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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재단사가 강해지는 법-65화 (65/201)

◈ 65화. 아젠타석

눈을 게슴츠레 떠본 아셀은 투마리스의 감각이 알려주는 던전의 기운이 세 개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저건 조금 어렵겠어.’

그중 단 하나.

아셀은 마르코 화산 정상의 정중앙에 위치한 던전의 흔적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었다.

지금 자신에게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들에 등골이 서늘해졌기 때문에.

“저기가 아니기를 빌어야지.”

“예? 대협 어떤 게 아니기를 바라시는 겁니까?”

자신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토니를 무시하며 아셀은 천천히 가장 가까이에 있는 던전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그 화산이 터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설마 화산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는지 발을 동동 구르는 토니를 무시하며 앞으로 나가는 아셀의 모습에 토니는 결국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도끼.”

던전의 기척에 다가온 아셀이 손을 내밀자 토니는 황급히 자신의 도끼를 아셀에게 건네주었다.

“뒤로 물러나 있어.”

생각 이상으로 단단한 바위가 던전의 입구를 가로막고 있었지만, 한스의 그림자를 불러낸 아셀의 앞에서는 무의미한 것들이었다.

쾅! 쾅! 쾅!

넘쳐나는 힘을 증명하듯 거대한 바위를 도끼로 단숨에 부숴버린 아셀은 그 안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열기들에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안이 더운 거 같은데요.. 대협?”

토니의 말처럼. 지금 아셀과 토니는 화염계 속성에 대한 정항력을 높여둔 상황이었기에. 웬만한 열기는 느끼지 못할 게 분명한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뚫고 나온 열기가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워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바로 찾은 걸 수도 있겠네.”

제발 첫 번째 장소에서부터 자신이 찾던 수르트의 심장이 있기를 바라며 던전 안으로 들어서는 아셀은 눈앞에 펼쳐진 모습들에 눈을 크게 떴다.

“이건.”

마치 누군가 만들어놓은 거대하고 기나긴 복도들.

화산 안에 이런 공간이 있음에 놀라워 하는 것은 아셀뿐만이 아니었다.

“미흡하지만, 누군가 만든 흔적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드워프였기에. 사방에 펼쳐진 복도들과 어리숙하게 만들어진 조형물들을 바라보며 토니가 눈살을 찌푸렸다.

“지능이 낮은 존재들이 만든 거 같습니다만..”

“그런 거 같네.”

토니의 중얼거림을 들으며 아셀은 이것을 만들어낸 존재들을 바닥에 가득한 발자국들을 보고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거. 거인?!”

인간의 발자국이라고는 믿기지 못할 만큼 거대한 발자국.

아셀은 이곳에 오며 상대한 용암 거인들의 발자국보다 거대한 발자국이 사방에 가득했기 때문에.

쿵! 쿵! 쿵!

무언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아셀은 거대한 발소리와 흔들리는 지축을 통해 알아차릴 수 있었다.

“대. 대협! 저건 대체?!”

어두운 공간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몸에 머리 부분에만 불타고 있는 거인 한 마리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거 놀라운데?”

아르테스의 망치 부분을 빙글빙글 돌리며 아셀은 자신을 발견하고는 머리를 긁적이는 거인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놀라워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모르는 몬스터가 있을 줄이야.”

지금 눈앞에 있는 몬스터는 아셀이 전혀 모르는 거인족 몬스터였기 때문에.

심지어 용암거인들처럼 온몸이 용암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으며 그것들보다 좀더 거대하다는 것을 아셀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아!

아셀을 적으로 인식한 놈이 거대한 괴성을 내지르며 주변에 떨어져 있는 바위들을 마치 돌멩이 던지듯 아셀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으..으악! 대협 살려주십쇼!”

자신을 집어삼킬 듯 달려오는 거대한 바위들을 향해 아셀은 아르테스의 망치 부분을 휘둘렀다.

‘부서진다.’

한스 특유의 검은 마나들이 아르테스를 감싸는 것과 동시에.

집체 만한 바위들이 산산조각 나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이 터져 나왔다.

으어?

비이상적인 모습들에 토니는 물론 바위를 던진 거인 또한 놀라기는 마찬가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녀석을 향해 튀어오른 아셀이 두 손으로 아르테스를 잡고는 녀석의 정수리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

펑!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벽면 가득히 거인의 살점과 피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6성?’

코어 안에 들어오는 마나의 크기로 지금 자신이 잡아낸 몬스터의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 아셀이 지상에 내려오는 것도 잠시.

평상시였으면 아셀의 놀라운 무위에 박수를 치며 칭찬했어야 할 토니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아셀의 뒤를 가리켰다.

“대.대협?”

토니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뒤돌아본 곳.

아셀은 동료의 죽음에 그르렁거리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거인 수십 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금 많은 거 같기도 하고.”

덜덜 떠는 토니와 다르게 아셀은 그저 평온한 표정과 목소리로 아르테스를 빙글빙글 돌릴 뿐이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사냥터라는 생각도 드는 거 같네.”

크아아아!

한 마리가 괴성을 지르는 것과 동시에.

수십 개의 바위가 동시에 아셀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

사방에 무언가 터져나간 흔적들과 거인들의 시체들이 가득했다.

그곳에서 거인의 시체에 몸을 기대며 숨을 고르고 있던 아셀에게 토니가 황급히 다가와 맥주가 가득 담긴 잔을 건네주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대협.”

덜덜 떨리는 손을 맥주잔을 힘겹게 잡는 아셀의 모습에 토니는 황급히 아셀을 부축하며 그가 맥주를 마시게 도와주었다.

“천천히 드십쇼. 대협.”

‘후우....’

사방에 흩어져 죽은 거인들의 숫자만 50이 넘었다.

6성급 몬스터 50마리 이상을 도륙낸 것.

마탑의 쿠욘이 만든 키메라들보다 어려움을 느꼈던 아셀은 결국 자신의 그림자들을 모두 사용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진한 취기가 아셀의 몸 안을 관통하자 아셀은 자신의 몸이 점점 괜찮아지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수많은 몬스터들을 잡아냈기에.

아셀은 자신의 코어 안에 있는 마나들이 이제 다음 경지로 향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쉬고 계십시오. 대협 제가 금방 놈들을 해체하겠습니다.”

토니 또한 걸음걸이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셀이 미쳐 놓친 거인들은 토니가 힘겹지만 붙잡아 둘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미래에 쟤는 여길 어떻게 들어온 거지?’

분명 아셀이 아니었다면 죽었을 녀석.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서 수르트의 심장을 챙기고 드워프들의 보물을 찾아냈는지 아셀은 조금 의구심이 들었다.

‘실력을 숨기고 있나?’

혹시나 눈을 게슴츠레 떠보며 토니를 바라보았지만, 녀석은 실력을 숨기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잠시 몸을 쉬며 어느새 그림자 재단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되자. 아셀은 말릭의 그림자를 불러들이며 토니에게 다가갔다.

“수고했다.”

“어라 대협?”

자신의 몸을 감싸는 신성력에 의해 모든 상처들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한 토니가 놀라워하는 것도 잠시.

아셀은 기나긴 복도 끝에 있는 거대한 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헙 저건?!’

거대한 돌로 만들어진 문.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원에 박혀있는 광석 조각에 토니의 눈이 거대하게 뜨일 수밖에 없었다.

‘점쟁이 말이 맞았다니?!’

“흐음... 이건.”

아셀이 문에 박혀있는 광석 조각을 바라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새하얀 광석의 조각. 그러나 그것에서 나오는 이질적인 기운이 조금 흥미로웠기 때문에.

“대.대협 그건 이 자루에 보관하는 게 어떻습니까? 쓸만해 보이는데?”

태연한 척 말하고 있지만, 아셀은 녀석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아셀이 이것을 절대로 어떤 것인지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처럼.

‘이거였냐?’

토니의 목적이 바로 이 광석이었던 것.

아셀은 그런 토니의 생각을 눈치챘기에 씨익 웃으며 문에 박혀있는 광석을 쓰다듬었다.

“조금 확인 좀 해볼까 하는데?”

“그냥 크리스탈 같은데 확인은 아.. 잠깐만요. 대협님 그걸 그렇게 세게 만지면!”

당장이라도 달려와 아셀의 손을 낚아챌 것 같던 토니를 바라보며 피식 웃던 아셀은 광석을 잡자마자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에 놀라워할 수밖에 없었다.

[드워프들의 염원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드워프 왕가의 상징인 아젠타석을 모두 모아주세요.]

[보상1: 모든 드워프들의 존경과 호감.]

[보상2: 수르트의 심장.]

[선택 보상1: 아젠타석 획득.]

[선택 보상2: 지하세계의 출현.]

[아젠타석 1/3]

보상들에 아셀은 눈이 번쩍 뜨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드워프 왕가의 상징인 아젠타석인 것은 둘째치고 이것의 보상들이 조금 놀라웠기 때문에.

“수르트의 심장도 그렇고 이건 대체...”

선택 보상.

아셀은 그것이 아젠타석을 자신이 소유할 경우와 지금 자신을 바라보며 경기를 일으킬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토니에게 줄 경우에서 오는 보상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대협.. 대협! 일단 그건 내려놓으시고.”

“지하세계라..”

어째서 아셀은 미래에 토니가 이것으로 드워프들의 구심점이 되고 지하세계가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었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하기야 이 녀석 드워프들의 왕이었지?’

미래에 보여주는 모습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가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토니는 미래의 드워프들의 영웅이자 지하세계의 왕이었다.

분명 후일이 아젠타석으로 드워프들의 왕으로 군림해 대륙 각지의 드워프들을 규합한 게 분명한 상황.

아셀은 지금 모든 드워프들의 운명이 자신의 손에 달려있음을 눈치채고는 씨익 웃으며 보석을 뽑아 들었다.

“이거 생각보다 괜찮아서 내가 반지로 사용해야겠다.”

“바.반지요? 그게 무슨 이 대협 새끼야.. 아니 죄송합니다. 말이 헛나온 거 같군요.”

토니의 반응에 즐거워하던 아셀은 아젠타석의 파편을 뽑자마자 드르륵거리며 열리는 거대한 석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으어... 나..낮?]

그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크기의 거인.

지금까지 사냥해온 거인들보다 1.5배는 더 거대했으며 녀석이 걸어 나오는 곳이 용암 속인 것을 아셀은 확인할 수 있었다.

[피.. 피냄새. 내 동족.. 불의 거인들의 피 냄새..!]

사방에 아셀 사냥한 거인들의 피 냄새에 녀석이 코를 킁킁거리는 것도 잠시.

그는 아셀과 토니를 발견하고는 순식간에 들고 있던 거대한 몽둥이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쾅!

[너.. 너.. 내 동족 죽였다!]

“으아아아! 대협 제가 말실수했다고 저를 버리시는 거 아니시겠죠!?”

거대한 충격파에 대굴대굴 굴러가는 토니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아셀은 이내 아르테스를 움켜쥐고는 놈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 나.. 수르트의 동생. 가르트가 너를...]

‘동생이었나?’

가끔 몬스터끼리도 가족들 관계가 있었기에.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닌 상황.

그보다 아셀은 놈에게서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에 만족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마나가 거대하겠어.’

놈의 몽둥이를 기둥만 한 검강으로 자연스럽게 막아내던 아셀이 활짝 웃으며 가르트를 바라보았다.

움찔거리는 코어들.

마탑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벌써 그곳에서 잃어버린 50%의 마나들을 회복할 수 있었기에.

밤의 발걸음을 사용해 단숨에 놈의 뒤를 잡은 아셀이 미소가 진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 어디?]

갈 곳잃은 자신의 몽둥이를 보며 당황스러워 하는 녀석의 온몸을 향해 아셀이 미친 듯이 빌딩만 한 검강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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