 전혀 안 발생하네.
[지금 글로벌 퀘스트가중요하냐? 우리 천마 센세가 새로운 직업을 오픈했다고 하는데?]
-대륙 최초로 직업을 만들어내는 플레이어가 있다?
-그거 진짜임?
-영 상 못 봄? 그 천강 PD가 발표했었음
-그와중에 에르바가 존나 멋있게 이 남자 내 거라고 하는 게 압권임. 박력 쩜
-미친ㅋㅋㅋ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
[천마가 새로 직업을 발견했다는게 구라라는 킹리적 갓심]
-은 그냥 부럽다는 뜻임
-근데 진짜 구라일 수도ㅋㅋㅋ
-영상 뜰 때까진 일단 존버
[천마 직업 발견한 거 진짜 맞나봐.]
-마을에서 쇼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을 사람들이 천마 형 이름 거론함
-오 나도 들음. 천마라는 모험가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직업을 발견했다고 말하는 거 들었음
글로벌 퀘스트도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천마가 바실레이아 최초로 직업을 만들어냈다 는 것이 더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시기 상 너무 빨라서 거짓말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러한 의견들은 금방 쏙 들어가고 말았다.
왜냐하면 각 대륙 도시에 있는 주민들이 천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네. 천마라는 모험가를 아는가? 그가 특정한 분야에 재능을 보여 운명의 여신에게 축복을 받았다고 하던데.”
“ 천마라는 모험가. 그는 과연 어떤 것에 마스터가 된 것일까? 그에 대해서 알고 있나? 만일 그에 대한 소식을 알아와 준다면 이 것들을 반 값에 주도록 하지.”
“그가 우리 대륙을 구할 영웅이 될 거라고들 하던데. 자네는 그에 대해서 아는 게 있는가?”
천마의 직업이 무엇인지,그는 어떤 사람인 지에 대한 걸 알아오는 퀘스트가 생기기까지 했다. 즉, 천강이 발표한 대로 정말 천마가 직업을 발견했다는 게 확실시 된 것이었다.
[아씨 영상 언제 올라오냐.]
-아까부터 ㅈ기다리고 있는데
-편집 때문에 좀 걸리지 않을까?
-그냥 편집 없이 통으로 올려줘도 좋은데
글로벌 퀘스트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나고 아 직까지 어떤 이벤트도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이틀째가 되는 날.
[야. 천마형 영상 올라온데]
-근데 뉴튜브가 아니네?
-나도 방금 광고하는 거 봤어.
-방송국에서 이걸 가져간다고?
-편집은 조금만 하고 거의 풀영상을 방영한다는 거 같던데?
-이게 천마인가? 이게 천마의 스케일인가? 방송국까지 점령한 그의 이름.
-근데 방송국이 여기가 맞아? 대형 방송사가 아닌 거 같은디?
글로벌 퀘스트에 대한 소식은아직 없었지만,기다리고 기다리던 천마의 영상이 곧 공개된다는 얘기가 퍼졌다.
그런데 영상이 공개된 건 뉴튜브가아니라 방송국이었다.
* * *
에르바를 따라 마타하니 도시 성주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지만,성주가 다른 도시로 잠시 떠나 있는 상태라 만나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퀘스트가 진행될 기미가보이지 않았고,성주를 만날 때까진 성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천강과 천마는 하는 수 없이 로그아웃을 하고 게임에서 나왔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 한 일이 발생했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연락에 천강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어디시라고요?”
“MSC 방송국입니다. 이번 천마님의 영상에 관해 문의를 드리고 싶어서요.”
“TVY입니다! 천마님의 영상을 저희 방송국 에서 꼭 사들이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KSB 방송국 강영석 pd입니다. 계속 천마님 과의 계약을 이어가고 싶은데, 한번 만나시겠습니까?”
대형 방송국들이 줄지어 천강에게 연락을 넣었다.
“저기…… 음. 일단 제가 위치를 보내드릴테니까,그쪽으로 와 주시겠어요?”
한 명씩 만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대형 3 사 방송국과 케이블 방송국 쪽에서도 나름 입지를 넓힌 방송국 PD들까지 천강은 전부 다 불러보았다. 그렇게 어색한 방송국 PD들의 만남이 시작됐다.
“웅? 우리 집 떠난 후배님이 왜 여기에.”
“그러는 선배님은 한가하신 모양입니다. 저번에 방송 하나 말아 드셨다고 들었는데,여긴 웬일이시죠?”
“후후. 오늘 내가 대어를 낚으려고 왔지.”
“그 대어가 설마 천마는 아니 겠죠?”
“앵? 뭐야. 너도 그것 때문에 온 거야?”
곧이어 다른 방송국 PD들도 천강이 보내 준 주소를 따라 동네 카페에 들어오게 되었다.
서로 면식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은 전부 놀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쪽도 설마?”
“이거…… 아무래도 젊은 친구가 우릴 다 같이 모아 놓고 흥정이라도 하려는 모양인데요?”
“하… 완전히 당했네. 젠장-. 근데 나 이거 절대 안 놓쳐. 당신들 지금이라도 돌아가는 게 좋아. 개망신 당하고 싶지 않으면.”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투지가 불타 오르네요. 저도 절대 포기 못 합니다.”
“자신 있어? 우리 오늘 돈 많이 들고 왔는데.”
대형 방송국은 당연히 케이블 방송국보다 자금력이 강했다. 그렇기에 PD들의 안색이 굳어 버린 것이다.
만약 돈으로 방송국이 밀어 붙인다면 가능성이 없을 테니까.
하지만 PD들은 이번 영상을 꼭 잡고 싶었다.
시청률이 무조건 보장이 되는 대박이라는 건 확실하니까.
“모두들 와 주셨네요.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윽고 이들의 운명을 쥔 주인공이 등장했다.
천강은 PD들 앞에 앉아 싱글벙글 웃음을 보 였다.
대형 방송국 PD들은 앞 다투어 계약서부터 꺼내 들이밀었다.
“금액을 써 보세요. 원하시는 만큼 최대한 맞춰 줄 테니.’’
“억 단위라도 괜찮습니다. 충분히 그 정도 가치가 있으니까요. 저희가 원하는 건 천마님이 글로벌 퀘스트를 얻는과정과 직업을 발견한 영상이 필요합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언제 영상이 올라오는 거 냐고 유저들이 난리를 치고 있다. 만약 이때 방송국에서 그 영상을 보여 준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금방 SNS를 타고 소문이 퍼져 상당한 시청률을 기록하게 되리라.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플레이하고 있는 게 바로 바실레이아 온라인이니까.
“ 저희들은....."
대형 방송국 PD들이 시작부터 돈지랄을 하고 있으니, 케이블 방송국 PD들은 자연스레 움츠러들였다.
이미 포기했다는 얼굴.
그러나 그중 한 명은 아직 실날 같은 희망을 붙잡았다.
“저희는 대형 방송국처럼 높은 금액을 드리지는 못 합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약속 드리겠습니다. 천마님의 개인 정보를 철저히 지키고 전용 법무팀을 비롯해 천마님이 필요하신 모든 의학적 케어에도 돈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천강은 PD가 건네주는 계약서를 받았다.
“돈보다는 천마님이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방송을 하실 수 있게 케어 하겠습니다. 원하신 다면 따로 편집팀을 붙여 드릴 예정이며,절대 독점으로 영상을 가져가지도 않을 겁니다.”
대형 방송국 PD들은 아주 발악을 한다며 비웃었으나,천강은 이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어차피 대 형 방송국들은 이번 영상만 돈으로 주고 사는 거다. 그것도 독점으로!
만약 대형 방송국에 영상을 팔게 되면 뉴튜브에 영상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이들은 천마라는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그가 만들어내는 영상에만 관심이 있을 뿐. 그에 반해 TVY 케이블 채널은 천마라는 사 람에 중점을 맞춰 두었다. 그리고 영상도 독점하지 않겠다는 제안을 해 왔다.
영상보다는 사람을 먼저 챙겨 신뢰를 쌓겠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돈을 많이 주는 곳이 좋아 보이 겠지만,먼 미래를 보면 돈이 중요한 게 아니야.’
천마를 데리고 와서 같이 얘기를 듣고 싶었 지만,그는 천강에게 모든 걸 맡긴다며 따라나오지 않았다. 워낙 이런 걸 질색하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천강은 신중하게 생각하며 무엇이 제 형에게 가장 좋은 길인지 판단했다.
“좋습니다. 전 이걸로 하겠습니다.”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듯,천강은 앞에 놓인 계약서 하나를 골랐다. 그리고 PD들의 얼굴이 천차만별로 달라졌다.
“아니. 진심입니까?”
“그 작은 방송국으로 가시 겠다고요?”
“후회하실 겁니다. 좋은 선택이 아니에요.”
대형 방송국 PD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는 듯 천강을 설득해 보았다. 하지만 한 번 마 음을 정한 천강은 절대 바꾸지 않았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PD님.”
천강이 내미는 손에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 었던 TVY PD는 거의 을 것처럼 그 손을 맞잡았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다른 PD들은 똥 씹은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 볼 뿐이었다.
< 50화. 러브콜〉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