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한의 컨셉충-15화 (15/140)

15화. BJ 밍키

극한의 컨셉충 15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BJ 밍키가 돌아왔어요! 밍구님들 잘들 계셨나요?!”

평균 시청자 2~3만을 기록 중인 상위 클래스 BJ 밍키. 그녀는 바실레이아 대륙에서도 빛의 마법사라는 히든 직업을 가지고 있다.

입담도 좋고 외모도 걸그룹 뺨치게 아름다워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밍키.

그녀는 캡슐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방송을 키고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기다렸다고, 밍키쨩!

-밍하!!

-밍키 하이!!

-아 오늘도 밍키 누나는 그저 아름답다.

[밍키의노예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다.]

[오늘의 방송 컨텐츠는?! 기대기대.]

“앗. 밍키의노예님. 후원금 감사드려요! 오늘은 던전 공략이 있는 날이죠? 저희 길드원들과 만나기 전에 먼저 공략 영상을 좀 보려고요. 절대로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단지, 참고를 하려는 거예요!”

-아아. 오늘도 그날인가.

-과연 오늘도 강제 로그아웃을 당하게 될지

-크으으-. 벌써부터 길드원들의 곡소리가 들려온다.

빛의 마법사, 밍키.

그녀는 히든 직업에 어울리게 그야 말로 빛, 그 자체였다.

파티원들에게 광역 힐을 주는 것은 물론, 그들에게 걸려 있는 상태 이상을 치료할 수도 있다. 또한 하루에 한번은 죽은 플레이어를 살릴 수 있는 사기적인 스킬까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빛.

-부활 스킬만 써도 솔직히 1인분임. 아니. 2인분임.

-ㄹㅇ쌉인정

-진짜 부활 스킬은 개사기다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녀의 컨트롤은······.

-앗! 아아···.

-순식간에 길드원들이 전멸 당할 수도······.

-저번에도 그랬지. 빛의 마법사만 믿었던 길드원들이 삭제가 되어 버리는 참사가.

시청자들이 놀리기 시작하자, 밍키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라고요!! 제가 얼마나 힐을 잘 주는데!”

-으니르그여~ 데가 어만아 힐을 즐 즈는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밍키, 그녀는 빛인가, 죽음인가

-힐이 몬스터한테 가는 신비함

-ㅋㅋ진짜 그때 그건 레전드였다.

시청자들이 놀릴 만큼 그녀는 플레이가 그닥 좋은 편은 아니었다. 예전에는 한번 파티원에게 줘야 할 힐을 보스몹한테 줘서 다른 파티원들이 죄다 죽는 레전드 사건이 있을 정도였다.

-오늘은 제발 그러지 말자.

-아아. 벌써부터 파티원들 혈압 올라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ㅋㅋㅋㅋㅋ과연 오늘은 빛의 마법사에 의해 몇 명이나 죽을지 기대가 되는군.

-파티원 밍키까지 합해서 11명이지? 10명 죽으면 100만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후원킬 나왔고요.

-아, 안 돼. 오늘은 전원 생존기 보고 싶어! 10명 살면 200만원!!

-아냐. 전원 사망으로 가자. 그게 뉴튜브각도 나오고 좋아.

-아나 어디서 또 밍알못이 지랄 거리네. 전원 생존하면 그게 더 뉴튜브각이지. 세상에 마상에 전원 생존이라니! 밍키가 전원 생존이라니!! 하면서 사람들이 볼 거 아녀.

-아. 그러네. 죄송합니다, 형님. 제가 식견이 짧았습니다.

-ㅇㅇ앞으로 조심해라.

BJ 밍키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채팅창에다 대고 소리쳤다.

“오늘은 진짜 전원 생존! 전원 생존 갈 거예요!! 기대해 보세요!!”

-긔드흐 브세으

-ㅋㅋㅋㅋㅋㅋㅋ그 발언

-밍키 누나 벌써부터 각이 나오는디요?

밍키는 콧김을 내뿜으면서 공략 영상을 찾아보았다.

그녀의 부릅뜬 눈빛에 시청자들은 감탄했다.

-캬. 눈 크게 뜬 거 봐

-가뜩이나 눈도 큰데 저기서 더 커지니까 이, 이쁘다.

-아아. 집중하는 모습도 아름다운 그녀.

-그녀는 빛인가?

-빛의 마법사가 아니라 그냥 죽음의 여신으로 하자니까?

-ㅋㅋㅋ레알 닉값하겠다

채팅창을 읽고 있던 밍키는 주먹을 불끈쥐며 속으로 다짐했다.

‘두고 봐. 내가 오늘은 전원 생존 시킬 테니까.’

오늘 공략해야 하는 던전은 그리 쉬운 곳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출혈은 감소해야 하는 상황.

시청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밍키는 철저히 공략을 습득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 그녀의 눈에 밟히는 영상 하나가 튀어나왔다.

“응? 이 영상은 뭐죠? 올린지 하루도 안 됐는데 벌써 조회수가 70만이 넘네?”

도대체 무슨 영상이기에 조회수가 저렇게 높은 것일까?

영상을 알아본 시청자들로 인해 채팅창이 시끄러워졌다.

-우리 밍키 천미님도 모르누?

-천마를 모르다니! 모욕이다!!

-아. 그 컨셉충ㅋㅋㅋ 진심 극한의 컨셉충임.

-천마, 그는 컨셉인가, 진짜인가?

-마! 으데 천마님한테 컨셉이라 그러누?

“컨셉충? 천마? 그게 다 뭔데요?”

개인 방송도 하고 TV 방송에도 출연하기 때문에 밍키는 다른 사람의 영상을 챙겨볼 여력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천마라는 존재를 알지 못했다.

-5252 밍키. 천마를 모르다니 실망이라구웃?

-요즘 엄청 핫한 플레이어임.

-ㅇㅇ천마라는 컨셉으로 방송하는데, 진짜 개쩜. 걍 천마 그 자체임

-초보자인데 벌써 스킬도 익히고 무려 아쿰리아스한테도 이김.

-아. 그 레전드 영상. 나도 봤지.

-안 그래도 다음 영상 안 올라와서 지금 ㅈㄴ천마 마렵다.

“잠깐만. 뭐라고요? 아쿰리아스?”

아쿰리아스를 천마가 이겼다는 말에 밍키는 눈을 크게 떴다. 예전에 밍키도 몇 번이나 아쿰리아스에게 도전을 해 봤고, 그때마다 끔살을 당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야야. 우리 밍키 어깡이한테 트라우마 있는 거 모르냐?

-하,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밍키는······.

-그놈의 킹치만 여물어라.

-그 영상 한번 보세요. 천마랑 아쿰리아스 대결하는 거. 후회 안 해요.

밍키는 반신반의하며 천마의 채널로 들어가 보았다.

“엥? 영상이 10개도 안 되는데 벌써 구독자가 30만?!”

-그거 이제 시작이다.

-내가 확신하는데 1달 안에 100만 명 찍는다.

-ㄹㅇ쌉인정 하는 부분임

-그 정도로 영상이 재밌어.

-나 요즘 저거 올라오는 것만 기다리자너

-난 생방도 본다 히힛

-앗! 그렇지만 밍키를 버린 건 아니라굿!

시청자들이 이 정도 반응을 보이는 걸 보면 그만큼 영상과 아이템이 대박이라는 것이다.

‘대체 뭘 어떻게 했기에?’

밍키는 채널에 있는 천마의 영상을 눌러 보았다.

첫 시작은 건방진 어투로 말하는 천마의 인사말이었다.

“본좌는 천마다.”

그 말 한 마디에 밍키는 그녀도 모르고 빵 터지고 말았다.

극한의 컨셉충이라고 시청자들이 떠들어 댈 때만 하더라도 몰랐다. 저 표정부터 말하는 목소리까지 본인이 정말 천마라도 된 듯한 연기이지 않은가?

“와-. 진짜 살다 살다 이런 컨셉이 다 나오네?”

그런데 단순히 말투만 컨셉을 잡은 게 아니었다.

밍키는 천마가 늑대를 사냥하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영상을 잠시 일시정지 시켰다.

“뭐, 뭐야? 방금 저거 뭐에요? 왜 레벨 1이 늑대랑 싸우고 있어? 아니. 어떻게 레벨 1이 늑대를 잡는 건데?!”

-ㅋㅋㅋ밍키 놀랐쥬?

-아. 밍키 처음 영상 기억나네. 그때 레벨 1 여우도 겨우 잡지 않았냐?

-ㅇㅇ 그때 죽을 뻔함.

-밍키야. 근데 저거 시작에 불과하다.

-ㄹㅇ트루임. 저건 진짜 시작에 불과함.

-다시 봐도 꿀잼이네 ㅋㅋㅋ

천마가 늑대를 너무 쉽게 사냥하는 것을 보고 밍키는 순간 자괴감이 들었다.

누구는 레벨 1 몬스터에도 절절 거리며 죽을 위기까지 겪었는데, 천마는 그보다 더 높은 몬스터를 상대로, 그것도 주먹으로만 사냥했다.

“이건 사기야! 저거 버그 아니에요?”

-컨트롤이라는 거지

-무빙이라는 것이다.

-아아. 천마, 그는 무빙의 신인가?

그런데 늑대만 잡은 게 아니었다.

“뭐, 뭐야? 스킬? 마력의 파동?”

직업도 없는 초보자가 스킬을 배웠다. 아니. 발견했다.

“마력의 파동이라니. 거기다가 마법의 신이 왜 저기서 나와요?”

-마! 이게 기라는 것이다!

-움직임이 다 예상이 갑니다

밍키는 저런 스킬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거기다가 밍키에게는 한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마법의 신이 천마에게 호감을 드러냈을 정도.

“나도 저거 해 보면 되려나? 근데 설명이 왜 저래?”

마력의 파동을 쓰는 방법을 설명하는 천마.

그런데 친절하지 않은 설명에 밍키는 눈살을 찌푸렸다.

-저거시 바로 천재의 설명법!

-훅 하고 슉슉 하면 돼요! 참 쉽죠잉?

-근데 저거 사람들이 많이 시도해 봤는데, 아직도 마력의 파동을 익혔다는 사람이 없음

-ㅇㅇ레알임. 나도 계속 해봤는데 안 되더라.

-천마는 걍 버그수준임.

아직 아무도 천마와 같이 마력의 파동을 익히지 못했다는 건가?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잘만 하면 뉴튜브각도 나오고 말이지.’

그렇게 영상을 다시 재생시키는데.

“마, 마력 증강!?”

뜬금없이 명상을 하고 있더니, 갑자기 또 다른 스킬을 발견해내 버렸다.

“이, 이게 대체 뭐야!”

밍키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게 전부가 아니라구!

-맞아. 이게 전부가 아니라니깐?

-이건 진짜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아니. 님들아. 이게 새발의 피면 도대체 뭡니까? 마력 증강이라니! 명상 스킬보다 더 좋아 보이잖아요! 체력부터 마력까지 회복시켜 주는 스킬이 어딨어!”

-이것이 천마의 클라스

-천마, 그는 신인가?

-말했잖아. 걍 미쳤다고

-컨셉충인데, 컨셉이 아님

그 다음부터 밍키는 말 없이 영상을 보았다.

아니. 더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말이 많아진 건 시청자들이었다.

-미친. 저건 진짜 언제 봐도 경이롭다.

-현 랭커 중에 저런 나노 무빙이 가능한 사람이 있을까?

-판테온이라면?

-레벨 5의 판테온이라면?

-아아. 그건 아마 무리.

-밍키는 말이 없어졌다.

-밍키 걍 넋이 나감

정말 혼이 나간 채로 영상을 보고 있던 밍키는 자칫 잘못하면 침이 뚝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

“미쳤어······.”

그녀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소리쳤다.

“이건 미쳤다고!! 말도 안 돼!! 이건 사기야!! 버그야, 버그!!”

아쿰리아스와의 싸움에서 단 30초도 버티지 못 한 밍키였다. 그녀가 빛의 마법사로 전직하고 레벨을 200까지 끌어 올렸음에도 아쿰리아스와의 싸움은 10초 안에 끝났다.

그런데 레벨 10도 되지 않은 초보자가 정확히 3분 만에 아쿰리아스의 무릎을 꿇렸다. 그리고 아쿰리아스까지 완벽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거기다가 새로 등장한 투신이라는 히든 직업까지!

“하··· 하하. 그래. 이건 주작이야. 님들. 저 놀리려는 거죠? 이거 주작이잖아요. 와-! 요즘 주작 수준이 아주 좋아졌네. 그쵸?”

-속보! 밍키 현실 도피증 확인 돼!

-속보! 밍키 영혼 가출!

-ㅋㅋㅋㅋㅋ나도 저거 생방으로 안 봤으면 주작이라고 했을 거임

-아 부럽다. 그런 역사적인 순간의 방송을 보시다니.

-밍키야. 근데 그거 영상 끝 아니다

-다음에 나오는 게 더 가관임

“아니. 여기서 놀랄 게 또 있다고요?”

-ㅇㅇ쭉 봐.

-놀라 까무러칠 거다.

아쿰리아스를 쓰러뜨리고 히든 직업까지 나왔는데, 여기서 또 놀랄 게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영상을 플레이 하게 된 밍키는 더 이상 놀랄 힘도 나오지 않았다.

“또, 또 스킬을 발견했다고?”

천마에게 새로운 스킬 2개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밍키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이건 진짜 버그야!! 거기다가 왜 스킬이 물음표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여러분? 이건 진자 사기에요! 사기!”

밍키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길드원들과 함께 던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으으.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 영상을 끊다니! 편집자 나쁜 사람!!”

천마가 무공을 보여 주려는 찰나에 영상이 끝나면서 밍키는 괴성을 질러댔다.

-밍키야 참아!

-아아 나오나요. 분노의 밍키?

-폭주의 밍키 나온다!!

씩씩 거리며 뉴튜브를 끈 밍키는 뭔가 큰 결심을 한 듯 상을 강하게 내리쳤다.

“여러분. 결정했습니다!!”

-오오. 중대발표?

-뭘 결정했는데요?

-드디어 길드원들 팀킬 하러 가는 건가?

그런데 그녀의 입에서 의외의 발언이 나왔다.

“저, 아무리 봐도 못 믿겠어요. 천마님과 합방 추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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