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사제-185화 (18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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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드라실을 노려보던 엘메이라는 거대한 검은 반구가 하이엘프들을 죄다 집어삼키자 두꺼운 밧줄이 달린 커다란 화살을 들어 시위에 쟀다.

“그림자! 작전을 시작하라! 병사들 마화포 발사!”

시위를 떠난 수천여 개의 화살이 허공을 격하며 날아가 엘프들의 집 역할을 하는 나무에 박혔고, 밧줄에 활을 걸고 양손으로 잡은 엘메이라는 성벽의 나무를 뛰어내렸다.

그림자의 대원들은 밧줄을 타고 빠르게 활강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알로호모라의 출입 때문에 그나마 있던 경계병이 사라지자 빠르게 마화포의 지지대를 자신의 몸통보다 더 두꺼운 나뭇가지에 고정시키고 조립했던 병사들이 마화포를 발사했다.

꽈과과광! 꽈과과과광!

전장의 광기가 다시 이 세상에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광! 콰과과과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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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찢는 폭발음과 하늘로 솟구치는 화광에 몽블랑은 씁쓸히 웃었다.

“시작했네요.”

몽블랑의 옆으로 헌트 바슘과 베네딕트 전 추기경, 그리고 율리나와 지그문트의 정예들, 세베루스와 트리샤, 샤크티, 화이트, 아흘라니와 마르꼬네가 섰다.

새까맣게 탄 것도 모자라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살도 확연히 빠진 그들의 두 눈은 악과 깡만 남아 있었다.

그만큼 아흘라니가 주관했던 훈련이 힘들었다는 것이었다.

몽블랑도 멀쩡하진 못했다.

“가세나. 검은 태양인지 똥빛 태양인지는 모르는 그놈의 강림을 막기 위해선 빨리 없애 버려야지.”

“그건 그렇죠. 그럼 가죠! 카우트예의 힘의 대지! 카우트예의 바람의 대지!”

그 어떤 것보다 성스럽고 경건함을 일으키는 빛이 사방을 감싸는 순간 그들은 빛살이 되어 거대한 검은 반구를 향해 쏘아져 갔다.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넓게 퍼졌다.

몽블랑의 앞은 샤크티와 화이트가 막아서고 세베루스와 황금사자기사단은 멀찍이 떨어져 돌진의 쐐기 형태를 이뤘다.

그 순간 검은 반구가 꼭대기에서부터 흩어지며 사라졌고, 몽블랑은 시시덕거리는 알로호모라를 보며 입술을 비틀었다.

“모두 공겨역-! 카우트예의 심파안-!”

쿠우우우우! 꽈아아아앙!

크아아악! 캬아악!

몽블랑을 발견한 알로호모라의 얼굴은 구겨진 종이보다 더 처참히 일그러졌다.

“몽블랑 예거어-!”

“그래, 나 여기 있다! 씹새야! 봉인의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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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악! 끄아아악! 다크 선! 캬아악!”

“아, 알로호모라 님, 이대로 있다가는!”

“안다 알아! 아니까 입 좀 닥쳐라, 반트 몰록!”

알로호모라는 미쳐 버릴 것 같았다.

몽블랑 때문에 비틀어진 인생이 몽블랑 때문에 종결을 맞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렇게 끝낼 순 없었다. 그런데 도망칠 곳이 없었다.

“빌어먹을! 여기서 강림을 시킨다!”

“예? 하, 하지만 아직 제물이!”

“닥치고 그냥 해!”

“……예! 너희들은 강림이 끝날 때까지 저놈들을 어떻게든 막아라!”

“예!”

반트 몰록의 명령에 한데 모인 사제들과 해적들은 두꺼운 인의 장막을 쳤고, 알로호모라와 반트 몰록은 마법 주머니를 뒤집었다.

와르르르르르!

어린아이 주먹만 한 크기의 혈정과 검은 태양의 저주를 담은 유리병들이 바닥으로 쏟아지며 튕겨 나갔다.

“막아-! 강림을 시키게 놔두면 안 돼-!”

누군가의 외침에 알로호모라와 반트 몰록은 다급히 입술을 달싹이며 기괴한 언어를 내뱉기 시작했다.

그들의 양 손바닥에서 쏟아져 나온 검은 기운이 혈정과 유리병 들을 감싸며 사방으로 퍼트려 갔고, 또 어떤 문양을 그리도록 배치시켜 갔다.

그것은 한 달 전 빈 혈정을 엘븐가든 전역에 깔아 만든 강림진을 구동시키는 구동키이자 진정한 강림진이었다.

“오오! 검은 태양이시여, 당신의 제물이 여기 있나이다!”

사르르 만여 개가 훌쩍 넘는 혈정이 녹고, 유리병들이 깨지며 바닥이 피의 호수가 되었다가 곧 피들이 뭉치기 시작하며 거대한 마법진을 이뤄갔다.

우우우웅!

마법진에서 불길하기 짝이 없는 검붉은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몽블랑과 그 일행의 공세는 더욱 거세져 갔고, 사제들과 해적들은 필사적으로 막아 갔다.

웅! 웅! 웅! 웅! 웅!

강림진은 알로호모라와 반트 몰록의 입이 달싹일수록 계속 더 진한 검붉은 기운을 뿜어 갔다.

검붉은 기운이 점점 규모를 키워 가며 몽블랑과 일행을 넘어 엘븐 가든 전역으로 퍼져 갔고, 곧 엘븐 가든 전역이 검붉은 태양이 뜬 듯 불길한 색채로 물들었다.

강림진의 공명은 계속해서 커져 갔고, 끝내는 귀를 막지 않곤 버틸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던 순간 갑자기 공명이 사라져 버렸다.

실패가 아니었다.

마지막 제물을 원하는 것이었다.

살벌이 눈을 빛낸 알로호모라는 반트 몰록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감고 있던 눈을 뜬 반트 몰록은 잔인하게 입술을 비틀며 알로호모라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내가 이걸 모를 줄 알았습니까! 당신이 몰래 중얼거리는 소리를 다 들었습니다, 알로호모라 님!”

“네, 네놈!”

퍼어억!

“크악!”

가슴을 얻어맞은 알로호모라는 가장 짙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강림진 중앙으로 날아갔다.

쿠당탕.

구르다 벌떡 일어난 알로호모라는 반트 몰록을 향해 달려들려 했으나, 갑자기 발밑에서 솟아오른 피가 그를 집어 삼켰다.

“아, 안 돼-!”

알로호모라는 붉게 물들어 가는 시야에 절망했다.

콰르르르르! 콰드득! 콰득!

뼈가 부셔지는 괴악한 소리가 잠잠해지자 알로호모라가 잡아먹힌 곳에서 하늘을 향해 거대한 검은 빛의 기둥을 쏘아 냈다.

쿠와아아아아앙!

검은 빛의 기둥은 엘븐 가든 전역으로 커져 가며 모든 이를 집어 삼켰다.

“크아아악! 카악! 왜, 왜 이래! 사, 살려 줘!”

온몸을 찌릿찌릿 울리는 거대한 감동, 검은 빛의 기둥 속에서 느껴지는 막대한 존재감, 반트 몰록은 급히 양 무릎을 꿇으며 양팔을 가슴에서 교차시킨 채 상체를 깊게 숙였다.

파아아아앙!

검은 빛이 터져 나가고, 다시 세상은 밝아졌다.

아니, 밝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어둡다고도 할 수 없었다.

하늘에 높이 뜬 검은 태양까지 합하여 기괴하기 짝이 없는 세상이었다.

그 중앙에 검은 형태가 기운을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점점 인간의 형태를 이뤄 갔다.

알로호모라와 똑같이 생겼으나, 머리가 검고 두 눈도 검었다.

-오랜만에 보는 하늘이로군.

몽블랑이 그토록 막고자 했던 검은 태양이 강림한 것이다.

반트 몰록은 전율에 몸을 떨었다.

“검은 태양님의 강림을 경하드리옵니다-!”

-……내 노예로구나. 헌데, 어찌 내 힘이 이렇게 불안하고 모자란 것이지?

검은 태양의 전신에서 끔찍한 살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크흑! 저, 저놈들 때문입니다, 검은 태양님! 저놈들 때문에 충분한 제물을 모으지 못 했나이다!”

검은 태양의 시선이 멈춰 서 있는 몽블랑과 일행에게로 향했다.

-네놈! 카우트예의 종자로구나! 칼리에 엘더, 지그문트와 율리나라니! 내 적이 모두 여기 있구나! 이놈들-!

콰아아아아아!

@

폭사되는 거대한 힘을 카우트예의 보호를 통해 막은 몽블랑은 미라가 되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검은 태양의 사제들을 보곤 다급히 외쳤다.

“마스터 이하는 모두 빠지세요!”

지그문트와 율리나의 사제들, 황금사자 기사단은 급히 수백 미터 밖을 향해 뛰었다.

자신들이 있어 봐야 짐이 된다는 것을 그들도 아는 것이었다.

그들이 뒤로 빠지고 이종족 노예들을 탈출시키던 아흘라니와 마르꼬네가 달려와 몽블랑의 옆에 섰다.

몽블랑은 시간이 끝나 부서져 가는 카우트예의 보호에 급히 마법 주머니에서 성물인 왕관을 꺼내 머리에 썼다.

우웅!

그 순간 몽블랑이 착용하고 세 개의 성물과 왕관이 빛을 뿜었다가 사라졌다.

세베루스는 몽블랑의 곁에 서며 땅을 툭툭 찼다.

“엄청나구먼. 제대로 강림했으면 정말 끔찍했겠어.”

“그렇지.”

이 불안전한 강림에도 여기 전원이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검은 태양의 존재감은 잔인할 정도로 거대했다.

몽블랑은 앞으로 걸으며 세차게 뛰는 심장에 입술을 핥았다.

“어이, 우리가 서로 통성명할 사이는 아니지? 좋게 사라질래, 아니면 졸라 게 터지다 사라질래?”

-흥! 네놈을 죽이고 이 중간계를 나의 대지로 만들 것이다!

“오케이, 협상 결렬이네. 나도 너 그냥 보내 줄 마음은 없었어. 모두 죽여요!”

차아아압! 크히아압!

-크하하하하! 부나방 같은 것들이구나!

콰아아아아!

순간 검은 태양의 발밑에서 솟아오른 검은 기류가 촉수처럼 뭉쳐 쏘아졌다.

날아드는 수백 개의 촉수에 몽블랑과 최후 결전의 영웅들은 무기를 휘둘렀다.

쩌어어어엉!

@

율리나의 문양을 그리며 선 중앙의 헌트 바슘과 율리나의 추기경들의 몸에서 발현된 거대한 신성력이 커다란 화살을 이루었다.

“세인트 버스터!”

콰우우우!

“질 수 없지! 흐아아아압!”

서로 눈을 마주친 아실리 주교와 베네딕트의 몸에서 신성력이 뿜어져 나와 하늘로 솟구쳤다.

“디바인-! 피스트-!”

쿠와와와왕!

“셀라이론! 실라이론!”

검붉은 새가 공간을 접으며 날고, 비취빛의 거대한 늑대가 대지를 질주했다.

쩌어엉!

발에 차여 솟구친 화염의 오러를 휘감은 르네의 칼날이 검은 태양을 감싼 기운을 가르고, 차릉! 방울 소리와 함께 찾아든 소멸의 검은 기류가 채찍처럼 휘둘러졌다.

대기가 깨져 나가고, 땅과 하늘이 뒤집어졌다.

-이! 이! 개 같은 것들이-! 죽어라-!

촤아악!

“컥!”

“꺄흐윽!”

모두는 순간 시간이 정지된 것 같았다.

눈도 깜빡이지 않았는데 언제 일어났는지 모를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일어난 검은 가시들이 그의 머리를 노리고 허리를 노리던 아흘라니와 마르꼬네, 세베루스, 사크티, 화이트의 전신을 꿰뚫어 버렸다.

근접해서 공격하는 사람들이 모두 죽어 버린 것이다.

전력의 반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크흐흐! 이놈의 기억을 통해 읽어 보았지! 네놈 하루에 한 놈밖에 못 살린다고?

흠칫!

헌트 바슘과 베네딕트를 위시한 사제들의 눈에 절망이 깃들었다.

하루에 한 명, 그것은 권력자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제 죽는 일만 남았구나! 흐하하. 이런!

검은 태양은 웃음을 멈추며 얼른 기운을 뭉쳐 방패를 만들었다.

“루나틱 라이트 브레이커-!”

“시 워터 크림슨!”

콰우우우우! 쩌어어어엉!

자신들의 뒤에서 쏘아진 두 줄기 빛의 포격에 몽블랑과 타 교단의 사제들은 뒤를 돌아봤다.

베아트리체와 세이머스, 세르큐리안, 세피리안, 그리고 포비아의 교황과 그 추기경들이 위세 등등한 모습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몽블랑은 한숨을 내뱉었다.

“왔나? 안 올 줄 알았는데 말이야.”

“주인공은 가장 위험한 시기에 등장해야 하는 거죠!”

“여왕과 담판을 짓느라 힘들었다! 쿠할란에선 포비아가 국교나 다름없지 않느냐!”

세르큐리안과 포비아의 추기경 아만다 카 포비리안의 말이었다.

-크하하핫! 신이 아닌 것들의 권능이 이 몸에게 닿을 성싶더냐! 내 힘을 회복시킬 제물들만 늘어나는구나!

짐승이 으르렁거리듯 듣기 싫은 톤의 음성이 울려 퍼지자 사람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빈틈을 노려 교황과 추기경이 힘을 합한 신성 마법을 펼쳤는데도, 검은 방패는 금만 가 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다시금 절망이 그들의 몸을 휘감았고, 패배란 두 글자가 그들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자신들도 이럴진대, 변변한 공격이 없는 몽블랑이라면 더 했다.

사람들의 눈에 포기란 감정이 들어찼다.

그 순간 갑자기 세피리안은 몽블랑의 옷깃을 툭툭 잡아챘다.

“언제까지 장난 칠 거야? 정말 성격 나빠.”

몽블랑은 순간 얼굴에 꽂히는 시선에 나른히 웃으며 왕관을 매만졌다.

교황을 넘어 신의 아바타의 권능을 담은 성물, 부활의 관.

“세페스 님이 가르쳐 준 거냐? 아, 저놈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더 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뭐 시간도 다 되어 가니 해 볼까?”

타악!

성자의 지팡이가 바닥을 찍는 소리가 청명이 울려 퍼졌다.

“신의 권능 발현. 카우트예의 부름.”

후와아아아악!

몽블랑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간 빛이 죽어 간 세베루스와 아흘라니, 마르꼬네, 샤크티, 화이트를 감쌌고, 그 순간 다섯 개의 빛의 기둥이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뭐, 뭣!

검은 태양은 다시금 느껴지는 칼리와 엘더 비스트의 기운에 자신도 모르게 주춤 물러섰다.

“너 나 늦게 살렸지?”

죽기 전에 없었던 루나와 포비아의 추기경과 교황들에 세베루스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뭐, 살아났으면 됐잖아?”

“빌어먹을 새끼!”

촤앙!

르네는 다시 검은 태양을 향해 겨눠졌다.

그리고 나머지 넷의 오러 블레이드가 솟은 무기도 검은 태양을 향해 겨눠졌고, 나중에 보자며 몽블랑을 일견한 네 교단 사제들의 몸에서도 신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몽블랑은 당황한 검은 태양을 향해 씩 웃어 주었다.

“어이, 검은 태양. 2차전 시작해야지?”

-이 개 같은 자식들! 죽어라-!

콰아아아앙!

@

죽여도, 죽여도 계속 살아나 달려들었다.

이쪽의 힘은 점점 감소해 가는데, 저쪽은 다시 살아날 때마다 힘이 전혀 줄어들지 않은 최상의 상태였다.

이런 끔찍한 참사의 주범인 카우트예의 종자만 죽이면 끝이건만, 사방에서 쏘아지는 성주포격과 끈질기게 늘러붙어 발을 잡는 다섯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하늘로 솟으려 해도 어느덧 몸을 감싸는 카우트예의 힘으로 이뤄진 족쇄 때문에 불발로 그쳐야 했다.

거기다 힘이 되어 줘야 할 반트 몰록은 이미 적에게 제압되었다가 자신이 힘을 빨아들인 지 오래라 쓸모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힘의 소모를 막기 위한 무조건적인 방어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자신의 권역 밖에서 해가 일곱 번 지고 뜨는 가운데 바닥을 드러냈다.

-이 질린 것들!

몽블랑은 형태 자체가 흔들리는 검은 태양과 점점 밝아지는 하늘을 보며 나른히 웃었다.

“그러니까 내가 좋게 사라지라고 했잖아. 그럼 이런 험한 꼴도 안 당했을 텐데 말이야. 안 그래?”

-빌어먹을!

검은 태양은 눈을 굴리며 눈치를 보았다.

-지, 지저에서 살겠다! 날 보내 주어라! 나 역시 신이었던 존재! 내 신성을 걸고 약속하겠다!

“지랄하네. 지금 와서 그러기엔 조금 늦었다고 생각지 않아?”

-……내 죽는다 하여도 네놈만은 함께 죽으리-!

푸화아아아악!

정말 같이 죽으려는 듯 형태는 사라지고 검은 빛줄기가 되어 몽블랑을 향해 쏘아졌다.

“얼씨구? 봉인의 대지.”

촤르르르륵!

새하얀 쇠사슬이 검은 빛을 감싸며 옥죄었다.

-크아아아악!

몽블랑은 하늘을 향해 지팡이를 들었다.

검은 태양의 형태가 흩어진 순간 근접 공격을 하던 다섯은 20미터 밖으로 물러난 상황이라 몽블랑은 거침없었다.

“자, 그럼 모두 마지막 공격 준비하시고오-!”

콰우우우우우!

사방에서 힘이 폭사되어 쇠사슬에 잡혀 발버둥치는 검은 태양을 노려갔다.

“자, 그럼 이제 끝을 보자! 반트 몰록 당신도! 카우트예의 심판-!”

쿠우우우! 쩌어어어엉!

* 에필로그

카우트예 학원 도시 고등부 역사학 과제

새벽과 황혼의 전쟁 이후 카우트예 교단의 초대 교황 몽블랑 예거에 대하여.

작성자 : 멜리나 드 헤세.

새벽과 황혼의 전쟁 이후, 라르세리아 대륙의 역사는 카우트예 교단의 교황 몽블랑 예거의 등장 전후로 다시 한 번 전환점을 가지게 된다.

그의 손에 의해 탄생된 빈민도 위하는 ‘학원과 학교’는 그간 가진 자의 것이었던 ‘지식’을 대륙 전체에 퍼트렸고, 역시 가진 자만이 치료할 수 있었던 질병도 ‘병원’을 설립하여 대륙 그 누구라도 금세 낫게 하였다.

그 외에도 토지의 활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인구 증가에 혁혁한 공을 한 ‘아파트’나 바쁜 출근길과 점심을 배부르게 한 ‘카우트예&귀네슈 페스트 푸드’, 문화 혁명이라 할 수 있는 ‘영화’ 등 그가 탄생시키고 이룩한 것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부모들의 등골 브레이커 ‘토이월드’도 빼 놓을 수 없다.

그런 그의 가장 큰 힘은 역시 대륙민이 모두 아는 부활이었다.

죽은 자를 다시 일으키는 부활로 인하여 권력자의 수명이 극히 늘어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권력자들은 채 150세를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맞이했다.

단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권력자들의 습성을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81세의 나이로 타계한 인류 발전의 영웅이자 마도공학의 아버지 9클래스의 대마도사 게르만 드 헤세 공작이었는데, 그가 마지막에 남긴 유언을 보면 권력자들이 죽음을 받아들인 이유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었다.

씨발, 이젠 이 저주도 지긋지긋하다! 언제까지 부려 먹을래! 돈이고 명예고 지랄이고 다 필요 없으니까 좀 죽자! 다시 살리지 마! 이 개새끼야-!

그 외에도 세베루스 드 카쉬모프 공작, 트리샤 드 카쉬모프 공작 부인, 아흘라니 드 루프트 전 추기경 겸 카우트예 신성 기사단의 전 단장 등등 수많은 귀족들이 초대 교황 몽블랑 예거의 눈을 피해 자취를 감추고 죽어 가면서 이와 비슷한 유언을 남겼다.

이렇듯 그들은 영원한 생의 이어짐을 저주로 표현하며…….

후략.

추신 : 제 글이라면 초대 교황님도 보실 거라 생각하고 씁니다!

우리 증조할아버지 좀 그만 살려요, 초대 교황님!

게르만 고조할아버지면 충분하잖아요! 족보 좀 그만 꼬으라고요!

탁!

“보셨습니까?”

메조른 제국의 북부와 아후라 제국의 남부, 라르세리아 대륙 유일의 신성왕국인 카우트예 신성왕국의 왕도, 대신전 안엔 생전 여러 여자 울렸을 법한 미청년이었을 백금발의 노인이 젊은 모습 그대로의 몽블랑에게 ‘레포트’를 넘기며 코웃음을 쳤다.

몽블랑은 레포트를 보며 끄응 얼굴을 구겼다.

“아버지, 이제 좀 가시죠?”

“흐음, 이 새끼가 이랬나? 어쩐지 찾을 수 없더라. 지능적인 새끼. 거, 시키면 얼마나 시켰다고…….”

말을 돌리는 그의 모습에 몽블랑의 아들 랑시아 드 세인트 카우트예는 얼굴을 와락 구겼다.

“아버지, 저도 좀 죽읍시다! 제 자식이나 손자 들한테 이게 무슨 추태예요! 아버지나 내가 가야 걔들도 제대로 교황직을 물려받는다니까요! 늙으면 죽어야 한단 말입니다!”

“시끄러, 이 자식아! 아직 대륙에 못 가 본 곳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오늘도 네 엄마랑 샤크티, 화이트와…….”

“아버지-!”

《기적의 사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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