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7화. 기사단 없애기 (3)
[그림자 재단 융합이 변화했습니다.]
[총 네 가지 그림자를 융합할 수 있습니다.]
퀴리를 잡아내고 얻은 것들.
아셀은 놈의 무구들도 있지만, 가장 큰 소득은 바로 그림자 재단 융합의 변화였다.
‘말릭, 케락스. 바빌리나 4세, 카이나!’
순식간에 총 네 가지 그림자가 융합하는 것에 성공하는 것도 잠시.
아셀은 자신의 기운이 한 단계 높아진 것과 함께 신체 또한 무에 특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갈란의 무구 세트와 시너지가 좋아.”
심지어 그림자들 스킬 하나의 쿨타임을 무시할 수 있는 갈란의 무구 세트의 효과.
때문에 아셀은 이전처럼 그림자 재단 융합을 하고 다음 그림자를 불러올 수 있게 되는 시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아셀...!”
“맙소사. 공자님의 경지가.”
“가주님과 비슷.. 아니 그 이상 아닌가!”
9성급 심지어 퀴리를 잡고 얻은 거대한 마나들은 아셀의 기운을 완성을 넘어 10성급의 무인의 근처까지 올려둔 상황.
믿기지 못하겠다는 듯 주변의 기사들이 바라보는 것도 잠시.
마치 공간을 접듯 아셀이 빠르게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
“저.저건?!”
“아셀 필드! 녀석이 움직인다!”
콰가가가강! 공간조차 부수던 바빌리나 4세의 기술들이었건만, 황금 기사단 요새의 정문을 단번에 박살 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크하하하하하! 황제의 주먹을 직접 목도..응?”
뒤에서부터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들에 황제가 눈을 껌뻑이는 것도 잠시.
그는 자신 박살 내고 있던 문에 400개 정도의 거대한 투기들이 동시에 터지는 것을 바라보며 두 눈을 크게 뜰 수 있었다.
“아.아셀 자네?! 설마 휴화산 상태였나!?”
“......”
연환속사 400개를 동시에 터트리며 요새의 문에 거대한 금들을 낸 아셀을 바라보며 바빌리나 4세가 내는 헛소리에 답하지 않으며 아셀은 아르테스의 망치 부분을 들어 올렸다.
‘무언가를 부숴버리는데는...’
순간 아셀의 손에 들려있던 아르테스의 망치 부분이 점점 거대한 기운들을 머금는 것도 잠시.
거대하게 커진 그것이 정문을 향해 내려치기 시작했다.
“망치보다 좋은 게 없지.”
캉! 캉! 캉! 단 세 번.
마치 철을 제련하듯 망치를 휘두른 아셀은 산산조각 나는 정문과 함께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기사들을 바라보며 씨익 웃어 보였다.
“이. 이 변절자!”
“인류의 배신자들이 지금 요새를 넘어오려고 한다!”
“정의를 위해 싸우자 형제들이여!”
호기롭게 먼저 달려든 기사들의 머리를 마치 수박 터트듯 박살 낸 아셀이 천천히 요새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반갑다. 경험치. 아니 친구들.”
수십 명이 동시에 달려 들었거만,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쓰러진 동료들의 모습에 황금 기사단들은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살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지. 로즈 그 잡것이 있는 곳까지만 길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아셀의 모습을 바라보며 황금 기사단의 기사들은 전의를 불태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눈으로는 동료들의 피가 뚝뚝 흐르는 무기를 들고 히죽 웃고 있는 인류의 배신자이자 변절자의 모습이 곱게 보일 수는 없는 법이었으니까.
“웃기지 말아라...”
“네놈은 황금 기사단이 무엇이라 생각하는 것이더냐!”
“감히... 감히 대륙의 정의를..!”
‘악당이라도 된 느낌이야.’
실제로도 그랬다.
아셀이 풍기는 그림자들의 검은 기운들과 황금 기사단 특유의 청아하고 맑은 황금빛 기운들의 대치는 선과 악의 모습과도 같았으니까.
“그러니까 더 역겹다는 거야.”
자신들이 정의랍시고 대륙에 끼쳤던 수많은 패악질들.
자유도시 로렌시에서 정화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였던 것부터 놈들이 남아있다면 마족들과의 전쟁에서 보여줄 위선적인 모습들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아셀의 눈에는 저들이 마족들보다 혐오스럽게 보일 뿐이었다.
“바바리안들은 살려두었지.”
카이나.
그녀가 대륙을 침공하게 되는 깊은 오해들이 풀린 순간.
카이나와 얼음 매 부족은 제거해야 할 존재들이 아닌 앞으로 마족들과의 싸움에서 꼭 필요한 전력으로 바뀌었었다.
“하지만, 네놈들은 오해라는 게 전혀 보이지 않아 보이는걸?”
황금 기사단.
그것들이 속삭임의 파랑스에게 속았다고는 해도 지난 300년간. 정의라는 명목으로 대륙에 끼친 패악질은 용서받지 못하는 법이었기에.
아셀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기사들의 머리를 박살 내는 데 아무런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죽여라!”
“드래곤께서 우리를 지켜주신다!”
“놈을 죽이고 정의를 세운다!”
기사들의 비명 소리가 요새 안에 가득 채워지는 것과 동시에.
아셀은 그저 묵묵히 놈들의 머리를 박살 낼 뿐이었다.
‘지x’
***
“....해서 아셀을 파문하기 전에 자네에게 의견을 듣고자 하네.”
가르시아 주교는 지난 며칠간 교황 안티오크와 나누었던 대화들을 말릭에게 전해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 파문 말입니까?”
“말릭. 단호해져야 하네 자네도 속은 거라고 대륙의 모든 사람들에게 말해야 해!”
아셀이 그림자였다는 사실.
그것에 가장 충격을 받을 사람이 바로 말릭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얼마나 아셀을 아끼고 심지어 아셀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옆에서 말릭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찢어질 듯 슬퍼하는 상황.
그럼에도 말릭은 덤덤한 눈으로 가르시아 주교의 말을 듣고 있었다.
마치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것처럼.
“아셀 지금 그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가?”
“황금 기사단을 공격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림자들로서 마지막 발악이지! 그러니 그 아이가 죽기 전에 우리는 서둘러 손을 떼야 해!”
“......”
“왜 말이 없나 말릭. 그 아이가 죽고 나서 손을 떼면 늦네.”
가르시아 주교의 말이 맞았다.
자신들도 속은 피해자다 호소한다면 대륙에서 그나마 위안을 받을지도 몰랐으니까.
-신은 존재하는 겁니까?
말릭은 순간 이곳 심부 성당에서 신에 대해 의심을 하던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던 어린 아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아이가 보여준 믿음은...’
여신에 대한 믿음 그것은 분명 거짓이 없었다.
심지어 아셀의 등장으로 오랜 세월 막혀왔던 자신의 벽이 한순간 뚫렸던 것.
말릭에게 있어 아셀은 조언자요 제자이며 또 하나의 아들이었다.
‘거짓이 없었다. 믿음은.’
흉내만 낸다 하여 그런 진한 신성력을 내보일 수 없는 법이었다.
분명 아셀이 보여준 믿음은 진실됐으며 그 아이가 그동안 해온 행적들은 세간에 알려진 그림자들과는 전혀 다른 것.
한참을 침묵을 지키던 말릭을 바라보며 답답해하던 가르시아 주교는 갑자기 일어나 자신의 검을 허리에 차는 말릭을 바라보았다.
“자네 지금 뭐하나?”
“한 달.”
“응?”
“르안느가 그러기를 아셀 그 아이가 한 달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했습니다.”
“그건 시간 끄는 게 분명하네! 르안느 그 아이가 수도원에서 성기사 파견만은 안 된다고 난리만 치지 않았어도 이번 사건은 우리 선에서 끝낼 수 있었어!”
투란에서 돌아온 르안느가 오열하며 한 달만 기다려달라고 한 것.
그것 때문에 신성 기사단은 아셀이 황금 기사단의 요새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었다.
“아셀 그 아이가 지금까지 저에게 단 한 번도 허세를 부려본 적이 없습니다.”
“자네 지금 무슨?”
가른시아 주교가 무슨 말을 하냐는 듯 눈을 껌뻑이는 것도 잠시.
말릭의 온몸에서 거대한 기세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니 한 달..... 그 이후에 해결을 하지 못한다면.”
“....”
눈을 잠시 감았다가 뜬 말릭의 입가에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제가 만든 검, 제가 부러뜨리겠습니다.”
“자네.. 그 말은?”
“지금 드래곤 벨리로 가겠습니다. 도착하면 아셀 그 아이와 약속했던 시간이 되겠지요?”
아셀이 해결하겠다는 한 달.
그 기간 안에 해결하지 못하겠다면 자신이 직접 아셀을 죽이겠다는 이야기.
가르시아 주교는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다 이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최선일 수도 있다.’
여명 수도원에서 직접 일을 해결한다면 대륙의 비난은 조금 사라질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말릭이 직접 나섰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게 분명한 상황.
“자네에게 큰 짐을 맡기는구만....”
가르시아 주교의 말에 말릭은 그저 살짝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
“미x 이건 또 뭐야?”
한참을 기사들의 머리를 박살 내며 로즈가 있는 대전으로 나아가고 있던 아셀은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에 두 눈을 껌벅일 수밖에 없었다.
[시간제한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그림자들의 억울함을 해결하라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말릭이 도착하기 전 속삭임의 파랑스를 죽이고 그림자들의 억울함을 푸시오.]
[보상1: 그림자들의 해방.]
[보상2: ????]
[말릭이 도착하기 전까지 6:00:53 남았습니다.]
[실패시 말릭의 검에 의해 목숨을 잃습니다.]
‘환장하겠군.’
갑작스럽게 나온 퀘스트에 아셀은 진심으로 이 유저에 대한 배려가 단 하나도 없는 게임임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말릭이 도착하면 죽는다라...”
말릭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 로즈를 죽이고 그 뒤에 있을 파랑스까지 레이드에 성공하라는 말.
심지어 시간제한은 6시간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아셀! 좀 더 강한 놈들이 몰려온다!”
“크하하하! 화산이 터지는 것 같지 않더냐 이놈들! 그동안 선조들이 쌓아온 원한 가득한 주먹이다!”
“한스 아저씨 화살!”
“... 나도 싸울 수 있다만?”
“아셀 스승님이니까 뒤에 계세요.”
“이보게 투마리스 페레.. 나도 그림자라 앞에서 싸우고 싶네.”
조장급 기사들이 황금 기사단의 기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자 처음으로 진격이 저지될 수밖에 없었다.
‘피해는.’
가장 큰 피해는 벌써 레드 스컬 용병단의 단원 반 이상이 쓰러진 것.
어차피 숫자만 채울 요령으로 데려온 녀석들이었기에.
아셀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들이었다.
“흐음... 이 뒤가 바로 대전입니다.”
“그런거 같구나 아셀 뒤에서 거대한 기운이 느껴진다.”
유론은 피가 잔뜩 묻은 검을 털어내며 뒤에서 느껴지는 로즈의 기운에 눈살을 찌푸렸다.
“자네게 길을 안다는 말이 정말이었구만!”
“이제 이놈들만 치우고 앞으로 나가면 될 거 같습니다 대협!”
바빌리나 4세와 토니가 앞으로 나서려는 것도 잠시.
아셀은 잠시 놈들을 바라보다 이내 피식 웃어 보였다.
“이 앞은 저만 가는 게 좋을 거 같군요.”
“그게 무슨 소리냐 아셀!”
“어째서 혼자서..?”
‘말릭이 온다는 게 없다면...’
천천히 놈들을 모두 해치우고 몸을 충분히 회복한 후 로즈와 싸우는 게 정석이었다.
그러나 시간제한이 걸린 상황에서 아셀은 빠르게 로즈와 파랑스를 처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
그는 아르테스의 망치 부분에 거대한 기운들을 불어넣으며 단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길을 열어주시죠.”
그저 무작정 앞으로 달려갔기에 조여오는 포위망에 다급함을 느껴서인지. 모두가 아셀의 말에 따라 황금 기사단 조장들의 진영을 향해 미친 듯이 들이박기 시작했다.
“막아! 이 뒤는 절대로 열리면 안 된다!”
“기사단의 명예를 생각해라!”
“그림자들이여! 선조들이 보고 계신다!”
“그림자들의 영광을 위해!”
터져 나오는 난전들 속에서 미친 듯이 아셀이 망치를 휘두르는 것도 잠시.
거대한 대전의 문을 한순간에 박살 내는 것에 성공하자 황금 기사단의 기사들의 눈에 경악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어찌 벌서 저곳에!”
황급히 아셀을 앞을 막아낼 황금 기사단도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눈앞의 적들에게 등을 보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것은 아셀의 병력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지금 이 거대한 대전에는 로즈와 아셀 두 명밖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대단하군... 이렇게 단시간에 돌파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로즈는 진심으로 감탄했다는 듯 아셀을 바라보았다.
“놀라워.. 네가 그림자만 아니었으면 회유라도 해보는 건데 말이야.”
“미래를 위해 너는 죽어줘야겠다.”
“뭐?”
“내 장밋빛 미래를 위해 로즈 너는 죽어줘야겠어.”
로즈가 무어라 말하건 아셀은 높은 곳에서 올려다보는 자신을 내려다 보는 로즈와 눈을 마주치며 히죽 웃어 보였다.
“그게 최상의 시나리오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