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한의 컨셉충-10화 (10/140)

10화. 화제의 중심.

극한의 컨셉충 10화.

[이 영상이 끝인가?]

-저번에 어떤 커뮤충이 말하지 않았나. 천마가 아쿰리아스랑 싸웠다고.

-ㅇㅇ맞음 나도 그 영상만 기다리는 중

-아··· 아직 안 올라온 거였어?

-분할해서 올리겠지 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마력증강도 존나 개에바였는데 뉴튜브각 잡고 싶겠지

-ㄹㅇㅇㅈ

천마가 마력을 느끼며 그것을 활용해 운기조식을 한다는 건 큰 화제를 몰고 왔다. 덕분에 다른 BJ들도 운기조식을 시도해 보는 컨텐츠로 영상을 찍을 정도.

단순히 커뮤니티 뿐만이 아니라 현재 뉴튜브에서도 운기조식에 대한 토론이 뜨거웠다.

“여러분. 전 아무리 해 봐도 안 됩니다. 이건 정말 못 하겠어요.”

유명 BJ이자, 영겁의 마법사라는 히든 직업을 가진 이현우는 천마의 영상을 따라 운기조식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그 역시도 운기조식을 해내지 못했다.

-현우도 안 되는 걸 우리가 어케 해야 되냐?

-마법사들도 천재라고 부르는 현우도 운기조식이 안 된다?

-근데 운기조식은 무협 아님? 현우는 무협쪽이 아니잖아.

-아니. 그래도 마나를 활용한다는 건 똑같잖아. 스킬 이름도 마력 증강이고.

-주작인 듯

-응 아니야.

마법사 BJ들은 죄다 운기조식을 따라해 봤지만 성공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아. 이런 말씀 드리고 싶지 않았는데, 이건 정말 주작이 아닐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비밀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BJ들도 이건 주작 혹은 다른 비밀이 있을 거라 입을 모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제가 지금 가장 기대하고 있는 영상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천마님과 아쿰리아스가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 그걸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이분은 주작을 하실 분이 아닐 거예요. 저번에 초보자 레벨로 늑대를 잡은 것도 이번 영상을 통해 해명을 하셨잖아요. 분명 이 운기조식이라는 것도 주작이 아닐 것 같습니다.”

“아쿰리아스와의 대결이 가장 기대가 됩니다. 솔직히 초보자 레벨로 아쿰리아스에게 승리한다? 이건 좀 말이 안 될 거 같고요. 그래도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싶네요.”

뉴튜브 BJ들의 입에 조금씩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천마의 이름 때문에 자연스레 천강의 채널 구독자 숫자와 조회수도 늘어만 갔다.

“미, 미친······. 이거 실화냐?”

조회수 70만!

영상을 올린지 이틀 만에 조회수 70만을 기록했다.

그저 꿈에서 상상만 해 보았던 성공이 천강 앞에 펼쳐진 것이었다.

“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천강은 얼른 다음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번 영상은 생방을 본 시청자들을 통해 커뮤니티에 미리 알려져 있었다.

천마와 아쿰리아스의 대결.

많은 기대를 받고 있고, 마력 증강을 보여 주었던 영상 말미에도 그에 대한 예고편을 넣어 둔 상태였다.

“그리고 이건······.”

천강이 놓쳤던 천마의 히스토리.

녹화된 영상을 보면 천마는 새로운 스킬을 개방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 개씩이나.

“이거까지 나가게 된다면?”

그땐 조회수가 얼마나 뛸지 벌써부터 심장이 벌렁거린다.

“빠, 빨리 올려야지.”

그렇다고 무턱대고 막 올릴 생각은 없었다.

재밌는 편집은 덤이고 그와 함께 시청자들과 밀당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 *

[드디어 올라왔다!]

-충들아. 여기서 글 끄적이지 말고 모두 뉴튜브로 달려가라. 링크 달아둔다. 전설적인 영상 하나가 나왔다.

[나 방금 보고 왔다. 별말 안 한다. 그냥 지린다.]

-팬티 구비 필수 ㅇㅇ

천마와 아쿰리아스가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 뉴튜브를 통해 공개되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영상이 실제로 올라오자 커뮤니티 사람들은 늑달 같이 달려가 영상을 감상했다.

아쿰리아스의 등장에 사람들은 고개를 저으며 댓글부터 달았다.

-아쿰리아스, 어깡이, 초보자 학살러, 양아치

-그는 오늘도 양학을 위해 신전에 출근했다.

-그냥 미친 새끼.

-싸이코 패스 ㅇㅇ

-저거랑 대체 왜 싸우는지?

하지만 대결이 시작되고 천마의 신들린 움직임에 그들은 그저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다.

-진짜 말이 안 나온다.

-저런 무빙이 가능한 거였다니.

-사실은 초보자라는 건 뻥이고 은둔의 고수 같은 거 아니냐? 부캐? 아니면 스킬 중에 자기 레벨 속이는 스킬이 있는 걸 수도.

-진짜 대국민 사기극일 수도 ㅇㅇ

처음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천마가 사기꾼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하게 나올 정도.

-그런데 아쿰리아스가 저런 멘트를 치는 걸 보면 사기는 아닌 거 같은데?

-저런 무빙이 말이 되나? 우리 같은 개허접들은 따라하지도 못 하겠는데?

-캬 지린다. 진짜 생방으로 봤으면 팬티 갈아입었겠다.

마침내 천마가 승리하고 시청자들은 말도 안 되는 업적이라며 탄성을 질렀다. 거기다가 눈썰미 좋은 시청자들은 무언가를 발견하기도 했다.

-천마가 아쿰리아스한테 달려들었을 때, 순간 주먹에 푸른빛이 나타났음. 저건 스킬임. 100퍼 스킬임.

-아니. 설마, 스킬을 또 발견했다고?

-잘못 본 거 아님?

시청자 하나가 타임라인까지 걸어두자 다른 시청자들도 그 부분만 되돌려 보았다.

-오 맞네.

-손이 빛이 반짝이는데

-저건 진짜 스킬인 듯

-해명 좀

-님들아 영상 밑에 있는 공지 좀 확인하셈. 거기에 써 있잖음 ㅋㅋㅋ

이럴 줄 알고 천강은 미리 공지를 남겨 두었다.

[내일 오후 3시부터 생방송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제가 영상을 편집할 때 알아차렸는데, 천마님의 히스토리를 체크해 보니, 또 다른 스킬을 개방하신 걸로 확인 되었습니다. 다음 생방송 때는 과연 이 스킬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무적권 생방송을 보라는 건가······.

-편집자 이 영악한 놈!

-안 볼 수가 없다······.

거기다가 가장 시청자들을 핫하게 만든 건 바로 이것이었다.

-투신이라니?

-저번에 판테온이 쳐 발랐을 때는 투사 직업 하나만 던져줬잖아.

-근데 투신????? 이게 대체 뭐하자는 짬뽕이야.

-투신이란 직업이 원래 있던 가요?

-굉장히 좋은 직업이라는 건 이름만 들어도 알겠다.

-신이 들어간 직업은 처음 들어보는데? 한 마디로 싸움의 신이 될 수 있는 건가?

-투신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거라고 써있네 ㅇㅇ

커뮤니티에서도 투신에 대한 논쟁이 매우 뜨거웠다.

[투신이란 직업에 대해 아는 분?]

-오늘 영상 보니까, 천마가 투신이란 히든 직업을 발견했던데, 이게 뭔지 아는 분?

-아는 사람이 있겠냐? 알면 내가 벌써 했지.

-왠지 아쿰리아스처럼 양학하는 깡패가 될 듯

-아아. 제 2의 어깡이 탄생 직업인가?

-그 직업 얻으면 어깡이처럼 신전에 붙잡혀 있어야 하는 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ㄹㅇ그럴지도

-뭐가 되었든 엄청난 히든 직업이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천마 형은 그딴 직업에 얽매이지 않지!

-마! 본좌는 무림을 일통한 천마다! 그깟 직업은 필요 읍다!

-싱크로율 ㅆㅅㅌㅊ

-저거 내가 가져야겠다. 천마가 안 갖는 다고 했으니까, 누구라도 가져야지.

-ㅁㅊㅋㅋㅋㅋㅋ어깡이한테 싸맞고 싶누?

-이미 다른 BJ들도 부계 파서 시도 중임

천마는 극구 히든 직업을 갖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그렇다면 다른 누군가가 이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영상각을 잡은 BJ들은 새로 캐릭터를 만들어 초보자 때부터 어깡이에게 도전했다.

“덤벼라!! 내가 투신의 후계자가 되겠다!”

“뭐? 감히 투신의 이름을 더럽히다니!! 너 같이 허접한 놈이 그분의 이름에 걸맞을 것 같더냐!”

콰직-!

“꽥!”

천마의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신관에게 도전하는 초보자들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나도 히든 직업 줘!!”

“납작해져라!”

콰직-!

“제발 저한테 히든 직업을 주세요!”

“닥쳐라!”

뻐억-!

“네놈의 무릎을 내가 꿇······ 꽥!”

어떤 BJ는 너무 화가 나서 본캐를 들고 도전했다가 로그아웃 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어깡이의 공포가 천마로 인해 다시 시작된 것이다.

* * *

‘과연 얼마나 들어오려나.’

이번이 3번째 방송.

뉴튜브만 보면 조회수는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이 기세가 무서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생방송 시청자 숫자는 과연 몇 명일까?

그저 화제만 몰고 다니다 끝나는 영상이 될지, 아니면 이대로 롱런하는 캐릭터가 될지는 시청자 숫자에 달렸다.

왜냐하면 그들이 입김을 불어 넣어 동영상 조회수를 한껏 더 올려주기 때문이다.

영상만 자극적으로 올린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영상을 주도해 가는 BJ의 특색에 따라 성공 여부가 나뉜다.

“아우야. 얼른 들어가자꾸나! 몸이 근질 거려 죽겠다!”

천마는 금단 증상이라도 왔는지 발을 동동 굴렸다.

요 며칠 천강이 동영상 편집에 매달리면서 게임에 아예 접속을 하지 못 한 까닭이었다.

“뭘 그렇게 난리야. 고작 며칠 안 들어간건데.”

“어허. 아우는 정녕 모르겠느냐? 저 게임 안에 있는 몸과 이 몸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저 안에는 마나라는 것이 존재해 몸이 가볍고 힘이 넘치지만, 이 몸은 아무짝 쓸모가 없단 말이다! 심지어 근력도 없어서 뭐 하나 제대로 들기도 힘들다!”

“쩝. 하긴. 형이 평소에 운동을 아예 안 하긴 했지. 그러니까 내가 운동 좀 하라고 했잖아!”

“그, 그건 본좌가 그런 게 아니라 본래 이 몸 주인이 그랬던 거잖냐!”

“무슨 그딴 게 어딨어! 그게 형 몸이지!”

말은 그렇게 해도 천강은 여전히 의문이었다.

무술이라고는 배운 적도, 아니. 운동을 하기도 싫어하는 형이 저렇게 바뀌다니.

게임 안에서 보여 주는 움직임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뭘까. 이런 현상을 뭐라고 하는 거지?’

가끔 외국에서 나오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혼수 상태에 빠져 깨어나면 사람 성격이 바뀌고 갑자기 못 하던 걸 할 줄 아는 경우도 있다고.

또 갑작스러운 정신 이상에 전혀 모르던 외국어를 구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건 대체 무슨 경우일까?

‘천마 정신병이라고 해야 하나?’

천강은 돈을 결제하고 천마와 함께 각자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 눈을 떴을 때였다.

“뭐야. 이 많은 사람들은.”

“오! 왔다!”

“저, 저거 천마 아니야?”

“맞네! 맞아!”

한산했던 엘리 마을에 플레이어들이 바글바글하게 모여 있는 게 아닌가? 거기다가 사람들은 천마를 알아보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천마는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에게 달라 붙으려 하는 플레이어들을 쳐내고 있었다.

“쯧. 물러나거라. 감히 본좌의 몸에 손을 대려 하다니. 그랬다가는 본좌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오오. 그냥 영상에서만 그런 줄 알았더니, 진짜 컨셉충이었잖아.”

“컨셉 죽인다.”

천강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슬그머니 방송을 켜 보았다. 이 정도 사람이 모여 들었다는 건 분명 방송도······.

-이게 며칠 만이냐?

-천하! (천마 하이라는 뜻)

-천하!!

-천하!!!!!

-방송 뜨기만을 기다렸다!!!

-우오오오옷!!!

-천마 형이 새로 스킬을 오픈했다기에 와 봤다.

-얼른 공개 해라!!

천강은 시청자 숫자에 순간 심장이 멎을 뻔했다.

“마, 만명?!”

그야 말로 화제의 중심이 된 극한의 컨셉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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