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게임 속 재단사가 강해지는 법-39화 (39/201)

◈ 39화. 그림자 융합

[구원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죽지 못하고 저주받은 이들을 구원하십시오.]

[남은 생체 골렘 3마리.]

[보상. 그림자 재단 융합.]

[타락한 자들에게 신벌을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타락한 세 주교를 사냥하십시오.]

[보상1:2차 몬스터 웨이브에서 얻은 마나.]

[보상2:말라각의 구.]

“?!”

생체 골렘을 향해 아르테스를 휘두르던 아셀의 눈동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커졌다.

‘퀘스트가 두 개나?’

그림자 재단 융합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셀은 말라각의 구를 준다는 두 번째 퀘스트에 진한 미소를 띨 수밖에 없었다.

“거의 포기하고 있던 물건이었는데.”

이곳에 오면서 챙겨야 할 물건이라고 생각했던 말라각의 구.

그러나 아셀이 기억하기로는 여명 수도원에 숨겨진 던전에서 나왔던 그 아이템은 가르시아 주교의 목에 걸려 있는 상황이었다.

아마 미래에 마경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도망치던 가르시아 주교가 흘리고 간 것이 분명했다.

“하하...”

말라각의 구가 주는 능력을 잘 알고 있던 아셀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검에서부터 나타나는 진한 신성력은 주변의 일반인들은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말릭과의 동기화가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후읍!”

자신의 머리 위로 빠르게 지나가는 생체 골렘의 주먹을 낮은 자세로 피한 아셀이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놈들의 몸 곳곳에 검을 휘둘렀다.

크아아아아아!

주변의 성기사들이 남긴 검상들 위주에 아르테스를 휘두른 것.

아셀의 검이 닿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붉은 피와 살점들이 생체 골렘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여신이시여..”

“이들에게 안식을.”

살아있는 그대로 골렘으로 만들었기에.

성기사들이 이들을 위한 기도를 하며 검을 휘둘렀다.

‘여기.’

점점 떨어져나가는 살점들에 의해 보이기 시작한 생체 골렘의 핵에 아셀이 빠르게 검을 내찔렀다.

“잘했다. 아셀!”

“단장이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있었구나!”

“15살의 아이가 6성급 몬스터를 사냥하나 다니 대단해.”

핵이 부서졌기에 마치 녹아내리듯 사라지기 시작한 생체 골렘을 바라보며 성기사들은 놀라워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자신들과 함께했어도 15살의 어린아이가 이런 몬스터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결정적인 마무리를 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으니까.

몸안에 거대한 마나가 들어온 것을 확인한 아셀이 다음 녀석들을 향해 달려갔다.

“어라? 근데 아셀 등에 저거 날개 아니야?”

“에이. 신성의 갑옷을 불러들인 것도 얼마 안 됐는데 설마 날개까지 소환할 수 있겠어?”

눈썰미가 좋은 성기사들은 아셀의 등에 작게 무언가 돋아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말릭의 상징과도 같은 날개. 그것이 아셀의 등에도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에.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데?”

자신의 등을 확인할 수 없었던 아셀은 마치 날 듯 가벼워진 자신의 몸에 그저 말릭과의 동기화가 점점 올라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지였구나.’

더 이상 생체 골렘의 공격들이 두렵지 않았다.

느리게만 보이는 그런 공격들을 피하고 새벽의 종으로 빗겨 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역시 흡수해두기 잘했다.”

말릭의 놀라운 재능들.

그것을 흡수한 것에 아셀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

“게임 재미있네.”

아셀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

[그림자 재단 융합.]

[5성급 이상 사용가능한 기술입니다.]

[각기 다른 그림자들의 기술을 단 한 번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시 모든 유지 시간이 소멸됩니다.]

세 마리의 생체 골렘들을 모두 잡아낸 아셀은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에 눈을 껌뻑일 수밖에 없었다.

“이게 가능한 거라고?”

두가지 각기 다른 직업의 스킬들을 융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정말로 가능한 것인지 아셀은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일단은..’

어차피 주변의 몬스터들은 많았기에 확인하면 그만이었다.

“단장..”

“서둘러 단장을 도우러 가야 해!”

타락한 세 주교와 날개를 한 쌍 더 개화한 말릭의 싸움은 호각을 이루고 있었다.

세 주교들이 쏘아대는 디버프 계열의 저주들과 사악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마기의 광선들.

심지어 검과 같은 무기들을 휘드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도 잠시.

그것들 모두 말릭의 등을 넘지 못하고 그의 검과 방패 그리고 갑옷들에 막혀 들어가고 있었다.

하나하나가 뒤에 있는 말릭의 부하들에게 위협적인 공격인 것을 잘 알기에.

그가 앞에서 모든 공격을 받아 가며 타락한 세 주교를 상대하고 있는 것이었다.

[끈질기구나 말릭!]

[네놈! 네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보자꾸나!]

‘참으로 성기사답구나.’

수만의 유저들이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워서 잡았던 몬스터였다.

그런 것을 홀로 상대하고 있는 것.

아셀은 말릭의 등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띨 수밖에 없었다.

어쟀든 이제 그것들이 완벽하게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어? 아셀..?”

다시금 자리에서 일어난 아셀을 바라보며 르안느가 눈을 껌뻑였다.

이제 저곳은 자신들의 능력 밖의 싸움. 그랬기에 이곳에서 쉬면서 싸움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맞았으니까.

“쉬고 있어라.”

“야..야. 그러지 마. 그러다가 다친다고!”

다급하게 말하지만 이미 몸은 한계에 다다른 르안느가 어느새 신성의 갑옷을 완벽하게 갖춘 아셀을 붙잡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아직도 저런 체력이.. 도대체 아셀 너는?”

그 모습에 르안느가 믿지 못하는 것도 잠시.

말릭을 돕기 위해 달려가던 성기사들도 아셀의 모습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체력이 고갈된 그들 또한 더 이상 완벽한 신성의 갑옷을 불러들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아셀 저 아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타락한 세 주교를 상대하고 있었기에.

눈앞에 있는 적에게서 시선을 놓치지 않고 있던 말릭 또한 뒤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신성력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과연 너와 내가 만난 것은.’

자신의 제자의 놀라운 모습들에 입가에 진한 미소가 나타난 말릭이 검을 계속해서 휘둘렀다.

“여신의 뜻인 게 분명하구나.”

말릭의 검이 지나간 자리에 수천 개의 작은 새하얀 십자가들이 만들어졌다.

그와 동시에 터져 나가는 그 십자가들에 의해 타락한 세 주교의 몸이 기우뚱거리는 것도 잠시.

어느새 튀어나온 아셀이 녀석들의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일단 여기.’

예전에 놈을 상대했던 유저들이 발견한 공략법이었다.

거대한 상체에 비해 다리는 앙상한 두 개밖에 없었으니까.

[쥐새끼 같은 놈!]

아셀을 발견한 타락한 주교 중 하나가 검은색 광선을 쏘아냈다.

아무리 신성의 갑옷을 입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 맞으면 즉사하는 광선.

그것이 쏘아지는 즉시 아셀은 새벽의 종을 들어 올렸다.

“절대방어.”

아셀의 방패 앞에 거대한 종이 나타나더니 땡땡거리며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하루에 단 한 번 그 어떤 공격도 막아줄 수 있는 새벽의 종의 스킬이 발현된 것이었다.

쾅!

광선과 거대한 종이 부딪치더니 둘 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잠깐의 공백.

아셀의 의도를 알아차린 말릭이 아셀과 마찬가지로 녀석의 다리를 노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움직여 움직여!]

[망할 그쪽으로 말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몸을 내빼려던 타락한 세 주교의 다리에 정확히 들어간 아셀과 말릭의 검.

아셀은 기우뚱거리며 뒤로 쓰러진 타락한 세 주교의 모습에 진한 미소를 띠었다.

“수고했다. 아셀.”

뒤로 넘어진 녀석을 말릭 같은 거인이 손쉽게 쓰러트리지 못할 리가 없었다.

더 이상 아셀을 위험에 빠트리기 싫었던 말릭이 놈의 몸 위에 올라서는 것도 잠시.

아셀은 그저 씨익 웃어 보일 뿐이었다.

“안 되지 안 돼.”

여기서 빠질 수는 없었다.

저것들이 가져다줄 거대한 마나들 그리고 퀘스트.

그것들을 생각한다면 여기서 멈추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기 때문에.

“막타는 원래 비매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같이 경험치를 얻어야 하는 게임에서의 이야기일 뿐.

이곳에서 몬스터를 잡고 마나가 올라 경지가 오르는 존재는 아셀이 유일했다.

[그림자 재단 융합을 사용합니다.]

[투마리스. 말릭의 그림자를 융합합니다.]

황금활 기온에 신검 아르테스가 걸렸다.

그와 동시에 새하얀 신성력과 투마리스 특유의 황금빛 오러가 빠르게 모여드는 놀라운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건 뭐야!?”

“성화.. 성화 같아.”

신성력과 황금빛 오러가 합쳐지는 모습에 주변의 성기사들은 그것이 헤스티야교의 신성한 불 성화라고 착각했다.

타락한 주교들의 몸에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던 말릭마저 저 신성하고 경이로워 보이는 기운에 뒤돌아 눈을 크게 뜨는 것도 잠시.

아셀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시위를 놓았다.

“아셀 너는 대체...”

아셀이 쏘아낸 그것은 타락한 주교의 머리하나를 박살 내는 것도 모자라 남은 녀석의 머리의 반을 없애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으아아아아!]

[어찌, 어찌 거짓된 신을 믿는 너희들 따위가!]

게임에도 저런 말을 하고 죽었던 것을 떠올린 아셀이 그림자 재단의 모든 유지 시간이 끝났기에 쓰러지는 와중에서도 입가에 진한 미소를 띠었다.

말릭이 거의 다 쓰러트린 녀석이었지만, 자신의 기술이 무려 말릭과 호각을 이룬 녀석에게 중상을 입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하하...”

겁쟁이의 특성을 가지고 있던 아셀이 놀랍게도 시체들이 즐비하고 구울들과 몬스터들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상황에서 웃음을 터트렸다.

금세 사라진 웃음소리였으나 한순간 겁쟁이 특성도 잊을 만큼 기분이 좋아진 것이었다.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주교 가르시아를 찾아가십시오.]

놈의 숨통을 말릭이 완전히 끊었는지 눈앞에 기분 좋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코어 안에 거대하게 차오르기 시작하는 마나들.

무려 다음 10%나 되는 거대한 마나들이 차오른 것이었다.

“아셀.”

말릭은 무언가 감격한 듯 쓰러진 자신의 제자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에 보여분 그 성화와도 같은 기술.

그것이 말릭의 신앙을 자극한 게 분명했다.

“너와 내가 만난 건 정말로 여신께서 점지해준 운명이구나.”

어째서 사이비 무당 같은 말을 하는지 핀잔을 놓고 싶었지만, 아셀은 말하지 않고 그저 힘겹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쉬고 있거라. 남은 녀석들은..”

타락한 세 주교가 사라졌기에. 주변의 몬스터들에게 이제 신성력이 통할 게 분명했기에.

말릭이 거대한 기운을 내뿜자 그것을 증명하듯 주변에 있던 몬스터들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얼마 걸리지 않을 테니까.”

말릭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사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셀은 속으로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확인해본 말릭과의 동기화가 80%를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라면..”

남은 동기화를 조금만 올리고 옷을 만들어주면 분명 100%가 달성될 것이 분명했기에.

말릭의 재능을 모두 흡수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해냈다....”

뒤로 쓰러지듯 누운 아셀의 입가에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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