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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사제-8화 (8/185)

<-- 9 회: 1-8(3. 아아아. 카우트예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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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병장 강연... 니미럴, 여긴 군대가 아니었지.”

몽블랑은 안에서 허락이 들려오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의 광경은 컴퓨터만 없을 뿐이지, 군대와 똑같았다.

몽블랑은 여러 간수 중 고개를 숙이고 있는 체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서류 같은 걸 붙잡고 끙끙 거리던 체놈은 몽블랑은 맞은 편 의자에 앉혔다.

“앞으로 내가 물을 것은 상부에 제출해야 하는 용도도 있지만, 내가 너에 대해서 파악하기 위한 것도 있다. 너는 일반적인 노예가 아니라 한시적인 노예다. 돈만 다 갚으면 다시 평민이 될 수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겠지?”

“예, 몇 년 노역만 하면 새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너 같은 처지나 죄수들을 되도록 체벌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모두 자작님의 은혜지. 물론, 이 안에서 일을 저지르거나 다시 들어오면 이야기는 틀려지지만 말이야.”

그러면서 게슴츠레하게 뜨는 눈은 마치 일을 벌이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경고처럼 들렸다.

어색하게 웃는 몽블랑의 입술 끝은 파르르 떨렸다.

“짜식, 형식적인 것뿐이니까 너무 겁먹지 마라. 일단 이름.”

“몽블랑 예거, 나이는 23세입니다. 나이가 정확치는 않습니다. 일단은 카우쉬카 태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평민이면 모를 수도 있지. 그럼 카우쉬카에서 하던 일은?”

“사제였습니다.”

“뭐?”

체놈의 얼굴은 와락 일그러졌고, 몽블랑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잘 밝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며 작은 배신감을 느꼈다.

‘아마도 게스 아저씨겠지? 어쩐지 조금 어색하더니만은... 밝히려고는 했지만, 이렇게 뒤통수 맞으니 조금 그러네.’

“정말 사제 맞아?”

“예, 신성한 치료.”

“...씨발, 사제가 왜 여기 있어! 너 따라와! 간수장님한테 간다!”

*****

3. 아아아. 카우트예님.

몽블랑이 나간 간수장실, 체놈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간수장 아커만은 헛웃음을 흘렸다.

“눈치가 빠른 건가? 이로서 탈출 때 엮어버릴 계획은 물 건너 간 거로군. 이건 폐기군.”

게스는 몽블랑에 대해 설명하며, 그가 탈출에 대한 욕망이 있다는 것도 밝혔다.

그 때문에 몽블랑이 탈출을 한다는 전제하에 계획을 짜 놓았는데, 몽블랑이 정체를 밝힘으로서 모조리 망가져 버렸다.

“죄송합니다. 간수장님. 제가 실적에 눈이 멀어 게스 그놈만 데리고 오지 않았더라면...”

“네가 죄송할 게 뭐 있어. 그놈의 눈치가 빠른 거지. 해치 놈이 한턱 크게 낼 거란 말이 이런 말이었군.”

“처우는 어떻게 해야 할 까요. 힘이 없다고 해도 일단은 사제입니다. 쥐어짜서 탈출하도록 유도 할까요?”

“소탐대실이다. 그러다 그놈이 죽기라도 하면? 5생활관 전체를 죽일 거냐? 탈출을 도모했다는 죄명을 덮어씌워서? 그러다 나중에 밝혀지면? 결국 그놈이 만난 모든 놈을 죽여야 한다는 건데... 자작님께 들키지 않을 자신 있냐?”

더 높은 곳을 꿈꾸고 있는 아커만에게 그 일은 절대 일어나서 안 될 일이었다.

그가 사람이 좋아서 죄수와 노예들을 위해준 것이 아니었다.

차기 간수장을 꿈꾸는 체놈 역시 그 이유로 죄수와 노예를 위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상과 벌이 명확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들에 대한 우대는 크게 해주었다고 봐야 했다.

“절대 빠져 나갈 수 없는 함정을 만들어. 그놈 분명 뭔가를 꾸미고 있을 거다.”

“예? 하지만 진짜로 탈출 할 생각이었으면, 밝히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꿍꿍이가 있다는 거다. 사제가 환자를 공짜로 치료했다? 노예가 귀족 된다는 말이 더 현실성 있겠다. 일단 하고 싶다고 하는 데로 놔둬봐. 그럼 알아서 명분을 줄 거다.”

“...예.”

아커만은 체놈의 불만을 알아차렸지만, 무시했다.

“그럼 게스와 망구스 그놈들은 어떻게 할까요?”

“약속은 약속이지. 감형은 시키되, 은밀히 소문을 흘려. 사제인 걸 알아차렸으면서도 바로 오지 않은 괴씸죄다.”

감형은 해주되, 곱게 형량을 마치게 할 생각은 없었다.

“아, 예!”

체놈이 나가자 아커만은 눈을 가늘게 떴다.

“대체 어떤 대단한 일을 꾸미고 있는 거냐. 사제.”

*****

몽블랑은 상당히 피곤한 얼굴로 복귀했다.

별 의미 없는 문답이 오갔지만, 그래도 사람 부린 티가 가득 나는 간수장과의 대화는 많은 심력을 소모하게 만들었다.

족쇄를 차고 벌렁 누운 몽블랑은 천장을 바라봤다.

“놀랜드 형, 나 사제인거 밝혔어요.”

“뭐! 미쳤냐!”

놀랜드의 목소리가 커서인지 생활관 사람 모두가 주목했다.

특히, 게스는 경악하며 몽블랑을 보았다.

“그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몰라서 그래? 어쩌려고 그랬어!”

“그놈들 이미 제가 사제인걸 알고 있었어요.”

몽블랑은 자신도 모르게 게스를 힐끔 바라봤다.

“그, 그럴리가!”

누워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벌떡 일어났다.

“어떤 씨부랄 놈이 꼬지른 겨!”

레벌은 침상을 치며 분개하며 살벌한 눈으로 생활관 사람들을 둘러봤지만, 잭은 몽블랑의 찰나에 스쳐간 눈짓을 놓치지 않고 단번에 게스를 바라봤다.

말없이 살기를 피우는 잭 때문에 흠칫 놀랐던 사람들은 게스를 바라봤다.

게스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이 개 같은 새끼가! 니가 그러고도 이 놀랜드의 형이냐!”

“됐어요, 형. 원래 밝히려고 했었어요.”

게스를 향해 덮쳐드는 놀랜드를 잡아 말린 몽블랑은 다른 사람들을 토닥였다.

“왜 밝히려고 했던 거냐. 5년만 참으면 됐다.”

잭은 게스를 감싸지 말라는 듯이 몽블랑을 보며 이를 갈았다.

“그 5년을 참지 못할 것 같기도 하지만... 이렇게 먼저 밝혀야 아저씨들의 편의를 봐줄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편의라... 어떤?”

“여러분께 희망을 심어준 것은 접니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전 그 책임을 져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린 애들이 아니다. 몽블랑.”

“여기서 완전히 준비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또 나쁜 짓을 저지르게 되겠죠. 정말 나쁜 짓을 안 할 자신이 있다면 반박해주세요.”

한번 된통 당하였지만, 또다시 돈을 빌리지 않을 자신은 없었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범죄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마음먹은 것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눈시울을 붉혔다.

어떤 이 하나 자신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들이 느끼는 감동은 더욱 컸다.

“에이, 그렇게 울지 마세요. 저도 꿍꿍이가 있다고요. 저는 아저씨들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겁니다.”

“...돈 벌이?”

“공부를 하고 싶어지셨죠? 청과상이건, 보석감별사건 전문적으로 말할 지식이 없으면 모두 말짱 황이에요. 아저씨들 같으면 자신이 팔려는 것에 대한 지식도 없는 사람을 믿고 싶겠어요?”

“그, 그래서 그걸 가르쳐 주는 것으로 돈을 받겠다는 거냐?”

잭은 돈 벌이 때문에 한순간 몽블랑을 오해한 것을 후회하며 울음을 참기위해 이를 악물었다.

“에이, 제가 그럴 머리가 되나요. 우리에겐 책이 있잖아요. 글자야 배우면 되는 거죠. 전 그 책을 대여할 겁니다. 그리고 가르치는 값도 받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걸 들여오려면 간수들의 허락이 있어야 하잖아요. 묵인보다는 정식적 허락이 낫죠. 그래서...”

“이 씨부랄 놈아! 넌 이 형을 얼마나 울려야 직성이 풀리겄냐!”

험악한 덩치의 레벌이 눈물콧물 흘리는 것을 보자 몽블랑은 어색히 웃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게스를 힐끔 바라봤다.

“오히려 게스 아저씨 때문에 잘 됐어요. 만약 제가 먼저 나서서 ‘나 사제요’ 하고 밝혔으면, 꽤나 복잡한 상황이 됐을 거예요. 아저씨, 형량이 얼마나 남았어요?”

“시, 십년... 미, 미안해. 블랑이.”

“괜찮아요. 전 충분히 아저씨를 이해해요. 나라도 10년간 이 지긋지긋한 곳에 있을 생각을 하면 없는 죄라도 꾸며서 밀고 했을 거예요.”

몽블랑은 괜찮다며 게스의 손을 잡고 쓰다듬었다.

“브, 블랑이! 내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어헝헝헝헝!”

몽블랑이 면담을 위해 간수실로 갔을 때, 생활관 사람들은 몽블랑을 찬양하다시피 하였고, 제일 험악하고 성질이 더러운 레벌은 공공연히 동생이라고 떠들었다.

그에 놀랜드에게 물어 사태를 파악한 게스는 얼마나 마음을 조렸는지 몰랐다.

만약 몽블랑이 이렇게 용서하지 않았으면, 자신은 죽었을지도 몰랐다.

“아저씨들도 게스 아저씨를 뭐라고 하지 마세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던 거였어요.”

쿠궁!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범죄자란 타이틀 때문에 매일 경멸에 가까운 눈빛을 받아야 했던 5생활관 죄수들의 가슴이 크게 흔들렸다.

“이 나쁜 놈아! 니놈이 성자여? 왜 이렇게 착한거여! 게스 너 이 씨발놈아! 정말 동생한테 잘해! 동생 때문에 산거여! 아니 카우트예 신님이 동생을 저리 잘 키우셨기 때문에 니가 산거란 말여!”

“카, 카우트예...”

“그분께서도 아저씨를 용서 하셨을 거예요.”

“...이런 몹쓸 나를 용서하시다니... 아아아. 카우트예님!”

레벌은 대성통곡을 하며 바닥을 쳤고, 다른 죄수나 노예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몽블랑과 통곡하는 게스를 바라봤다.

그들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어렸다.

그들도 만약 게스의 처지였다면 더 빨리 나가기 위해서라도 몽블랑의 정체를 밀고 했을 것이다.

점호 30분 전!

흠칫 놀란 몽블랑은 박수를 쳐서 사람들을 집중 시켰다.

“자, 모두들 일어나죠! 점호 시간이에요!”

그들은 진탕되는 가슴을 진정시킬 생각을 하지 않고 일어섰고, 몽블랑은 자심 가슴을 쓰다듬었다.

‘그런 건가? 음...’

한번은 착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두 번은 착각이라고 할 수 없었다.

가슴의 좁쌀 만 한 신성력은 쌀알크기 만큼 커져 있었다.

‘거참, 진짜 계시긴 계신가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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