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
30. 종이로 만든 세상(4)
“자네들.”
난쟁이는 기분이 나쁘다는 티를 팍팍 내며 말했다.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겠는가?”
이걸로 난쟁이의 항복 선언이 무슨 뜻인지 분명해졌다.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는 히죽 웃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는 법이지요.”
“흠.”
나는 차분히 기다렸다. 지금 이 상황에서 제일 아쉬운 건 저쪽이다. 다리화가 빗장을 걸어 잠근 이상 난쟁이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모양이니까.
나는 난쟁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큰 목소리로 다리화를 불렀다.
“다리화여, 다리화여.”
다리화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굽어보았다. 뱀 같은 모양새는 아직도 영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이산래의 말대로 다리화는 인간을 싫어하지 않았다.
다리화에게는 자신의 거대한 몸에 비해서 한없이 작은 인간의 말을 들어줄 자비가 있었다.
[무슨 일인가, 작은 인간이여.]
“저 난쟁이가 잠깐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그건 내게 달린 일이 아니지 않느냐. 그대의 마음은 어떤가, 작은 인간이여.]
이 어찌나 관대한 말이 아닐 수 있겠는가. 다리화를 보면서 강철이를 떠올렸던 것을 반성했다. 과연 진짜배기 이무기는 달랐다.
“오랜 시간은 힘들지만 잠깐이라면 괜찮습니다.”
그 말을 하며 실실 웃었다. 난쟁이의 안색이 좋지 못하다. 내 웃음에 결국 자신에게 선택지가 많지 않은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크으음.”
난쟁이에게 소원을 빌고, 빌고, 빌어서 방앗간집 딸에서 왕비가 된 여인은 최후의 대가를 지불하기 싫었다. 그에 난쟁이는 여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면 없는 일로 해 준다고 하였다.
결국 여인이 난쟁이의 본명을 알아내자, 난쟁이가 어떻게 했더라? 마구 화를 내다가, 분을 못 이기고 자신의 몸을 반으로 갈라 버렸다고 했다.
죽지는 않았다. 죽었다면 그 뒤로도 역사책에 등장하지 못했을 테니까. 대신 왕과 왕비는 난쟁이의 이름을 잊지 않도록 동상을 만들었다. 자신의 몸을 반으로 갈라 버리는 난쟁이 동상이다. 동상의 아래에는 쇠로 만든 판에 룸펠슈틸츠킨을 새겨 놓았다. 아무도 이 악마 같은 난쟁이의 이름을 잊어버리지 못하도록.
“……좋네.”
난쟁이의 지팡이가 바닥을 짓밟다 못해 파헤치고 있었다.
“그래,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
난쟁이의 얼굴이 추악하게 일그러져 있다. 깡마른 몸이 으득으득 뒤틀렸다. 뭐라도 튀어나올 분위기라 긴장했지만 다행히 난쟁이는 진정했다.
난쟁이는 엉망이 된 바닥을 발끝으로 문지르며 입술을 비틀며 말했다.
“다만 무게 추는 이 경우에도 동일하네.”
나는 턱을 까닥이며 대답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난쟁이는 못마땅한 기색으로 지팡이로 바닥을 걷어찼다. 깡말랐지만 키가 큰 노인이 그러고 있으니 제법 위협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금 내 머리 위에는 이무기가 있지 않은가. 호가호위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호랑이가 여우를 아낀다면 여우 입장에서는 완벽한 이야기다.
“원하는 게 뭔가?”
난쟁이는 이를 으득으득 갈며 물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자고로 인간에게는 항상 가슴 속에 품어 온 소원 한 두 개쯤은 있기 마련이다.
내 상황의 경우 그게 좀 한정되고, 구체적일 뿐이다.
“아까 제가 알고 싶어 하던 게 있지 않습니까.”
기차에서 난쟁이와 주고받았던 대화를 떠올렸다. 난쟁이에게 물었던 것 중 그나마 지금의 무게 추에 맞을 법한 것.
난쟁이는 한쪽 눈썹을 치켜뜨며 되물었다.
“8년 전?”
“네.”
“흠.”
난쟁이의 지팡이가 잠시 평온을 되찾았다. 툭툭. 난쟁이의 발밑은 완전히 엉망이 되어 있었다.
난쟁이는 눈을 감은 채 잠깐 고민했다.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오늘이 입만 움직여서 괜찮냐고 물어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 정도면 비슷하겠군. 대신 저 아가씨 몫은 없어. 그래도 괜찮은가?”
“네, 괘, 괜찮, 아요.”
내가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오늘이 냉큼 대답했다. 오늘은 나를 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난쟁이는 지팡이 장식을 매만졌다. 아직 오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였다.
“다만 그렇게 되면 한쪽에 너무 쏠려 버리는군. 이건 공평하지 못하지.”
바닥을 두드리던 지팡이가 멈췄다.
“아직 용이 되지 못한 이에게 전할 말은 아가씨가 듣게나.”
“네, 네?”
“이 남자는 변칙적으로 충분한 대가를 받았네. 거기에 덕까지 쌓이면 감당하지 못할 거야.”
“네……?”
“그리고 아가씨도 대가를 받아야하지 않겠는가? 나를 이리 몬 것은 두 사람이 같이 한 일인데.”
서서히 평정을 되찾았는지 난쟁이의 분위기가 완전히 평소로 돌아왔다. 나는 눈을 찌푸리며 물었다.
“오늘 씨에게 나쁜 일은 아니죠?”
난쟁이는 코웃음 쳤다.
“나쁜 일? 평범한 인간이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쌓지 못할 덕을 한 번에 쌓는 일일세.”
난쟁이는 오늘을 쓱 훑었다.
“그 묵주에 기도를 쌓은 것도 저 아가씨였군. 아가씨에게 덕이 쌓이면 어마어마해지겠어.”
그렇게 중얼거린 난쟁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다리화를 보았다.
“물론 최고 수혜자는 그대지만.”
난쟁이는 지팡이를 잡은 손을 쭉 뻗었다. 지팡이의 끝부분이 바닥에 아슬아슬하게 닿았다. 난쟁이는 그대로 빙글 한 바퀴 돌았다. 크게 힘을 준 것 같지도 않아 보였는데 지팡이가 스치자 종이로 만들어진 풀이 지팡이가 지나가는 방향으로 꺾였다. 난쟁이가 멈추자 꺾인 풀들은 작은 원을 그렸다.
“이 안으로 들어오게.”
난쟁이가 손짓했다. 나는 주춤거리며 다가갔다.
원은 크지 않았다. 내가 들어가자 빠듯하게 채워졌다.
“이무기와 저 아가씨에게는 들리지 않을 걸세. 비밀 보장이 중요한 사업이거든.”
난쟁이는 못마땅한 눈으로 말했다.
“나를 이렇게 화나게 만든 건 그 계집애 이후로는 자네가 처음이네.”
“비즈니스에서 그런 걸 티 내면 아마추어죠.”
“……바로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말이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어쨌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니, 일은 규정에 맞게 처리하겠네. 알고 싶은 걸 정확하게 말해 보게나.”
“……8년 전, ‘정해준’이 빌었던 소원을 알고 싶습니다.”
“접수했네. 오해가 없으면 하는 차원에서 설명하지. 나는 자네가 빌었던 소원을 알려 줄 뿐이네. 그 소원에 대한 내 답변은 알려 줄 수 없어. 자네가 무슨 대가를 치렀는지도 말하지 못해. 이해했나?”
“네.”
그 정도는 예상했다. 봐라. 생긴 것부터 깐깐하게 생겼지 않은가. 덤 같은 건 없겠지.
“그럼 말해 주겠네. 8년 전, 자네가 빌었던 소원은.”
난쟁이의 입이 움직였다. 기묘한 감각이다. 입술은 움직이지만 목소리는 공기를 통하지 않았다. 아사달이나 김유신, 다리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난쟁이의 말이 머리에 직접 새겨졌다.
“……었지.”
난쟁이는 빙긋 웃었다. 지금 내 표정이 괴상해졌다는 걸 스스로도 알았다. 아니, 그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긴 한데. 오히려 너무 상정 범위 안이라 김이 새 버렸다.
“두 번째는.”
뭐?
“……하나가 아닙니까?”
“흠?”
난쟁이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다가 아, 하고 말했다.
“내가 말 안 했나? 자네가 내게 빌었던 소원은 두 개였네.”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파 왔다.
* * *
나는 난쟁이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난쟁이의 원 안에 들어간 오늘을 보았다. 목소리가 충분히 들릴 만한 거리지만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보고 있는데도 입 모양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 와서 이상한 경험을 한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이제 이 정도로는 놀라지 않는다. 기억해라. 놀라지 마라, 정해준.
“…….”
슬쩍 머리 위의 다리화를 보았다. 그렇게 고대하던 용이 되기 위한 순간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아니지, 뱀의 표정을 구별하는 재주는 없으니 없어 보였다는 게 맞는 말이다. 다리화는 알기 어려운 얼굴로 해무 저편을 바라보았다.
“자, 이걸로 이야기는 끝났네.”
그러나 오늘의 표정이 어쩐지 이상했다.
“지, 진짜, 그, 그걸로……?”
“그렇네.”
난쟁이가 원을 빠져나오자 꺾였던 풀들이 원상 복귀되었다.
난쟁이는 다리화를 보며 외쳤다.
“아직 날지 못하는 이여, 아직 지상에 속한 자여! 그대가 구하는 답은 눈앞에 있소. 빗장을 여시오!”
다리화는 몸을 일으켰다. 새하얀 비늘이 반짝였다. 다리화의 왼쪽에는 달이, 오른쪽에는 해가 있었다.
덜컹.
덜컹, 덜컹, 덜컹.
아까 들었던 소리가 다시 들렸다. 빗장이 모두 열렸다.
난쟁이는 지긋지긋한 얼굴로 날 잠깐 봤다가 다리화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그대가 하늘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그 자리에 내가 있다가는 휘말릴 수도 있으니 이만 가 보겠네. 다음에 또 보길 기대하지.”
난쟁이는 다소 급한 모습으로 사라졌다.
“……아.”
오늘이 낮게 소리를 냈다.
“티, 팀장님이…… 싫, 어, 하실, 텐데…….”
그 문제가 있었군.
“그건…… 팀장님이 알아서 하시지 않을까요?”
“그, 그렇죠…….”
오늘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무렇게나 던진 말에 이런 반응이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평소 이산래의 행동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어쨌든 우리도 여기서 나가기나 합시다.”
오늘은 다부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고 잠이나 자고 싶었다. 이상하게 특별수사과만 엮이면 피곤한 일이 생긴단 말이지. 상성이 안 좋은 거 아냐? 아니면 특별수사과가 원래 그만큼 위험한 곳이라는 말인가?
“다, 리화여, 다리화, 여.”
오늘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리화는 머리를 숙였다. 다리화의 몸집을 생각하면 거의 코앞이라고 생각되는 거리까지 다가왔다.
오늘은 침을 꼴깍 삼키더니 말했다. 목에 걸고 있는 묵주를 꽉 쥐고 있는 채였다.
“당신, 이, 요, 용이, 되, 지, 못한, 이유는…… 다름이, 아, 아니라…….”
다리화는 오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늘에 뜬 해와 달이 기이함을 더해 주고 있다. 눈이 아파서 손등으로 꾹꾹 눌렀다.
“그대의, 요, 욕심이, 너, 무… 과했, 기, 때문, 입니다…….”
오늘은 다리화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요, 용에게, 허락, 된, 여의주는, 단, 하, 하나, 입니다.”
다리화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우리의 눈에는 달과 다리화, 해가 정확히 일직선으로 놓여 있게 되었다.
[그렇군.]
다리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구나.]
처음으로 다리화의 표정이 보였다. 다리화는 웃고 있었다.
다리화의 이마 아래서 무언가 우둘투둘 솟아나기 시작했다. 새하얗지만 어두운 빛을 머금고 있던 비늘이 별처럼 반짝이기 시작했다. 비늘에 머물러 있던 암묵 빛이 밤하늘처럼 부드러운 색이 되었고, 별이 되었다.
[이것은 나의 욕심이다.]
다리화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손을 내밀었다. 매의 발톱이 허공을 움켜쥐었다. 오색빛깔로 찬란하게 빛나는 구슬이 그 손안에서 반짝였다.
[나는 너희를 하지 않아도 될 일에 휘말리게 하였고 너희는 베풀지 않았어도 될 친절을 베풀었다.]
난쟁이의 뒤통수를 치겠다는 마음이 더 강했었지만 다리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리화는 갈기가 솟아난 꼬리를 움직였다. 바람이 휙 불어서 해무를 모조리 날려 버렸다. 끝없이 펼쳐진 꽃과 풀, 빈 집이 가득한 세상이 보였다.
다리화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를 도와준 작은 인간들이여, 이를 주마.]
어린아이 주먹만 한 구슬이 오늘과 내 앞에 하나씩 나타났다. 다리화의 손에 있는 구슬과 같은 빛깔이다.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다, 다리화여, 다리……!”
다리화는 오늘의 말을 가로막았다.
[나는 이제 산 자가 되었으니 두 번 부르지 않아도 되느니라.]
다시 바람이 불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것처럼 청량한 바람이었다.
바람은 우리를 지나 세계로 뻗어갔다. 종이로 만들어졌던 다리화의 세상이 바람이 닿을 때마다 생명을 얻었다. 종이로 만들어진 가짜 꽃과 가짜 풀이 진짜가 되었다. 달콤한 꽃향기와 싱그러운 풀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을씨년스러웠던 빈 집에 따스함이 감돌았다. 금방이라도 어린아이가 활짝 웃으며 골목 사이를 뛰어다닐 것 같았다.
용은 웃으며 말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너희는 그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바람이 불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눈을 뜰 수도 없을 만큼 세찬 바람이었다.
[집으로 가려무나, 작은 인간들이여.]
* * *
“오늘 씨! 해준 씨!”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슬며시 눈을 뜨자 아는 얼굴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두 분 다 괜찮습니까? 다친 곳은 없고요?”
“네, 괜찮은 것 같습니다.”
나는 자신 없이 대답했다. 손바닥이 조금 아려 왔다. 왼 손바닥 한가운데에 볼펜으로 콕 찌른 것 같은 점이 하나 있었다.
……여의주다.
“다행입니다. 그 난쟁이 놈만 혼자 튀어나오기에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걱정했습니다.”
이산래가 내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의미심장한 말에 혹시나 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새빨간 색으로 그려진 알 수 없는 문양 위에 뭐 씹은 얼굴로 서 있는 난쟁이가 보였다. 나는 복잡한 생각은 놔두고 난쟁이를 향해 씩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난쟁이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저, 저기…….”
긴장이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았던 오늘이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오늘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았다.
시커먼 먹구름이 목포 위를 가득 덮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처럼 어두운 하늘이었지만 공기는 청량했다. 기분 좋게 살랑대는 바람에는 희미하게 꽃향기와 풀냄새가 섞여 있었다.
먹구름 사이로 번개가 번쩍였다.
“용이군요.”
이산래가 경이로워하며 속삭였다. 현장에 나와 있던 수사과 사람들이나, 구경하던 시민들이 멍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카메라 소리와 기도하는 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먹구름 사이로, 여의주를 손에 쥔 용이 승천하고 있었다.
주먹을 꽉 쥐었다. 손바닥과 닿은 손가락 끝에 무언가 만져졌다. 찬란하게 빛나는 여의주. 내가 원하면 다시 빛을 발하며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8년 전, 정해준이 빌었던 소원은.’
난쟁이는 웃었다.
‘그대로 읊어 줄까? 우리 가족이 모두 살아 있으면 좋겠어요. 대단한 소원이었지.’
그래. 그건 예상한 내였다. ‘정해준’은 늘 가족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공사장에서 난쟁이를 만났을 때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건 그뿐이었다.
‘두 번째는.’
‘정해준’이 빌었던 두 번째 소원.
‘보호 능력을 달라고 했었네.’
주름이 가득한 얼굴이 음흉한 미소를 그렸다.
그런 미소를 짓고서 악마가 아니라고?
웃기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