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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사제-140화 (140/185)

<-- 142 회: 5-17 [봉인된 파편이 풀려났도다] -->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엘프는 인간과 융합하려 들지 않고, 오직 전설의 로드만을 기다렸다.

어르고 달래 보아도 그들의 마음은 변치 않았다.

‘만약, 우리가 저 들판으로 내쫓긴다면 난 당신을 죽일지도 모릅니다, 로드.’

* 봉인된 파편이 풀려났도다

마리의 파문은 몽블랑의 예상보다 험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고르곤의 물약이라는 것으로 신성력을 흐트러트려 버리는 것으로 마리의 파문식은 끝을 맺었다.

몽블랑은 루나의 총단에 마련된 비밀 통로를 통해 루타니아의 왕궁으로 향했다.

아르민은 칙사로서 동맹 관계를 끌어냈고, 우호 협정 조약을 맺었다.

거래 조건인 마화포로 인해 루타니아 해상 함대는 종전보다 수배 강력하게 변모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쿠할란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직은 젊은 루타니아의 왕은 평소에도 단련을 많이 하는지 잔병치례는커녕 여느 기사 못지않았지만, 알타이른의 견제를 위해 그는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선택했다.

그도 마화포로 인해 알타이른 제국이 전쟁을 펼친다는 것을 느낀 것이었다.

루타니아의 왕은 비밀리에 자신의 뒤를 이을 왕자를 불러다 한 가지 약속을 하였다.

알타이른 제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아도 10년 후엔 왕좌를 이양하겠다고 말이다.

얼마 전에 일어난 메조른 왕실의 왕위전복미수사건은 이미 각국의 왕들에게 반면교사가 되어 주었기에 루타니아의 국왕은 그런 약속을 한 것이었다.

몽블랑은 다시 비밀리에 루나의 교단으로 돌아가 북부의 아쿠스바타로 향할 준비를 하였다.

“북부로 가려면 그 물개 가죽보다는 여기 아이스트롤 가죽이 훨씬 좋을 거예요. 그리고 이 보호 고글도요.”

몽블랑은 검게 칠해진 고글을 보곤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선글라스?’

아흘라니는 세이머리안의 손에 들린 고글을 보며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음, 이게 필요한 겁니까? 시야를 제한하기에 위험할 것 같습니다만…….”

“눈이 멀어 버리는 것보다는 낫죠.”

“눈이 멀어 버린단 말입니까?”

“눈에 반사된 햇볕 때문에요. 그래서 에스키야들은 아이가 걸어 다니기 시작하면 이 고글을 씌우지만, 한 해에도 수십 명의 장님이 생기죠.”

아흘라니는 조용히 고글을 챙겼다.

“이 털모자도 써야 해요. 안 그러면 머리에 동상이 생기는 끔찍한 일을 당할 수 있어요.”

‘얼씨구, 비니까지?’

“패션도 가미된 아티팩트니까 이것만 써도 돼요.”

몽블랑과 일행은 세심히 챙겨 주는 세이머리안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언제 떠날 거죠?”

“자정에 떠날 겁니다. 세르와 앞으로의 교류를 위해 이야기를 나눌 것도 있지만, 감시하는 눈을 피해야 해서요.”

세이머리안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죠.”

“벌써요?”

시각은 겨우 6시 정도밖에 안 되었다.

“6시 넘어서 먹는 음식은 모두 살로 가죠. 그건 여자에게 죄악이랍니다.”

남자들은 멍하니 세이머리안을 바라봤지만, 여자들은 흠칫 놀랐다가 사색이 되었다.

그건 샤크티도 마찬가지였다.

몽블랑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루나는 신성력 때문에 미용이 자동 관리…….”

“우리들도 여자랍니다, 예거 사제.”

‘피유, 치명적이네.’

베일 아래로 드러난 입술이 고혹적으로 휘자 몽블랑은 고개를 저었다.

세이머리안은 바로 식당으로 가지 않고 세르큐리안에게로 향했다.

세이머리안은 의아해하는 사람들을 향해 살짝 웃어 줬다.

“이렇게 불러 가지 않으면, 밥을 먹지 못하거든요. 누구 때문이죠.”

몽블랑은 제 탓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찔끔 몸을 움츠렸다.

세이머리안이 세르큐리안의 집무실 문을 열자 처참한 광경이 드러났다.

책상에는 온갖 서류들이 몇 개의 탑을 쌓고 있었고, 바닥에도 온갖 서류나 구겨진 종이 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몽블랑은 그 광경을 망연히 바라봤다.

“……도와주는 사람은 없는 겁니까?”

“도와줘서 이 정도인 거예요. 예거 사제는 많은 귀족 분들이 도와주지만, 우린 그렇지 않거든요.”

몽블랑은 대충 사정을 이해하곤 고개를 저었다.

말로 표현하기는 복잡하지만, 결국 한 가지였다.

루나는 여전히 귀족들과 동반자가 아니었고, 몽블랑만큼 주지를 못했다.

씁쓸히 웃은 세이머리안은 책상을 돌아갔다가 어머 탄성을 질렀다.

세르큐리안이 책상에 이마를 박은 채 고롱고롱 코를 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음 같아선 더 자게 두고 싶었지만, 지금 깨우지 않으면 세르큐리안이 밤에 잘 시간이 줄어들었다.

세이머리안은 세르큐리안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세르, 일어나야지. 밥은 먹고 해야…… 헉!”

스르르 일어나는 세르큐리안의 떠진 눈을 본 세이머리안은 눈을 부릅떴다.

밤하늘 은하수처럼 신비하게 물들어 있는 두 눈, 세이머리안은 다급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세르큐리아 님을 뵙습니다!”

세르큐리안의 입이 열리며 신비로운 목소리가 토해졌다.

“봉인된 파편이 풀려났도다. 세상이 어둠에 물들일 지어니, 경계하라. 네 영광은 네 마음속에 있느니라.”

@

아후라 왕국의 남부 라쿠바르타 사막.

매일 똑같은 광경을 그려 내는 특이한 지형은 언제나처럼 모래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사방을 지키는 모래언덕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모래의 소용돌이가 갑자기 끓는 물처럼 요동치더니 검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흘러나오다가 곧 하늘을 향해 폭사되며 높은 칠흑같이 어두운 빛의 기둥을 만들었다.

퍼어엉!

터져 나간 빛의 기둥은 어둠에 물든 깃털처럼 휘날리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늘을 향해 솟구쳤던 모래들은 다시 땅으로 떨어져 예전처럼 소용돌이를 그려 갔다.

그런데 그 허공에 사람이 떠 있었다.

그들은 모래의 소용돌이를 향해 깃털처럼 떨어져 내렸는데, 흐르는 모래는 그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옷차림은 거지꼴이나 다름이 없었지만, 눈에선 검은 기운이 넘실거리는 두 명의 노인.

얼굴을 자세히 보니 그들은 알로호모라 전 추기경과 반트 몰록 전 대사제였다.

“힘이 넘칩니다, 알로호모라 님.”

반트 몰록의 눈이 서쪽을 향했다.

서쪽 어딘가에 있을, 지그문트 교단의 총단을 떠올리자 반트 몰록의 두 눈은, 이곳까지 오며 수하로 여기던 사제들이 모두 죽어 나갔음에도 한 점의 후회나 미련이 없이 오직 복수와 욕망에 타오르고 있었다.

“아서라, 반트야. 아직은 때가 아니다.”

가래가 끓는 소리가 흘러나오자 반트 몰록의 복수와 욕망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알로호모라는 청명하게 맑은 사막의 하늘을 보며 조소를 지었다.

“저 하늘도 곧 핏빛으로 물들겠지.”

“하나, 검은 태양이 떠서 다시 광영을 비출 겁니다.”

그러며 알로호모라를 바라보는 게, 검은 태양이 그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알로호모라는 흡족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자, 가자구나. 진실한 태양의 은혜를 저버린 대지를 향해 말이다. 그곳에서 검은 태양의 군세를 일으킬 것이다.”

알로호모라와 반트 몰록은 서남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세르큐리안의 신언은 루나를 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정신을 차린 세르큐리안과 세이머리안은 다급히 세피리안을 찾았다.

하지만 세피리안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혹시 몰라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다 깨어났지만, 예언은 내리질 않았다.

“……이겨 낼 수 있다는 건가?”

“운명을 벗어난 것일 수도 있어요.”

“아니면 다른 뜻이 있다던가…….”

그렇게 상황은 미궁으로 빠져들었고, 몽블랑들은 당초 예상보다 조금 늦게 루나교단을 빠져나와 아쿠스바타로 향했다.

“블랑, 이렇게 가도 될까요?”

달리는 마법 마차 안, 트리샤는 꺼림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을 어지럽힐지 모르는 무언가가 풀려났는데, 같이 준비하지 않고 떠난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몽블랑에게로 몰렸다.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겨 있던 몽블랑은 이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참, 무책임한 분들이네.”

뜬금없는 말에 일행은 멍해졌다.

“그렇지 않아요? 예언을 했으면 그에 대한 대비책이라든지, 언제 쳐들어올 것이라든지 그런 것도 말해 줘야죠. 그냥 몇 마디 던져 주고 끝이라니…… 차라리 안 하는 것만 못하지. 쯧쯧쯧.”

“브, 블랑!”

“농담이에요.”

일행의 얼굴은 와락 일그러졌고, 킬킬 웃던 몽블랑은 돌연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빌어먹을, 정말 인생살이 더럽네. 나더러 뒈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정말 언젠가 꿈속에라도 나타나 봐라. 한 방 제대로 갈겨 버릴 테니까.”

“……그거 카우트예 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내가 죽빵 날릴 인간이 그분밖에 더 있어요? 사람 인생 이따위로 꼬아 놓고 묵묵부답…… 지랄.”

콧방귀를 뀐 몽블랑은 한숨을 내뱉고는 입을 열었다.

“어차피 거기 있어 봐야 해답은 나오지 않아요. 그냥 준비하고 준비하는 것밖에 없죠. 그런데 여기서 나에게 문제는 그딴 봉인된 파편이 아니라 지그문트와 알타이른이 먼저라는 거죠.”

일행은 낯빛을 굳혔다.

그랬다, 지그문트와 알타이른이 당면해 있었다.

“내가 아니라 우리예요. 왜 혼자 감당하려고 해요?”

“그, 그런가요? 하하, 미안해요. 그래요. 우리죠.”

눈을 흘기는 트리샤의 말을 잠깐 오해했었던 몽블랑은 어색히 웃었고, 일행은 이제야 바른 말을 했다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지그문트는 몰라도 알타이른의 야욕만 막을 수 있다면…….”

몽블랑은 입술을 질겅질겅 씹으며 고민에 잠겨 들었다 통신 수정구를 들었다.

몽블랑은 나타나는 게스를 보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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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고글, 마스크 모두 아티팩트였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얇디얇은 면도칼이 광대를 난도질하였고, 몽블랑과 일행은 세이머리안에게 크게 감사했다.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이보다 더한 극한의 고통을 맛보았을지 몰랐다.

눈이 녹지 않는 대지는 넓은 바퀴를 낀 마법 마차의 출입을 불가케 했다.

언제 발밑을 지탱하는 얼음이 부서져 내릴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모두는 에스키야들이 애용하는 개썰매를 탈 수밖에 없었고, 몽블랑은 오랜만에 멀미와 마주 할 수 있었다.

“크하핫! 개썰매를 이렇게 타고도 멀미하는 이방인은 당신이 처음이오!”

아쿠스바타 입구 마을에서 고용한 길잡이는 썰매에 짐 대신 실려 있는 몽블랑을 보며 크게 웃었지만, 몽블랑은 그에 반응하기도 힘들었다.

“젠장, 개썰매가 죽죽 달려 나간다고 말한 놈 나와.”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죽죽 달려 나가기는 했다, 문제는 장애물을 피해 코너를 돌 때였다.

길잡이 라르얀은 똑같은 눈 색으로 위장하여 가까이서 봐도 잘 모를 큰 돌기들을 재주 좋게 피해 내는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썰매를 끄는 솜씨가 너무도 거칠었다.

그렇게 곡예에 가까운 코너웍을 할 때마다 몽블랑은 위장의 내용물이 목구멍으로 넘어오려는 끔찍한 느낌을 받아야 했다.

그 때문에 세 번째에 위치한 아흘라니의 썰매에 몸을 맡기기도 했지만, 결국은 아주 미세하게 나아졌을 뿐, 멀미는 멈추지 않았다.

라르얀은 작은 동산이 나타나면 돌아가기보단 뛰어넘는 걸 선호했고, 그 뒤를 바짝 따르는 썰매들은 그런 라르얀의 행동을 따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죽일 듯이 라르얀을 노려본 몽블랑은 얼른 마스크를 벗고 폐부를 얼어붙게 만드는 공기를 들이마셨다.

숨을 몇 번 들이마시고 나서야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몽블랑은 그제야 도착한 부락을 둘러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을 신기한 동물 보듯이 바라보았지만, 멀어지거나 겁을 먹진 않았다.

이전 부락까진 외지인이 오가는 곳이라서 그런지 반갑게 맞이해 주었지만, 이번 부락부터는 달랐다.

몽블랑은 그들의 얼음집, 이글루를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역시 있었구나!’

가죽을 커튼처럼 내려놓은 입구의 위에는 남자의 정력에 그렇게 좋을 수 없다는 보물들이 걸려 있었다.

‘해구신!’

몽블랑은 저게 어떤 보물인지도 모르고 심드렁히 바라보는 남자들을 향해 혀를 차 주고는 집을 내어 달라 부락의 촌장과 이야기를 하는 라르얀에게 다가갔다.

“저걸 팔아 달라 이야기해 주십시오.”

“……저게 무언지 알고 있소?”

“당연히!”

능글맞게 씩 웃어 준 라르얀은 촌장 멩갈로에게 몽블랑의 말을 통역했고, 멩갈로는 이내 몽블랑을 바라보며 능글맞게 씩 웃어 주었다.

남자만이 형성할 수 있는 공감대였다.

“개당 900루얀이라 하오.”

“모두 사죠! 깔끔하게 2천 루얀으로!”

“저, 정말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려는 것이오? 10개만 해도 2만 루얀이고, 그 정도면 비싼 소고기를 이만큼이나 살 수 있소.”

라르얀은 어린아이 머리통만 하게 양손을 벌렸다.

하지만 몽블랑의 결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2만 루얀이라고 해 봐야 페니로 따지면 5천 페니 정도밖에 안 했기 때문이었다.

“괜찮아요. 그냥 그대로 전해 주세요.”

아후라에서처럼 들을 수는 있으나 말할 수는 없었다.

눈이 동그래졌던 촌장은 혹여 마음이 바뀔까 얼른 부락민들을 향해 달려갔다.

말을 들은 부락민들은 재빨리 집으로 달려가 잘 마른 해구신들을 들고 왔고, 그 양은 어림잡아도 백 개 정도 되었다.

몽블랑은 마르지 않은 것까지 가져오라 하며 그들이 보는 앞에서 촌장에게 값을 치렀고, 그 순간부터 몽블랑과 일행은 부락의 귀빈이 되었다.

몽블랑과 일행은 촌장의 집과 그 옆집에서 하룻밤 유숙하기로 하였다.

마을에선 잔치가 벌어졌다.

여자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남자들은 몇 개의 이글루로 흩어져 음식을 기다리며 독한 술을 마셨다.

일행은 몽블랑을 귀한 손님 취급하며 음식이 나올 때마다 양보하는 사람들을 보며 기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체 그게 뭐기에 사람들 반응이 이런 겁니까? 생긴 게 꼭…….”

참고 참다 물어본 아흘라니의 물음에 몽블랑은 씩 웃어 주었다.

“거시기 같죠? 맞아요. 물개 거시기예요.”

“네에?”

“헉!”

여자들은 징그럽다는 듯이 물러섰고, 라르얀을 통해 통역 받은 에스키야들은 뒤집어져라 웃어젖혔다.

“아, 아니, 그런 걸 왜…….”

“정력에 와따거든요.”

몽블랑은 엄지를 치켜세워 줬고, 아흘라니와 메이슨, 아르민의 눈이 순간 빛을 번뜩였다.

특히나 결혼을 앞둔 아르민의 눈이 제일 환하게 빛났고, 곧이어 여성들의 눈도 빛을 뿜었다.

아르민은 관광지로 유명한 아쿠스바타의 에스키야를 구경하겠다며 따라왔다.

“칼로 얇게 속속 썰어서 육포처럼 씹어 먹으면…….”

여기저기서 군침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고, 에스키야들은 또 한 번 뒤집어졌다.

에스키야들은 유쾌한 몽블랑과 일행을 친구처럼 대해 주었고, 그들은 오랜만에 정이 넘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모두가 취해 갈 때, 촌장이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 왔다.

“야키루야로 갑니다.”

촌장을 비롯한 에스키야들은 사색이 되어 몽블랑을 바라봤다.

“그, 그곳은 죽음의 땅이오! 절대 가선 안 되는 곳이란 말이오!”

사람들의 얼굴은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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