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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재단사가 강해지는 법-156화 (156/201)

◈ 156화. 기사단 없애기 (2)

쿠이가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더 띄기 전에 자리를 마탑으로 돌아갔다.

정확히는 그가 먼저 발견하고 믿기지 않았던 표정을 지었던 두 사람 때문이었지만,

“흐음... 아셀.”

“솔직히 놀랐습니다.”

푸른 머리.

수염만 없다면 아셀과 똑같은 얼굴.

아셀은 자신의 아버지이자 필드가의 가주 유론이 이곳에 온 것에 피식 웃어 보였다.

“솔직히 반신반의했거든요. 사실 저도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이게 맞는 건지..”

“한 차례 말했지만, 너는 내 아들이다. 아셀.”

“....음.”

유론의 저런 애정 가득한 말.

아셀은 그것이 어째서인지 조금 부담스러웠다.

“자식이 위험에 빠졌는데 뒷전인 아비는 이 세상에 없단다.”

“크하하하 역시 유론 필드 내가 인정한 몇 안 되는 무인이오.”

“고맙소. 황제.”

바빌리나 4세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유론은 그저 멋쩍은 듯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필드가의 가주가 이곳에 왔다.’

7용사 가문의 가주가 이곳에 온 것.

아셀은 그가 그림자를 도와 황금 기사단을 공격하는 것만으로도 가문이 멸문에 처할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임을 잘 알고 있었다.

‘아들을 위한다는 이유로..’

몇 번을 발견해도 유론의 저런 모습은 익숙해지지 않는 상황.

아셀이 유론을 바라보고 있자. 그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셀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필드가에서는 나만 온 게 아니란다.”

“누가 올 사람이 또 있습니까?”

“메이슨을 포함한 기사들이 나와 함께 왔다.”

“?!”

유론의 말에 아셀은 두 눈이 크게 떠지며 놀라워할 수밖에 없었다.

‘걔네가 왜? 배신하려고 온 건가?’

심지어 놈들이 배신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드는 상황.

아셀의 표정을 단번에 눈치챈 유론은 헛기침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아셀 네게 매료되어서 그렇다고 하더구나.”

“...매료요?”

“그래 몇몇 기사들은 아무리 배신자들 인간을 저버린 타락자, 구제불능한 쓰레기, 사악한 마귀의 힘들이라고 하지만, 그림자들이라는 이유보다 아셀 네게 매료되어 돕는다고 하더구나.”

“....좋군요. 그런데 구제불능한 쓰레기라고 말한 새끼는 누굽니까?”

“.......”

아셀의 말에 유론이 쓴웃음을 짓는 것을 보니 한두 명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그나저나 이쪽은..?”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있는 존재.

바빌리나 4세가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보는 것도 잠시.

후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존재를 바라보며 두 눈을 번쩍일 수밖에 없었다.

“대단하군... 레드 스컬 용병단의 원로 마카리 아닌가!”

“그.. 아셀님. 지금이라도 돌아가시는 게...”

레드 스컬 용병단의 원로 마카리.

가장 나이가 많은 원로이며 가장 발언권이 컸던 녀석.

비록 첫 만남에서 아셀의 망치에 맞아 기절했던 녀석이었지만, 아셀이 없는 사이에 용병들을 이끌고 있는 녀석이었다.

“저희가 대륙에서 아셀님을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기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예?”

“숨기기는 무슨.”

레드 스컬 용병 단장패.

사회의 쓰레기들을 강제로 구속할 수 있는 사기적인 용병패는 무려 레드 스컬 정에 2천 명을 황금 기사단과 강제로 싸우게 만드는 것까지 가능했다.

“크하하하 아셀 자네는 나를 항상 놀라게 하는군. 아니지 오릭스를 자네가 죽였으니 이건 당연한 일인가?”

“레드 스컬 2천에 그림자들 5백명 게다가 필드가의 기사 200명까지라...그래도 한참 부족하구나.”

“기세만큼은 터질듯한 화산 같은 우리가 위니 걱정하지 마시오!”

바빌리나 4세의 말에 아셀은 당장 기절할 것처럼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마카리를 슬쩍 바라보았다.

‘여기에 투마리스, 페레 그리고 한스까지.. 아! 토니랑 드워프 전사들도 있구나.’

전력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원들은 이게 다였다.

이것으로 황금기사단의 요새를 공략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계획은 있겠지 아셀?”

바빌리나 4세 또한 말과는 다르게 은근히 아셀을 바라보며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빌리나 4세를 바라보았다.

“뱀을 잡기 위해서는 머리를 처야 합니다.”

“그렇지 그렇지. 그러면 혹시 일기토라도 벌일 생각인가 로즈랑 말이야?”

“그것도 좋지만, 아마 받아들이시지 않을 테니..”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아셀이 요새로 들어가는 직선 길을 만들어내자 바빌리나4세와 유론의 얼굴이 점점 사색이 되어갈 수밖에 없었다.

“쭈욱 돌진해서 로즈와 안에 있는 파랑스 그 잡것을 죽이면 우리의 승리입니다.”

“....”

“....”

아셀의 당돌하고 아무도 생각지도 못했던 계획에 두 거물들은 할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자네 계획의 허점을 우선 수백 가지 말할 수 있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야.”

“요새 내부가 어떻게 있는지 단장 로즈와 파랑스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아느냐 말이네.”

둘의 의견은 타당했다.

저 거대한 요새 안으로 들어가 난전을 유도한다고 하고 그 안에서 로즈와 파랑스를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였기 때문에.

“아. 그건 걱정할 거 없습니다. 요새 안이 어떻게 생겼고 요새 안 어디에 로즈와 파랑스가 있는지 잘 알고 있거든요.”

“뭐..?”

“네가 그것을 어찌...”

폐쇄적인 성격이 강한 황금 기사단.

그곳 안에 들어가 본 경험은 바빌리나 4세와 유론 또한 없었기에.

믿기지 못한 눈으로 아셀을 바라보는 것도 잠시.

아셀은 그저 씨익 웃어 보였다.

‘수없이도 가본 곳이거든 저곳은...’

게임에서 마족들과의 치열한 항전들 속에서 아셀은 저 망할 적폐 덩어리들의 요새에 수도 없이 들락거린 경험이 있었기에.

어디에 무엇이 있고 어떤 곳에 로즈가 자리잡고 있을지 잘 알고 있었다.

‘그 잡것은 그때도 그랬어.’

마왕이 직접 저 요새를 공격했을 적에도. 자신의 기사들은 성벽 안에 두고 요새 위에는 도우러 온 영웅적인 npc와 유저들을 세워두었던 것.

심지어 본인은 요새의 심부인 단장실에서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던 것을 아셀은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 다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씨익 웃어 보인 아셀을 바라보며 유론과 바빌리나 4세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

‘아셀 필드......’

요새 위에서 푸른 머리카락의 미남을 발견한 로즈는 눈살을 찌푸리며 녀석이 이끌고 온 인원들을 살펴보았다.

“저걸로 이 요새를 공격하겠다는 건가?”

“미치겠군. 황제랑 필드가의 가주도 있어.”

“자살하려나 본데?”

주변의 기사들의 생각도 똑같았다.

그 어떤 마족들도 함락시키지 못한 요새를 저런 소수의 인원으로 공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우스웠으니까.

“스승님.”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라무스의 두 눈동자에서 로즈는 희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셀 필드.. 그것은 제가 직접 죽여도 되는 겁니까?”

“.....”

자신이 말릭에게 가졌던 그 열등감.

로즈는 자신의 제자가 아셀에게 똑같이 그 감정을 가지고 있던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어째서 저런 희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능했다.

“녀석이 지치고 사지 중 하나가 없어지면 그때 덤비거라.”

“하지만...”

녀석들에게 절망적인 상황.

그러나 로즈는 라무스가 평상시 아셀에게 덤벼들어 100번 싸워 100번 모두 처참하게 질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나는 네가 아셀 필드에게 덤비는 것을 허락할 수가 없다.”

“......알겠습니다.”

입술을 깨무는 제자를 바라보는 것도 잠시.

로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제자의 어깨를 두들겨주었다.

“녀석들의 목을 단장실로 가지고 오도록.”

“예. 단장님.”

아셀이 어떻게 죽는지보다. 우선 앞으로의 일을 파랑스와 상의하는 것이 옳았다.

파랑스가 비열하고 저급할지는 몰라도 그 어떤 존재들보다 대륙의 판세를 읽는데 특화되었기 때문에.

‘아마도...’

아셀 필드가 죽는다면 신성 기사단을 압박할 카드가 생기는 상황.

모든 것이 황금 기사단에게 유리하게 진행되었기에 성벽 아래로 내려가는 로즈는 위에서 들려오는 그 어떤 함성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온다!”

“망할 저게 뭐야?!”

“황제가 저런 것들을 숨기고 있었다고!?”

***

-내가 길을 열지.

‘힘을 저렇게 운용할 수도 있군.’

단신으로 황금기사단의 요새의 문을 열겠다고 바빌리나 4세가 말했을 때.

아셀은 그가 또 한 번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허어... 황제의 그림자는 참으로 특이하구나.”

한스마저 바빌리나 4세가 진심을 다하겠다고 결심하며 기운을 터트리는 모습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직접 보는 건 처음인가.”

게임 속에서 제국 바빌이 멸망하는 순간 영웅적인 npc들과 수만의 유저들을 상대로 홀로 싸웠던 바빌리나 4세.

아셀은 그때의 바빌리나 4세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짐은 그림자들의 조율사이자 징벌관.]

부르르. 바빌리나 4세의 말과 함께 그의 주변의 공간들이 점점 깨지기 시작했다.

그가 양손에 매고 있는 묵주들이 공간을 부순 게 아니었다.

황제가 숨기고 키워왔던 그림자들.

예니첼리들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나팔수?”

“저건 피리인 거 같은데?”

“뭐야... 무언가 십자가 같은 걸 들고 있는 녀석도 있어!”

500명의 그림자들의 종류는 다양했다.

나팔수, 악사, 신관, 심지어 변호사와 광부까지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잠시.

나팔수가 나팔을 높이 불자 아셀의 눈동자가 크게 떠질 수밖에 없었다.

“버프?”

“지금까지의 내가 휴화산이었다면......”

점점 바빌리나 4세의 기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나팔수를 시작으로 버프 계열의 예니첼리들이 바빌리나 4세에게 집중적으로 버프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활화산이다....”

“미친.”

점점 강해지며 주변의 공간을 박살 내기 시작한 바빌리나 4세의 모습보다.

아셀은 그의 입에서 나온 화산에 대한 집착에 욕설을 내뱉은 것도 잠시.

황제와 친위대가 거대한 함성을 지르며 요새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황제의 뒤를 따른다!”

“젠장... 죽고 싶지 않아..!”

“으아아아아!”

용감하게 뒤를 따르는 필드가의 기사들과 다르게 레드 스컬 용병단의 용병들은 억지로 움직이는 자신들의 몸에 비명을 지를 뿐.

그들의 뒤를 따르며 아셀은 바빌리나 4세가 예니첼리들을 이끌고 어떤 전투법을 벌이는지 두 눈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막아라!”

“황제를 죽여라!”

“저 미친 황제에게 정의의 철퇴를 내려주어라!”

맨 앞에서 쏘아지는 황금빛 검강들과 검기들을 말 그대로 박살 내는 바빌리나 4세. 심지어 그는 사각에서 쏘아지는 공격들마저 어렵지 않게 막아내는 모습이 아셀의 두 눈에 들어왔다.

‘시야 공유?’

본능으로 막아냈다고 볼 수 없었다.

분명 바빌리나 4세가 보여준 모습은 직접 보고 대응한 수준.

아셀은 바빌리나 4세의 공간 속에서 떠다니며 제각기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예니첼리와 황제가 시야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하... 저렇게 운용하는 거란 말이지?”

움직이는 일인 군단.

황제의 놀라운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잠시.

아셀 또한 그의 재능을 모두 동기화시켰기 때문에 저런 것이 가능할 게 분명했다.

‘우선..’

점점 요새의 문과 함께 성벽 위에서 경악에 찬 듯 비명을 지르는 황금 기사단들의 표정들까지 아셀의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변한 스킬들부터 사용해보자고.”

퀴리를 잡고 얻은 보상들.

아셀이 씨익 웃어 보이는 것도 잠시.

그의 주변의 지축이 그가 발산하는 거대한 기운들에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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