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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재단사가 강해지는 법-177화 (177/201)

◈ 177화. 엘프들 (1)

대륙의 모든 존재들이 더 이상은 마족들에 대한 존재를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자네 들었나 뇌린에서....

-허어..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 건가?

-대륙에 무인들이 들고 일어난다는군.

-신성 기사단과 마탑이 주축이 된다는데?

던전 메이커의 마경 사건 이후.

일단 모든 무인들은 자신들의 근거지로 돌아가 정비를 하기로 결정했다.

-3개월 후 바빌에서 모이도록 하지.

무언가 정신이 나간 것 같아 보이는 쿠훌은 대륙의 모든 무인과 합의점에서 그렇게 말했다.

대륙의 모든 무인들이 모이기 적당한 곳.

그곳은 두 거대한 제국들 뿐인 상황 속에서 골드 드래곤 비시어스와 대륙 각지에서 모이기 시작한 그림자들.

모든 상황을 생각해보았을 때 바빌이 적당했기 때문에.

“흐음.. 흐음!”

“너.. 표정 진짜로 이상한 거 알아?”

“흐으으음!”

“야! 아셀!”

신성 기사단.

아셀은 마리우스가에 라이언 마리우스의 창술을 전수해주고 그곳에서 말릭과 함께 수련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기분 좋은데 어떻게 입꼬리가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니. 만약 무표정한 얼굴로 있는 녀석이 있다면 그건 죄악이야 죄악.”

“기분 좋다기보다 표정이 너무 음흉하잖아.”

마경에서 돌아온 이후 아셀은 시종일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르안느가 질색을 하며 바라보는 것도 잠시.

아셀은 그저 피식 웃으며 자신의 허리에 메어있는 들소들의 단창을 매만져 보였다.

“그런 게 있다. 그런 게.”

무지개 무구 세트.

대륙의 수많은 세트 아이템들 중에서 가장 좋은 물건이라고 알려진 것들.

두 개가 모여 거대한 힘을 내었던 것처럼 세 개가 아셀의 손에 들어온 순간 세트 아이템의 효과들이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지개 무구 세트의 효과가 나오는 최소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무지개 무구 세트 3/7]

[전 스탯 30증가]

[용사들과 관련된 어떤 일을 하던 30%의 추가 효과 발생.]

[용사의 이름으로 퀘스트를 클리어시 보상이 30% 증가.]

‘사기다.’

전 스탯 30 증가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껏해야 2%, 3% 증가하는 추가 효과들과 다르게 무려 30% 증가하는 상황.

아셀은 어째서 게임을 했을 적에 무지개 무구를 3가지 소유하고 있던 녀석이 단숨에 랭커로 들어섰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용사들과 관련된 어떤 일들.

이 애매모호하고 직설적인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면 미래에 희망의 마리우스와 복수귀 술라와 어떤 일을 하던 30%의 추가적인 효과들과 보상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망할놈 그러니까 갑자기 그렇게 성장했었지.’

당시에 용사들과 함께 사냥을 하면 웬만한 몬스터 웨이브보다 거대한 마족들의 군대를 상대했었기에.

경험치가 다른 유저들보다 빠르게 오르고 모든 보상들이 다른 유저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들어왔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흐흐흣... 하지만 이제는 내꺼다.”

“....야. 아셀 무서워..”

르안느의 질색하는 표정에도 아셀은 그저 용사 무구의 세트의 효과에 취해있을 뿐이었다.

“3개가 이 정도이니까. 4개 아니지 7개가 모두 모인다면?”

3개의 무구가 30%.

아셀의 예상이 맞다면 7개의 무구는 무려 70%의 추가적인 효과를 올려줄 가능성이 높았다.

‘나쁘지 않아 아니 너무 좋아.’

게임을 하며 70%의 추가적인 효과를 주는 아이템이 있었던가.

아셀은 어쩌면 절대로 못 모을 거라 생각한 제작자들의 짓궂은 장난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때였다.

“아셀. 단장님이 찾으신다.”

“스승님이요?”

갑작스럽게 찾아온 성기사를 바라보며 아셀의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도 잠시.

그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터져 나왔다.

“엘프들이 사신을 보냈다고 하는구나.”

“?!”

***

없었다.

아셀의 기억에 의하면 엘프들이 마족들과의 침공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기억은 전혀 없었다.

토니가 이끌던 드워프 군단들과는 다르게 엘프들은 군대라기도 부르기 민망한 작은 인원들.

그럼에도 [살아남은] 엘프들의 무위는 높았기에.

대부분이 마족들과의 전투에서 큰 도움이 되었었다.

“왔구나 아셀.”

사치스럽게 꾸며진 단장실의 문을 두드리고 들어서자 아셀은 그 안에 풀냄새로 가득 채워진 것에 눈을 껌벅일 수밖에 없었다.

‘진짜로 엘프라니!’

자리에 앉아서 자신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엘프.

대륙에 노예로 팔리며 학대받거나 신체의 어딘가 불구가 되어있는 엘프가 아니었다.

등에는 거대한 활을 매고 있으며 허리에는 찾은 단검들을 수십 개 차고 있는 모습.

심지어 그의 몸에서 나오는 진한 풀냄새가 경지가 전혀 낮지 않음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멀쩡한 엘프를 보신 건 처음인가 봅니다. 용사님.”

“아.. 죄송합니다. 아셀 필드라고 합니다.”

“하미에르입니다.”

[파트너 이 엘프에게서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

하미에르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인간 사회에 익숙한 모습.

잠시 하미에르라는 엘프를 떠올려보았지만, 아셀의 기억에는 전혀 없는 이름이었다.

‘어떻게 엘프가 세계수 밖으로 나온 거지?’

세계수는 지금 스스로를 폐쇄했다.

그랬기에 대륙의 남아있는 엘프들은 세계수로 돌아갈 수 없어 비참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으며 세계수에서 그 고귀한 엘프들은 전혀 세상으로 나가지 못 하고 있는 상황.

아셀의 미심쩍어하는 표정을 눈치챘는지 하미에르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세계수에서 나온 엘프가 아닙니다. 아셀님.”

“대륙에 있으신 분이란 말씀이십니까?”

“예. 대륙을 떠돈 지 벌써 200년은 된 거 같군요.”

하미에르는 잠시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자신이 엘프들의 사신인지에 대한 설명을 아셀에게 해주었다.

-제 임무는 대륙에서 떠돌고 있는 엘프들을 구해서 마을로 데려오는겁니다.

-세계수께서 강한 기운을 제게 주시게 해주셨으니 의무감이라고 생각하며 그러고 있지요.

“나도 놀라웠단다 아셀, 엘프들의 마을에 이런 전사들이 수백이 있다는 게 놀라웠거든.”

말릭은 하미에르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놀랐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당연하지. 저건 그냥 엘프가 아니니까.’

살아남은 엘프들 중에 일반적인 엘프들보다 한 단계 위인 하이엘프들이 많았기에.

아셀은 하미에르가 하이엘프라는 사실을 단숨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말릭님의 비하면 조금 부족하지요.”

“그렇지 않소 하미에르 경. 그대의 무위라면 겸손하지 않아도 됩니다.”

말릭의 부드러운 미소에 하미에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래서 어째서 이곳에 온겁니까? 여기있는 엘프들은 학대를 받거나 그런 사람들이 아닌데.”

“엘프를 사람이라고 말씀해주시는군요!?”

자비를 기본 가르침으로 삼는 여명 수도원에 대륙에서 학대받는 엘프들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수도원에서 살아가게 해주고 있었으니가.

“놀랍습니다. 아셀님 엘프를 사람이라고 불러주시다니...”

“...예.”

“강한 기운을 가진 존재들 중에 그런 자비심 가득한 말을 해주신 인간은 없었습니다. 7용사들도 우리에게 인간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저어 하미에르 경 나도 엘프들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네.”

“감사합니다. 말릭 님. 아셀님의 자비심 가득한 말이 어디에서 나온지 알 거 같군요.”

“하하하 모두 여신님의 가르침이지!”

“......”

7용사도 그렇지 못했다는 말에 분명 말릭이 끼어든 게 분명했다.

스승의 어른스럽지 못한 모습에 잠시 그를 지긋이 바라보는 아셀의 시선을 말릭은 회피했기 때문에.

“역시 이곳에 온건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습니다. 용들에게 인정받은 용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군요.”

“드래곤의 용사?!”

“...아..”

하미에르의 말에 무언가 감명을 받은 듯 아셀의 눈이 반짝이며 손이 떨리는 모습을 발견한 아셀은 빠르게 이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 가득히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째서 이곳에 온 겁니까? 마을이 마족들에게 위험에 처했나요? 그러면 바로 가시죠.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서둘러 이곳을 나가야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로 아셀이 적극적으로 말한 것뿐이었지만, 하미에르는 그 모습에 더욱더 감동했다는 듯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자비로우신분.. 마을이 위기에 처한 건 아닙니다. 아니지요. 매일 엘프 사냥꾼들이 노리는 마을이라 위기에 처하지 않았다는 말은 이상하군요.”

“...제발 본론만.”

“엘프 사냥꾼들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놈들이 사용하는 거대한 쇠뇌는 마치 인간들의 공성병기 발리스타 같습니다.”

“......”

“그걸 어떻게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눈치시군요. 놀라지 마십시오. 아셀님 놈들은 흑마법사들과 계약한 녀석들입니다!”

“흑마법사!”

하미에르의 말이 말릭이 책상을 박차고 일어섰지만, 아셀은 그저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차피 모두 알고 있는 내용.

게다가 일반 사냥꾼인 녀석들이 발리스타를 사용하고 다닌다는 것부터 흑마법사들과 어느 정도 연관은 있다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눈치챘었다.

“그래서 이곳에는 어째서..”

“하하.. 자비로우신데 성격은 급하시군요.”

“죽여버릴까?”

‘아닙니다.’

“응 방금 뭐라고..?”

“아셀 어째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것이더냐. 그런 찌푸린 얼굴에는 여신께서 믿음을 주지 않는단다.”

너무나 답답해 마음에 있는 말과 입에서 나온 말이 반대로 되었지만, 그들은 아셀이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는지 못들은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본래는 여러분들이 부담을 가지게 될까 봐 조금 이따가 말씀을 드리려고 했지만,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 분위기를 잡은 하미에르가 아셀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계속 해서 입을 열었다.

“계시를 받았습니다.”

“계시를 말입니까?”

“예. 세계수께서 아셀님을 찾으십니다.”

“?!”

세계수가 아셀을 찾는 말에 말릭의 두 눈은 튀어나올 듯 커졌으며 아셀 또한 조금은 놀라워 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지?’

세계수.

엘프들의 나라에 있는 신물.

아셀은 그 거대한 나무가 불에 타고 마계의 군단장 마수왕에 입속으로 들어가던 모습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분명히...’

대부분의 엘프들이 마수왕의 손에 죽거나 몬스터로 타락하게 되었다.

애초에 200년간 세계수의 문을 닫고 있던 이유 또한 그곳에 자리 잡고 있는 마수왕의 군대와 마수왕 때문이었으니까.

‘너무 빨라.’

세계수가 대륙에서 유일하게 용사 칭호를 가지고 있는 아셀을 찾은 상황.

그렇다면 마수왕 그 잡것이 어떤 일로 세계수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기에.

본래라면 최소 5년 뒤에나 일어날 일이 벌써 일어났다는 사실이 아셀의 눈을 가늘게 뜨게 만들었다.

“세계수께서 아셀님을 찾으십니다. 엘프들도 아닌 아셀님을요! 이게 무엇이겠습니까? 드디어..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겁니다!”

하미에르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이며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과 동시에.

말릭 또한 조금은 감격했는지 아셀을 바라보며 눈물을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 어린 것이 벌써 드래곤의 용사와 세계수의 용사가 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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