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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사제-142화 (142/185)

<-- 144 회: 5-19 [정말 잘한 일일까요?] -->

쿠우웅!

마지막 괴물이 쓰러져 내리며 전투는 끝을 맺었다.

그와 동시에 메이슨과 소냐의 검에 맺힌 흐릿한 오러 블레이드도 자취를 감추었다.

일행은 모두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메이슨과 소냐는 검을 보며 실실 웃었다.

“나 두 살 때까지 엄마 젖 먹었더라.”

“난 우리 오빠 고추를 잡고 놀았더라. 어쩐지 어릴 적에 내가 화만 나면 오빠가 사타구니를 오므리더라니…….”

죽진 않았지만, 정말 죽는다고 생각한 게 몇 번이었다.

옆구리 전체가 부서져 내릴 때, 괴물의 발톱이 배를 뚫어 척추를 부숴 버릴 때, 배가 갈라져 내장이 쏟아져 내리려 할 때, 그들은 죽음을 맛보았다.

눈앞에 스쳐 지나가던 주마등이 강제적으로 꺼지며 다시 괴물의 냄새나는 아가리를 마주 할 땐 몽블랑이 너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이젠 너무 감사했다.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면 닿지 못할 경지에 발을 내딛었기 때문이었다.

일행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수십 번의 임사 체험에 아흘라니와 마르꼬네는 오러 블레이드를 1미터 넘게 뽑아 낼 수 있게 되었고, 메이슨과 소냐는 마스터의 경지에 들어섰다.

그러나 가장 변화한 건 역시 트리샤와 샤크티였다.

트리샤의 곁엔 바람으로 이뤄진 거대한 늑대가 서 있었다.

바람의 상급 정령 실라이론이었다.

어떤 각성이 이뤄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단번에 두 단계를 뛰어넘게 되었다.

게다가 살짝 어려지기까지 했는데, 미모가 완전히 만개해 버렸다.

순간 진짜 죽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부러운 광경이었다.

그리고 샤크티, 그녀의 몸은 오히려 줄어들어 있었다.

열세 살 정도의 신장, 하지만 그 안에는 끔찍하고도 소름 끼치는 기운이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이제는 격하게 움직여도 은밀했다.

아흘라니와 마르꼬네도 전력을 다해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기척을 놓쳐 버릴 정도로 그녀의 은신은 전율적이었다.

이는 샤크티 역시 마스터의 경지에 발을 밟았다는 것이었다.

“뭐냐, 이 무지막지한 팀은? 마왕척살원정대냐?”

“크큭, 마법사가 없잖아.”

메이슨과 소냐의 대화에 일행은 실없이 웃으며 눈 바닥 위에 벌렁 누운 몽블랑을 바라봤다.

몽블랑의 옷 역시도 여기저기가 찢어져 있고, 피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지킨다.’

그들은 그렇게 다짐했다.

트리샤는 실라이론을 역소환시키며 다시 기운을 일으켰다.

화륵! 화륵!

그녀의 몸 주위로 불꽃의 바람이 감돌자 몽블랑은 다급히 일어나 멈춰 세웠다.

“저건 에스키야들에게 줘야죠. 증표니까요.”

트리샤는 기운을 가라앉혔고, 몽블랑은 손뼉을 쳐서 이목을 끌었다.

“흩어져서 유골을 찾아보죠! 더 추워지기 전에 후딱 해치워야 해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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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탈루는 반쯤 박살 난 하얀 두개골을 가슴에 품으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것이 누구의 것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에스키야의 젊은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바탈루는 눈앞에 쌓인 괴물의 흉터들을 보았다.

“너희도 싸웠구나…….”

조심스레 두개골을 내려놓은 바탈루는 몽블랑에게 다가갔다.

“우리 에스키야는 우리의 땅이 침략을 받을 시 다르게 불린다오.”

바탈루의 묵직한 음성이 퍼지자 눈물을 흘리던 에스키야들 가운데 몇몇 노인들이 고개를 들었고, 몽블랑은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바탈루는 크게 입을 열었다.

“바다로 나아가세! 뱅쿠스의 술을 마시러 바다로 나아가세!”

악과 같은 노래에 노인들이 후창을 하자 에스키야들의 눈이 투지를 머금기 시작했다.

“악마의 두 뿔을 머리에 쓰고, 북을 울리세!”

“도끼의 날을 갈라라! 활촉을 두드려라!”

“요호이! 요호이! 우리는 바다의 전사! 우리는 바다의 후손!”

바탈루는 ‘쿵!’ 얼음의 대지를 발로 찍으며 운율을 만들었고, 곧 지축을 울리는 발 구름이 거대한 군기를 만들어 냈다.

몽블랑은 얼떨떨하게 바탈루를 바라봤다.

노래가 끝나자 바탈루는 뜨겁게 달아오른 눈으로 몽블랑을 노려보았다.

“우리의 다른 이름은 바이칸! 바다의 후손이자 전사이오! 우리의 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부르시오! 이 억겁의 은혜를 갚기 위해 얼음의 바다를 해쳐 나가 은인의 앞에 부복하리다!”

* 정말 잘한 일일까요?

지그문트 총단의 대 회의실이 있는 대신전, 추운 날씨임에도 뚫어져라 대신전을 바라보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대신전 위로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자 양팔을 벌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새로운 교황의 탄생, 그들은 자신들의 아버지의 낙원으로 이끌 지도자를 얼른 영접하기를 바랐다.

그들은 누군가가 테라스로 나오자 더 큰 함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사흘에 걸친 교황취임식에는 수많은 귀족들이 참가했다.

그중 단연코 눈에 뛰는 사람은 이 나라의 황제 카이사르였다.

카이사르의 행차에 총단이 뒤집어졌다.

대리인도 아닌 황제 본인이 직접 행차한다는 것은 지그문트가 알타이른 제국의 국교로 받아들인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교황, 세크메르 23세가 된 필라리아는 찢어지는 입을 다스리기 위해 혼신을 다해야 했다.

카이사르는 자신의 몇 마디에 좋아 죽는 필라리아를 보며 속으로 한심하다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겉으로는 서글서글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교황, 풍문으로 듣기로 교단의 세가 예전 같지 않다고 들었네만…… 헛소문이겠지?”

필라리아의 얼굴이 굳어졌다.

“휴, 속여서 무얼하겠습니까. 본 교단의 세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모두 전임 교황의 탓이지요. 그가 우리들도 모르게…….”

필라리아는 모든 죄를 전 교황 세크메르에게 떠넘겼다.

“저런, 이 나라를 대표하는 교단이 그래야 쓰나. 교황이 알지는 모르겠으나, 짐은 자존심이 참 크네. 어서 빨리 예전의 세를 회복하고, 본 제국에 맞는 교단으로 거듭나게나. 그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네. 이를테면 기사라든지…….”

움찔 몸을 굳혔던 필라리아는 곧 환하게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폐하!”

“서로 급이 맞아야 짐도 대신들에게 면이 서질 않겠는가. 모두 짐의 욕심이니 감사할 필요는 없네. 아, 이런 짐이 바쁜 사람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구먼. 나올 필요는 없네.”

손을 저은 카이사르는 접객실을 빠져나갔고, 일어섰던 필라리아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재빨리 추기경들을 소집했다.

콘지그몬트가 끝난 지 사흘밖에 안 되어서 그런지 추기경들은 모두 총단에 있었다.

추기경들은 쭈뼛거리며 들어왔다가 카이사르가 없자 긴장을 풀며 소파에 앉았다.

“후, 대체 황제는 어떻게 알고, 콘지그몬트가 끝나는 날짜에 맞춰서 온 것인지…….”

“허드렛일을 하는 신도들 사이에 정보국의 요원이 있다는 것 아니겠소?”

필라리아와 추기경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정보국 요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거할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황제가 무어라 말했기에 우리를 소집한 것이오?”

“아, 모두 집중해 주시오. 방금 전 황제와의 대화를 알려 드리겠소.”

필라리아의 이야기가 끝나자 추기경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일이었다.

“왜 그런 표정이시오, 마흐보헴 추기경?”

“사냥이 끝난 사냥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오.”

추기경들의 낯빛이 다시 어두워졌다.

그들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황제의 지원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그건 지원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었기 때문이었다.

“자, 자, 그건 그때 가서 이야기하고, 좋게 생각합시다. 이 제국에 지그문트의 신도가 얼마나 많은데, 황제가 우릴 버리겠소.”

추기경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굳었던 얼굴을 폈다.

“그럼 이제부터 황제가 지원해 준다는 병력을 어떻게 운용할지나 생각해 봅시다.”

“전 교황이 신성 기사들을 어떻게 움직였나 하고 살펴보니 아주 가관이더이다. 오십 명, 백 명씩 움직였으니, 이건 숫제 들키라고 한 짓 같았소. 이번에는…….”

“그 전에 아실리 그놈부터 어떻게 해야…….”

필라리아와 추기경들은 앞으로의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까마득히 몰랐다.

황제의 비정함과 잔혹함에 대해 말이다.

정말 배웅 없이 마차에 오른 카이사르는 마차 옆을 지키던 중년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성자가 항구에서 배를 탄 게 확인되었다고?”

“예, 폐하. 쿠할란의 야크로모 항구와 정기 운행하는 선박에 오른 것을 보니 쿠할란을 관통하여, 카쉬모프로 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흠, 전대 교황의 숨겨진 것들에게 정보를 흘리게나.”

“제거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는 폐하께도…….”

“어차피 성자만 살아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여차하면 성자만 빼내 올 수 있도록 요원들을 배치시켜 놓게나.”

“알겠습니다, 폐하.”

“아, 그리고 브라키안 경이 파하란으로 넘어갔던가?”

“……지그문트를 따라가도록 조치해 두겠습니다.”

“그래, 이왕이면 제국의 강자가 죽는 게 좋겠지. 죽거든 신분을 증명하는 흔적을 모두 수거해서 가져오게. 나중 메조른을 칠 때 빌미가 되어 줄 터이니. 파하란으로 가는 자식 놈들에겐 루얀 경을 붙여 주게나. 살아 돌아오면 파하란 정벌대의 선봉에 세우고.”

“……충!”

황제가 휘장을 닫자 마차는 출발했고, 중년인은 마차를 호위하며 지그문트를 빠져나갔다가 사람이 뜸해지자 딴 길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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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멀미를 가열 차게 하며 쿠할란 서남부의 야쿠로모 항구에 도착한 몽블랑은 빠르게 전진하기 시작했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법 마차는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를 내며 달려 나갔고, 거의 한 달 반여의 시간이 흘렀을 때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을 거의 들르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역시나 아후라 왕국에서 한 달여의 시간을 좁힌 것이 행적을 드러나지 않는 데 큰 몫을 해 주었다.

아후라 왕국에서 군사를 국경에 배치한 것도 한몫을 해 주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메조른 왕국과 아후라 왕국에서 쿠할란 왕국에 칙사를 보낸 것을 모르고 있었다.

무려 3국이 동맹을 맺었다.

그 3국 모두 군사력만 놓고 본다면 쿠할란 왕국에 뒤지지 않는, 아니 어느 부분에선 압도하였다.

아후라 왕국은 보병에서, 루타니아는 해군에서, 메조른 왕국은 레인저에서 질과 양적으로 쿠할란 왕국을 압도했다.

거기에 마화포라는 엄청난 무기가 손에 쥐어지니, 쿠할란 왕국으로서는 우호 동맹 조약서에 사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쿠할란의 왕, 아니 여왕 마르티케네스는 비밀 통로로 빠져나가는 메조른 왕국의 칙사를 보다 비밀 통로가 닫히자 입을 열었다.

“정말 잘한 일일까요?”

마르티케네스는 위협에 머리를 숙인 것 같아 너무도 속이 상했다.

“잘하신 일입니다. 카이사르 황제는 이 라르세리아 대륙의 모든 땅에 알타이른의 깃발이 휘날릴 때까지 멈추지 않을 위인입니다.”

마르티케네스에게 말을 하는 노파는 놀랍게도 포비아의 추기경, 아만다 카 포비리안과 거의 흡사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마틸다 드 메퀴즈 백작, 쿠할란 왕국의 재상이자 진정한 귀족 중 한 명이며 아만다 카 포비리안의 쌍둥이 언니였다.

전대 메퀴즈 백작은 남자 후손을 보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요절을 했고, 아만다 카 포비리안은 언니 마틸다와 싸우기 싫어 후계권을 포기하고서 포비아 교단에 투신하였다.

“정말인가요? 그가 펼친 정책들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던데…….”

“누구보다 뱀 같은 자라 할 수 있습니다. 황제 즉위식 때 직접 만나 봐서 알 수 있습니다.”

“재상이 가져온 영상 수정구에서의 황제는 사람 좋게 웃고 있었어요.”

“그 모습에 속아선 안 됩니다. 그는 그렇게 서글서글한 낯으로 제 동생을 교수대에 세운 비정한 인간입니다. 여태까지 대륙 정벌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건 명분이 없어서였습니다. 또한, 여섯 왕국의 군사력을 넘을 수 없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군사력을 무시해도 괜찮을 무기들이 나타났습니다.”

“마화포와 몽블랑 예거 사제를 말하는 거군요.”

“맞습니다. 아마 그는 파하란을 노릴 겁니다.”

“파하란요?”

“얼마 전 황자들과 황녀가 파하란으로 향했다는 전갈입니다. 그 황자들과 황녀는 파하란에서 죽을 겁니다.”

“서, 설마요.”

“물론 기우일 수도 있습니다. 그 황자들과 황녀가 다음 대 황좌를 위해 파하란과의 우호조약을 맺을 수도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카이사르 황제가 네 명의 황족을 명분으로 쓸 것 같다는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그럼 막아야 하지 않나요?”

“무슨 명분으로 말입니까? 잘못하면 우리가 죽였다는 누명을 뒤집어쓸 수 있습니다.”

마르티케네스는 하얗게 질렸다.

“왕들에게 알려야겠군요!”

“일단은 준비하라 해야겠지요. 파하란으로 향한 황족들이 죽는 순간, 알타이른 제국의 대륙 정벌 나팔이 울려 퍼질 겁니다.”

“막을 방법은 없는 건가요?”

“……없습니다. 파하란에 알린다 하더라도 누명을 쓰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이럴 때 메조른이 파하란과 우방만 되었어도 좋았을 것인데…… 영원한 적국이니, 후우.”

공간에 무거운 한숨이 짙게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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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트 산 근처의 마을, 몽블랑은 점검을 위해 잠시 들르기로 하였다.

다만, 행적이 드러나선 안 되기에 마을의 외곽의 어느 허름한 여관에 자리를 잡았다.

방 안, 몽블랑은 게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화포 개발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

“다행이네요. 생산에 박차를 가해 주세요. 그리고 콘지그몬트가 끝난 이상 어느 루트로 그들이 우리 턱 밑까지 쳐들어올지 몰라요. 진리안의 정보망을 최대한 가동시켜 주세요.”

-그건 걱정 마라, 이미 그들이 콘지그몬트를 시작했을 때부터 그곳에 정보원들을 파견해 놓았다. 이상스러운 움직임이 생기면 바로 감지할 수 있을 거다.

“제가 도착할 때까지 약 두 달 정도 남았어요. 그때까지 부디 버텨 주세요. 뭐, 제가 간다고 판세가 그리 달라지진 않을 것 같지만, 싸워도 같이 싸워야죠.”

-쿡, 알았다. 너 올 때까지 무조건 막아 내마. 됐지?

“그럼요. 아, 그런데 이종족은 좀 어때요? 화합은 잘 이뤄지고 있나요?”

-겉으로 보기에는…… 수인족과 드워프, 호빗은 완전히 정착했는데, 엘프가 눈엣가시랄까? 그렇다고 그들이 모여 작당은 하는 게 아닌데…….

“그들이 거리를 두고 있다는 거군요.”

-그렇지. 솔직히 지금이야 별 상관없지만, 만약 사고라도 터지면…….

엘프야 내쫓아 버리면 상관없지만, 문제는 사고가 터진 후 잘 적응한 이종족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 거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사고를 터트리지 않는 엘프들을 내쫓을 수도 없으니, 골치가 아파지는 상황이었다.

“……음, 일단 주시해 주세요. 그들이 작당모의를 하는 것 같으면 때를 기다리지 말고 내쫓아 버리고요.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을 흐린다고, 그깟 엘프들 따위 때문에 우리 신도들이 기분 나빠지는 건 싫어요.”

-알았다. 그렇게 하마. 아, 그럼 또 연락하자.

게스는 옆을 보곤 자리를 비켜섰고, 몽블랑은 게스 대신 앉는 루시아에 환하게 웃었다.

-오빠, 몸은 괜찮죠?

루시아는 이렇게 오래토록 떨어져 있었는데도 작은 짜증 한번 보이지 않고 걱정해 주고 있었다.

몽블랑은 그런 루시아가 고마웠다.

몽블랑과 루시아는 두런두런 있었던 일을 서로에게 보고하고, 달콤한 사랑의 밀어도 나누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통신 수정구를 끈 몽블랑은 노크 소리에 문을 향해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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