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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재단사가 강해지는 법-80화 (80/201)

◈ 80화. 축제

생존한 바바리안들을 데리고 도착한 곳은 얼음 곰 부족의 영토였다.

“자네는...헉!”

다행이 입구를 지키고 있던 바바리안이 지난번 아셀과 만났던 노드레게였기에.

아셀은 생각보다 일이 쉬워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곳을 모험하다가 발견한 바바리안들입니다. 혹시 알고 있는 사람들인지요?”

“알다마다. 이럴 게 아니지 일단 어서 영토 안으로 들어오게!”

입구가 소란스러워지자 얼음 곰 부족원들이 순식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조금 강한 기운을 가진 전사 계열의 바바리안이 무려 100여 명.

노드레게 같은 전사가 있는 것을 증명하듯 얼음 곰 부족은 생각보다 규모가 생각보다 큰 부족이었다.

“무슨 일이야?”

“외지인이 생존자를 데리고 왔다는데?”

“뭐라고!? 외지인이 생존자를 데리고 와?! 이거 큰 경사가 아닌가!”

“그런데... 저 인간 우리보고 사람이라고 말까지 해줬다는구만.”

“허어... 뒤에 있는 잘생겨서 그런지 마음씨도 착하구만. 이게 아니지 오늘은 그동안 숨겨놨던 술 좀 꺼내와야겠어.”

순식간에 아셀이 바바리안 생존자들을 발견하고 데려왔다는 사실이 부족 내에 퍼져나갔다.

“우선 나와 함께 족장님에게 가지!”

노드레게의 다급한 말에 아셀을 그저 여유롭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되겠어.’

생각 이상의 규모의 부족. 게다가 이들에게서 얻고 있는 호감도들까지.

분명 이 다음에 이곳에 다시 찾아와 투신 카이나의 그림자를 얻을 때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노드레게를 따라 도착한 곳은 거대한 천막이었다.

다른 그 어떤 천막들보다 거대한 공간과 사방에 널려있는 무기들.

무를 숭상하는 바바리안의 족장이 생활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 단번에 보여주는 장소였다.

“대단하구나....”

노드레게를 따라 도착한 족장의 방안에서 얼음 곰 부족의 족장 피게레도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아셀을 바라보았다.

“우리 부족에서도 자네 나이에 그 같은 경지에 오른 전사들이 없거늘.. 자네는 도대체 어떻게 그 경지까지 올라섰던가?”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뭐라 어쩌다 보니? 하하하 이 친구 자신의 경지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 거 같군. 그래 전사들이라면 응당 그래야지. 경지에 구속되는 순간 그것에서 끝이니까 말이야.”

얼음 곰 부족의 족장은 아셀이 데려온 생존자들보다 아셀의 경지에 더욱 관심이 많아 보였다.

‘하기야.... 무를 숭상하는 집단들이니.’

투신 카이나가 급속도로 바바리안들을 통합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바바리안들의 습성이 크게 작용되었다.

“그리고 경지가 높은데 선행까지.. 자네에게 어떤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구만.”

‘보답?!’

아셀은 보답이라는 말에 두 눈을 번쩍 떴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보상을 받을 거라는 사실 때문에.

‘심지어 지금 호감도까지 높아진 상황이야.’

아셀의 높은 경지에 얼음 곰 부족의 족장의 호감도는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올라가 있는 상황.

게임 속에서도 같은 퀘스트를 해결해도 NPC의 호감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법이었다.

“흐음.. 노드레게 창고에 가서 해머를 가지고 오거라.”

“조.족장 그걸 말입니까?!”

“어차피 우리들은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무기들이라 줘도 상관없다.”

망치형 무기라는 말에 아셀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뭐지?’

보통 망치가 아니라 바바리안들이 사용하는 거대한 배틀 해머일 것이 분명한 상황.

잠시 노드레게를 기다리며 피게레도에게 자신의 경지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던 아셀은 갑자기 느껴지는 한기에 두 눈을 번쩍 떴다.

“가지고 왔습니다. 족장.”

“수고했다. 노드레게.”

“?!”

노드레게의 손에 들려 있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배틀 해머.

길이는 2m는 되는 것 같았으며 자세히 살펴보니 얼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거대한 망치가 얼어 버렸기에 저런 모습이 나온 것을 아셀은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저것을 발견한 페레 또한 무언가 생각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게 아셀의 눈에 들어왔다.

“우리 조상님이 남긴 물건일세. 마나가 담겨 우리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니 그대가 사용해주었으면 좋겠군.”

피게레도가 건네주는 배틀 해머를 받아들며 아셀은 황급히 한스의 그림자를 불러들이며 눈앞에 물건을 확인해 보았다.

[얼음의 저주를 받은 아시스의 해머]

[왕급 등급]

[내구도 23/255]

[공격력 400]

[그 옛날 얼음 마녀와 싸우던 바바리안 아시스가 남긴 물건입니다.]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물건입니다.]

[수리가 불가능합니다.]

[사용시 상대방에게 동상 효과가 나타납니다.]

‘?!’

얼음의 저주. 이건 얼음 마녀와 관련된 물건이었기에. 옆에서 페레가 저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황급히 사출의 주머니에 그것을 넣어두자 페레는 슬며시 아셀의 옆구리를 찌르며 속삭였다.

“그거 나 좀 보여주면 안 될까?”

“안 돼.”

“뭔가 생각날 거 같아서..”

부탁이라는 듯한 페레를 무시하며 아셀은 피게레도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후우.. 큰일 날뻔했어.’

아직 파티를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호감도가 낮은 상황.

여기서 모든 기억을 되찾았다가는 자신이 농락당했다는 것에 분노한 얼음 마녀에게 단숨에 목숨을 잃을 것이 분명했다.

“오랜만에 부족을 방문한 은인을 그냥 보낼 수는 없지. 노드레게.”

피게레도의 말에 두 눈을 번쩍 뜬 노드레게를 바라보며 그가 씨익 웃어 보였다.

“축제다.”

“오오오! 족장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축제라는 말에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가는 노드레게. 그리고 아셀은 막사 뒤편에서 들려오는 환호성들을 들을 수 있었다.

“부디 즐기고 가주게 은인이여.”

***

바바리안들의 축제는 단순했다.

그들이 그동안 챙겨놓은 식량을 모두 가져와 각자 골라서 요리했으며 수북이 쌓여있는 바바리안들의 전통주 마유주를 마시는 것.

먹고 취하다 보면 서로의 무용담을 뽐내다가 종국에서는 싸움까지 벌이는 원시적이지만, 간단하고 화려한 축제였다.

“그 술을 잘 마시는구만..”

“구만?”

눈가에 시퍼런 멍이 생긴 노드레게가 아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이전부터 아셀을 눈여겨보고 있던 노드레게는 축제가 시작되자마자 아셀에게 덤벼든 것.

그결과가 몇 합 겨루지 못하고 주먹 한 번에 기절해버렸지만.

“크흠.. 내가 술만 마시지 않았다면 분명 다른 결과가 나왔을걸세.”

“그럼 한 번 더 붙어볼까?”

“어? 잠깐만 저건 양꼬치잖아?”

다시 한번 붙어보자는 아셀의 말에 노드레게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 모습에 잠시 낮게 웃어 보이던 아셀은 바바리안족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는 페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렇게 보면.’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 머리 위로 눈가루를 만들어 보이는 페레의 모습에서 어린아이들까지 무자비하게 얼려버리던 얼음 마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분명 어떤 계기가 있을 거 같은데 잘 모르겠군.’

애초에 얼음 마녀가 봉인에서 풀려나고 대대적인 토벌에 나섰던 기억뿐이었지 얼음 마녀의 속사정 같은 것은 알려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셀이 알고 있는 것은 기적적으로 토벌에 성공하고 나왔던 보상들 뿐.

“흐음... 그것보다. 괜찮네.”

얼음 마녀를 봉인하며 아셀은 생각보다 많은 이득을 얻었다.

우선 전설급 무기 3가지와 페레. 게다가 백룡들의 눈물과 바바리안들이 전해준 배틀 해머까지.

게다가 아셀은 가장 큰 이득은 뱀파이어 로드 퀴리를 잠시 봉인한 것과 녀석의 무기를 빼앗은 것이었다.

‘놈의 주무기는 검이었지만.’

검과 마법의 달인이었던 녀석이었기에. 아셀은 블러드 퀴리를 잠시 빼앗은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낼 수밖에 없었다.

[블러드 퀴리.]

[전설 등급]

[뱀파이어 로드 퀴리가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내구도 200/200]

[공격력 239]

[퀴리가 사용할시 파괴불가 속성이 붙습니다.]

[모든 혈마법이 20% 강해집니다.]

지팡이였지만, 장창처럼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었기에. 보통은 없는 공격력까지 붙어있었다.

“내가 쓸 일은 없을 거 같은데.”

애초에 혈마법은 배우지도 않았으며 배울 생각도 없었다.

게다가 아셀에게는 메네르바가 있어 다른 지팡이는 필요 없는 상황. 아셀은 잠시 아이들과 놀고 있다가 자신과 눈이 마주친 페레와 마주쳤다.

‘쟤가 쓰는 게 좋겠지.’

혈마법도 크게 보면 음 속성의 마법이었기에. 분명 페레와 잘 어울리는 지팡이가 될 것이 분명했다.

“후우 날씨가 참 좋네.”

***

다음날 아셀은 얼음 곰 부족이 내어준 그들은 애완 늑대 위에서 페레와 함께 투드란 지역을 떠나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어디로 갈 거야?”

“우선 마탑에 가야 할 거 같은데.”

마탑에 가서 쿠이가가 부탁한 용암석들을 전해준 후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기로 결정한 상황.

게다가 아셀은 3차 몬스터 웨이브에 대비해 어디에 있을 건지 이미 정해둔 상태였다.

‘슬슬 가르시아 주교님 걱정도 덜어드려야지.’

지난 반년간. 아셀은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며 업적을 쌓지 않은 상황이었다.

슬슬 자신의 이름을 날려 가르시아 주교가 내어준 임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거기라면 분명 충분하고도 남지.’

위명과 얻을 것. 3차 몬스터 웨이브를 통해 아셀은 이미 자신이 얻을 것과 가르시아 주교의 임무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아우..

갑자기 멈춰선 애완 늑대의 시선이 향한 곳에서 아셀은 50여 명의 사람들이 각각의 무기를 들고 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는 사람들이야?”

“흐음... 오랜만에 보는 건 맞는데.”

전원 팔뚝에 붉은색 해골 문신을 하고 있는 용병들.

아셀은 레드 스컬 용병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에 조금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징벌자 이후로 한동안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징벌자 같은 거물을 상대로 승리한 아셀이었기에. 그는 당분간 레드 스컬에서 자신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징벌자 이상의 존재들조차 아셀에게 당한다면 레드 스컬에 큰 타격이 될 게 분명했다.

말은 없었다. 50여 명의 레드 스컬 용병들이 일제히 아셀과 페레를 향해 각자의 무기를 들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잡병들.’

아셀은 단숨에 놈들 사이에 징벌자들보다 경지가 높은 자들이 없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 새끼 잡아!”

“저 새끼만 잡으면 지겨운 추위도 이제 안녕이야!”

“다들 팔자 고쳐 보자고!”

고함을 치며 달려드는 용병들의 말에서 아셀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없는 이유로 공격한 거네.”

공격해 오는 상대를 그냥 돌려보내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기에. 아셀은 투마리스의 그림자를 불러들이며 황금 활 기온에서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저 새끼 애비 곁으로 빨리 보내버리자고!”

“잠깐 유론이 벌써 죽었어?”

“오늘내일한다는데.. 아니지 지금 그게 중요하냐 이 등신아!”

황금활 기온을 쏘아내던 아셀은 용병들의 고함 소리에 잠시 흠칫거릴 수밖에 없었다.

‘유론이 죽어?’

아셀은 그저 원래의 역사보다 빠르게 유론이 죽었다는 사실에 놀란 것과 다르게. 본래의 아셀은 심하게 동요하는 것을 그는 느낄 수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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