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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당신은 몰랐겠지. 그 어미에게는 비겁하면서도 성격이 개 같은 남편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야. 돌아온 남편은 상황을 알고 아내를 때려 죽였어. 그리고 아이를 버려 버렸지. 그때 난 고작 열두 살이었어! 고작 열두 살밖에 안 된 계집년이 고아들에게 순결을 짓밟히고, 사창가에서 구르게 됐다고! 그 지옥에서 견디고 견뎠어! 네놈을 찢어 죽일 그날을 기다리며! 그런데 힘이 없었어! 그렇게 포기란 이름으로 죽어 가던 날 살려 준 게 레벌 보스야! 놀랜드 오빠고! 카우트예 님이야! 이제 네가 왜 죽는지 알겠지? 정력제라고 좋다고 처먹었을 때부터 당신이 죽는 건 확정되었던 거야! 다만 당신만 몰랐을 뿐이지! 호호호호호!”
마리아가 먹고 바른 약은 머스탱의 몸 안에 쌓인 정력제의 효과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역할이었다.
광기 가득한 웃음을 짓는 마리아의 눈에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한참을 웃던 그녀는 이를 악물며 돌아섰다.
“잘 가. 다시 태어나면 나 같은 년은 만나지 말길 바라.”
추운 날씨를 막고자 가지고 왔던 로브를 걸친 마리아는 머스탱의 저택을 빠져나갔다.
저택의 앞엔 마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마리아는 마부를 바라봤다.
“끝났어요.”
“수고했다. 뒷정리는 우리가 하지.”
마부가 손가락을 튀기자 마차 안에서 복면을 쓴 십여 명의 사내들이 나와 저택으로 달려갔다.
그중 한 명의 어깨엔 묵직한 무언가가 든 자루 하나가 들려 있었다.
“이제 난 어디로 가면 되죠?”
“……신분이 세탁되면 카우트예 학원도시로 가게 될 거다. 거기서 네가 좋아하는 것이나 하고 살아. 가게와 정착금은 줄 테니까.”
“어머, 정말 성지로 가는 건가요?”
“그래, 가서 채석장 병사나 꾀어 봐. 위험할 일도 없고, 허리 힘도 좋을 테니까…… 타. 데려다주지.”
“네!”
마리아를 태운 마차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날, 지그문트의 총단에 남아 있던 사제의 80%가 죽었다.
그리고 황태자 트로이에게 합류했던 교황과 추기경들을 따라나선 사제들 중에서도 60%가 심장마비나 독살로 죽음을 맞이했다.
지그문트가 완전히 무너진 순간이었다.
그런데 카이사르의 명을 받은 정보국의 정보 조작에 의해 교황과 추기경들은 그 사실을 모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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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트로이를 위시한 대군이 알타이른 제국의 남쪽 국경을 넘고, 8황자 트리스탄이 아후라 왕국과의 접경 지역에 다다른 순간, 수천의 포성이 울리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와 동시에 메조른 1차 원정군과 유페니언 왕국의 원군 사이에 끼게 된 발렌시아 후작을 비롯한 삼십만의 파하란 정벌군은 마화포의 악마와 같은 화력에 불타올랐다.
푸욱!
네 자루의 단검을 몸에 박은 발렌시아 후작은 허탈이 웃으며 하늘을 바라봤다.
“저 하늘이 본 제국을 돕지 않는 것 같구먼.”
마화포의 화력과 사정거리가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더 우월했다.
“우리가 좀 더 준비했을 뿐이오.”
“그런가. 하늘은 언제나 준비한 자를 돕는다 하였던가?”
아흘라니는 미간을 좁혔다.
“그 말은…….”
“적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것은 장수의 덕목일세. 고작 3년 사이에 이 정도의 세를 위시한 카우트예란 곳이 궁금하여 알아보았던 것이네. 사람이 참 좋더구먼.”
“그 칭찬, 이곳으로 오시고 계신 성자님께 전해 드리도록 하겠소.”
“그거 고맙구먼.”
“……유언은 없소?”
“유언이라…… 모든 걸 가지고 산 사람에게 무슨 후회가 있겠나. 다만, 미련이 있다면 폐하께서 대륙을 일통하신 모습을 보지 못한 것뿐이지. 이제 그만 보내 주시게. 힘이 드는구먼.”
“……잘 가시오.”
아흘라니는 한 자루의 단검을 빼 그의 목을 그었고, 발렌시아 후작은 다가오는 단검에 눈을 감았다.
“어쌔신 로드 둘과 자웅을 겨루어 영광…….”
아흘라니는 얼굴을 덮치는 피를 무시하며 바닥에 떨어지는 발렌시아 후작의 머리를 받아 높이 쳐들었다.
“우와아아아아!”
“이겼다! 승리했다!”
“꿇어, 이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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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조른 1차 원정군과 유페니온에서 온 원군은 총사상자 십만을 낳고서 알타이른에서 보낸 파하란 정벌군 삼십만을 몰살시킬 수 있었다.
파하란 정벌군 중 살아남은 병사는 고작해야 삼만, 그들은 모두 포로가 되었고, 그 자신들이 약탈한 보물들을 말 대신 끌어야 했다.
1차 원정군의 총사령관인 멤퍼스 후작과 유페니언의 원군의 총사령관 라인하르트 후작은 서로의 군을 합하여 북상을 준비했다.
북상을 하다가 메조른의 2차 원정군과 만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바로 떠날 수 없었다.
유페니언의 원군에 참전한 육만의 카만 교단의 사제들이 율리나교단의 총단에 들르기로 한 것이었다.
치료나 신성 마법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그들 때문에 진군을 멈춰야 한다는 것에 양측의 수뇌부들은 못마땅했지만, 전시에 가장 필요한 것이 사제였기에 어쩔 수 없이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율리나 교단의 총단이 있는 도시에 이 많은 숫자가 들어가면 혼란에 빠질 수 있기에 멤퍼스 후작과 라인하르트 후작은 도시 밖에 군영을 펼쳤다.
그로부터 이틀 후, 카만 교단이 무슨 설득을 한 것인지 율리나 교단의 교황 헌트 바슘 율리니안과 오백의 사제를 데리고 함께 합류하였다.
그렇게 양국, 양교단의 연합군은 다시 북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드레 후, 메조른 2차 원정군의 합류를 반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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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이곳까지 오며 두 눈으로 직접 본 참상 때문이었다.
사방에 피와 시체가 난자해 있고, 마을은 화마가 훑고 지나간 듯 박살 나 있었다.
부패해 퉁퉁 부어 버린 작은 생명의 썩어 버린 두 눈을 떠올린 몽블랑은 이를 악물며 고개를 저었다.
세베루스는 씁쓸히 웃으며 몽블랑의 등을 두드렸다.
“지휘부 막사에 도착했다. 표정 펴.”
“……후, 그래.”
얼굴을 만지며 억지로 얼굴을 편 몽블랑은 지휘부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라리우스 공작과 멤퍼스 후작등의 메조른 귀족들과 얼굴 모를 유페니언의 귀족들이 안에 몰려 있었다.
몽블랑은 분분히 일어서는 그들에게 인사를 하며 자리에 착석했다.
회의는 별것 없었다.
남하하는 제국군을 어디서 어떻게 막을지를 논의할 뿐이었다.
그렇게 저녁이 될 때까지 회의를 하고 지휘부 막사를 나선 몽블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래?”
“카만의 교황 말이야, 분명 그네들에겐 난 적이나 마찬가진데 너무 잘해 주는 게 이상하지 않아?”
“……하긴 그렇더군. 널 마치 은인처럼 대접하더군. 바라모스란 작자가 그 교황의 반대 파벌이었나? 그러고 보니 바라모스 추기경이 보이질 않더군. 분명 다른 추기경들은 다 있었는데도 말이야. 그걸 비춰 보면…….”
“역시 그런가?”
몽블랑은 뭔가 이상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상황에서 적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었다.
어깨를 으쓱인 몽블랑은 자신의 막사로 돌아가려다가 다가오는 한 노파를 보곤 환하게 웃었다.
“로네 마하트마 추기경님!”
오늘내일하던 가르티안의 치료를 위해 메조르니아에 모였을 때, 안면을 익힌 율리나 교단의 추기경 로네 마하트마였다.
“오랜만이에요, 예거 교황.”
“에이, 교황은요. 이제 추기경 정도인데요, 뭘.”
“후훗, 여전히 재미있군요. 시간이 되나요?”
“오~ 데이트 신청이신가요? 신사인 저로서는 미녀의 데이트 신청을 거부할 수 없죠!”
몽블랑은 얼굴이 굳은 세베루스를 바라보며 눈으로 무어라 말했고, 세베루스는 피식 웃으며 돌아섰다.
“루시아한테 이를 거다.”
“헹! 그러시던가! 자, 그럼 가실까요?”
“호호호!”
몽블랑은 로네 마하트마가 이끄는 데로 따라가다가 엄청 크고 화려한 막사와 그 안에서 느껴지는 몇 개의 인기척에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돌아서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들어나…… 응?’
몽블랑은 안에 있는 낯익은 얼굴 셋에 의아해했다.
그러다 이를 악물며 지팡이를 들었다.
“늦다.”
푸우우욱!
몽블랑은 배신에 찬 눈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곳엔 눈에 초점이 없는 로네 마하트마가 검 자루를 쥐고 있었다.
몽블랑은 목을 향해 맹렬히 쇄도해 오는 바라모스의 검에 헛웃음을 지었다.
“빌어먹을.”
서걱!
몽블랑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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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 크하하하하!”
알로호모라는 드디어 복수를 마쳤음에 웃음을 터트렸다.
반트 몰록과 바라모스 추기경 역시도 웃음을 터트리며 목이 떨어져 나간 몽블랑을 걷어찼다.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알로호모라 님?”
알로호모라는 인형처럼 눈에 초점이 없는 로네 마하트마와 율리나 교단의 교황 헌트 바슘 율리니안을 바라봤다.
“예정대로 저놈들에게 뒤집어씌우고, 우린 율리나를 완전히 장악하고서 전쟁을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이놈의 도시로 향한다! 그곳을 먹어치우고, 카우트예의 모든 사제를 검은태양의 종으로 바꿀 것이다! 크하하하! 지옥에서 지켜보아라! 네놈의 연인이 내 배 밑에서 어떻게 울어 댈…….”
쿠웅!
알로호모라는 급히 빛이 나기 시작한 몽블랑의 시신을 바라봤다.
빛은 순식간에 커지더니 곧 폭사하며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크읏!”
눈을 가리며 물러선 알로호모라는 곧 빛이 가시자 눈을 떴다가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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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은 알로호모라를 보며 이를 드러냈다.
“어이, 다시 말해 봐. 뭘 어쩌고 어쩐다고!”
몽블랑은 성자의 지팡이로 그들을 가리켰다.
“씨발 놈들아, 뒈져 버려! 심판의 대지!”
쿠우우우! 꽈아아아앙!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