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한의 컨셉충-17화 (17/140)

17화. 미션 발동!

극한의 컨셉충 17화.

[천마신교만세님이 10,000원을 투척하셨습니다!]

[천마님을 찬양하라!!]

“천마신교만세님! 10,000원 후원금 정말 감사드립니다!”

시청자 숫자는 벌써 3만 명을 돌파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무수히 쏟아지는 후원금들. 비록 작은 금액들도 꽤 있었지만, 굵직굵직하게 들어오는 후원금들도 있었다.

[rjsanfwn님이 100,000원을 투척하셨습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rjsanfwn님! 10만원 후원금 감사드립니다!”

천강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이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만약 시청자들이 지금 천강의 얼굴을 보았다면 후원금을 죄다 거둬 버렸을지도 모른다.

‘돈! 돈이 들어오고 있어!’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심했던가.

매일 캡슐 안으로 들어가 채광 작업을 하며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집안 살림에 보탬을 해 주었다. 언젠가는 바실레이아에서 성공해 반드시 어머니의 짐을 덜어드리겠다고 말이다.

그 꿈이 이제 가까워진 것 같았다. 아니. 이루어진 것 같았다.

‘벌써 후원금이 꽤 쌓였는데?’

저번 방송과 합쳐서 후원금은 벌써 2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중이었다.

인기 많은 BJ들은 후원금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는 게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꿀잼컨셉님이 5,000원을 투척하셨습니다!]

[오늘은 신선한 짤과 함께!]

후원을 하면 짤, 혹은 클립이라고 불리는 영상이나 사진을 같이 올릴 수가 있다.

시청자들은 천강이 올린 영상 중 일부분을 잘라서 후원과 함께 같이 올렸다.

“본좌는 천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명대사로 꼽히는 장면을 시청자 하나가 그 부분만 잘라 놓은 모양이다. 그에 이어 나오는 사진은 아쿰리아스가 천마를 꼭 껴안는 장면이었다.

-악! 내 눈!

-본좌는 천마다 대사 나올 때 멋있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갱 당함

-아 미친

그 외에도 천마를 팬아트한 것부터 시작해 다양한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와. 대체 이 많은 것들을 언제 다 준비하셨대요?”

비록 못 볼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천강은 감동이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천마와 이 방송을 아껴 준다는 뜻이니까.

[호갱님이 1,000원을 투척하셨습니다!]

[여기 미션도 받음?]

그때 시청자들 중 하나가 던진 질문.

미션이라.

후원금 미션이라 해서, 일정 금액을 걸어 두고 만약 BJ가 그 미션을 성공하게 되면 그 금액을 받게 되는 것을 말한다.

“미션이요? 으음.”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다.

BJ들이 후원금을 통해 돈을 많이 버는 건 바로 이 미션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었다.

천강은 슬쩍 천마의 눈치를 보았다.

“흠흠. 천마님. 시청자님께서 미션을 준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션?”

“음······ 그러니까 일정 금액을 걸고 임무를 주시는 거죠!”

천마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뭔 말을 할지 천강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감히 본좌에게 임무를 준다고? 라는 말과 함께 방방 뛸 게 분명하다. 그러기 전에 천강이 먼저 선수를 쳤다.

“미션이란 아주 좋은 거예요. 천마님께서도 얼른 무공을 쓰시고 싶잖아요. 미션을 깨다보면 자연스레 레벨이 올라갈 테고, 그럼 마나도 레벨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천마님이 원하는 무공도 쓸 수가 있어요! 이것이야 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아니겠습니까!?”

“뭐······ 그렇군.”

천강이 의표를 찌르자 천마도 뭐라 반박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럼, 바로 미션 받겠습니다!!”

-크 PD 말빨 봐라 ㅋㅋㅋ

-사실 이중에서 최강은 PD였던 거임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네. 미션도 받고 레벨도 올리고

-문제는 어떤 미션이냐는 거지.

시청자들의 채팅을 유심히 읽고 있던 천강도 동감했다. 워낙 시청자 숫자도 많고 채팅창에 불이 난 것도 있지만, 하는 말은 거의 다 비슷했다.

‘맞아. 어떤 미션이냐가 중요하지.’

어려운 미션일수록 금액이 크게 걸린다. 그리고 그것을 성공시키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도 갈리고 뉴튜브각도 잡을 수가 있다.

[호갱님이 1,000원을 투척하셨습니다!]

[도적 퀘스트 가자. 도적 두목 잡으면 100만원.]

드디어 미션이 떨어졌다.

“예? 도적 퀘스트요?”

-5252 시작부터 빡센 거 아니냐는.

-흠. 도적 미션치고는 금액이 좀 적은데

-지금 천마형 레벨이 7 아닌가? 도적 두목 레벨이 50이자너.

-가능한 건가?

-마! 우리 천마 행님한테는 불가능이란 읍다! 아쿰리아스도 굴복시켰는데, 그깟 도적이 뭐가 무섭겠냐?

-아니. 아쿰리아스는 무릎만 꿇린 거고. 솔직히 아쿰리아스를 죽여라! 미션이었으면 가능할 거라 생각함?

-단순히 도적 두목만 잡는 게 아니라 그 주변에 깔린 도적들도 다 사냥해야 할 텐데?

천강도 고민에 빠졌다.

천마의 레벨은 이제 겨우 7이다.

그런데 도적 퀘스트를 받는다?

도적 퀘스트란 레벨 50이 되었을 때 플레이어들이 무조건 의뢰를 받는 퀘스트였다.

그만큼 경험치도 꽤 주고 보상도 넉넉하게 나와서 사람들이 파티를 맺은 뒤에 미션을 받는다.

“혹시······ 파티인가요?”

[호갱님이 1,000원을 투척하셨습니다.]

[놉. 솔플.]

젠장. 거기다가 솔플이라니.

잔인한 사람 같으니라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천마형이라면 파티 플레이는 어울리지 않아.’

천마가 누구인가?

그는 무협 세계에서 최강의 존재로 손꼽힌다.

절대 남의 도움을 받거나, 혹은 협력하여 싸우지 않는다. 오로지 혼자서 대군을 상대하는 일인군단(一人軍團)의 극치라는 것!

‘문제는 도적 퀘스트가 쉽지 않다는 거야.’

아쿰리아스와 대결하는 것도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했다. 실제로 그를 무릎 꿇려 패배를 인정하게 한 건 아마 영원히 기억될 레전드가 될 터.

그러나 도적 퀘스트는 급이 달랐다.

일단 도적 기본 레벨만 30.

도적 두목의 레벨은 50.

아쿰리아스와 마찬가지로 1대1 싸움을 벌인다면 할 만 하겠지만, 도적들은 뭉쳐 다니며 떼거지로 달려드는 걸 좋아한다.

말 그대로 도적이지 않은가?

바실레이아 개발자들이 플레이어에게 경험치를 많이 주기 위해 설정한 거라고 해도 지금의 천마에게는 쥐약이었다.

“으음. 좀 힘들지 않을까요. 아쿰리아스처럼 대련만 하는 게 아니라, 일정 숫자를 죽인 다음에 두목까지 죽여야 퀘스트 클리어잖아요.”

-ㅋㅋ천마 형보다 PD가 더 쫄았쥬?

-쫄? 그럼 뒈지셈 ㅋㅋ

-근데 이건 좀 아니긴 하지. 레벨 7이 평균 레벨 50은 되어야 하는 파티가 깨는 퀘스트를 깬다? 난이도가 너무 높음.

-아쿰리아스는 죽이는 게 아니라 3분만 버티는 거였잖아.

-아니. 아쿰리아스 쪽이 더 난이도가 높지. 비교할 걸 비교해라.

-그건 ㅇㅈ하는데, 이것도 난이도가 높긴 하다.

-100만원은 너무 작다

시청자들도 무리인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갱이란 시청자는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호갱님이 1,000원을 투척하셨습니다.]

[오케이. 묻고 더블로, 아니 트리플로 가. 300만원.]

“3, 300만원이요?!”

-크 호갱 형님 통 크시다.

-저 형 다른 BJ들한테도 미션 거는 걸로 유명하심.

-오호. 그럼 먹튀는 아니겠네.

시청자들도 알아보는 걸 보면 확실히 먹튀는 아닌 것 같다.

먹튀라고 해서 미션을 걸어 놓고 성공하면 바로 방을 나가 버리는 악질들이 있다.

“처, 천마님?”

300만원이라는 금액이 걸렸다.

천강도 도저히 이 미션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천마는 무심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뭔진 모르겠지만, 난 상관없다.”

-오오. 역시 천마 형님 자신감 클라스 ㅋㅋㅋ

-과연 그는 또 다른 전설을 써 내려갈 것인가?

-흠. 아무리 그래도 레벨 7이 솔플로 도적단 퀘스트를 성공시킨다? 이건 좀 무리야.

-내가 봐도 무리수임.

-아냐. 난 천마 형을 믿고 있어

-아쿰리아스 때도 입 털었으면 이제 그냥 믿어라.

-그때랑 이거랑은 좀 많이 다르지.

미션을 수행하려면 일단 퀘스트부터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엘리 마을을 벗어나 치안유지단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그곳에서 도적 퀘스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마님! 같이 가요!”

“나도 구경 갈래!”

“나도 가야지!”

문제는 천강과 천마의 뒤를 따라오는 플레이어들 숫자가 많다는 것이다.

천마의 영상이 퍼지면서 엘리 마을로 플레이어들이 바글바글하게 모여 들었다. 워낙 천마는 이런 것에 익숙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지만 정작 천강이 다 떨려했다.

‘이 형은 정신병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이런 거에 감각이 부족한 건지 모르겠군.’

옆에서 플레이어들이 조잘조잘 떠들어대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천마를 보면 천강의 무거운 긴장이 풀리는 것 같달까.

그래도 천마의 뒤를 따라오는 인파를 보면 뭔가 아이돌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지금 다들 어디로 가는 거야?”

“너 방송 안 보고 있구나? 지금 도적 퀘스트 하러 가신다고 하던데?”

“도적 퀘스트?”

“엥? 그게 가능해?”

“천마님 레벨이 7이잖아!”

천마의 뒤를 졸래졸래 따라오고 있는 플레이어 무리들은 천마가 도적 퀘스트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무척 놀란 듯보였다.

“그거 레벨 50이 되야 파티 맺고 깰 수 있는 거 아니었어?”

“나 그거 어려워서 몇 번 죽었는데······.”

“맞아. 그 퀘스트 쉽지가 않아.”

“파티 조합이 좋아야 돼.”

“근데 천마님은 파티도 없이 어떻게 혼자 그걸 깬다는 거야?”

플레이어들도 우려를 표했지만, 천마는 그저 묵묵하게 천강의 뒤를 따라 엘리 마을을 벗어나 치안대에 도착했다.

“자. 천마님. 여기 안으로 들어가시면 치안 대장이 있을 거예요. 그곳에 가서 치안 유지를 위해 왔다고 말씀하세요.”

“그래.”

천마가 안으로 들어가자 다른 플레이어들도 그 뒤에서 구경하며 안을 들여다 보았다.

“흠. 치안 유지를 위해 봉사를 하러 오셨나?”

그곳을 지키고 있던 치안 대장은 퀘스트를 받으러 온 천마를 올려다보더니, 못 마땅한 눈빛으로 말했다.

“하지만 자네의 레벨이 너무 낮군. 도적단은 점점 흉포해지고 있어. 자네가 실력이 있든 없든, 놈들은 잔인하게 자네를 죽이려 들 거야.”

그러나 천마는 그 말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퀘스트인가 뭔가 하는 거나 얼른 주거라. 본좌는 본래 도적들을 매우 싫어한다. 놈들을 소탕하는 일이라면 기쁘게 받아들여주지.”

“쯧. 난 분명히 경고했네. 자네의 목숨이니, 알아서 하시게.”

[퀘스트를 받으셨습니다.]

*도적단을 소탕하라!

마타하니 도시 주변에는 길을 지나는 시민이나, 모험가를 공격하는 도적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치안 유지단의 대장, 켈리그는 들끓는 도적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입니다.

-성공 조건-

도적 100명을 처치하십시오.

도적 두목을 처치하십시오.

드디어 퀘스트를 수락한 천마.

화면을 통해 확인한 천강은 걱정이 앞섰다.

‘괜찮을까?’

도적 100명을 레벨 7이 사냥한다?

상상이 안 가는 일이었다. 거기다가 도적 두목까지 잡아야 퀘스트 성공.

당장 레벨 50이 된 플레이어도 100명의 도적을 혼자 잡는 것이 힘들어 파티원을 구한다. 그런데 혼자서 그 많은 도적들을?

‘이거 300만원이 오히려 부족해 보이는데.’

성공하면 1천만원은 받아야 하는 미션이 아닐까?

하지만 이 미션이 만약 성공하게 된다면······.

‘뉴튜브에서 또 난리가 나겠지.’

그렇게 되면 조회수도 덩달아 올라가 미션 금액을 훨씬 상회하는 돈을 정산받게 되리라.

하지만 성공 확률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저기······ 천마님. 혹시라도 이번 미션은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시면 언제든 포기하셔도 됩니다. 억지로 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 말에 천마는 눈을 부릅뜨면서 소리쳤다.

“포기라니! 남아일언 중천금이라 했거늘. 본좌가 하겠다고 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우는 지켜 보거라. 그동안 본좌가 패도(覇道)를 걸으면서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겠는가? 그런데도 본좌는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천하를 재패했다. 도적단쯤은 아무것도 아니니라.”

-캬아 오늘도 명언 제조기 천마

-패도를 걷는 천마!!

-진짜 개간지 ㅋㅋㅋ

-간지? 이 시국에?

-아 예 이시국씨 어서 오고

-근데 저럴 때보면 ㄹㅇ천마 그 자체임

-컨셉이란 걸 알면서도 진짜 천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매번 드는 것 같다 ㅋㅋ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천강도 제 형이 저럴 때면 순간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미묘한 존재감이 사방을 아우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좋습니다, 그럼.”

천마가 저리 말하는데, PD라는 자신이 겁을 먹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그래. 이번에도 콱 부딪혀 보는 거야!’

천강은 천마와 함께 도적단이 있는 소굴로 나아갔다. 물론, 그 뒤를 많은 플레이어들이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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